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신의 그림에세이 / 엄마처럼 엄마처럼 대부분의 딸들에게 ‘나는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라는 되뇌임은 일종의 관용구에 가깝습니다. 반면에 ‘엄마처럼 살겠다’고 유쾌하게 말하는 딸들을 만나는 일은 로또 당첨만큼이나 어렵습니다. 이 땅 모든 엄마들의 삶이 딸에게 하나의 전범(典範)이 되지 못할 만큼 모자란 때문이 .. 그림(畵兒) 2009.06.24
정혜신의 그림에세이 / 삽질 삽질 우리나라에서 ‘삽질’이란 말은 원래의 사전적 의미보다 쓸데없는 행위를 일컫는 상징어에 가깝습니다. ‘삽질하다’는 문장의 형태까지 갖추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헛수고에 대한 안쓰러움과 함께 개념 없는 짓에 매진하고 있는 누군가에 대한 비아냥의 의미가 명확해 집니다. 그런 관점에.. 그림(畵兒) 2009.06.18
정혜신의 그림에세이 / 내 이름 부르기 내 이름 부르기 성인이 되어서도 스스로 자기 이름을 섞어가며 대화하는 사람, 꼭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경이도 배고파요, 상호가 금방 가겠습니다 식의 어투인데 경험상, 불길한 신호입니다. 미성숙한 자기 중심성의 한 징후인 경우가 많더군요. 아직도 자신을 보호받아야 할 심리적 초등학생처럼 .. 그림(畵兒) 2009.06.10
단원 김홍도의 그림 감상 (생업에 몰두하는 사람들..) 단원 김홍도의 그림 감상 (생업에 몰두하는 사람들..) [대장간] 풀무에 바람을 넣는 견습생, 달군 쇠를 모루 위에 대주는 사람, 쇠를 모양에 맞게 쇠망치로 내리치는 사람,다 만든 연장을 숫돌에 가는 사람 등 대장간에서 일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한참 바라보고 있으면 즐거운 금속음이 들.. 그림(畵兒) 2009.06.07
Christine Comyn의 매혹적인 女人畵 *한 瞬間*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 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이야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야..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뒤에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돌지.. 다 바람이야.. 이 세상에 온 것도 바람처럼 온다고 이 육신을 버리는 것도 바.. 그림(畵兒) 2009.06.07
정혜신의 그림에세이 / 미쳐 몰랐을 뿐 미처 몰랐을 뿐 생전에 수많은 소설가들의 스승으로 불릴 만큼 존경받던 한 작가는 ‘이름 없는 들꽃이 지천에 만발했다’ 따위의 표현을 쓰는 작가들을 엄하게 질타했습니다. 쓰는 이가 무식하거나 게을러서 미처 몰랐을 뿐 세상에 ‘이름 없는 들꽃’이 어디 있느냐는 거지요. 꽃피는 소리를 내가 .. 그림(畵兒) 2009.06.03
정혜신의 그림에세이 / 절창 절창 29년 전에 발매된 조용필 1집 앨범에 <한오백년>이란 노래가 있습니다. 소름끼칠 만큼 절창이었다고 평가받는 곡입니다. 당시 20대였던 한 주부는 그 노래를 듣는 순간 ‘한오백년을 이렇게 부를 수 있는 가수가 다시는 안 나오겠구나’ 하는 생각에 무작정 그 음반을 샀다네요. 그걸 들을 수 .. 그림(畵兒) 2009.05.27
정혜신의 그림에세이 / 잠재력 잠재력 2009년의 젊은 세대들에게 가수 김추자나 배우 신성일, 수영선수 조오련의 빛나던 순간을 설명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런 경우 흔하게 등장하는 화법은 ‘지금으로 치면’ 입니다. 그들이 당대에 누렸던 대중의 환호를 ‘지금으로 치면’ 이효리, 조인성, 박태환 급이었다고 설명하는 식입.. 그림(畵兒) 2009.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