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이야기

[스크랩] 원효대사 이야기

含閒 2012. 11. 26. 10:43

 

 

원효대사 이야기

신라에

불교가 널리 퍼지자 부처의 높은 뜻을 깨우친

큰 스님들이 많이 생겨났다.

원효대사는

그 중에도 특히 이름난 고승이었다.

원효는

불교의 깊은 이치를 배우고자 의상이라는 스님과 함께

중국 땅으로 향했다.

집이 없는 산중에서

날이 저물자 굴 같은 곳을 찾아가 잠을 자는데,

목이 무척 말랐다.

원효가

어둠속을 더듬어 보니 마침 물이 담긴

바가지가 있었다.

‘누가 고맙게도

여기다 마실 물을 갖다 두었군.’

원효는

그 물을 꿀처럼 맛있게 마시고 단잠에 빠져들었다.

다음날 날이 밝아

잠에서 깨어난 원효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주변을 살펴보니

자기가 잠을 잔 곳은 굴이 아니라 누군가 파헤친

무덤 속이었다.

밤에 마신 물은

해골에 고여 있는 썩은 물이었다.

“그럼 내가 어제

저 더러운 물을 마셨단 말인가!”

원효는

퉤퉤 구역질을 하면서 먹은 것을 토하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갑자기 원효의 마음에 갑자기 번개 같은

깨달음이 지나갔다.

‘저 썩은 물이

어젯밤 나한테는 꿀처럼 맛난 물이었어.

그래! 삶의 고통과 행복이란

모두 사람의 마음먹기에 달려있는 법이야.’

원효는 의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의상, 나는 신라로 돌아가겠네. 부처님 이치가 먼곳에

있지 않다는 걸 깨달았어.”

그렇게 하여

신라로 돌아온 원효는 마음을 닦으면서 부처님의

뜻을 두루 되새겼다.

마침내 그는

불교의 이치를 크게 깨우쳐 큰스님이 되었다.

원효는

세상의 존경을 받는 큰스님이 되었지만, 이해하기 힘든

색다른 일도 많이 행하였다.

한번은

거리를 지나며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누가

자루 없는 도끼를 빌려주려나?

하늘 받칠 기둥을 마련하려네.

사람들이 아무도

그 뜻을 몰랐는데태종무열왕이 노래를 전해 듣고서

그 뜻을 알아차렸다.

“이 스님이

귀부인을 얻어서 훌륭한 아들을 낳으려는 것이다.

나라에 큰 인재를 얻을 수 있다면 좋은 일이지.”

무열왕은

사람을 시켜 원효 스님을 청해 오게 했다.

원효는

산에서 내려오면서 일부러 물에 빠져 옷을 적셨다.

임금은 원효를

요석궁으로 보내 옷을 말리게 하였다.

그때 마침 요석궁에는

과부가 된 공주가 머물러 있었다.

원효가

요석궁에 머물다 보니자연스레 그 공주와

짝이 맺어졌다.

공주는

열 달 만에 아기를 낳아 그 이름을

설총이라 했다.

설총은

매우 총명하고 학문이 뛰어나 뒷날 나라의 중요한 일을

도맡아 처리하게 되었다.

공주와 인연을 맺어

아들을 낳은 뒤 원효는 스님의 옷을 벗고 보통의 옷차림으로

세상을 돌아다녔다.

그는 박 모양의

도구를 가지고 다니며사람들과 더불어 춤추면서 깨달음의

이치를 담은 노래를 불렀다.

세상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사람,

삶과 죽음의 길을 벗어나게 된다네.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사람들도

모두 춤을 추면서 함께 노래를 부르는 가운데 부처님

뜻을 깨우치게 되었다.

그렇게 하여

부처님의 영험이 신라 모든 백성들에게

두루 퍼지게 되었다.

- 삼국유사

 
현인 - 신라의 달밤

 

출처 : 演好마을
글쓴이 : 설봉헌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