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의 아침편지(Go Dowon早上信)

2020년 11월

含閒 2020. 10. 31. 18:07

2020년 11월 30일

- 아침편지 고도원 아저씨께('천사로부터 온 편지')
백혈병 할머니에게 골수이식을 해주신 기증자께 감사드리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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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2020.11.25)를 통해 전달받은 초등학생 편지
'감사가 지닌 치유의 힘'(감사편지 쓰기 수상자 박주혁 군)



아침편지 고도원 아저씨께

아저씨 안녕하세요?
저는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아저씨는 저를 모르지만 저는 아저씨를 작년에
처음 알게 됐는데 혹시 저를 기억하실는지요?

저는 작년에 우연히 초록우산에서 주최하는
'감사편지 쓰기' 대회에서 아저씨를 알게 됐습니다.
저는 글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저희 엄마는 아저씨의
'아침편지'를 보고 저에게 좋은 글들을 읽어 주시곤 합니다.
초등학생인 저에게도 따뜻하고 마음이 좋아지는 글들을
읽게 해주셔서 다시 한 번 아저씨께 감사드려요.

작년 이맘때쯤이었지요!
제게 너무나 소중하신 할머니를
다시 보게 해주신 고마운 분께 ‘이 편지가 과연 기증자분께
전달될까?’ 하는 의구심 반으로 저는 편지를 썼습니다.
제가 이렇게 아저씨께 편지를 쓰는 이유는
제게 천사로부터 온 편지 한 통을
소개하려 합니다.

저희 할머니는 백혈병을 앓고 계십니다.
저는 그 병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완치까지는
매우 힘들고 수년이 걸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백혈병이라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엄마도 저도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골수이식만이 유일한 치료인데
가족 간에도 골수가 맞을 확률은 매우 적다고 합니다.

그런데 기적이 찾아왔습니다.
가족들도 안 맞았던 골수를 너무나 고맙게도 선뜻
기증해 주시겠다는 분이 나타나 주셨습니다. 현재 이식 후
힘드시지만 할머니께서 조금씩 조금씩 회복하고 계시며
우리 가정에도 희망의 꽃이 피었습니다.

'감사편지 쓰기' 덕분에
그분께 쓴 편지는 조혈모세포협회를 통해
전달됐고 몇 달이 지나 기증자분께서 답장을 써주셨습니다.
원래 기증해 주시는 분이나 받는 분이나 서로를 절대 알 수 없어
편지가 전달될지도 몰랐는데 답장까지 받게 돼 놀랍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할머니께 골수를 기증해 주신 것도 너무나
고마운데 답장까지 주시다니 정말 천사로부터
온 편지가 아닐까요?

그래서 말인데요. 엄마가 좋아하시는 '아침편지'에서
아저씨께서 이 편지를 소개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골수이식에 참여하게 된 공여자입니다.
먼저 수여자님의 건강 회복을 진심으로 바라며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어서입니다∼"
로 시작하는 공여자 선생님의 말씀은
제 마음과 눈을 멈추게 했습니다.
도리어 감사하시다니….

저는 아직 그분의
이름도 얼굴도 모릅니다.
아니 절대 알려주시지 않는다고 하시네요.
그래도 이런 편지는 누군가에게 아니 모두에게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이런 소중한 분과의 인연을 만들어주시고
천사의 편지를 받게 도움 주신 '감사편지 쓰기'
대회에도 감사드리고 싶어서 이 편지를
쓰게 됐습니다.

다시 한 번 이런 기회를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 번 아저씨를 비롯해 이 대회에도 감사드립니다.

'감사편지'가 감사한 박주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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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문화일보 보도를 통해
한 초등학생의 '공개된' 편지를 전달받았습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진행하는
'감사편지쓰기 공모전'에 지난 2년 동안 심사위원장으로
일해 왔는데, 작년에 수상했던 '주혁'이라는 학생이 쓴
간절한 내용의 감동스런 편지였습니다.

