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나서(讀書後)

상식의 배반: 뒤집어보고 의심하고 결별하라 / 던컨 J. 와츠

含閒 2011. 9. 2. 10:46

 

상품명

.

페이지 : 400쪽

판형 : A5

ISBN-10 : 8962603411

ISBN-13 : 9788962603415

 

저자 던컨 J. 와츠 | 역자 정지인 | 출판사 생각연구소

책 소개
상식에 의존하지 말라!

『상식의 배반: 뒤집어보고 의심하고 결별하라』는 그동안 당연시 해온 모든 상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6단계만 거치면 모든 사람이 연결된다’는 6단계 이론을 토대로 복잡계 이론을 선구적으로 연구해온 세계적인 사회학자이자, 네크워크 과학 전문가 던컨 J. 와츠는 누구나 명백하고도 분명한 진리라고 믿는 상식의 한계와 본질, 직관의 오용과 실패 사례를 통해 누구도 의심해 본적 없는 ‘상식’의 치부를 파헤친다. 또한 과학, 심리학, 역사, 경영,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의 신선한 사례와 구체적인 근거를 통해 무비판적으로 수용해온 많은 ‘상식’이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도록 도와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세상을 이해하는 우리의 능력을 심각하게 훼손시킨다고 주장한다.

☞ 북소믈리에 한마디!
금전적 인센티브가 정말 업무 성과를 향상시키는지, 일상을 넘어선 기업 경영과 정부 정책 영역에 상식을 적용하는 일은 올바른지, 폭력과 평화의 차이는 무엇인지, 유명 연예인이나 오피니언 리더를 통한 입소문 마케팅은 정말 효과적인지, 왜 인간은 합리적이면서도 비합리적이며, 현명하면서도 미쳤고, 똑똑하면서도 바보 같은지 등에 대해 심리학과 인류학, 과학과 철학을 넘나들며 설명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경영의 영역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맹목적 믿음과 상식적 진실에 숨겨진 비밀을 밝히는 이 책은 만사가 돌아가는 방식에 대한 자신의 본능적 직관을 의심해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저자소개

저자 던컨 J. 와츠Duncan J. Watts
세계적인 사회학자이자, 네트워크 과학 전문가. 최신의 과학 연구, 과거와 현재를 통찰하는 방대한 사례 분석을 통해 ‘상식대로 돌아가는 세상’에 의문을 제기한 21세기 사회학계의 데카르트. 호주 해군사관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코넬대학교 대학원에서 이론 및 응용 역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물리학자는 사회학자가 법석을 떨며 매달리는 문제를 순식간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존 그리빈의 말에 힘입어 사회학에 투신, 12년 동안 사회 네크워크와 복잡계 과학 분야를 연구했다. 컬럼비아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와 복잡계 이론 전문 연구기관인 산타페연구소의 객원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야후리서치의 수석연구과학자로 활약 중이다. 이 책에서 그는 경제, 사회, 문화, 심리, 정치, 경영과 마케팅의 영역에 만연해 있는 ‘상식적 통념’을 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 뒤집는다. 저서로 《Small World-여섯다리만 건너면 누구와도 연결된다(원제: Six Degrees)》가 있다.

역자 정지인
부산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고, 독일어와 영어로 된 책들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그동안 옮긴 책들로 《버림받은 천사들》《군인은 축음기를 어떻게 수리하는가》《프레임 안에서》《르네상스의 마지막 날들》《그림과 눈물》《유쾌한 딜레마 여행》《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르네상스의 비밀》《상처난 무릎, 운디드니》 등이 있다.

해제 황상민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한국인의 심리를 가장 정확히 꿰뚫는 ‘심리학계의 셜록 홈즈’로 유명한 그의 관심은 대중문화, 디지털 매체, 소비자 행동, 사이버공간, 온라인 게임, 광고, 브랜드 이미지, 신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학교에서 심리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하버드대학교 사이언스센터와 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연구 활동을 했으며, 현재 한국 사회의 정체성과 마케팅 소비 심리 및 트렌드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연구법인 위즈덤센터와 함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저서로 《한국인의 심리코드》《디지털 괴짜가 미래 소비를 결정한다》《대한민국 사람이 진짜 원하는 대통령》《사이버공간에 또 다른 내가 있다》《대한민국 사이버 신인류》《너 지금 컴퓨터로 뭐하니》(공저) 등이 있다.

목차

서문 | 어느 사회학자의 변론 - 로켓 과학이 상식적인 그 어떤 것보다 쉬운 이유

1부 상식
1장 상식이라는 신화

사회적 지능의 정수, 상식은 지식과 어떻게 다른가
상식의 기묘한 습성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일상을 넘어서는 영역에 상식을 적용하는 일의 위험성
지나친 직관
상식은 우리를 어떻게 배반하는가

2장 생각에 대한 생각
결정, 결정, 그리고 또 결정
상식과 합리성의 상관관계
무엇이 생각을 왜곡하는가
인생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우리는 우리의 생각처럼 생각하지 않는다

3장 군중의 지혜, 그리고 광기
X가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 논리
상식의 놀라운 재주
A마을과 B마을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누적적 이점은 나비 효과다
국민도, 시장도 없다

4장 특별한 사람들
여섯 단계 이론
세상은 보기보다 평등하게 움직인다
누가 영향력을 행사하는가
우연히 영향력을 발휘한 사람
특별한 소수에 대한 불편한 진실
진지한 의심이 필요한 이유

5장 역사, 그 변덕스러운 교사
역사에게 기회는 단 한 번뿐
세상을 바라보는 두 가지 방식
환상 속의 원인
아직 끝나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역사를 말할 수 없다
오늘의 불행이 내일의 교훈이 되는 아이러니
역사는 스토리텔링이다

6장 예측의 덫
라플라스의 악마
모든 예측은 불완전하다
무엇을 예측해야 할지 예측하기
블랙 스완과 사건들
상식에서 비상식으로

2부 비상식
7장 지상 최고의 계획

예측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시장, 군중 그리고 모형
아무도 믿지 마라, 특히 당신 자신을
미래 충격
어쩌다 보니 잘못 풀린 훌륭한 전략
전략의 역설을 해결하는 길
예언에서 측정으로, 예측에서 대응으로

8장 거의 모든 것의 척도
버킷, 멀릿 그리고 똑똑한 대중
현재 예측
측정만 하지 말고 실험하라
현장 실험의 놀라운 힘
실패와 환멸을 부르는 초대장으로부터의 탈출
풀지 말고 부트스트랩하라
계획자가 아닌 탐색자의 시대

9장 공정성과 정의
운명의 힘을 무시할 수 있는가
후광 효과
재능과 운을 구별하는 법
마태 효과
위대한 경영자는 존재하는가
개인의 권리인가, 사회적 평등인가
소득은 나만의 것, 위기는 모두의 것이라는 이중논리
짐 나눠 지기

10장 인류의 합당한 연구
그들 역시 사람이다
전 지구적 규모의 실험
유유상종
수수께끼를 들여다보는 망원경

감사의 말
해제 | 상식을 버리는 일 - 새로운 믿음, 보다 정확한 믿음을 형성하는 첫걸음
주석
참고문헌
찾아보기

책 속으로

우리가 세상에 대한 우리의 가정을 의심해볼 때 혹은 우리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가정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때, 우리는 자신의 관점을 바꿀 수도 있고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 설사 관점을 바꾸지 않아도 그것을 의심해보면서 적어도 우리...

