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일요일들 은희경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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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은희경, 소요와 미열의 시간들을 기억하다!
<새의 선물>,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의 저자 은희경의 첫 번째 산문집 『생각의 일요일들』. 이 책은 저자가 장편소설 <소년을 위로해줘>를 인터넷에 연재하며 ‘답글’이라는 이름으로 7개월 동안 독자들에게 쓴 120장의 편지와 트위터 멘션을 함께 엮은 것이다. 소설을 집필하던 서울의 작업실과 원주, 그리고 잠시 머물다 온 독일과 시애틀에서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집필 기간 동안 저자가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사소한 일들이 일어났는지를 만나볼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 맨 먼저 하는 일, ‘잘 아는 이야기만 편하게 쓰자.’와 같이 책상 앞에 붙어있는 수많은 포스트잇, 새벽 4시 10분에 전하는 문자 중계 등 소설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저자가 만났던 크고 작은 풍경과 관계들을 하나씩 풀어놓는다. 단순한 신변잡기적 에세이가 아닌, 재미있고 유쾌하게 담아낸 소설 한 편을 완성하는 과정을 만나볼 수 있다.
저자소개
저자 은희경
목차
맨 앞에 005
연희동
너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017
아침에 일어나 맨 먼저 하는 일 018
잘생긴 남자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 019
길에 차가 많은 진짜 이유 020
그녀의 속마음, 둘 중 어떤 것일까? 022
내 책상 앞의 포스트잇 023
가끔 나도 샘플링을 해요 024
수많은 예술이 사랑에 대해 말해왔지요 026
그리하여 우리가 앉아 있던 골목 안 작은 사케집 028
‘모두에게 복된 새해’! 030
일주일에 이틀만 순결하면 돼 032
이런 말 듣기를 간절히 원한 적 있었죠 034
연재를 하면서 달라진 점, 달라지지 않은 점 035
짧았던 나의 컬러링 역사 036
우리 모두 배워보아요 040
싱그로율 100%, 충전된 나의 모습 042
그 어떤 만남이라도 좋아! 044
숫자의 거짓말 045
배신의 아이러니 046
역시, 섬세하고 따뜻한 돌발! 047
그 개념 나에게는 성립 안 돼! 048
지금은 새벽 4시 10분 050
사실과 진실의 사소하고도 엄청난 차이 052
심플이란 하나의 경지 053
모호하기에 경쾌한 말 056
마지막이 언제일지는 아무도 몰라요 058
이 맛에 킬힐을 ‘안’ 신는구나! 060
트위터 062
너를 알아본다는 것 064
질서들 065
관심 없는 것까지 다 알면서 살아야 하나요? 그랬던 내가…… 067
가끔 필요하잖아요, 어이없는 존재가 돼보는 것 068
나, 한번 해본일; 10년 전과 1년 전 070
우리에게 다시 골목 가득 꽃향기를 담고 봄밤이 당도했으니! 072
트위터, 고독, 소설 075
선택했고 당당했고 077
동생 서랍 속의 엽서 078
마감이 없는 날 080
방에서 두리번 081
오늘은 ○○○○이 필요할 때 082
정말로 우리, 패를 나눠 쥔 게 맞더라구요 084
작업실
그런 아침 089
나의 10대 소녀 주인공들 090
초점이 잘 맞았구나, 저 햇살 092
‘좋다’의 반대말은 ‘나쁘다’가 아니다 094
안 된다고 생각했던 일을 한번 해보는 재미 095
같은 재료로 이렇게나 다른 음식이 만들어져요 098
숲에 이르기 직전의 밤 100
내가 거쳐온 시간들, 그것들이 이어져 흘러가며 나를 또 어디로 데려갈까 102
소설 쓸 때 방해가 되는 것들 104
우리들, 극히 사적인 존재의 주말이 오고 있어요! 106
어떤 그림자 108
순정한 존재가 나를 당황하게 한다 109
일요일 길모퉁이 카페 111
이 소년과 소녀는 어디로 여행을 갈까요? 112
그 사람 114
위악과 편견 115
경험은 어떻게 단련되어 소설이 되는가 116
이것 참, 오늘은 ‘진지함 사용의 날’이군요 118
‘나야?’라고 묻고 싶다 121
보호받아야 할 술꾼의 기백 122
의외적이고 서툰 이야기들 124
게으름에 대한 찬양 127