백혈병에 걸린 할머니에게 골수이식을 해준
'익명의 천사'에게 감사편지를 써 공모전에 냈는데,
그 편지로 상을 받게 되자 그 '익명의 천사'(골수 기증자)께서
오히려 '내가 감사하다'는 편지를 보내주셨다, 그 분께
다시금 더큰 감사를 보내고 싶다는 요지입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20년째 써온 사람으로서
고백하자면, 편지는 글이 아닙니다. 마음입니다. 삶입니다.
편지를 쓸 때 글을 쓴다고 하지 않습니다. 마음을 마음으로
전달하고 자기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나이가 어리든, 많든
직접 써내려간 글자 사이사이 담겨있는
진실한 마음, 삶의 조각들은 그 어떤 것으로도
그 어떤 돈과 권력으로도 살 수 없는 귀한 것입니다.

작년과 너무나
달라진 가을과 겨울입니다.
날씨가 추워지는데도 서로 만나서는 안되고
일정 한 거리를 유지하며 자기만의 공간에 홀로 있어야
하는 저와 여러분이 더욱 혹독해지는 겨울을 맞이하면서
지금, 이럴 때일수록 꼭 필요한 것이 마음으로 쓰는
편지 한 통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서로가 서로에게 생명을 살리는
'천사'가 될 수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아침편지 명상치유센터
'깊은산속 옹달생'에서...

 

2020년 11월 30일

 

아이들이 번쩍 깨달은 것



아이들은
많은 걸 깨달았단다.
아무리 돈이 많은 집에도 걱정거리가
있다는 것, 까다롭고 남을 힘들게 하는
돈 많은 사람보다는 가난하더라도 건강한 삶이
더 행복하다는 것, 저녁상을 차리는 일이 아무리
힘들어도 저녁을 구걸하러 다니는 것보다
행복하다는 것, 예쁜 홍옥 반지보다는
예의바른 행동이 소중하다는 것을....


- 루이자 메이 올컷의《작은 아씨들》중에서 -


* 아이들의 '깨달음'은 무섭습니다.
평생을 좌우합니다. 단 한 번의 깨달음이
두고두고 가슴에 남아 인생의 지표가 됩니다.
그것도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깨닫는 것일 때
더 빛을 발합니다. 어른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아이들이 스스로 번쩍 할 수 있도록 군데군데
부시갯돌을 깔아놓은 것입니다. 한 아이의
번뜩임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2020년 11월 28일

길을 잃으면 길이 찾아온다



먼 길을 걸어온 사람아
아무것도 두려워 마라
그대는 충분히 고통받아 왔고
그래도 우리는 여기까지 왔다
자신을 잃지 마라
믿음을 잃지 마라
걸어라 너만의 길로 걸어가라
길은 걷는 자의 것이다
길을 걸으면 길이 시작된다


- 박노해의《길》중에서 -


* 길이 끝났을 때,
길을 잃었을 때, 그때 우린 새 길을 만납니다.
잘못 들어선 길임을 알아차릴 때는 가능한 한
빨리 길을 바꿔야만 합니다. 길이 안 보일 때는
나를 돌아봐야하는 시간입니다. 마음이 고요하고
영혼이 맑아져야 그때 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나는 지금 어디로 향한 길을 걸어가고 있는지
늘 확인해야만 합니다. 세상에는
벗어나올 수 없는 길도 많으므로.