[책 속으로 더 보기]

우리가 세상에 대한 우리의 가정을 의심해볼 때 혹은 우리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가정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때, 우리는 자신의 관점을 바꿀 수도 있고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 설사 관점을 바꾸지 않아도 그것을 의심해보면서 적어도 우리 자신이 얼마나 고집스러운지 깨달을 수 있다. 이런 깨달음은 자신의 믿음을 재고해보게 한다. 자신의 믿음을 의심해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것은 새로운 믿음, 보다 정확한 믿음을 형성하는 첫걸음이다. 우리가 믿고 있는 모든 것이 옳을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이기 때문이다. _14쪽

누군가에게 당연하고 명백해 보이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얼토당토않게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은 세상을 이해하는 기반으로 자리 잡은 상식의 신뢰성을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우리가 옳다고 믿는 것을 다른 사람은 틀렸다고 믿을 때, 우리는 그것이 어떻게 옳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애초에 우리가 옳다고 생각한 이유를 정확히 설명할 수 없을 경우에는 더욱더 의문이 강해진다. 물론 우리는 그건 미친 생각이었다거나 모르고 한 소리라고, 따라서 관심을 기울일 가치조차 없다고 말해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일단 그런 길을 택하고 나면 우리가 자신이 하는 일에 신념을 보이는 이유를 설명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1996년 이후 일반 대중의 동성결혼 허용 지지율이 25퍼센트에서 45퍼센트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사실을 생각해보자. 이 시기에 생각을 바꾼 사람들도 14년 전에는 그것이 미친 생각이라거나 최소한 틀린 생각이라고 여겼던 게 분명하다. 그처럼 당연하게 여기던 무언가가 틀린 것으로 밝혀질 수도 있음을 고려할 때, 지금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는 것 중에 앞으로 어떤 것이 틀린 것으로 밝혀질까? _37쪽

많은 경영진은 금전적 인센티브를 적용하면 직원들의 업무 성과가 향상될 거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인식 아래 지난 수십 년간 성과급 제도가 확산되었고, 이는 특히 주식과 연계된 경영자 보상 제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물론 직원들이 소중히 여기는 것은 돈 이상이라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본질적인 즐거움과 인정 그리고 자신의 경력이 향상되고 있다는 느낌 등도 업무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나머지 조건이 똑같을 경우, 금전적 보상을 적절히 적용하면 업무 성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실제는 어떠할까? 지난 수년간의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보수와 업무 성과의 관계는 놀랄 만큼 복잡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 나는 야후의 동료 윈터 메이슨Winter Mason과 함께 일련의 웹 기반 실험을 했다. 우리는 실험 참가자에게 차도의 여러 가지 교통상황 사진을 주고 시간 순서대로 배열하게 하거나, 단어에서 비어있는 네모 안에 들어갈 철자를 맞히는 것 같은 단순반복 과제를 내주고 그 종류에 따라 보수를 차등 지급했다. 실험 참가자는 모두2005년에 아마존이 자신들의 도서목록 중에서 중복된 것을 찾아내기 위해 개설한 ‘미케니컬 터크Mechanical Turk’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모집했다. 오늘날 수백 개의 기업이 이미지 속의 물체에 이름 붙이기, 신문기사의 특징적 정서 지적하기, 둘 중 더 명확한 설명 고르기 같은 다양한 업무를 ‘크라우드소싱’(대중crowd과 외부위탁outsourcing의 합성어로, 기업 활동 과정에 소비자 또는 대중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일부를 개방하고 참여자의 기여로 기업 활동 능력이 향상되면 그 수익을 참여자와 나누는 방법이다-옮긴이주)하는 데 미케니컬 터크를 활용하고 있다. 이것은 심리실험 참가자를 모집하는 데도 상당히 효과적이었다. 무엇보다 그동안 심리학자들이 대학 캠퍼스 곳곳에 전단을 붙여 모집하던 방식보다 쉽고 간편했다. 또한 그 사이트의 작업자(터커)는 보통 한 과제당 몇 센트를 받고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평소 비용의 몇 분의 일만으로도 실험을 진행할 수 있었다. 우리의 실험에서는 수백 명의 참가자가 수만 가지 과제를 완수했다. 어떤 이들은 같은 이미지를 찾아내거나 단어 하나를 찾아내는 일을 하고 과제당 1센트만 받았고, 똑같은 과제를 수행하고 5센트 혹은 10센트를 받은 경우도 있었다. 보수에서 열 배는 무척 큰 차이다. 비교를 해보자면 미국 컴퓨터 엔지니어의 평균 시급은 연방 최저임금의 여섯 배에 지나지 않는다. 아마 여러분은 그 차이가 사람들의 행동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고 예상할 것이다. 정말로 그랬다. 우리가 사람들에게 돈을 더 많이 지불할수록 정해진 시간 안에 수행한 과제의 수도 많았다. 우리는 보수와 상관없이 같은 이미지 두 개를 찾아 짝짓는 것처럼‘쉬운’과제를 할당받은 참가자는, 난이도가 중간 정도나 높은 과제(같은 이미지를 각각 세 개와 네 개씩 찾아 짝짓는 것)를 맡은 참가자보다 더 많은 과제를 완수했다는 점도 알아냈다. 이 모든 것이 상식과

 

출판사 서평

“우리가 그동안 믿고 있던 모든 상식은 옳은가? 비판적 프레임으로 세상을 통찰하는 순간, 새로운 진실이 열린다” 세계적인 네트워크 과학 전문가이자 독창적 사회학자의 눈으로 파헤친 상식의 미스터리! 금전적 인센티브가 정말 업무 성과를 향상시키...

[출판사서평 더 보기]

“우리가 그동안 믿고 있던 모든 상식은 옳은가?
비판적 프레임으로 세상을 통찰하는 순간, 새로운 진실이 열린다”

세계적인 네트워크 과학 전문가이자 독창적 사회학자의 눈으로 파헤친 상식의 미스터리!

