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이야기

[스크랩] 한말 영의정의 소실 羅閤이야기

含閒 2012. 11. 23. 10:21

 

 

나합(羅閤) 이야기

 

나합(羅閤)

고종 때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세도가 안동 김씨 가문 아시죠? 그중 우두머리라 할 수 있는

김좌근의 소실입니다.

원래는 기생이었죠.

나합이란 건 이름이 아니라 별명입니다.

옛날 합하(閤下)라고 해서,

정1품의 고관들에게만 붙여주는 칭호가 있었습니다.

각하 비슷한 뜻이라고 생각하면 될 겁니다.

그런데

이 기생이 워낙 세도가 당당하여 그 '합'자를 붙여서

합부인이라고 부르게 된 겁니다.

고향이

나주라서 나주 합부인, 줄여서 나합이죠.

 

관찰사나 수령들에게는

반드시 합부인이 있어 뇌물을 챙겼다.

요즘 장관 부인이

직접 돈을 챙기다가 발각된 사례가 있는데,

옛날에는 첩을 시켜 돈을 먹었다.

한번 암행어사가 오는 날에는

일망타진, 첩들이 감옥을 가득 메우기도 했는데,

곧 석방되었다는 것이다.

 

안동 김씨 우두머리

김좌근(金左根)에게도 애첩이 있었는데,

나주기생 출신이라 세상사람들이

나합(羅閤)이라 불렀다.

김좌근이 지방수령의 임면권을

혼자 거머쥐고 있었기 때문에 먼저 나합에게 가서

뇌물을 바쳐야 그 액수

여하에 따라 발령이 났다.

그래서 나합에 대한 소문이 자자하였다.

 

나합이 젊은 미남자를 보면 수령자리를 주고

비단을 많이 바치면 경기도 양주 수령으로

임명하였다는 소문이 자자하였다.

하루는 김좌근이 집에 돌아와

나합에게 묻기를 『세상 사람들이 자네를 나합,

나합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하였다.

나합이 받아 말하기를

『세상 사람들이 여자를 희롱하기를 합(蛤, 조개)이라

하지 않사옵니까.

그러니

저를 나합이라 할 때, 합은 조개합자입니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나합은

구한말 세도가였던 김좌근의 애첩으로 세도정치에서

가장 권세를 부린 여인으로 많은 야화를 남겼다.

나합은 영산포 삼영동에서

태어났는데 성씨는 양씨라 하는데 확실치 않다.

이 당시 한학의 대가로 불리던

이서구가 전주감사로 있었는데

나주에 인물이 태어날 것을 점치고

사람을 불러 “지금 삼영리로 내려가면 어린아이를

낳은 이가 있을 것이니 그 아이를 찾아서

남아면 즉시 죽이고 여아면 살려주어라”고

명령하였다.

사람이 급히 영산포에 이르니

과연 산고가 든 집이 있어 찾아가 확인하니 여아였다.

이를 보고 받은 이감사는

“그년 세상을 꽤나 시끄럽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다.

나합은 자라면서

자태가 곱고 소리를 잘하고 기악에도 뛰어났다.

그녀의 집은

현 내영산마을 건너 어장촌 근처에 있었기에

그곳에 있던 도내기샘을 이용했는데

그녀의 모습을 보고 애태우는 총각이 많았다 한다.

그래서

“나주 영산 도내기샘에 상추 씻는 저 큰애기,

속잎일랑 네가 먹고 겉잎일랑 활활 씻어 나를 주소”라는

민요가 나돌 정도였다고 한다.

후에 나합이

김좌근의 애첩이 되면서 도내기샘은 나합샘으로 불렸고,

언젠가 전국에 흉년이 들었을 때

나합이 김좌근을 졸라 나주에 구휼미를 풀어

나주사람들을 도왔다 하는데 그런 탓인지

나주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김좌근(영의정을 세번하면서 탐관오리의 대표적인물)을

기리는 영세 불망비가 나주의회 주차장근처에

있다고 전해진다.

 
이 미자 - 평양 기생

 

출처 : 演好마을
글쓴이 : 설봉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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