 

 

 

2020년 11월 27일

절대 잊을 수 없는 날



사람은 누구나
절대 잊을 수 없는 날이 있다.
살아오면서 자신의 삶에 강렬한 충격을 주고,
기억 속에 깊은 흔적을 남긴 그런 날을, 사람들은
품고 산다. 그것은 좋은 경험일 수도 나쁜 경험일
수도 있다. 대개의 경우 잊을 수 없는 건 아픈
경험이기 쉽다. 나 역시 마찬가지여서 내
몸과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 날이 몇 있다.
그 중 가장 아픈 건 1995년 6월 8일이다.
이날, 내 아들 대현이는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 김종기의《아버지의 이름으로》중에서 -


* 참척(慘慽)!
자식이 먼저 죽는 고통을 이르는 말입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의 죽음, 그것도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린 자살.
어찌 그 날, 그 아픔을 잊을 수 있겠습니까. 그야말로
청천벽력입니다. 날벼락도 그런 날벼락이 없습니다.
망연자실했던 아버지가 아픈 마음을 추스리고
'푸른나무 재단'을 만들어 이 땅에서 다시는
그런 비극이 없게 하기 위해 남은 여생을
헌신하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진정한
'운디드 힐러'입니다

 

2020년 11월 26일

'그저 건강하게 있어달라'



날이 지날수록 그리움은 쌓이고
아무도 내 소식을 기다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가 지나치게 그리움을 만드는 것은 아닐까
그걸 모르는 나는 참 바보다
하지만 그게 또 삶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는 저녁
그대여 내가 돌아가는 날까지
그저 건강하게 있어달라


- 정법안의 시집《아주 오래된 연애》에 실린
시〈길 위에서 보내는 편지〉중에서 -


* 그리움에 안부를 전할 때
가장 먼저 묻는 것이 '건강'입니다.
실연, 좌절, 절망, 실패, 사고가 터졌어도
건강하면 만사 오케이,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건강해야 다시 만날 수 있고, 건강해야 안심하고
돌아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그저 건강하게 있어달라',
그 말 밖에 더 할 말이 없습니다

 

2020년 11월 21일

잠깐의 여유



인생이란
늘 이를 악물고
바쁘게 뛰어다니는 사람보다는,
좀 늦더라도 착한 마음으로
차분하게 걷는 사람에게 지름길을
열어주는지도 모른다는 것을.


- 위지안의《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중에서 -


* 어쩌다 잠깐
머리를 들어 올려다 본 구름 뜬 파란 하늘,
별이 쏟아지는 까만 하늘이 건넸던 위로를 떠올립니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모르고 마냥 달리기만 하는
인생은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오늘도 잠깐의 여유를 가지며
인생을 기쁘게 살아갑니다.

 

 

2020년 11월 19일

인간의 몸은 병에 걸리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인간의 몸에는
병에 걸리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은 없지만,
완벽한 평형 혹은 균형 상태를 유지하면서 균형이
무너졌을 때 다시 균형을 잡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건강해지려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지만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전제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 안드레아스 모리츠의《건강과 치유의 비밀》중에서 -


* 병에 걸리는 것도 '나'고
병을 이겨내는 것도 '나'입니다.
몸의 균형을 잃었을 때 병에 걸리고
몸의 균형을 다시 찾았을 때 병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전적으로 나의 몫입니다.
완벽한 균형 상태 유지가
'나'를 살립니다.

 

2020년 11월 18일

'희망은 격렬하다'



그들보다
내가 가진 것이 너무나 많았다.
그들은 물질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정말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그런
가난에도 불구하고 희망만은 놓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마지막까지
움켜쥐고 있던 그 희망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절대적인 '가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희망은 격렬하다. 역설적이지만 언제나
희망은 절망의 끝에서 비롯된다.


- 이종수의《희망은 격렬하다》중에서 -


* 가진 것이 많아서
희망을 갖는 것 아닙니다.
가진 것이 없고 절망의 상태에서
더욱 필요한 것이 희망입니다. 희망만이
인생의 방향을 180도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절망이었던 것이 정반대 희망으로 바뀌는 것을
경험한 사람은 만인 앞에 당당히 고백할 수
있습니다. '희망은 격렬하다'고.