금전적 인센티브가 정말 업무 성과를 향상시키는가? 일상을 넘어선 기업 경영과 정부 정책 영역에 상식을 적용하는 일은 올바른가? 폭력과 평화의 차이는 무엇인가? 유명 연예인이나 오피니언 리더를 통한 입소문 마케팅은 정말 효과적인가? 왜 인간은 합리적이면서도 비합리적이며, 현명하면서도 미쳤고, 똑똑하면서도 바보 같은가? 심리학과 인류학, 과학과 철학을 넘나드는 전천후 지식 향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경영의 영역에서 당신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맹목적 믿음과 상식적 진실에 숨겨진 비밀.

대중 사회학과 악당 경제학, 교훈 주입식 역사가 미심쩍은 당신을 위한 고급 인문사회서.
그리고 그것에 대한 미심쩍음 없이 무비판적으로 수용해온 당신이라면 더욱 읽어야 할 필독 교양입문서.
마지막 책장을 넘기는 순간, 세상을 보는 방식이 뒤집힐 것이다.
- 에릭 클리넨버그, 뉴욕대학교 사회학 교수

“아무도 믿지 말라, 특히 당신 자신을…”
21세기 사회학계의 데카르트, 던컨 와츠의 눈으로 파헤친 사회적 상식의 치부와 본질!

급여를 올려주면 직원들이 더 열심히 일해서 성과도 함께 오르지 않을까? 〈모나리자〉는 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걸작으로 추앙받을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중에서 유독 페이스북과 트위터만 큰 성공을 거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이 이라크 내 폭력을 감소할 목적으로 실시한 증파작전은 효과가 있었을까? 스티브 잡스가 없는 애플은 앙꼬 없는 붕어빵일까? 유명 연예인이나 오피니언 리더를 통한 입소문 마케팅은 판매 증대로 이어질까?
사람들은 대답할 것이다. “돈을 더 주면, 지금보다 일을 열심히 할 테니 당연히 성과가 높아지겠지”라고. 페이스북은 유난히 ‘편리’하고, 트위터는 유달리 ‘단순’하기 때문에 성공했으며, <모나리자>는 세계적 작가의 예술적 재능이 경이롭게 발휘되었기 때문에 당연히 걸작이 될 운명이었다고. 그 정도는 상식 아니냐고.
구체적으로 언급되거나 성문화된 적 없지만, 누구나 보편타당한 진리라고 믿는 비공식적인 규칙. 그것이 결여된 상황이 되어야만 그 존재를 의식하게 될 만큼 몹시 평범하지만, 일상의 삶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회적 지능의 정수. 붐비는 버스 안에서 타인과 몸이 밀착되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니지만, 텅 빈 지하철 안에서 누군가 바짝 다가서면 혐오감을 느끼는 감정. 이 모든 것을 우리는 상식이라 부른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많은 사회적 상식은 과연 옳을까? ‘6단계만 거치면 모든 사람이 연결된다’는 6단계 이론을 토대로 복잡계 이론을 선구적으로 연구해온 세계적인 사회학자이자, 네크워크 과학 전문가 던컨 J. 와츠는 신간《상식의 배반(생각연구소 刊)》(원제: Everything is Obvious - once You Know the Answer)에서 그동안 당연시 해온 모든 상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책은 누구나 명백하고도 분명한 진리라고 믿는 상식의 한계와 본질, 직관의 오용과 실패 사례를 통해 누구도 의심해 본적 없는 ‘상식’의 치부를 파헤친다. 또한 과학, 심리학, 역사, 경영, 마케팅 분야에서 건져 올린 신선한 사례와 구체적인 근거를 통해 무비판적으로 수용해온 많은 ‘상식’이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도록 도와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세상을 이해하는 우리의 능력을 심각하게 훼손시킨다고 주장한다.

“바보야, 문제는 과학이야!”
압도적인 통념에 도전하는 힘, 전 지구적 세계를 의심하는 재치.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인생’의 카오스에서 독창적인 ‘패턴’을 건져 올린 역작 중의 역작!

우리는 보통 사람의 행동에 대한 이해와 예측, 사회 현상에 대해 ‘과학적’으로 연구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도시 빈곤 문제에 대한 해법을 고심 중인 정치가는 대개 사람들이 가난한 이유를 자신이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광고를 기획하고 집행하는 마케팅 담당자 또한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하면 더 원하게 만들 수 있는지 자기가 잘 안다고 믿는다. 의료비 절감이나 학교 교육의 질 향상, 흡연율 감소, 새로운 에너지 절약 방법을 구상 중인 정책입안자는 해당 장려책에 대해 자신이 전문가라고 자부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그저 직관과 상식적 추론에 의존해 해결책을 마련한다. 수천 혹은 수백만 명에게 영향을 미치게 될 광범위한 계획의 결정권을 쥐고도, 자신의 직관과 상식을 믿고 싶은 유혹을 쉽게 이겨내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상을 넘어선 목적에 상식을 적용하면 엄청난 실패를 초래할 수 있음은 역사가 증명한다. 책에서 저자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공동주택 프로젝트인 시카고의 ‘로버드 테일러 홈’ 프로젝트가 ‘자금만 충분하다면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자금이 충분했음에도 결국 황폐한 건물과 밀집된 아파트, 지독한 가난과 폭력적 갱단의 출현이라는 재앙으로 끝났다는 사실을 증거로 제시한다.(1장)
금전적 인센티브가 업무 성과를 향상시키리라는 상식적 믿음은 어떨까? 책에는 저자가 야후리서치의 수석과학연구원으로 활약하며 이 문제에 대해 직접 실행한 독창적 실험이 등장한다. 그는 ‘크라우드소싱’ 기법을 활용해 웹상에서 실험 참가자를 모아 여러 가지 교통상황 사진을 주고 시간 순서대로 배열하게 하거나, 단어에서 비어 있는 네모 안에 들어갈 철자를 맞히는 것 같은 단순반복 과제를 내주고 그 종류에 따라 보수를 차등 지급했다.
수백 명의 참가자가 수만 가지 과제를 완수했는데 어떤 이들은 같은 이미지를 찾아내거나 단어 하나를 찾아내는 일을 하고 과제당 1센트만 받았고, 똑같은 과제를 수행하고 5센트 혹은 10센트를 받은 경우도 있었다. 그 차이가 사람들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쳤을까? 정말로 그랬다. 사람들에게 돈을 더 많이 지불할수록 정해진 시간 안에 수행한 과제의 수도 많았다. 보수와 상관없이 같은 이미지 두 개를 찾아 짝짓는 것처럼 ‘쉬운’ 과제를 할당받은 참가자는, 난이도가 중간 정도나 높은 과제(같은 이미지를 각각 세 개와 네 개씩 찾아 짝짓는 것)를 맡은 참가자보다 더 많은 과제를 완수했다는 점도 알아냈다. 이 모든 것이 상식과 잘 맞아떨어졌던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뜻밖의 사실이 드러났다.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이 수행한 일의 질, 즉 이미지를 분류한 정확성은 액수가 달라져도 변함이 없었던 것이다. 정확하게 완수한 과제에 대해서만 돈을 지불했는데도 말이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이렇다. 우리의 직관으로는 단순한 과제일 경우에도 금전적 인센티브가 늘어나면 업무에 대한 동기가 강화될 것 같지만, 사실은 자신의 권한이 늘어났다는 의식으로 인해 그러한 동기부여는 상당히 약화된다.
내년에 사장이 느닷없이 연봉을 두 배로 높인다고 상상해보자. 그러면 얼마나 더 열심히 일할 것 같은가? 현재 우리 사회가 지급하는 봉급의 절반만 받는 은행가들이 사는 평행우주가 있다고 상상해보자. 일부는 다른 직업을 택할 수도 있지만, 금융업계에 계속 남아 있는 사람은 과연 일을 대충하고 실적도 저조할까? 저자의 실험 결과는 그렇지 않을 것임을 암시한다.(2장)

