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의 아침편지(Go Dowon早上信) 329

애쓰지 않기 위해 애쓴다

2023년 12월 8일 애쓰지 않기 위해 애쓴다 솔 벨로 Saul Bellow는 1952~1957년에 소설을 집필하는 동안 가공할 만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그는 어느 인터뷰에서 "그 책을 일종의 광란 상태에서 써 내려 갔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이렇게 썼다. "긴장을 풀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 이것이 예술의 법칙이다. 노력 없는 집중이야말로 창작의 본질이라 할 만하다." 한마디로 애쓰지 않기 위해 애쓰라는 말이다. - 냇 세그니트의 《우리는 왜 혼자이고 싶은가》 중에서 - * 흔히들 '신들린 듯이'라고 말합니다. 글을 쓰다 보면 때로 나도 모르게 신들린 듯이 써질 때가 있습니다. 무아지경 상태에서 무서운 집중으로 몰입하여 써 내려가는 것입니다. 그것은 머리를 쥐어짜거나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서..

마음의 문이 열릴 때까지

2023년 12월 5일 마음의 문이 열릴 때까지 신은 우리 마음의 문이 활짝 열릴 때까지 끊임없이 반복해서 부숴뜨린다. 영혼의 어두운 밤을 통과하지 않고서는, 당신이 믿었던 모든 것들과 과거에 했던 모든 생각들을 완전히 소멸하지 않고서는 다시 태어날 수 없다. (하즈라트 이나야트 칸) - 미셸 하퍼의 《부서져도 살아갈 우리는》 중에서 - * 신은 바다와 같습니다. 바다는 끊임없이 파도를 일으켜 산산이 부숴뜨립니다. 큰 파도 작은 파도가 밤낮없이 바위에 부딪쳐 파편처럼 깨집니다. 그렇게 부서지고 깨지면서도 다시 하나가 되어 바다로 나갑니다. 사랑도 바다와 같습니다. 서로의 마음의 문이 열릴 때까지 알알이 깨지고 부딪치면서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나갑니다. 마음의 문이 열려야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다.

가장 쉬운 불면증 치유법

가장 쉬운 불면증 치유법 수년 전, 불면증 때문에 연이어 여러 날을 밤이 새도록 나다닌 적이 있다. 만약 그냥 침대에 누워 이 불면증을 극복하려 했다면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하지만 잠자리에 들었다가 이내 즉시 가볍게 털고 일어나 거리로 나가 한참을 걸어 다니다 동틀 무렵이면 녹초가 되어 돌아오곤 했는데, 이러는 와중에 불면증을 극복했다. - 수지 크립스의 《걷기의 즐거움》 중에서 - * 잠 못 드는 것은 아직 소진할 에너지가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그것이 정신적인 것이든 육체적인 것이든, 완전 녹초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잠자리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밤에 반드시 자야만 한다'는 강박을 버리고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소진하면 됩니다. 잠이 안 오거든 밤새 책을 읽으세요. 밤새 호흡 명상을 하세요...

있는 그대로

2023년 11월 29일 있는 그대로 하늘은 그저 있는 그대로입니다. 햇빛은 있는 그대로입니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입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완벽합니다. 완벽함을 볼 수 없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것을 보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어떤 수준에서는, 존재하는 모든 것이 본래 지니고 있는 놀라운 아름다움이 보입니다. - 데이비드 호킨스의 《데이비드 호킨스의 지혜》 중에서 - * 자연은 있는 것 그 자체로 완벽합니다. 있는 그대로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색안경을 벗어야 합니다. 모든 것은 늘 있는 그대로 드러나 있으나, 내가 쓴 안경 때문에 왜곡되어 보였던 것입니다. 이제라도 잘 나이 든 노인의 혜안으로, 아니면 순수한 아기의 눈길로 세상을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완벽하고도 놀라운 아름다움을 볼..

피천득의 수필론

2023년 11월 21일 피천득의 수필론 수필은 청자(靑瓷) 연적이다. 수필은 난(蘭)이요, 학(鶴)이요, 청초하고 몸맵시 날렵한 여인이다. 수필은 청춘의 글은 아니요 수필은 흥미는 주지마는 읽는 사람을 흥분시키지는 아니한다. 수필은 마음의 산책이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취와 여운이 숨어 있는 것이다. - 피천득의 《수필》 중에서 - * 수필은 톡 쏘는 탄산 사이다나 목울대를 자극하는 콜라가 아닙니다. 담담하고 담백한 풀빛을 머금은 녹차와 같습니다. 그 한 잔 속에 하늘과 땅이 담겨 있습니다. 비와 바람, 햇빛과 구름이 깃든 천년 고수 잎차의 맛입니다.

