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에서 친구를 만나니 반갑다.
그러나 내겐 너무 어렵다 친구야....
끊어지지 않는 별사(別辭) - 오정국
차마 그 말을 하지 못하여
나무 한 그루를 사랑했었네
나뭇가지 뻗어있던 그만큼의 그늘에서
내 일생 이렇게 늙고 말았네 그 울타리의
나뭇가지들, 아스라한 가지 끝에 해와 달이 열리고
우산처럼 펼쳐지던 희디흰 꽃잎들
이 가슴에 멍울지던 아그배나무 내 사랑
거기에 고요히 목매달고 싶었지만
발만 보고 중얼중얼 노래 불렀네 그리하여
어느 날 그 어느 날
그 나무에 열매 맺힐 때,
내 일생의 혼잣말을 어떻게 그렇게 견뎌내려고
붉은 열매 맺을 때,
아그배나무 그 나무를 베어 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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