‘순환논리’와 ‘후광효과’에서 말콤 글래드웰 ‘소수의 법칙’과 마이클 샌델 ‘정의론’까지.
사회학의 시각으로 비판한 21세기 최고의 이론 향연

책은 <모나리자>가 세계적 걸작으로 추앙받는 이유를 ‘X가 성공한 것은 X에게 X의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라는 순환논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순환논리는 어떤 것은 성공하고 다른 것은 실패하는 데 대한 상식적인 설명에 만연해있다. 예를 들어 《해리 포터》 시리즈의 성공에 관한 기사는 이렇게 설명한다.
“쾌활한 학생들이 살고 있는 신기한 기숙학교를 배경으로 신데렐라식 플롯이 펼쳐지는 것만으로도 이미 많은 성공 요소를 갖춘 셈이다. 거기에 비열함과 탐욕, 시기, 음흉함, 사악함을 구현하는 상투적 인물형을 더해 긴장을 고조하다가 용기, 우정, 사랑의 힘이 지닌 가치에 대한 건전하고도 명백한 도덕적 교훈으로 마무리한다. 대결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공식에 필요한 요소는 다 나와 있다.”
다시 말해 《해리 포터》 시리즈가 성공한 것은 정확히 《해리 포터》 시리즈다운 속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마찬가지로 처음에 페이스북이 인기를 끌 때는, 대학생들만 배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 성공비밀이 있다는 것이 통념이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만인에게 개방되고 나서 한참이 지난 2009년, 신용평가 회사 닐슨이 발표한 한 보고서는 페이스북의 성공요인으로 ‘단순한 디자인’, ‘연결에 초점을 맞추는 점’, ‘광범위한 호소력’을 꼽았다. 즉, 페이스북은 분명 페이스북이 지닌 속성으로 인해 성공했고 그 속성 자체가 완전히 뒤바뀌었을 때조차 그렇다는 말이다.(3장)
던컨 와츠는 말콤 글래드웰이 《티핑포인트》에서 제시한 ‘소수의 법칙’을 비판하며 글래드웰의 대항마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소수의 법칙이란 세계의 이곳에서 저곳으로 움직이려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항공 네트워크의 ‘허브’ 같은 기능을 하는 ‘특별한 사람들’이 정보를 쥐고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이론이다. 특히 6단계만 거치면, 모든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도 이 이론의 핵심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저자는 ‘불특정다수’인 2만 명을 대상으로 전 세계 13개국에 있는 8명의 수신자 중 한 명에게 메일을 전달하게 하는 실험을 통해 이를 보기 좋게 뒤집는다. 그 실험이 끝났을 때 사슬은 166개국에 있는 6만 명 이상을 거쳐 갔다.
한 가지는 밝혀졌다. 모든 사슬의 절반 정도는 일곱 단계나 그보다 짧은 단계에서 목표인물에게 도달했다. ‘6단계 이론’은 어느 정도 증명이 된 것이다. 그러나 ‘소수의 법칙’의 핵심 이론과는 달리 ‘허브’는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오히려 메시지는 거의 사슬의 수만큼 많은 수신자를 거쳐 목표지점에 도달했다.
이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대체로 지위가 가장 높거나 연줄이 가장 많은 친구에게 메시지를 넘기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보다는 지리적 근접성, 직업적 유사성 등 목표인물과 공통점이 있어 보이는 사람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아니면 단순히 계속해서 메시지를 전달해줄 것 같은 사람에게 전달했다. 그렇다면 평범한 사람에게도 특출한 사람 못지않게 사회적, 직업적 범주와 다른 국가 혹은 지역 사이를 나누는 결정적인 경계선을 넘어 연결을 짓는 능력이 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러시아의 노보시비르스크에 있는 어떤 대학원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다면, 아는 사람 중에서 친구가 아주 많거나 파티에 자주 다니거나 백악관에 연줄이 닿는 사람을 생각해내려 애쓰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 아는 사람 중에 러시아인이 있는지 생각해볼 가능성이 크다. 아는 러시아인이 전혀 없을지라도 동유럽 출신자나 동유럽을 다녀온 사람, 러시아어를 공부한 사람, 또는 동유럽 이민자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 사는 사람을 알 수도 있다. 물론 루스벨트 부인이나 로이스 와이즈버그처럼 유명한 인물이 ‘허브’가 되어 많은 사람을 연결할 수 있을 테지만, 앞에서 열거한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나름의 연결 방법이 있다.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한 것은 바로 그 ‘나름의 방법’, 즉 덜 상투적인 방법이었다. 그리고 그런 방법을 사용한 경우가 훨씬 더 많았다.
여기서 얻게 된 전반적인 결론은 실제 소셜 네트워크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평등한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4장)

지금 우리, 세상을 들여다보는 프레임을 과감하게 바꿔야 할 때.
보다 선명하고, 보다 현명한 선택을 원한다면 잘 의심하고, 잘 결별하라!

왜 상식을 뒤집어보고, 의심해봐야 할까? 그리고 결국은 그동안 알고 있던 그 모든 상식과 결별을 선언해야 할까? 그에 대한 설명은 책을 먼저 읽은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의 해제를 통해 얻을 수 있다. 황 교수는 ‘내가 세상에 대해 아는 지식이란 바닷가 백사장의 모래 한 조각보다 못하다’는 어느 과학자의 겸손한 마음이 상식을 대하는 올바른 자세라고 설명한다. 또한 사회 문제를 더 이상 ‘상식적 수준’에서 검토하고 해결해서는 안 된다고 화답한다. 오히려 비상식적이면서도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꾸준히 의심하고 분석하며, 자기성찰의 잣대를 잃지 않는 것만이 보다 명쾌한 선택을 보장받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최근 공중파 방송의 맛집 소개프로그램의 허와 실을 여실히 보여주며,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드물게 박스오피스 10위권에 진입하며 화제를 모은 <트루맛쇼>의 김재환 감독은 “각자의 기준으로 고민해보고 거리낌 없이 합리적인 의심과 비판을 던져야, 세상이 좀 더 공정해질 것 같았다”는 말로 상식에 대한 의미 있는 배반을 시도했다. ‘합리적인 의심과 비판, 그리고 늘 가던 길과의 결별’은 세상이 더 공정해지고, 더 올바른 선택으로 향하기 위한 즐거운 배반의 길이 아닐까?

