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이야기

[스크랩] 기생 소춘풍 이야기

含閒 2012. 11. 21. 15:07

 

 

기생 소춘풍 이야기

기생 소춘풍(笑春風) 이야기 1

소춘풍(笑春風)은

성종(成宗)때 영흥(永興)기생이다.

선상기(選上妓)로 뽑혀

서울에 온후 성종의 총애를 받았다

소춘풍은 가무와 시,

노래에 뛰어나고 해학과 기지가 넘쳤다고 전해진다.

성종은 군신들과 자주 술자리를 하면서 즐겼는데

한번은 소춘풍에게 행주(行酒)를 하게 했다.

행주란 임금대신

군신들에게 술잔을 돌리고 술을 따르는 것이다.

소춘풍은

술잔을 들고 영의정 앞에 나아가 잔을 권하며

노래한다.


'당우(唐虞)를

어제본 듯 한당송(漢唐宋)을 오늘 본 듯

통고금(通古今) 달사리(達事理)하는 명철사(明哲士)를 어떻다고

저설대 역력히 모르는 무부(武夫)를 어이 좇으리 '

덕으로 세상을 다스려

태평시대를 이룩한 요순시대를 어제 본 듯하고

중국문화의 바탕을 이룬 한나라와 당나라 그리고 송나라

문화를 오늘 본듯 훤히 다 아는 선비들을

그냥두고 아무것도 모르는 무인(장군)들을 따르겠는가는 의미로

그 자리에 있는 문신들을 찬양하고

무신들을 무시하는 노래였다.
 

그러자 문신들은

좋아하고 무신들은 화를 벌컥냈다.

소춘풍은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이번엔 무신앞으로

가서 읊는다.


'전언(前言)은

희지이(戱之耳)라 내 말씀 허물마오

문무일체

(文武一體)인줄 나도 잠간 아옵거니

두어라

규규무부(赳赳武夫)를 아니좇고 어이리'


앞에서 문신들에게 한말은

우스개 말이었소 노엽게 생각마시오, 문과 무가 하나인줄

나도 알고 있으나 훤칠하고 씩씩한 무관들을

아니 따르고 어쩌겠습니까.


그러자 무신들의

분노가 눈녹듯 녹아버렸다.

소춘풍은

다시한번 노래를 부른다.


'제(齊)도 대국(大國)이요

초(楚)도 역대국(亦大國)이라

조그만 등국(藤國)이

간어제초(間於齊楚)하였으니 두어라

이 다 좋으니 사제사초(事齊事楚)하리라'



제나라(문신)도 큰나라요

초나라(무신)도 역시 큰나라입니다.

그사이에 조그만

등나라(소춘풍)가 끼었으니 등나라는 제나라도 섬기고

초나라도 섬기겠소.


소춘풍은 조정의 내노라하는

문무고관들을 울렸다가 웃겨버린 것이다.

한때 어색했던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게 바뀌었다.

소춘풍은

그저 노래만 불렀던 것이 아니다.

한낱 기생의 입담에 놀아난

고관들의 가련한 모습들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즐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성종은 이 장면을 보고

비단과 명주 그리고 호랑이 가죽을 소춘풍에게

상으로 하사했다.


성종은

또 여색을 좋아했다.

하루는 소춘풍에게

같이 지내고 싶다고 말했으나 춘풍은 거절한다.

“ 마마를 뫼시면

그후 많은 구속이 따르게 됩니다”

성종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과인은 일국의 군주이기는 하지만

인생을 자유분방하게 살아온 너는 인생의 군주로구나”

성종은 소춘풍을 돌려보냈다.

 

손자병법에

싸움이란 이기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고 이미 이긴 것을

확인하기 위해 하는 것이라 했다.

수만 백성위에

군림한 재상과 무수한 전투에서 큰 전과를 올리며

승리한 장수간 싸움은

소춘풍이 나서면서 이미 제압한 셈이다.

소춘풍은

노래 세마디로 이를 확인한 것 뿐이다.



기생 소춘풍(笑春風) 이야기 2

조선조 성종(成宗)은

신하를 무척이나 아끼는 군주였다.

다만 여색을 좋아하고

궁중에서 연회를 베푸는 일이 많은게 흠이라면 흠이다.