쇼팽, '나는 오직 한 사람을 위해 연주한다'

2023년 11월 20일 쇼팽, '나는 오직 한 사람을 위해 연주한다' 친구이자 라이벌이던 리스트가 독보적인 피아니스트였다면, 쇼팽은 독창적인 연주자였습니다. 일단 쇼팽이 만들어내는 음량은 크지 않았습니다. 쇼팽은 리스트와 자신의 연주법을 비교하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리스트는 몇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듯 연주한다. 하지만 나는 오직 한 사람을 위해 연주한다." - 오수현의 《스토리 클래식》 중에서 - *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 만인을 위한 것입니다. 마더 테레사도 "한 번에 한 사람씩을 안으면 세상 사람 모두를 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도 아침편지를 같은 마음으로 씁니다. 아침편지 400만 독자에게 무작위로 뿌려지는 글이 아닙니다. 그날그날 딱 한 사람의 대상에게 편지를 보내는 ..

나이테

2023년 11월 16일 나이테 나무는 이별하는 법을 배울 때 나이테를 만든다 세상의 이별이란 모두 슬퍼 어떻게 이별하는 것이 덜 아플지 속 깊이 염려할 때 나무는 사랑을 배운다 이별하지 않으면 안 될 때 나무는 사랑한 기억의 무늬 한 겹을 가슴에 새겨 넣는 것이다 - 권효진의 시집 《카덴자의 노래》에 실린 시 〈나이테〉 전문 - * 모든 역사는 반복됩니다. 그러나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동심원을 그리며 자라납니다. 나무도 작은 원에서부터 한 겹 한 겹 바깥으로 커갑니다. 해마다 하나씩 어김없이 나이테를 만듭니다. 사랑의 기억, 아픔의 기억들을 삼키며 아름다운 동그라미를 그립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꽃이 별을 닮은 이유

2023년 11월 3일 꽃이 별을 닮은 이유 꽃이 별을 닮은 이유는 밤마다 별을 보고 별을 꿈꾸기 때문이다 별을 보며 하늘 꽃밭을 꿈꾸고 별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도 오직 별만 사랑하기 때문이다 - 권효진의 시집 《카덴자의 노래》 에 실린 시 〈꽃이 별을 닮은 이유〉 전문 - * 사랑하면 닮습니다. 서로 바라보아도 닮습니다. 얼굴도 닮고, 미소도 닮고, 마음도 닮습니다. 아름다운 꿈을 함께 꾸면 꿈도 닮습니다. 별이 아름답게 빛날 때 꽃도 빛나고 꿈도 더불어 빛이 납니다.

감사 훈련

2023년10월 24일 감사 훈련 감사가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순간은 우리의 온몸과 의식, 감정, 지각을 사용하여 사고과정을 초월한 의식을 확장할 때다. 이때 우리는 감사와 살아 있음을 몸으로 느끼면서 포괄적이고 막연한 감각에 이르게 된다. 훈련을 통해 당신도 경험할 수 있다. - 윌 파이의《인생이 바뀌는 하루 3줄 감사의 기적》중에서 - * 감사도 훈련이 필요합니다. 아주 작은 것도 모든 의식과 감정과 지각을 사용하여 온몸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순간 우리는 상상 이상의 초월적 경험을 하게 됩니다. 도저히 감사할 수 없는 것조차도 깊이깊이 감사하게 되는 경이로운 경험입니다. 오늘도 이처럼 살아있는 것 자체가 더없는 감사의 조건입니다. (2020년 10월 14일자 앙코르메일)

폭포 같은 남자

2023년 10월 9일 폭포 같은 남자 바닥을 뚫을 듯이 부서지고 깨진다 아찔한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폭포 끝까지 가본 적 없어 흘러가는 그 남자 - 박화남의 시집 《맨발에게》 에 실린 시 〈그 남자가 사는 법〉 전문 - * 끝을 몰라 두렵지만 끝을 모르기 때문에 뛰어내릴 수 있습니다. 너무 알면, 다 알아버리면 도전도 없고 모험도 없습니다. 폭포처럼 뛰어내려 도도히 흘러가는 남자에 매력을 느낍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