추천사
돌이켜보면, 나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상식’을 배반하며 살아온 것 같다. 의사에서 프로그래머로, 프로그래머에서 경영자로, 그리고 다시 교수로… 효율성과는 거리가 먼 삶이지만, 의미 있고, 재미있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해왔다는 점에서 만족한다. 이 책은 우리 사회의 보편적 진리인 ‘상식’을 왜 비판적 시각으로 음미해야 하는지 과학적으로 파헤친다. 경제, 문화, 정치, 심리, 경영 등 다양한 분야의 흥미로운 사례를 읽다 보면 ‘의외로 해답은 상식 밖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사회 지도자들이 편의에 따라 그때그때 발언을 달리하고, 필요에 따라 자기철학을 아무렇지도 않게 바꾸는 것을 당연시하는 이 사회에서 이 책이 어떤 상식의 반란을 일으킬지 궁금하다. 황상민 연세대학교 심리학 교수

추호도 의심해본 적 없는 우리의 그 모든 생각, 확신, 진실이 얼마나 완벽하게 틀렸는지 명쾌하고도 세밀하게 파헤친다. 믿었던 직관의 반격이 유쾌하지는 않지만, 분명 유용하다. 댄 애리얼리 듀크대학교 행동경제학 교수, 《상식 밖의 경제학》저자

대중 사회학과 악당 경제학, 교훈주입식 역사가 미심쩍은 당신을 위한 고급 인문사회서. 그리고 그것에 대한 미심쩍음 없이 무비판적으로 수용해온 당신이라면 더욱 읽어야 할 필독 교양입문서. 마지막 책장을 넘기는 순간, 세상을 보는 방식이 뒤집힐 것이다. 에릭 클리넨버그 뉴욕대학교 사회학 교수

심리학과 경제학, 마케팅과 소셜 네트워크 과학을 총망라하는 매혹적인 책. <월스트리트저널>

가늠할 수 없는 깊이, 중독성 넘치는 통찰이 빚어낸 놀라운 지적 모험. 페이지마다 담겨있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실증적 사례가 머리에서 발끝까지 전율케 한다. 대니얼 길버트 하버드대학교 심리학 교수

압도적인 통념에 도전하는 힘, 전 지구적 세계를 의심하는 재치로 과학과 사회학에 생명을 불어 넣었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인생’의 카오스에서 독창적인 ‘패턴’을 건져 올린 역작 중의 역작! 수디르 벤카테시 컬럼비아대학교 사회학 교수

<책 속으로 추가>
그런데 갑자기 뜻밖의 사실이 드러났다.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이 수행한 일의 질, 즉 이미지를 분류한 정확성은 액수가 달라져도 변함이 없었던 것이다. 정확하게 완수한 과제에 대해서만 돈을 지불했는데도 말이다. 이러한 결과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를 명백하게 밝히긴 어렵다. 우리는 과제를 마친 실험 참가자들에게 방금 한 일에 대해 얼마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등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흥미롭게도 그들의 반응은 과제의 난이도보다 과제를 수행하고 자신이 받은 액수에 따라 달랐다. 평균적으로 과제당 1센트를 받은 참가자는 5센트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10센트씩 받은 참가자는 30센트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시 말해 그들이 실제로 얼마를 받았든(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열 배를 받았다는 점을 기억하자) 모든 사람이 자신이 적게 받았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이렇다. 우리의 직관으로는 단순한 과제일 경우에도 금전적 인센티브가 늘어나면 업무에 대한 동기가 강화될 것 같지만, 사실은 자신의 권한이 늘어났다는 의식으로 인해 그러한 동기부여는 상당히 약화된다.
실험실 환경을 벗어나면 이런 효과를 실험하기가 매우 어렵다. 사람들에게는‘나는 적어도 이 정도 보수를 받고 싶다’는 기대치가 있는데, 현실 세계에서 일하는 작업자들의 그러한 기대치를 조작하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똑같은 일을 해도 여성은 남성이 받는 봉급의 평균 90퍼센트를 받는다는 점과 유럽의 최고경영자는 미국의 최고경영자보다 상당히 적은 액수를 받는다는 점을 생각해보자. 두 경우 모두 봉급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 사람이 더 나태하다거나 많이 받는 사람보다 일을 못한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또한 내년에 사장이 느닷없이 여러분의 연봉을 두 배로 인상한다고 상상해보자. 그러면 여러분은 얼마나 더 열심히 일할 것 같은가? 현재 우리 사회가 지급하는 봉급의 절반만 받는 은행가들이 사는 평행우주가 있다고 상상해보자. 일부는 다른 직업을 택할 수도 있지만, 금융업계에 계속 남아 있는 사람은 과연 일을 대충하고 실적도 저조할까? _75~77쪽

어떤 행위가 낳는 의미를 단번에 평가할 수 있는 시점을 ‘결과’라고 할 때, 대부분의 인생사에서 명확하게 정의된‘결과’라는 것 자체가 편의를 위해 만들어낸 허구의 개념일 뿐이다. 현실에서 우리가 결과라고 칭하는 사건은 사실 종결점이 아니다. 인위적으로 세워놓은 이정표에 불과하다. 영화 한 편의 끝도 현실적으로는 계속 이어지는 이야기에 인위적으로 만든 끝일뿐이다. 그리고 우리가 한 과정 중 어느 지점을 선택해‘끝’을 맺는가에 따라 그 결과로부터 도출되는 교훈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큰 성공을 거둔 어느 회사를 주목하고 있고, 또한 우리 회사도 그 회사를 모방해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해보자.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을까? 상식은(수많은 베스트셀러 경영서도) 성공한 회사를 연구해 성공의 핵심적인 동력을 밝혀낸 다음, 그 관행과 특징을 우리 조직에 그대로 적용하라고 말한다. 그런데 만약 그 회사가 1년 뒤에 시장가치의 80퍼센트를 상실하고, 그 회사를 극찬했던 경제잡지가 이제 피에 굶주린 맹수처럼 비난 세례를 퍼붓고 있다면 어쩌겠는가? 이럴 때 상식은 다른 성공모델을 찾아보라고 답해준다. 그렇다면 성공모델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알아봐야 하는 걸까? 내년 혹은 내후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우리가 어떻게 안단 말인가? _168쪽