정답을 맞히려고 상투적으로 대답하는 습관 128
좌절에 쉽게 적응하기까지 130
규칙을 지키지 않을 권리 133
아주 멀어지고 싶다 134
내 생각에 당당해지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어요 135
소설가의 각오 138
나는 나라도 사랑하고 싶다 139
intermission
여행에서 가장 좋은 순간, 고독의 완결 145
여행이 남기는 것 두 가지, 해본 일과 못해본 일 148
그런데, 왜 아름다운 것을 보면 슬퍼지는 걸까요 150
돌아오는 길-나의 최적화 조건 155
다시, 작업실
기쁨이라는 욕망 163
여행의 시간은 몸에 새겨집니다 164
키에르케고르와 존 레넌 168
변화의 조짐 169
나만의 새로운 변주, 곧 보여드릴게요 170
원주
고립되고 간절하고 밤은 멀지만 175
애매함의 취향 176
비 오는 날, 위험한 짐승으로서의 한순간 177
바야흐로 때는 봄, 『어쩐지 크리스탈』, 마구마구 금요일! 180
복숭아밭 가까이에서 종일 놀았다 184
나한텐 산다는 것이 너무 어렵군 185
나, 손톱 아직 잘 기르고 있어요 186
배꽃은 흰색, 복숭아는 분홍색, 사과꽃은? 188
기억하며, 혹은 기억하려고 애쓰며 190
작은 기쁨들 193
그래서…… 오늘 아침, 나는 인간의 약점을 사랑하려구요 194
……한쪽 젖이 없는 어머니 196
취중 트윗 199
악의를 해소하는 일…… 간단치 않다 200
말들의 그림자 203
그렇게 걸음을 늦추며, 뒤를 한번 돌아보며, 우리 204
예술가의 도덕 207
시골은 정말 시끄럽답니다, 살아 있는 것들의 살아가는 소리로요 208
모든 게 먼 새벽의 깊음 211
자라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 넌 참 별 생각을 다하는구나 212
두리번거리면서 214
말과 침묵 215
사랑이 어렵고, 사람이 어렵다 216
비 오시네요, 오는 게 아니라 218
미안, 하지만 알고 있어요 220
기분 좋은 이유 222
첫키스 장면 쓰는 날 223
한밤중에 224
마감 못해 즐거운 밤 225
열린 것과 닫힌 것, 반대말이 아닐걸요 226
작별 인사 229
시애틀
차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면 비로소 원고가 끝난 것 233
선거날이에요, 투표해야죠? 236
빗소리들 238
딱하다구요? 부럽게 만들면 되죠! 240
호수와 설산과 체리꽃 피는 언덕의 도시로 242
다정하고 작은 243
이소룡 무덤을 찾지 못하다 244
빌 게이츠도 만났겠네? 그럼! 밥도 같이 먹었는데 246
그런 사람, 꼭 있다 248
나는 여기에서 이렇게 잘 있어요 249
애매하거나 유치한 252
캐피털 힐의 길모퉁이 카페에서 253
나의 음주견문록 254
소설 속에 비가 내린다면 256
지금 이 세계는 ‘전날의 섬’ 258
지금의 내 기분 아무에게도 말해주지 않을 거예요 259
아무리 반복해도 익숙해지지 않으며 친해지지도 않는 것 260
순정하고 무력한 나에게 왜 261
사랑, 짧은 행복이 황홀해서 길고 긴 고통을 견뎌내는 일 262
딱 두 번만 기쁜 이유 264
‘스타벅스’라는 사내 265
상상의 분량 268
나의 밑천은 변덕 269
모두들, 누디 정신! 부드럽게 벗으면서 넘어가기로 해요 270
여행 속의 짧은 여행 273
또, 다시, 작업실
반갑다, 내 그리움들 277
고독은 혼자 해결햇! 278
간절하되, 구차하지 않기 279
끄덕끄덕 힙합 280
잘난 척하기 288
‘나’라는 사람 289
좋은 날씨, 다가오는 휴일, 그리고 이긴 경기!!! 290
왜 내가 프로작가냐면 292
소설이 재미있으려면? 독자들이 기분 좋아야 한다! 294
선물의 공유기능 295
한때 사랑하였으나 빛을 잃고 흘러가버린 것들 296
생각의 눈금, 그리고 297
이 방법으로 힘들다는 게 행복합니다 298
오늘 뜬 태양, 오늘을 잘 부탁한다 300
고마워라, 센서등 303
누구 맘대로 삐딱하대? 304
8월의 첫 번째 약속 306
나의 어떤 민감함이, 나를 행복과 슬픔으로 끌어당기는 걸까 307
헤드폰을 끼고 걸으려면 308
굴비 처방 309
헤어지자는 말 310
FOR EVERY GIRL/BOY…! 311
당신이 거기 없었다는 걸 증명하시오 314
그리하여 지금, 무엇이 달라졌냐면 316
고독의 발견 318
1년의 3시간, 아기처럼 319
그 모습을 오래 바라보았다 321
미디어 서평 (총8건)
- 파이낸셜뉴스 2011.07.25