 

2020년 11월 16일

세포 재생, 세포 파괴



신체는
지속적으로 자기 재생을 한다.
신체는 일생 동안 매일 300억 개의
새로운 세포(동화 작용)를 만드는데,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같은 양의 오래된
세포도 파괴한다. 죽은 지 오래된 세포는 분해되면서
엄청난 양의 세포 잔해를 남기고, 이 파편들은
림프계에 즉시 흡수되어 제거된다.
이 쓰레기는 체외로 운반하는
물이 충분해야 제거할 수
있다.


- 안드레아스 모리츠의《건강과 치유의 비밀》중에서 -


* 작은 세포 하나가
모든 생명체의 원천입니다.
수많은 세포가 매일 매 순간 만들어지고,
또 그만큼의 세포가 파괴되고 죽어 잔해로 쌓입니다.
그 잔해와 파편들을 제때제때 배출하고 씻어내야
세포의 재생이 원활해집니다. 물과 피, 림프계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잘 흘려보내고
비워내면 세포의 파괴는 두려울 게
없습니다. 재생의 시작입니다.

 

2020년 11월 14일

마음 따라 얼굴도 바뀐다



상유심생(相由心生).
외모는 마음에서 생겨난다는 뜻이다.
사람은 각자의 얼굴에 세월의 흔적을 새기며
산다. 우리가 지나온 세월, 생각과 가치관, 심리
상태의 모든 변화 하나하나가 얼굴에 흔적을 남긴다.
여기에는 어느 정도 과학적 근거가 있다. 심리 변화는
신경전달 물질의 농도 차이를 발생시키고 근육을 만들어
표정에 변화를 만든다. 오랫동안 일정한 정서를 유지한
사람은 표정에 크게 변화가 없지만 항상 초조하고
우울한 사람에게는 '불안한 얼굴'이 생긴다.


- 레몬심리의《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중에서 -


* 나이 마흔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지요.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종종 거울을 봐야 합니다.
내 얼굴 속에 평온함이 있는지, 불안함이 있는지...
내 낯빛에 깃든 초조함이나 우울함을
유쾌함과 생동감으로 바꾸는 일이
자기 얼굴을 바꾸는 길입니다.

 

 

 

2020년 11월 12일

'그냥, 웃는 얼굴'이 좋다

세상이 아무리 어떻게 변한다 해도
늘 웃는 얼굴로 세상을 대하면 우리 삶도 밝게
변한다는 엄마의 말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았다.
“왜 자꾸 웃어?”
초록이가 내 얼굴을 보면서 말했다.
“그냥, 웃음이 나와.”
나는 창 밖을 내다보았다.
창에 비친 내 얼굴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 이미옥《가만 있어도 웃는 눈》중에서 -


* 웃고 싶어도
웃을 일이 자꾸 없어져 갑니다.
그래도 웃으라는 게 '엄마의 말'입니다.
경험을 통해 ‘웃으면 복이 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웃을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라고 합니다. 웃음이 웃음을 낳고,
웃는 얼굴이 웃는 얼굴을 만듭니다.
'그냥, 웃는 얼굴'이 좋습니다.

 

2020년 11월  4일

내 인생 시간의 흐름

산책이 제공하는
휴식의 또 한 가지 측면은
시간의 흐름이 다르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해 산책을 해야 비로소 시간 흐름이
자연스러운 속도가 된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걸으려면 얼마간의 시간을 희생해야 하지만
걸으면서 시간이 팽창하는 듯 느껴진다는
점에서 희생한 시간은 보상을 받고도
남는다. 걷는 속도를 늦출수록
시간은 느려진다.


- 클라우디아 해먼드의《잘 쉬는 기술》중에서 -


* 째깍째깍...
1초가 60번이면 1분이고,
1분이 60번이면 1시간입니다.
세계 어디서나 어김없이 같은 속도입니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은 다릅니다. 재미있게 기쁘게
걸어가면 1시간이 1분처럼 지나가고, 끌려가듯
힘들게 걸어가면 1분이 1시간보다 깁니다.
걷는 속도를 늦추고 쉼과 기쁨을 더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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