2001년 8월 4일 토요일, 조지프 그레이는 동료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뉴욕 시 경찰국에서 15년을 일한 베테랑 경찰관 그레이는 그날 아침, 브루클린 72번 구역에서 야간근무를 마치고 동료들과 경찰서에 남아 맥주를 마셨다. 정오가 지났을 즈음 한두 병으로 시작한 맥주는 여러 병으로 늘어났고, 동료 몇 명은 근처에 있는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토플리스 바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그레이 경관은 그 시간이 즐거웠던지 오후 내내 거기에 남아 있었다. 그날 밤 다시 출근해야 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저녁에 동료들이 대부분 가버린 뒤까지도 그곳에 남아 있었던 것은 이해하기 힘든 행동이었다. 어쩌면 근무교대 몇 시간 전에 출근해 잠깐 눈을 붙일 생각이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자신의 자주색 포드 윈드스타 밴에 몸을 밀어 넣을 즈음, 그는 맥주를 열두 병에서 열여덟 병쯤 마신 상태였고 혈중 알코올 농도는 법정 허용치의 두 배를 훨씬 넘었다.
그 다음에 일어난 일은 그리 확실치 않다. 기록을 보면 그레이 경관은 3번가를 따라 북쪽으로 차를 몰았고 고와너스Gowanus 고속화도로의 고가도로 아래를 지나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달렸다. 물론 나쁜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엄청나게 큰 문제는 아니었다. 다른 토요일 저녁이었다면 계속 차를 몰아 안전하게 스테튼 아일랜드에 도착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술자리에서 약속했던 대로 그곳에서 동료 한 사람을 태우고 함께 출근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 토요일 밤 그는 운이 좋지 못했다. 그 순간 46번가를 가로질러 가고 있던 스물네 살의 마리아 헤레라와 그녀의 열여섯 살 된 여동생 딜시아 페냐 그리고 헤레라의 네 살 난 아들 앤디 역시 그랬다. 그레이 경관이 전속력으로 달려 세 사람을 치는 바람에 그들은 모두 사망했고, 그레이는 불쌍한 아이의 몸을 앞쪽 펜더 아래에 매단 채 거의 반 블록이나 달리고 나서야 차를 세웠다.
목격자들은 그가 차에서 내릴 때 눈빛은 멍했고 혀 꼬부라진 목소리로 “저 사람들, 왜 건넜지?”라는 말만 반복했다고 증언했다. 악몽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마리아 헤레라의 뱃속에는 여덟 달 반된 태아가 있었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 리카르도는 루서랜 메디컬 센터에서 제왕절개로 세상에 나왔고, 의사들은 아기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온힘을 다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엄마가 죽은 지 12시간 후 아기 리카르도 역시 아버지 빅터 헤레라를 세상에 홀로 남겨둔 채 숨을 거두었다.
그로부터 2년 후, 조지프 그레이는 주대법원에서 네 건의 2급 살인 죄목으로 5년에서 15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레이는 판사에게 “평생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려는 의도적인 행동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며 자비를 간청했고, 100명이 넘는 지지자가 편지를 보내 평소 그의 점잖은 품행을 증언했다. 그러나 앤 펠드먼Anne Feldman 판
사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만취한 상태에서 반 톤짜리 밴을 몰고 시내를 달리는 것은 “사람들이 북적대는 방 안에서 장전한 총을 흔들어대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헤레라와 같은 지역에 사는 주민 4,000명은 최고형을 요구하는 청원서에 서명했는데, 그들도 분명 판사와 생각이 같았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그레이의 형량이 너무 약하다고 생각했고 빅터 헤레라는 더욱더 그랬다. 그는 법정에서 이렇게 말했다.
“조지프 그레이, 당신한테는 15년도 과분하다. 당신은 언젠가 감옥에서 나오겠지. 그리고 여전히 가족을 볼 수 있겠지. 나에게는 아무것도 없다. 당신이 내 모든 것을 죽여 버렸으니까.”
수년이 지난 지금도 그 사건에 관한 기사를 읽으면 희생자들의 가족이 느꼈을 비통한 슬픔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빅터 헤레라가 한 기자에게 말했듯 신의 축복으로 자신이 꿈꾸던 가정을 마침내 꾸리게 되었는데, 어느 날 술에 취해 정신이 나간 인간이 나타나 한순간에 모든 걸 앗아간 것이다. 그 끔찍한 일 앞에서 헤레라가 자기 인생을 무너뜨린 그 남자를 증오하는 것은 지극히 정당하다. 그런데 그 사건의 여파로 일어난 일, 즉 경찰서 건물 앞에서의 시위, 이웃과 정치가의 비난, 지역사회에 퍼져나간 충격파 그리고 형의 선고까지 읽다 보니 조지프 그레이가 그 길을 한순간만 늦게 지나갔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으면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을 테고 마리아 헤레라와 그 여동생, 어린 아들은 아무 탈없이 가던 길을 갔을 것이다. 몇 주 뒤에는 리카르도가 태어나 길고 행복한 인생을 살았을 것이며, 헤레라 가족은 그 여름날 저녁 3번가를 빠른 속도로 비틀거리며 달려가던 그 밴을 두 번 다시 떠올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레이가 스테튼 아일랜드에서 동료 경관을 차에 태웠다면 그 동료는 자신이 운전을 하겠다고 나섰을 테고 둘은 무사히 브루클린으로 돌아갔을 터다. 물론 그레이는 상관에게 질책을 들었을 수도 있지만 별 탈 없이 넘어갔을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다음날에는 아내와 세 아이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 조용하고 평범한 인생을 계속 살았을 것이다.
아, 나도 여러분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안다. 음주운전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사고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며, 따라서 그레이의 행동은 처벌을 받아 마땅하다는 생각 말이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그런 범죄의 다양한 변형태가 지금도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술을 마시고 차를 모는 경찰관(공직자, 부모, 그밖에 여러 사람들)은 늘 있게 마련이다. 그중 어떤 사람은 조지프 그레이만큼 만취한 상태일 수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상태가 어떻든 그레이만큼 주위에 신경 쓰지 않고 함부로 차를 몰기도 한다. 대개는 그럭저럭 들키지 않고 넘어가고 괴물이자 살인자라는 꼬리표를 달게 된 조지프 그레이처럼 처벌을 받고 공개적으로 비방을 듣는 사람은 극소수다.
그렇다면 조지프 그레이의 행동 중에서, 무사히 넘어간 다른 사람과 비교해 그를 더 나쁜 사람으로 만든 것은 무엇일까? 물론 그날 그의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하고 심지어 범죄적 행동으로 보인다. 만약 그가 바에서 1분 후에 나왔거나 신호등이 파란불이었거나 헤레라 가족이 그 거리를 지나갈 때 조금 지체했거나, 아니면 고속으로 달려오는 그 차를 보고 속도를 늦추었다고 해도 그 때문에 그의 행동 자체가 덜 몹쓸 짓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가령 여러분이 도심 거리에서 술에 취한 채 밴을 모는 사람은 모두 타인의 잠재적 살인자라는 펠드먼 판사의 논리를 지지한다고 해보자. 설사 그렇더라도 술을 좀 과하게 마시고 차를 모는 사람, 운전을 하며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사람을 모두 누군가를 죽일 수도 있는 행동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15년형에 처하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
어떤 결과가 빚어졌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상식적인 생각이다. 큰 해를 입혔다면 큰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똑같은 행동을 했어도 결과적으로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은 경우에는 우리의 태도가 관대한 쪽으로 기울어진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 그렇지 않은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렇다고 내가 여기에서 조지프 그레이의 재판이 공정했는지, 그가 남은 인생 중 15년을 감옥에서 보내는 것이 마땅한지 판단하려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음주 운전자는 모두 살인자 취급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려는 것도 아니다. 내가 말하려는 것은 사태의 결과에 따라 그토록 심하게 오락가락하는 우리의 상식적인 정의관은 필연적으로 우리를 논리적 난제로 몰고 간다는 점이다.