- "첫 소설 '새의 선물'을 발표할 때의 기분과 같아요."소설가 은희경(52)이 등단 이후 첫 산문집을 냈다. 1995년 등단해 10권의 소설을 낸 국내 대표 작가지만 소설을 발표할 때와는 느낌이 전혀 다르다고 했다.'수필가 은희경'으로 데뷔하는 작가는 약간은 들뜨고 설레보였다. 그는 "소설은 말을 고르며 엄격하고 냉정한 글쓰기를 했다면 이번 산문집에서는 감추는 게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일기장을 공개하는 것처럼 사적인 부분이 노출돼서 용기가 많이 필요했다"면서 "많이 봤으면 하는 마음과 안 봤으면 하는 마음이 공존해 발표하기가 망설여졌다"고 덧붙였다.'생각의 일요일'들은 은씨가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문학동네 웹진에 소설 '소년을 위로해줘'를 연재하면서 소설과 함께 올린 편지글과 지난해 3월부터 7월 올린 트윗글을 엮은 것이다.작가의 창작 노트이기도 한 이 책에는 하나의 소설을 쓰는 작가의 일상적 흐름이 담겨 있다. 500쪽에 육박하는 장편소설을 완성해야 하는 긴 호흡의 집필기간에 작가가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일들이 일어났었는지 창작 과정에 수반되는 끝없는 고민과 생각의 발자취를 따르게 된다.극중 주인공의 마라톤 장면을 쓰기 위해 이틀 연속 달리러 나간 사연, 글이 잘 써지지 않던 날에 사케집에 앉아 밤새 내리던 눈을 바라보던 일, 유럽여행 중 독일 유명브랜드 코털제거기를 선물로 사오는 은씨의 일상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그의 세계나 철학에 빠져든다.은씨는 "산문집에 들어 있는 글들은 '소년을 위로해줘' 원고를 출판사에 보내 놓고 교정 보는 동안에 흥에 겨워서 자발적으로 쓴 글"이라면서 "힘들게 산을 오른 뒤에 그 격앙된 마음으로 그늘에서 경치를 내려다보면서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메인 디시를 힘들게 만들어놓고 디저트를 만드는 것 같기도 한 마음으로 썼다"고 말했다. 지금껏 숨겨왔던 작가 은희경의 유쾌한 면모를 재조명하게 되는 산문집 '생각의 일요일들'은 작가지망생에게는 더없이 좋은 교과서가 되고 독자들에게는 작가의 꾸밈없는 모습이 편안하고 재미있게 읽힌다. 1만2000원./true@fnnews.com김아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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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2011.07.22
- '신인 작가'은희경(52)을 21일 서울 안국동에서 만났다. 열 권의 소설책을 낸 등단 16년차 소설가에게 '신인 작가'라니. 의아하겠지만, 본인의 청(請)이다. 이날은 등단 이후 소설만 써왔던 이 작가의 첫 산문집 '생각의 일요일들'(달)의 출간일. 그는 "오늘은 소설가가 아니라 수필가·산문가로서 첫날"이라며 수줍게 웃었다.사실 등단 이후 신문이나 잡지에 쓴 에세이 분량만으로도 책 두세 권은 내고 남았지만, 이 자의식 강한 소설가는 산문집 출간을 완강하게 고사해왔다. 소설과 달리 산문은 자신의 민낯과 속살을 투명하게 들키는 것 같은 부끄러움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생각의 일요일들'은 변덕에 가까운 의외다. 내용도 파격이다. 건조하게 말하면 이 산문들은 장편소설 '소년을 위로해줘'를 지난해 인터넷에 일일 연재하던 당시 매일 한 편씩 올린 작가의 댓글과 트위터에 올린 글 모음. 보수적 관점으로 보면 정제되지 않은 감정들의 전방위적 노출이기도 하다.하지만 작가는 바로 그 대목 때문에 용기를 냈다고 했다. "신문이나 잡지가 정한 주제로 청탁받아 쓴 글이 아니라, 내 흥에 겨워 자발적으로 쓴 글"이라고 스스로를 다독거렸고, "만나 보니 소설과는 많이 다르네요"라는 독자들의 애교 섞인 항의(?)에 이제 본 모습을 보여 줄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는 것. 산문집은 냉소적이고 위악적인 은희경의 소설 문장이 아니라, 술자리 사담(私談) 혹은 평상시 작가의 어투 그대로다. 가령 12㎝짜리 '킬힐'을 충동적으로 사 신은 뒤 위태롭게 걸으면서도 "높은 데는 공기가 다르다"고 합리화한다거나, 잘생긴 남자들은 언제나 위로가 된다는 식의 외모지상주의자적 농담, "라면이나 짬뽕에서 최근에는 그레이프프루트로 해장 방식이 바뀌었다"는 취향의 변화까지, 산문집에는 은희경의 사소한 고백들로 빽빽하다. 작가는 "일기장을 공개한 것 같은 느낌이지만, '이게 난데 어떡하겠어'라는 심정이 되니 차라리 편하다"며 시원하게 맥주 한 잔을 들이켰다.