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지난 6일 전 프로야구 선수 조성민(40)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사회에 큰 충격을 준 가운데 7일 부산에서 하룻밤 새 7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하룻밤 새 부산에서 이처럼 많은 수의 사람이 숨지는 것은 유례가 없는 것이어서 '베르테르 효과'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베르테르 효과'란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나온 18세기 말 유럽에서 극중 주인공 베르테르를 흉내 낸 모방자살이 급증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7일 오후 6시50분께 부산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지난 20년 동안 자살로 인해 두 아들을 차례로 떠나보내야 했던 최모(64·여)씨가 "할머니 없이도 잘 살아라"는 유서와 함께 어린 손녀만을 남겨둔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비슷한 시각 부산 동래구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아오던 강모(50·여)씨와 금정구에 사는 문모(53)씨가 사업실패를 비관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앞서 오후 1시48분께는 부산 동래구의 한 모텔에서도 부부관계의 불화로 신변을 비관한 장모(56)씨가 목숨을 끊었다.
이날 오후 10시30분께에도 부산 부산진구 여대생 한모(20)씨의 원룸에서 한씨와 함께 백모(27)씨와 신모(28)등 20대 남녀 3명이 착화탄을 피운 채 숨져 있는 것이 발견됐다.
한씨가 3일 전부터 가족들과 연락이 끊겼다는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경찰은 이들의 사망시각을 놓고 정확한 시점을 확인하고 있지만 경찰은 조씨의 자살 이후 이들이 숨졌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부산시 자살예방센터 김철권 센터장은 "'베르테르의 효과'처럼 많이 알려진 사람의 자살은 대중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7일 부산에서 발생한 자살은 조씨 자살 이후 모방 자살로 섣불리 단정하기 어렵지만 유명인의 자살은 일반인들에게 자살을 '느긋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