 

  •  
     
    [서평] 상식의 배반 - 곧 찬성과 반대사이의 빈공간을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리학을 공부한 저자는 "물리학자는 사회학자가 법석을 떨며 매달리는 문제를 순식간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어떤 사람의 말을 계기로 사회과학은 연구하는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이어지는 고백은, "사회과학적 문제는 사회과학자뿐 아니라 물리학자에게도 어렵다."는 것이다.
     
    복잡계 과학이라는 네트워크 과학이 학문간 융합을 주도하고 있는 시대이다.
    산타페 연구소에서는 관련 연구들이 탄력을 받아 한창 진행중이고
    몇해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줬던 책 '부의 기원'의 저자가 산타페 연구소 출신이었던 것처럼
    이 책의 저자도 산타페연구소에서 네트워크 연구를 했고, 현재는 인터넷포탈 업체에서 학자로 활약 중이다.
    좌파냐 우파냐, 수구꼴통이냐 빨갱이냐... 이 두가지 프레임이 지배하고 있는 한국사회에 
    이 책의 메세지들이 외치는 바는 명확하다.
    우리가 상식이라고 믿는 것이 비상식일 수도 있다는 것.
    우리가 사회현상을 이해할 때 쉽게 적용한다는 소위 상식에는 너무 많은 오류가 있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이 책을 읽고 삼아야 할 교훈은 '지적 겸손함'이라고 생각된다.
    내가 지금 아는 것이 전부다 아닐 수 있다는 전제를 학습하는 것...
    이것은 미국로스쿨이 소크라테스 문답법이라는 것을 통해 학생들을 변호사로 훈련시키는 과정이 삼는 원리이다.
     
    소셜 네트워크 등의 발전으로 말미암아 
    이제는 사회과학이 정치공학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생각한다.
     
    독일에서는 페이스북의 LIKE 버튼이 미국으로 유럽인들의 데이터를 보내기 때문에 위법이라고 발표했고
    이것이 개인정보보호라는 근거아래 나온 결론이지만 ... 그리고 이것이 상식처럼 여겨지지만...
     
    사람들이 어떤 근거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무엇에 반응하는지 나타내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오히려 미래에 보다 나은 정치공학을 설계하고
    네트워크로서의 공동체가 공생할 수 있는 방법론적 시사점을 찾아줄 수 있는 근거들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미국 대법원의 판사들이 4가지로 의견을 발표하는 시스템이 떠올랐다.
    1. 다수의견 2. 반대의견. 3. Concurring Opinion, 4. Plurality Opinion이다. 
    이중 Concurring opinion은 다수의견을 낸 판사들과 결론은 같지만
    결론을 내린 추론과정이 다른 경우를 서술한 의견이다.
    결론 그 자체보다도 왜 그러한 결론을 내렸는지를 중시하고, 과정론적 사고가 설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한  이 시스템은
    어쩌면  찬성과 반대 사이의 제3의 공간에서 진보의 가능성이 태동할 수 있음을  알고 설계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우리는 SNS를 통해 사회구성원들의 생각과 맥락을 데이터화 시킬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보다 넓은 제3의 공간을 개척하는데 사용되어야 할 것이다.
     
    이분법적 사고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블랙스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보편적인 상식이 되는 날
    보다 더 성숙한 민주주의가 도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상식의 배반, 당신이 옳다고 생각했던 거의 모든 믿음에 숨겨진 비밀
    Everything Is Obvious once You Know the Answer
     
    한마디로 이 책은 책 제목처럼 상식 자체가 역설적인 표현임을 깨닫게(?) 해 준 책이다.
    상식을 상식이라 생각않고, 뒤집어 보고 의심하고 결별하라는 표지글처럼 상식이라고 여기는 것들을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다.
    상식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도록 도와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세상을 이해하는 우리의 능력을 심각하게 약화시킨다는 모순을 갖고 있다라고 어느 사회학자의 변론으로 책은 시작한다.
    개인적으로서론에서 나온 예는 다른 사람들과 가볍게 화두를 던질 수 있는 유익한 질문이 되었다.
    '미국인의 90퍼센트가 자신의 운전 솜씨가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하며 또한 그와 비슷한 수치의 사람들이 자신은 평균적인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고 인기가 있으며 성공 가능성도 크다고 주장하고, 한 연구에서는 응답자의 25퍼센트가 자신의 리더십 수준을 최상위 1퍼센트에 든다고 평가했다.' 이건 진짜 믿기 힘들다.
    책은 전체적으로 1부 상식, 2부 비상식으로 나누어지고, 각 부에는 다시 6장과 4장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한 챕터 안에도 5~6개의 소제목으로 구성된 내용이 있다.  각각 내용이 미국인과 미국사회 중심적인 생각으로 내가 사는 현실과는 어느 때는 동떨어져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안 든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평소 잘 알지 못한 사실들을 지식으로 습득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나와 같이 상식(?)이 부족한 사람을 위해 괄호로 용어 설명을 충분히 해 주고 있고, 책 마지막에는 친절하게도 주석이 있다.
    이 주석도 각 페이지 하단에 있다면 더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상식은 세상을 의식하는 데는 훌륭하지만 세상을 이해하는 데는 그렇지 않다.
    이 책을 읽고 그냥 그러하려니 하는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 생각인 줄 깨달았다. 나에게는 진지한 의심이 필요하다.
    왜왜왜! 세번은 꼭 생각해 보자!
    삶을 살아가며 이 책이 두고두고 생각이 날 것 같다. 물론 어려워서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 때로는 배반도 필요하다? | dal1001kr | 2011.08.24 | ★★★★☆ | 추천:0