본인은 민망한 듯 이 대목에서 말을 아꼈지만 '생각의 일요일들'을 관통하는 중요한 일관성이 하나 있다. 얼핏 분방한 자의식의 계통 없는 결합으로 보이지만 이 산문집은 작가가 한 편의 장편소설을 완성하기까지 분투한 궤적. '소년을 위로해줘'를 마치기까지 잠시 주인공 17세 소년의 영혼이 되었던 작가의 창작 노트이기도 하다. "내가 소설의 언어에서 원하는 건 두 가지다. 정확성, 그리고 의외성" "전직 작가란 건 없다. 한번 쓰면 영원히 작가란 게 아니고 지금 안 쓰면 작가도 아니란 뜻" "소설 쓸 때 방해가 되는 것 중 하나. 감성의 탈을 쓴 우울, 그 합병증인 그리움" 등 소설 창작에 대처하는 은희경의 진지한 자세가 가벼운 사적 고백들의 틈새마다 숨어 있다. 그는 "신인 산문가의 출발을 축하해 달라"며 다시 한번 맥주잔을 잡았다. 서울에 폭염이 나흘째 계속된 날이었다.
“솔직한 내용 담은 일기장 공개한 느낌”… 첫 산문집 펴낸 은희경
- 국민일보 2011.07.22
- 등단 15년 차의 중견 소설가 은희경(52)이 첫 산문집 '생각들의 일요일들'(도서출판 달)을 냈다. 일주일 기준으로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는 소설을, 나머지 하루인 일요일엔 산문을 쓰며 경직된 어깨를 푼다는 의미에서 지어진 제목이다.21일 서울 안국동에서 만난 은희경의 얼굴은 어느 때보다 밝았다. 과거 소설책을 냈을 때 독자들이 내릴 심판(?)을 의식한 나머지 경직될 수밖에 없었던 표정에서 풀려나 마치 바캉스를 다녀온 듯 가뿐했다. "사석에서 하는 편한 말들, 어느 모임의 뒤풀이 자리에서 하는 말 같은 것, 자발적인 누수의 언어들을 묶어 보았어요. 때로는 일기장을 공개하는 것처럼 망설여졌지만 한편으로 내가 바로 이런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책을 냈지요."산문집 내용은 그가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장편 '소년을 위로해줘'를 일일 연재하면서 인터넷 독자들과 주고받은 댓글, 지난 3월 이후 새롭게 접한 트위터에서 작성한 글로 채워져 있다. 그만큼 그날그날의 감정 상태와 작가 사생활이 진하고 생생하게 묻어난다. 예컨대 '그리하여 우리가 앉아 있던 골목 안의 작은 사케집'이란 제목의 산문을 읽어보자."어제는 종일 흐렸지요. 마음이 가라앉고 글도 잘 써지지 않았어요. 밤 산책을 하면서 가로등 불빛 아래 날리는 희미한 눈발을 만났구요. 세수하고 침대에서 책을 보다가 후배의 전화를 받았어요. 우리 밤눈 볼까? 후배는 집으로 가던 택시를 돌리고, 나는 벌떡 일어나 모자와 코트를 걸치고. 그리하여 우리가 앉아 있던 골목 안 작은 사케집."(28쪽)'나라는 사람'의 글도 있다. "나는 헌신적이었던 적이 없다. 몰두할 뿐이다. 내 마음 내킬 때까지만. 나는 내가 몰두할 때 감각이 예민해지고 에너지가 생기는 것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즐긴다. 나 자신을 갖고 노는 것. 누구도 상처주지 않았다고 믿지만. 작별 이후 내가 게으른 것으로 너의 부재를 실감한다."(289쪽)장편 소설을 완성해야 하는 긴 호흡의 집필 기간 중 작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사소한 일을 했는지, 손바닥 보듯 명쾌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지난해 그가 글감을 끌고 다녔던 서울의 연희창작촌, 경기도 일산 작업실, 강원도 원주 토지문화관, 그리고 잠시 머물다 온 독일과 미국 시애틀에서의 생생한 이야기도 허투루 넘기기 아깝다.그에게 트위터는 어떤 느낌일까. 은씨는 "트위터를 해보니까 밤에 혼자 일할 때 누군가 함께 깨어 있다는 느낌이 들어 매력적이었다"며 "트위터를 통해 말 속에 사람이 보이는 훈련을 많이 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렇다고 그가 일방적인 트위터 예찬론자는 아니다. "어디까지 나를 노출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내가 하고픈 말을 많이 깎을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깎다 보니 말이 의도와는 달리 둥글둥글해지더군요."은희경의 사생활에 어떤 비밀의 시간이 고여 있는지, 알고 싶다면 이 산문집을 펼쳐야 할 것이다.정철훈 선임기자 chjung@kmib.co.kr
국민일보.
