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관련(高尔夫球關聯)

렉시 톰슨의 '눈 감고 퍼팅', 아마골퍼도 해봐야 하는 이유

含閒 2016. 3. 3. 09:35

렉시 톰슨의 '눈 감고 퍼팅', 아마골퍼도 해봐야 하는 이유

                                 출처 헤럴드경제 | 입력 2016.03.03 08:03 | 수정 2016.03.03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눈을 감고 하는 퍼팅은 정말 효과가 있을까. 아마추어 골퍼들이 시도해도 좋은 방법일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표 장타자 렉시 톰슨(미국)이 지난주 혼다 타일랜드에서 정상에 오르면서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를 제치고 미국에서 가장 랭킹이 높은 선수가 됐다. 현재로선 2016 리우올림픽 미국 대표팀 합류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다. 그의 우승은 또다른 화제도 낳았다. 바로 올시즌 톰슨이 새롭게 선보인 ‘눈 감고 퍼팅하기’다. 


지난 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 투어 챔피언십부터 조금씩 연습을 시작한 톰슨은 올시즌 개막전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대부분의 퍼팅을 눈 감고 시도했다. 톰슨은 “눈을 뜨고 퍼팅하면 내 공이 홀을 다 태워버릴 것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안정이 되지 않았다”며 “퓨어실크 대회서 롱퍼팅 때 눈을 뜨고 했더니 볼이 홀을 3m나 지나가 버렸다. 그 이후로 눈을 감았는데 꽤 효과적이었다. (눈을 감고) 깊게 호흡한 뒤 내 스트로크에 집중한다”고 했다. 2013년 눈을 감고 하는 퍼팅으로 재미를 본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의 사례를 톰슨이 참고했을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두 눈을 감은 이유는 하나다. 미국 언론들이 “톰슨의 퍼트가 엉망인 건 더이상 비밀이 아니다”고 할 만큼 톰슨의 퍼트는 유독 약했다. 지난 시즌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 267.6야드로 4위, 그린적중률도 77.2%로 1위에 올랐지만 그린 적중 시 퍼팅 수는 1.805개로 37위에 그쳤다. 지난 시즌 2승을 올리긴 했는데 퍼트를 제외한 다른 부문의 출중한 기록들을 볼 때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다. 그런 톰슨이 올시즌 그린 적중 시 퍼트수 순위가 무려 17위(1.743개)로 뛰어올랐다. 드라이버샷 거리 1위(290야드), 그린적중률 2위(81%)를 달리면서 퍼트 실력까지 안정되자 성적도 자연히 고공행진이다. 현재 장하나(33만5668달러) 노무라 하루(일본, 29만6695달러)에 이어 상금랭킹 3위(28만6712달러)다.

그렇다면 일반 골퍼들도 눈 감고 하는 퍼팅이 효과가 있을까. 미국 유명 교습가 제임스 시크먼은 최근 골프닷컴에 ‘톰슨이 눈을 감고 퍼트하는 이유, 그리고 당신도 해봐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시크먼은 “눈 감고 하는 퍼팅이 톰슨에게 큰 도움이 된 건 이미 입증됐다. 이제 아마골퍼들도 한 번쯤 해볼 만하다”고 했다. 시크먼에 따르면 퍼트는 ‘방해받지 않고 홀컵에 공을 넣는 작업’이다. 하지만 이 퍼트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내 기술은 믿을 만한지, 동반자가 어떻게 생각할지 등 갖가지 잡념들이 퍼트를 방해한다. 하지만 눈을 감으면 단 한가지, 바로 그 홀컵만 떠오른다는 것이다. 시크먼은 2014년 PGA 투어 세이트주드 클래식에 앞서 벤 크레인에게 이 방법을 권했는데, 크레인은 그 대회서 엄청난 퍼트실력을 자랑하며 우승했다. 크레인은 눈을 감고 하는 퍼팅을 ‘믿음의 정점’이라고 표현했다.

눈 감고 하는 퍼팅은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 캐나다 캘거리대학의 조앤 비커스 박사는 ‘안정된 눈(The Quiet Eyes)’ 이론을 연구했다. 퍼트할 때 눈을 안정되게 집중하면 뇌 활동이 조화롭게 이뤄져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비커스 박사는 2개의 카메라가 달린 눈동자 추적장치를 활용한 연구 결과, 프로골퍼은 스트로크 직전과 그 과정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는 이른바 ‘안정된 눈’을 갖고 있는 반면 아마추어 골퍼들은 목표지점을 바라보는 시선이 매우 산만했다고 했다. 안정된 시선을 갖게 되면 퍼팅실력이 12% 향상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에 근거해 시크먼은 ‘산만한 시선’ 대신 아예 눈을 감고 퍼팅하는 방법이 아마골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조언했다.

LPGA 투어 출신 여민선 프로는 “아마추어 선수들도 눈을 감고 하는 퍼팅이 습관화되면 숏게임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여 프로는 “눈 감고 하는 퍼팅 이전에, 어드레스 후 고개를 돌린 채 홀컵을 바라보고 하는 퍼트 연습을 먼저 하면 좋다. 홀컵 10cm부터 시작해 뒤로 10cm씩 이동하면서 최소한 5m 거리 연습을 한다. 그렇게 내 스윙 크기와 스트로크 감각을 익히고 자신감이 붙으면 눈을 감고 홀컵을 상상하며 퍼트 연습을 한다. 역시 10cm씩 뒤로 이동한다. 실제로 머리가 많이 움직이는 선수들에게 이런 퍼트 방법으로 훈련을 시킨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