성종은 원래

왕위계승후보가 아니고 그의 형 월산대군이

법통을 잇게 돼 있었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남달리 총명해 그 자질을 사랑한 정희왕후 윤(尹)씨의

특명으로 보위에 오른 것이다.

그후 성종은

월산대군에 대한 죄책감으로 형을 위로하고자

자주 연회를 베풀었고

이것이 습관이 돼 주색에 빠져든 것이다.

이같은 일은

후궁의 몸에서 태어난 자녀가 28남매(16남 12녀)였던

것을 보면 잘 알수 있다.

당시 사람들은

성종을 ‘주요순 야걸주(晝堯舜 夜桀紂)이라고 불렀다.

선상기로 뽑혀 서울에 온

소춘풍은 성종의 부름을 받아 궁중에 자주 들어갔다

성종은 평소 소춘풍을 예쁘게 보았다.

하루는 성종이 소춘풍을 부른다.

소춘풍은 연회가 있거니 했으나

그런 기미는 전혀 없고 쓸쓸한 모습의

임금만 보좌에 앉아 있었다.


“상감마마

오늘은 무슨 연회이옵니까”

“아니다.

오늘은 없느니라”

“그러하오면...”


“그래 오늘

네가 보고 싶어 불렀느니라”


주안상을

준비하게 한 성종은 몇잔의 술을 마신후

“ 오늘 너와 함께 지내고 싶구나” 소춘풍이

대답을 못한다.

그러자 왕이 다시 묻는다.

“왜 마음이 내키지 않느냐” 불호령이 떨어질 것 같아

마음 조리던 소춘풍은

임금이 조용하게 묻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답한다.


“황공하오나 오늘 성상을 뫼시면

그 후에는 많은 구속을 받으며 살아야 할일이...”


“그래 네말이 맞다

과인은 일국의 군주지만 인생을 자유롭게 산

너는 인생의 군주로구나.

알았다. 지금이야기는 없던 걸로 하자꾸나.”


그후 10여일이 지났다.

한밤중에 소춘풍의 집을 찾는 나그네가 있었다.


“여봐라,

여기가 천하명기 소춘풍의 집이렷다.”하는 남자의 소리에

소춘풍이 나가 보니 보통 한량이었다.

방으로 들게하고

등불을 밝히자 그곳에는 성종이 있는 것이 아닌가.

성종이 비복을 하고

소춘풍을 찾은 것이다.

소춘풍은 깜짝 놀랐다.

“상감마마, 어찌 이리 누추한 곳까지....”

“너무 놀라지 말라.

오늘 나는 지나는 한량의 자격으로 온 것이니라”

“하오나...”


“걱정 말래도.

꽃을 찾아온 한 마리의 나비라지 않느냐.

주안상 가져오지 않고 뭘하느냐”


그날밤 성종과 소춘풍은

군주와 기생의 관계가 아니었다.

두사람은

지아비와 지어미의 신분으로 밤새워

사랑을 불태웠다.

다음날 새벽

소춘풍의 집을 나서던 성종이

“전과 같이 궁중회연에 와 주겠느냐”고 물었다.


“여부가 있겠사옵니까.

오늘부터는 군주를 뫼시는 기녀로 살겠습니다”


이후에도 성종과 소춘풍은

몇차례 정염을 불태웠으나 아무도 두사람의

비밀을 몰랐다.


성종이 병을 얻어 일어나지 못하고

즉위 25년 섣달 스므나흗 날 승하했다.

소춘풍은

사람들에게서 잊혀져 갔다.

소춘풍은

고향집을 찾는다.

그러나

수양어머니 마저 세상을 뜬 뒤였다.

어머니가 가끔 말하던

운지대사를 찾아 석왕사에 갔으나

금강산 유점사에서 입적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어쩌면 그 중이

자신의 아버지일지도 모른다고 소춘풍은 생각했다.

세상의 낙을 잃어버린 소춘풍은

금강산 유점사에서 주지스님에게 애원해 머리를 깎고

운지대사의 법사에 참석한다.

소춘풍의 법명은

운심(雲心). 그녀 나이 28세였다.

 
이 미자- 황진이의 사랑
 

출처 : 演好마을
글쓴이 : 설봉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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