- 헤럴드경제 2011.07.22
숨어서 작품 쓰던 작가 "이걸로 수필가 데뷔하는 거예요. 흥에 겨워 자발적으로 쓴 글이어서 첫 번째 산문집으로 제격일 거라 생각했죠."소설가 은희경이 첫 산문집 '생각의 일요일들'(달)을 냈다. 등단 후 만 15년 만이다. 은 씨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첫 산문집을 낸 낯설고 신인 같은 설렘을 털어놨다. '생각의 일요일들'은 은 씨가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문학동네 웹진에 소설 '소년을 위로해줘'를 연재하면서 소설과 함께 매일 독자들에게 올린 편지글과 트윗글을 엮은 것이다."이걸로 수필가 데뷔하는 거예요. 흥에 겨워 자발적으로 쓴 글이어서 첫 번째 산문집으로 제격일 거라 생각했죠"소설가 은희경이 첫 산문집 '생각의 일요일들'(달)을 냈다. 등단 후 만 15년만이다. 은씨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첫 산문집을 낸 낯설고 신인같은 설렘을 털어놨다. '생각의 일요일'들은 은 씨가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문학동네 웹진에 소설 "소년을 위로해줘'를 연재하면서 소설과 함께 매일 독자들에게 올린 편지글과 트윗글을 엮은 것이다.적확하고 새로운 말을 고르며 엄격하고 냉정한 글쓰기로 잘 알려진 은 씨가 자신을 대중들에게 열어보인 건 이 때가 처음. 소설쓰는 것도 숨어서 할 정도로 스스로를 가두고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던 그가 인터넷 연재소설과 트위터로 자신을 드러낸 건 의외였다.
글쓰기·옷·음악·여행…
시시콜콜한 일상 풀어헤쳐"책으로 쓸 거라 생각하고 쓴 글이 아니라 그날 그날 연재 소설을 읽어주는 사람에게 대화하듯 쓴 거예요." 소설가 은희경은 평소 어투 그대로 흥에 겨워 자발적으로 쓴 글이라는 점에 첫 산문집으로서의 의미와 무게를 뒀다.
