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畵兒)

정혜신의 그림에세이 / 잠재력

含閒 2009. 5. 20. 16:26

  잠재력




2009년의 젊은 세대들에게 가수 김추자나 배우 신성일,
수영선수 조오련의 빛나던 순간을 설명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런 경우 흔하게 등장하는 화법은 ‘지금으로 치면’ 입니다.
그들이 당대에 누렸던 대중의 환호를 ‘지금으로 치면’ 이효리,
조인성, 박태환 급이었다고 설명하는 식입니다.

‘너희들이 그때를 알겠어’ 류의 상투적인 멘트와는 조금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어차피 20년 후에는 이효리, 조인성, 박태환, 김연아도
2029년의 시점을 기준으로 ‘지금으로 치면’ 누구 정도 되는 급의
인물이었다고 인구에 회자될테니까요.

눈앞에 구체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감안해서’ 받아들이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얼핏 보잘 것 없어 보이는 현재 상황에서 누군가의 놀랄만한 잠재력을
발견하는 일이 어려운 것은 그래서입니다. 애정과 관심과 통찰이 없으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지요.

누군가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응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잠재력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받아야 할 대상은 ‘바로 나 자신’ 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게 진정한 통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