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과 死

구봉서 별세, 코미디계 큰 별 졌다

含閒 2016. 8. 29. 20:11

구봉서 별세, 코미디계 큰 별 졌다


[일간스포츠] 입력 2016.08.29 12:00 수정 2016.08.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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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계의
큰 별이 졌다.  

27일 '희극계 대부' 구봉서의 별세 소식이 전해졌다. 사인은 숙환. 향년 90세다. 1926년 평양에서 출생한 구봉서는 19세 때 태평양 가득단에서 악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우연한 기회로 희극배우가 돼 무대에 올랐다. 그렇게 그는 코미디에 첫발을 디뎠다. 전성기 때의 구봉서는 곽규석, 서영춘, 배삼룡과 함께 1960년대 말~80년대 초 초창기 TV 코미디의 황금시대를 이끈 주역이다. 한국 코미디의 지반을 탄탄히 하는 데엔 그의 공이 컸다.

1945년 희극배우가 된 후 오랫동안 활동하며 400여 편의 영화, 980여 편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1958년 출연한 영화 '오부자'에서는 영웅호걸 4형제 중 막내 걸 역할을 맡아 막둥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당대 최고의 희극배우로 떠올랐다. 그는 정극 연기에 도전하기도 했다. 유현목 감독이 연출한 '수학여행'(1969)에 출연했다. 극 중 섬마을 학생들을 이끌고 서울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교사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TV시대가 시작된 후에는 많은 코미디 드라마와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MBC '웃으면 복이 와요' 통해 故 김희갑·서영춘·배삼룡·곽규석 등과 함께 최고 주가를 올리는 코미디언으로 꼽혔다.

수상 경력도 화려했다. 그는 1992년 옥관문화훈장으로 시작해, 대한민국 연예인예술상 연예예술발전상, 희극인의 날 자랑스런 스승님상,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문화훈장 등을 수상하며 한평생을 코미디에 바친 노고를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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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봉서의 별세 소식에 '부산 코미디 페스티벌(이하 부코페)'을 찾은 후배 배우들은 침통함을 감추지 못 했다. 임하룡은 27일 일간스포츠에 "예전부터 편찮으시다는 소식은 가끔 들었는데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 전 국민이 아시다시피 구봉서 선배님은 코미디계뿐 아니라 영화, 방송계에 대단한 족적을 남기신 진정한 큰 별이셨다" 슬퍼했다. '부코페' 공연을 준비 중이던 김영철과 오나미도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영철은 신인 시절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 주던 구봉서의 모습을 떠올리며 고인과의 추억을 회상했다. 오나미는 "지금 마음이 너무 아프다. 개그맨들도 모두 슬퍼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코페' 집행위원장인 김준호는 "내년에 성화 봉송 마지막 주자를 구봉서 선생님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빨리 쾌차하셔서 함께하고픈 마음이 간절했는데 별세 소식에 가슴이 아프다" "모든 공연 전 각자 묵념하고 공연할 계획이다. 공연이 끝난 연기자들은 조문을 갈 예정이다. 큰 별이 지셨다는 생각에 통탄스럽지만 코미디를 영원히 잘 이어 가리라 소원하실 것 같다"고 전했다. 구봉서의 발인은 29일이며, 장지는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 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