- 창작과정의 소소한 단상까지… "일기장 공개하는 기분"
- 한국일보 2011.07.21
- 첫 산문집 '생각의 일요일들' 낸 은희경1995년 등단한 후 국내 대표급 작가로 사랑 받아온 은희경(52)씨가 지금껏 산문집을 내지 않은 것도 이상하지만, 그 오랜 망설임 끝에 최근 펴낸 산문집도 뜻밖이다.<생각의 일요일들>(달 발행)은 덕지덕지 붙은 포스트잇, 쓰다 만 짧은 노트, 흐트러진 스크랩 등이 나뒹구는 어느 작업실의 나른한 풍경 같은 산문집이다. 아름다운 문장들의 정원이 아니라, 흡사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핀 들판에 들어선 기분이다. 그곳에서 조우하는 것은 한 작가의 날 것 그대로의 일상과 내면이다.21일 인사동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은씨는 "사적인 부분이 노출된 탓에 일기장을 공개하는 듯한 느낌이다. 독자들이 '뜻밖이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책에 담긴 글은 그가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문학동네 웹진에 <소년을 위로해줘>를 연재하면서, 연재물마다 직접 달았던 댓글과 트위트에 올린 글들이다. '새 소설을 쓰기 시작할 때는, 반드시 하는 일이 글을 쓸 새로운 공간을 찾는 일과 손톱 깎기다'거나 '소설 쓸 때 방해되는 것들은 개그콘서트와 하이킥, 영화, 소풍 욕구, 타락 본능 등이다' 등 창작과정의 소소한 습관에서부터'슬픈 장면이 아닌데 슬프게 쓰고 말았다. 내가 슬픈 거다'는 심경 변화도 털어놓는다. '소설이 착안될 때는 어떤 장소가 결정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창작의 노하우와'소설을 쓰는 것은 결국 내 안에 있는 고통과 혼란과 변명과 독대하는 일'이라는 성찰까지, 이 작가의 내면을 스쳐 지나간 다양한 단상과 감정들이 가감없이 드러난다.은씨는 "책 낼 생각은 전혀 없이 모든 감각이 열린 상태에서 편안하게 쓴 글이다"며 '세미나 후 뒤풀이 때 하는 말' '장난스럽고 기분 좋게 만든 디저트' '힘들게 산에 올라간 후 그늘에서 경치를 보며 하는 말' 등에도 비유했다.그는 "예전에는 글 쓰는 모습을 남에게 보여주는 것조차 싫어했는데, 인터넷 연재를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는 계기를 얻었다"며 "그간 여러 지면에 쓴 연재물 분량이 적지 않은데, 그것을 제쳐두고 이런 글로 산문집을 엮은 것도 나를 열겠다는 생각에서다"고 말했다.지난해부터 트위트에도 꾸준히 글을 올리고 있는 은씨는 "삐딱한 글을 쓰면 오해의 소지가 있어 둥글둥글하게만 말하게 돼
- 한겨레 2011.07.21
- [한겨레]첫 산문집 '생각의 일요일들' 펴낸 소설가 은희경씨
지난 7개월 단상·트위터글 묶어 '소설 쓰기' 연륜과 통찰 선보여 "다른 방식 글쓰기라 기분 좋아" "일기장을 공개하는 기분이에요. 남들이 많이 봐 줬으면 하는 생각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보지 않았으면 하는 심사도 있구요. 일반적인 의미의 산문집은 아닐지도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청탁 받아 쓴 글들이 아니고 제 흥에 겨워, 쓰고 싶은대로 편하게 쓴 글들이라 더 제것 같은 느낌이 있어요."소설가 은희경(사진)씨가 등단 16년 만에 첫 산문집 <생각의 일요일들>을 펴냈다.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장편소설 <소년을 위로해줘>를 인터넷에 연재하는 동안 독자들을 향해 매일 썼던 단상들, 그리고 같은 기간에 트위터에 올린 짧은 글들이 묶였다.21일 낮 기자들과 만난 그는 "중요한 세미나가 끝난 뒤 뒤풀이 술자리에서 가까운 이들에게 말하듯이 썼다"면서 "남들은 어떻게 볼지 몰라도, 소설과 다른 방식의 글을 쓸 수 있다는 걸 스스로도 확인한 것 같아 나로서는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연재 원고를 썼던 장소에 따라 연희동, 작업실(일산), 독일, 원주, 시애틀 등으로 장을 나눈 책에서 작가는 소설 연재의 안과 밖, 작가의 일상, 문단 동료들과 교우, 그리고 음주 편력과 휴대전화 컬러링 역사 등을 허물없이 털어놓는다."장편 연재 시작부터 마지막날까지 글을 어떻게 쓸까 등등의 실제적인 고민과 관심사가 들어 있는 일종의 작가 노트라 할 수도 있겠죠.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도 있고, 독자의 제안을 받아들여서 소설에 활용하기도 했어요."작가 스스로는 가벼운 글이라고 겸손해했지만, 사실 책 안에는 소설과 소설 쓰기에 관한 작가의 연륜과 통찰을 엿볼 수 있는 금언 같은 구절들이 가득 들었다. 이런 식이다. '소설을 쓰고 있을 때는 온 힘을 다해 나를 믿을 수밖에 없다. 그래야 쓸 수 있으니까. 나를 믿기 위해서는 또 온 힘을 다해 명랑과 활기를 연출하고, 뻔뻔스러우며 센 척해야 한다. 그래야만 끝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새 소설을 쓰기 시작할 때에 꼭 하는 일이 두 가지 있어요. 집 떠나 새로운 공간을 찾는 일과 손톱 깎기. 익숙한 공간에서는 뻔한 생각밖에 안 떠올라서 떠나는 거구요. 그리고 손톱이 길면 갑갑해서 자판을 치지 못하거든요.'지난해 3월부터 트위터를 시작했다는 작가는 "트위터는 하나의 '다정한 세계' 인 것 같다"고 말했다. "트위터를 시작한 것은 늦은 밤이나 새벽에 혼자 깨어 있을 때, 다른 누군가도 이 시간에 함께 깨어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어서 각성도 되고 위로도 되어서였어요. 그런데 하다 보니 어디까지 스스로를 노출해야 하는지 신경도 쓰이고, 모르는 사람들이 나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말을 조심스럽게, 깎아서 해야 한다는 생각에 불편해지기도 하더군요. 지금은 그 양쪽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최재봉 선임기자
상세이미지
생각하는 쪽으로 삶은 스며든다.