    상식(常識, common sense)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보편․타당한 생각을 말한다. 우리가 굳이 경험하지 않더라도 사회 구성원 사이에서 명시적 내지 묵시적으로 당연한 것으로 합의가 되어 있어서 의심을 할 필요가 없는 것들이다. 그래서 ‘상식이 통하는 사회’ 라는 말을 하는 이유도 바로 그와 같은 이유때문인지도 모른다. 누구나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통하지 않는 사회라면 살기 어려울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
    상식(常識, common sense)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보편․타당한 생각을 말한다. 우리가 굳이 경험하지 않더라도 사회 구성원 사이에서 명시적 내지 묵시적으로 당연한 것으로 합의가 되어 있어서 의심을 할 필요가 없는 것들이다. 그래서 ‘상식이 통하는 사회’ 라는 말을 하는 이유도 바로 그와 같은 이유때문인지도 모른다. 누구나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통하지 않는 사회라면 살기 어려울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하지만, 과연 우리가 상식으로 알고 있는 것이 정말 당연한 것일까? 개인적으로 이런 물음을 던져 본 적은 거의 없다. 하나 둘 의심을 하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은이는 그 동안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해 온 모든 상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를 권한다. 마치 ‘데카르트’의 ‘회의론’을 보는 듯 한 시각이다.
     
    6단계만 거치면 모든 사람이 연결된다는 ‘6단계 이론’을 주장하며 복잡계 이론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세계적인 사회학자인 지은이의 주장이어서인지, 그냥 귓전으로 듣고 흘려 버릴 수만은 없는 것 같다. 지은이는 상식과 비상식 두 파트로 나누어서 10개 장에 걸쳐서 상식의 본질과 한계 등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곁들여 우리로 하여금 상식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하고 있다.
     
    상식은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를 이해하도록 도와 주는 유용한 수단이 된다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상식이라는 이유로 아무런 의문없이 무조건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다보니, 오히려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야를 단편적으로 만들거나 좁게 만들기도 한다.
     
    20세기 과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인해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미지의 세계의 영역으로 생각되었던 것들이 점차 빛을 받게 되면서 하나 둘씩 의문이 풀리기 시작했다. 인간의 능력이나 이성을 높이 평가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과학이 점점 발전하면서 예전에는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생겨나고 또한 과학이 비추지 못하는 영역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었다. 20세기에 비해 21세기는 점점 예측불가능한 복잡계의 세계로 빠져드는 것만 같다.
     
    지은이는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식이라고 생각해왔던 부분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을 하고 비판을 견지해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은이의 이런 생각은 현재의 우리 사회에 많은 의미가 있는 주장이 아닌가 한다.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질문을 하고 답을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회는 정체된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변하고 흐른다. 그 흐름을 막을 것이 아니라 소통하도록 해야 한다.
     
    상식이라는 것이 나쁘다, 라는 것이 아니라, 상식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열린 마음과 생각으로 사회를 바라본다면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세상을 이해하는 우리의 능력을 고양시키고, 좀 더 공정하며, 좀 더 정의로운 사회로 가기위한 배반은 한 번쯤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상식의 배반 | topwinsso | 2011.08.19 | ★★★★☆ | 추천:0

      ● 상식의 배반● 던컨 J. 와츠   책을 읽으며 평소 가지고 있던 궁금증의 답을 얻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일방이 옳다고 믿는 것을 타방은 틀렸다고 믿을 때, 그것이 어떻게 옳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특히 정치 분야에서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왜일까?책에 나온 다양한 편향 중 두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자기 믿음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 동기화된 추론 (motivated reasoning):자신이 믿고 있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정보를 찾고 그렇지 않은 정보는 외면하며 사실이 믿음과 어긋나면 믿음이 아니라 사실을 버리는 경향 ‘인간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는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명언이 떠오른다.우리는 흔히 동의를 구하거나 상대방을 설득할 때 ‘상식적으로…’하며 말문을 연다. 상식이란 일반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일반적인 지식·이해력·판단력을 뜻한다. 책은 이러한 상식이 오히려 세상을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한다.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하고 있던 가정과 믿음을 의심해보는 것은 보다 정확한 믿음을 형성하는 첫걸음이라고 한다. 왜냐면 우리가 믿고 있는 ‘모든’ 것이 옳을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이기 때문이다.   또한 <상식의 배반>에서는 예측을 경계한다.우리의 삶 대부분을 구성하는 복잡계에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은 특정 종류의 사건이 일어날 ‘확률’을 신뢰할 만하게 예측하는 정도이며, 상식은 중요하지 않은 수많은 예측은 무시하고 실제로 중요한 의미를 지닐 만한 결과에만 초점을 맞출 것을 요구한다. 실제로는 이론상으로도 미래에 어떤 사건이 중요성을 지닐지 예측할 방법이 전혀 없다.(p.205)대신 측정과 대응을 권한다.   흥미로운 점은 시대의 화두인 정의론에서 귀결 짓는다는 것이다. 정의로운 사회의 성립 요건에 대해 로버트 노직, 존 롤스, 마이클 샌델 까지 이어져 온 논쟁이 등장한다. 개인의 권리인가? 사회적 평등인가? -정말로 중요한 것은 그들이 자신들의 성공뿐 아니라 실패의 부담까지도 온전히 짊어져야 하는 자유주의자들인가. 아니면 자신들을 돌봐준 시스템에 대해 마땅히 치러야 할 대가를 지불하는 롤스주의자들인가 하는 점이다. 자신들의 편의에 따라 철학을 아무렇게나 바꿀 수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p.294)   마지막으로 저자는 사회과학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사회과학이 과연 ‘보통 사람들이 깊게 생각하면 알 수 있는 것 이상을 보여줄 수 있을까?자연과학같이 보편타당한 법칙을 발견할 수 있을까?-사회적 세계는 물리적 세계보다 훨씬 더 복잡다단하며, 우리가 그에 대해 알면 알수록 더욱더 복잡해진다. 그러니 어쩌면 우리는 물리학을 닮은 사회과학은 절대 갖지 못할 수도 있다. …과학의 참된 본질은 분명 특정 형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학적 절차(이론,관찰,실험)에 따라 세상의 수수께끼를 점진적이고 반복적으로 풀어나가는 데 있을터다. 그러한 절차의 목적을 특정 종류의 법칙을 발견하는 게 아니라 문제를 풀어나가고 해결하는 데 있다. 그러므로 사회과학의 보편적인 법칙 같은 것을 찾아내야 한다는 조바심은 접어두고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더욱 신경 쓰다 보면 보다 많은 발전을 이루게 될 것이다. -(p.3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