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 57

아버지와 난초

2025년 1월 13일 아버지와 난초아버지의 서재에는 화분이 많습니다.마치 서재 안이 작은 화원처럼 보일 정도입니다.아버지가 해외로 출장을 가시는 날에는제가 대신 화분에 물을 주고,화초들을 관리합니다.여러 화분 중에는 난초가 가장 많은데,그중에서도 동양란은 관리하기가 어찌나 까다로운지애를 먹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더위에 약한 꽃이나 추위에 약한 꽃,햇볕에 내놓아야 잘 자라는 식물,그늘에 놓고 길러야 하는 식물도 있습니다.하루에 한 번씩 물을 주기도 하고,한 달에 한 번만 물을 줘도 되는여러 종류의 화분이 있습니다.어떤 난초는 딱 한 철에 꽃을 피우고 나면다시 너무나 초라해졌습니다.그래도 어느 화분 하나 쉽게 버리지 않는아버지에게 여쭤봤습니다."아버지, 저 난초는 볼품없어진 것 같아요.이제 그만 ..

따뜻한 하루 2025.01.13

부끄러움

2025년 1월 13일 부끄러움부끄러움을 아는 것은사람에게 아주 중요하다.교묘하게 기교나 재주를 부리는 자들은수치심을 쓸 줄 모른다. 부끄러워할 줄모르는 점이 남과 같지 않은데,어떻게 남과 같을 수있겠는가?- 조윤제의 《신독, 혼자 있는 시간의 힘》 중에서 -* 맹자는 '수오지심'(羞惡之心)을 말했습니다.자신의 옳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남의 옳지 못함을미워하는 마음입니다. 한마디로 올바름에서 벗어난 것을부끄러워하는 마음입니다. 무엇이 바르고 의로운 것인지분별하고, 의롭지 않은 것을 경계하고 부끄러워할 줄아는 것, 이것이야말로 오늘의 우리에게가장 절실한 덕목일듯 싶습니다.

가장 쉬운 일과 가장 어려운 일

2025년 1월 11일 가장 쉬운 일과 가장 어려운 일고대 그리스에서 활동했던마케도니아 왕국 출신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사람들은 어려운 일이 생기면 그를 찾아가조언을 구했습니다.그런데 어느 날, 한 남자가아리스토텔레스에게 뜬금없이 수수께끼와 같은질문을 던졌습니다."당신은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그러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에게바로 대답했습니다."자신을 아는 일입니다."그러자 남자는 이번엔 가장 쉬운 일을 물었고이에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습니다."남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우리는 자신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더 많이 배웠다고, 더 많이 가졌다고 생각하지만알고 보면 아무것도 아닙니다.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고 이러쿵저러쿵 비난하기보다는자신을 돌아보면서 부족함을 ..

따뜻한 하루 2025.01.13

바다에 빠진 소

2025년 1월 10일 바다에 빠진 소아일랜드에서는 배로 소를 운반할 때,뭍에 가까워지면 소를 바다에 빠뜨린다고 합니다.소들이 스스로 헤엄쳐 가도록 하는데겉보기엔 잔인해 보일 수 있지만,실제로는 소들에게 이 방법이꽤 자연스럽습니다.소는 네 개의 위장을 가지고 있으며,장도 매우 길어서 체내에 가스가 많이 차 있습니다.이 덕분에 소는 마치 구명조끼를 착용한 것처럼물에서도 잘 뜨며, 오랜 시간 동안수영할 수 있습니다.연구에 따르면, 소는 무려 5시간 동안해안까지 헤엄칠 수 있다고 합니다.특히, 수심이 얕아 배가 해안에 정박하기 어려운 경우,소를 바다에 빠뜨리는 것이 오히려 더 안전한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그리고 바닷물 염분에 의해소의 몸에 붙어 있는 진드기나 기생충이소독된다고 합니다.얼핏 이상해 보이는 아일랜..

따뜻한 하루 2025.01.10

차를 마시며 '나'로 향한다

2025년 1월 10일 차를 마시며 '나'로 향한다차를 마실 때'색, 향, 미'의 관점으로 즐기라.찻잎을 바라보고 건잎의 향을 맡는다.뜨거운 물로 한 번 예열한 다구에 건잎을넣고 흔들어서 다시 향을 맡아본다. 우려낸 찻물의색을 관찰하고 젖은 찻잎의 향을 맡는다. 찻잔의따스한 온기가 마음을 평온하게 하고 차의 맛을음미하는 과정까지, 그렇게 오감에 집중하다보면 자연스레 다른 고민은 잊히고외부로 향한 나의 안테나는점점 '나'로 향한다.- 박지혜의 《내가 좋아하는 것들, 차》 중에서 -* 차를 마시는 것은단지 마시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한 모금 한 모금 차를 마시면서 나를 바라보고,'밖'으로 향한 마음의 시선을 '나'로 향하게 하는시간이기도 합니다. '일기일회'(一期一會), 지금이 순간의 차 한 잔이 내 인생..

소금 장수의 딸

소금 장수의 딸어느 마을에 부잣집 아들이소금 장수 집 딸을 너무도 사랑해서그녀와 결혼하려고 했습니다.부잣집에서는 심하게 반대했는데그날부터 부잣집 아들은 아무것도 먹지 않고 버티자할 수 없이 결혼을 허락했습니다.하지만, 결혼을 반대한 부잣집에서는이후 며느리에게 심한 시집살이를 시켰습니다.시집살이가 어찌나 지독한지 마을 전체에 소문이 자자했고,소금 장수 부부도 알게 되었습니다.시름에 빠진 소금 장수 집 부인은 남편에게'사돈댁을 우리 집에 초대해 음식 대접을 하자'라고제안했습니다.하지만, 부잣집에서는 소금 장수부부의 초대를 거절했습니다.그 후에도 여러 번 간청하자, 부잣집 부부는마지못해 초대에 응했습니다.소금 장수 부부는 사돈 내외가 오자,갖가지 음식을 잔뜩 차려 밥상을 올렸습니다.사돈 내외는 음식을 입에 한..

따뜻한 하루 2025.01.08

역사의 신(神)

2025년 1월 8일 역사의 신(神)이따금 신은자유로울 수 없는액체의 감옥을 만든다.신의 사랑이 있는 곳에는빗소리 하나에도 신의 언어가 있다.젖은 꽃잎 하나에도 신의 손길이 있다.- 최요한의 《시를 쓰고 커피를 볶는 것은 운명이 아닐까요?》 중에서 -* 신이 깃들지 않은 곳이 어디 있을까요?사람이 보기에 어두워 보이는 구석에도, 방향 없이흘러가는 것 같은 역사의 강물에도 신이 계십니다.신은 어둠과 빛을, 불과 물을, 차가움과따스함을 모두 만드셨습니다.올바른 방향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