마치 소설가의 현재 삶이 소설을 결정하는 것처럼.
잠시 조금만 쉬었다 가자
생각의 일요일들
은희경, 등단 이후 첫 산문집.
이 한 줄 외에 대체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여기까지만 들어도 호흡이 빨라지고 마음이 급해집니다. 처음 만나는 ‘은희경 산문집’이라니. 굳이 기존에 그녀가 발표한 소설책 제목들을 줄줄 읊어대거나 어떤 화려한 미사여구를 붙여보아도 사족이 되고 맙니다. 그냥 ‘은희경 산문집’, 이 한마디면 되는 것이죠. 이 기분 좋은 흥분을 등에 업고 감히 호들갑을 좀 떨어봅니다. 여기 이 산문들이 있었기에 은희경의 수많은 장편소설이 완성될 수 있었노라고요.
소설을 쓰는 동안, 작가는 소설과 일상의 경계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지금껏 꼭꼭 숨겨왔던 작가 은희경의 ‘유쾌한 내면’을 읽는 시간!
그녀의 깊이 속으로 빨려들어가다
이 책은 은희경 작가가 소설을 연재하면서 틈틈이 썼던 글들을 모은 것입니다. 한 작가의 창작 노트이기도 한 이 책은 그렇다고 글쓰기의 이론을 담은 것이 아니라, 일상의 흐름들을 연결해 재미있고 유쾌한 읽을거리를 담았습니다. 열어놓은 집필실 창문을 통해 작가의 사생활 주변을 기웃거리는 착각이 들 정도로 은희경 작가의 꾸밈없는 모습 그대로와 악수할 수 있습니다. 창작 과정에 수반되는 끝없는 고민과 생각의 발자취를 따르다보면 어느 일요일 늦은 아침, 자분자분 산책하는 기분마저 들게 합니다. 책을 읽는 동안 자주 번져오는 명료하면서도 날카로운 생각의 일침! 그녀가 이토록 매력적이었다니요!
500쪽에 육박하는 장편소설을 완성해야 하는 긴 호흡의 집필 기간 동안, 작가가 어떤 생각을 했고 또 어떤 사소한 일들이 일어났었는지를 거꾸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형식의 산문집은 보기 드물게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소설을 집필하던 일산ㆍ서울 작업실과 원주, 그리고 잠시 머물다 온 독일과 시애틀에서의 생생한 이야기들 속에 조금의 보탬이나 과장 없이 사소한 일상의 모습을 오롯이 담았습니다. 그 덕분에 편안하고 재미있게 읽히지만 어느 한 장 허투루 넘길 수는 없습니다. 한 세계를 완성시키기 위해 작가가 그려가는 밑그림들을 우리가 펼쳐보는 동안, 생각의 날을 다듬고 호흡을 고르는 과정 자체에 한 편의 장편소설 탄생 과정이 고스란히 함축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산문집 속의 글을 쓰는 기간이 내 인생에서 고독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소요와 미열의 시간들이었다. 지금은 꼭 그렇지는 않다. 꿈에서 깨어난 사람의 눈으로 볼 때 이 산문 속 시간들의 한시적인 소란과 과장된 감정과 헛된 열정이 낯 뜨겁고 공허해 보여 책을 묶기까지 여러 번 망설였다. 그러나 눈을 드니 멀리에서부터 다시 천천히 내게 다가오고 있는 고독, 가까워질수록 그 얼굴이 익숙했다. 그 얼굴 너머로 이제는 멀어져버린 아득하고 천진한 나의 한 시절을 기억해두고 싶어졌다.
_ 작가의 말 맨 앞에 중에서
“우리가 비슷한 감각으로 비슷한 문제를 고민하는 동시대인이라는 느낌, 그것이 저를 쓰게 만듭니다.”
