[스크랩]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유래? - 영국 성공회 T. S. 엘리엇의 『황무지』 황무지 1. 죽은 자의 매장 T. S. 엘리엇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버려진 땅에서 라일락은 자라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우리를 따뜻하게 했고 잘 잊게 해주는 눈(雪)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덩이줄기로 약간의 목숨을 대어 주었다. 슈타른버거 호 너머로 소.. 시(詩) 2014.04.02
잔모래인생 산강 김락기 (시조시인) 잔모래인생 산강 김락기 (시조시인) 모새야 한 톨인들 무심결에 생겼으랴 비바람에 쓸려 밀려 지나온 길 텅 비어도 한 곡절 한 곡절마다 재려하면 잴수 없네 깨어지고 부서진 게 전부래도 괜찮으이 강변에 반짝이뎐 호시절이 꽤 있었지 그누가 이를 일컬어 무상이라 하는가 시(詩) 2014.03.26
꽃자리 구상 꽃자리 구상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나는 내가 .. 시(詩) 2014.03.24
선운사에서/최영미 선운사에서/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시(詩) 2014.03.06
동백꽃/문정희 동백꽃 문정희 나는 저 가혹한 확신주의자가 두렵다 가장 눈부신 순간에 스스로 목을 꺾는 동백꽃을 보라 지상의 어떤 꽃도 그의 아름다움 속에다 저토록 분명한 순간의 소멸을 함께 꽃피우지는 않았다 모든 언어를 버리고 오직 붉은 감탄사 하나로 허공에 한 획을 긋는 단호한 참수 나.. 시(詩) 2014.02.17
소원시(所願詩)/李御寧 謹 賀 新 年 소원시(所願詩) - 이어령(李御寧) 벼랑 끝에서 새해를 맞습니다. 덕담 대신 날개를 주소서! 어떻게 여기까지 온 사람들입니까. 험난한 기아의 고개에서도 부모의 손을 뿌리친 적 없고 아무리 위험한 전란의 들판이라도 등에 업은 자식을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남들이 앉아 있.. 시(詩) 2013.12.26
목숨 / 서경은 목숨 / 서경은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에겐 보입니다 하루살이의 춤 사금파리의 눈물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들은 봅니다 웅덩이 물거울에 흘러가는 구름 몇 점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들만 봅니다 순하게 밟히고 쉽게 뽑히는 벽돌공장 빈터에 무성한 풀들. 지하철2호선 방배.스크린 도어 설치.. 시(詩) 2013.11.25
끊어지지 않는 별사(別辭) - 오정국 지하철역에서 친구를 만나니 반갑다. 그러나 내겐 너무 어렵다 친구야.... 끊어지지 않는 별사(別辭) - 오정국 차마 그 말을 하지 못하여 나무 한 그루를 사랑했었네 나뭇가지 뻗어있던 그만큼의 그늘에서 내 일생 이렇게 늙고 말았네 그 울타리의 나뭇가지들, 아스라한 가지 끝에 해와 달.. 시(詩) 2013.11.11
[스크랩] 서정주의 詩, 국화옆에서 국화옆에서 서정주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 시(詩) 2013.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