은희경 작가가 있는 그대로의 생활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모습에서 선명한 울림을 받게 되는 건, 그녀는 열 권의 소설책을 낸 대한민국 대표작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와 같은 하늘 아래서 숨 쉬고 밥 먹고 그렇게 엇비슷한 삶을 살아가는 한 인간이기도 하다는 동질감에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의 블라인드를 열고 날씨를 살피고 시계를 보고 커피콩을 가는 일상은 우리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루를 시작해 책상 앞에 앉아 문장을 쓰기 시작하는 것이죠.
그밖에도 충분히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면면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근시교정 렌즈를 끼면서 우리네 내면의 마이너리티를 발견하기도 하고, 킬힐을 신고 스탠딩 공연을 보러갔던 아찔하면서도 짜릿한 경험과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했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합니다. 또, 동생 책상 서랍을 우연히 열었다가 그곳에서 발견한 엽서 한 장이 소설의 첫 단추가 된 이야기, 글이 잘 써지지 않던 날에 사케집에 앉아 밤새 내리던 눈을 바라보던 일 등 소설을 쓰는 기간 동안 그녀가 만났던 크고 작은 풍경과 관계들을 하나씩 펼쳐놓습니다. 이 모든 부분은 소설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힘줄이 되었고, 어떤 식으로 얼마간이 됐든 전체를 이루게 하는 데 중요한 나사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일 것입니다.
평소 소설을 통해 보여주었던 ‘다소 쿨함’과 ‘서늘한 맺고끊기’의 정서와는 사뭇 다른 ‘약간의 엉뚱함’과 ‘따뜻한 진지함’을 첫 산문집에 담습니다. 여러 소설 속에서 다양한 주인공을 만들어내던 은희경 작가가 이번엔 그녀 스스로 산문집의 주인공이 되어 친근한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제 우리는 그녀와 더 많이 가까워질 것 같습니다.
특히 당신이 작가지망생이라면 꼼꼼히, 그리고 애정으로 이 책을 읽어보시길
작가는 어떤 공기를 호흡할까. 어떤 대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지극히 사적인 시간에는 무엇을 할까. 이것은 늘 우리가 궁금해왔던 질문들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작가에 대한 호감이나 두터운 애정의 정도가 보태진다면 그의 글씨체, 그만의 식습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그리고 어떻게 여행을 하는가까지, 셀 수도 없는 여러 가지에 관심을 기울이게 됩니다.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한 작가가 만들어낸 세계에 동참하는 데 도움으로 작용할 것 같아서지요. 그리고 그런 것들을 조금이라도 알아간다면 어느 한편 작가의 세계 속으로 승차한 기분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이제 은희경 작가의 일상을 따라가며, 생각의 세포 겹겹을 따라가보기로 합니다. 그녀가 삶을 살아가면서 본 것과 들은 것과 반응한 것과 알아간 것, 그리고 시선을 준 그 모두를 날것 그대로 담았습니다.
감정의 요철은 물론 그 시기에 찾아온 사소한 물결들조차 그대로 담겨진 이 집필노트의 양분들이 얼마간 문장에, 소설에 스며들었을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소설을 쓰는 것은 결국 내 안에 있는 고통과 혼란과 변명과 독대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은희경 작가가 새 소설을 쓰기 시작할 때 꼭 하는 두 가지 일은?
그건 바로, 집 떠나 새로운 공간을 찾은 일과 손톱을 깎는 일.
익숙한 공간에서는 뻔한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아 떠나야 하고, 손톱이 길면 갑갑해서 자판을 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소소하지만 중요한 습관들을 통해 우리는 집필실 책상에 앉아 있을 그녀의 모습을 상상하게 됩니다. 아무리 수년간 소설을 써온 대가라지만, 창작의 매 순간은 그녀에게도 물론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겠지요. 그래서 작가는 그런 순간마다 소설 속에서 잠시 빠져나와 다른 노트로 이동하면서 아무런 꾸밈없는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가 그대로 그 모습이어도 괜찮다고 토닥입니다.
소설을 쓰는 첫 단계에서 어김없이 닥쳐오는 일이지만 정말이지 온 세상의 문이란 문은 다 닫혀 있는 듯한 절망에 빠지거든요. 어떤 문을 두드려야 할지 마음은 급하고 자신은 없고 시간은 흘러가고,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건 말할 필요도 없지요.
_ 본문 중에서
어쩌면……
그녀의 소설이 지독할 만큼 치열하고 치밀한 월화수목금요일이라면,
그녀의 산문은 잠시 조금만 쉬어가자는 의미의 일요일인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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