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과 死

‘한국영화의 별’ 신성일, 영천의 별빛 아래서 영원한 안식

含閒 2018. 11. 6. 17:08

‘한국영화의 별’ 신성일, 영천의 별빛 아래서 영원한 안식

김민 기자, 영천=박광일 기자입력 2018-11-06 16:21수정 2018-11-06 16:38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영화배우 故신성일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사진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참 영정 사진을 보니 당신도 늙고 나도 늙었네. 이 세상 떠나는 당신, 울면서 보내고 싶지 않아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6일 엄수된 고 신성일 배우의 영결식에서 아내 엄앵란 씨(82)는 눈물을 참았다. 분향과 헌화를 마친 엄 씨는 마지막 인사말에서 “(제가) 울면 망자가 마음이 아파 걷지 못하니, 밤에 집으로 돌아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실컷 울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희로애락도 많지만 그간 엉망진창으로 살았다. 남편이 다시 태어나 함께 산다면 선녀같이 공경하고 싶지만 늦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어 추모객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댁에 계신 부인들에게 잘 하시라. 그러면 기쁨이 온다”고 덧붙였다. 

영결식에는 엄 씨를 비롯한 유가족·친지와 원로배우 신영균,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이장호 정진우 감독, 오석근 영화진흥위원장, 배우 이덕화 독고영재 김형일 등 150여 명이 참석해 고인에게 영원한 작별 인사를 했다.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은 지상학 한국영화인총연합회장은 “큰 별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육신이 사라지는 죽음만이 있을 뿐”이라며 “고인은 한국영화의 전설이자 신화였다. 이제 하늘의 별이 되었으니 우리 영화계를 잘 보살펴 달라”고 애도했다.

오석근 영화진흥위원장은 추도사에서 “불과 한 달 전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서 본 고인의 당당한 모습은 모든 영화인에게 무한한 든든함이었다”며 “고인이 그토록 사랑했던 한국영화가 세계 정상에 오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영화배우 故신성일의 발인식에서 아내 엄앵란이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양회성기자 yohan@donga.com
영결식이 끝나고 고인의 영정은 손자가, 고인이 누운 관은 안성기 이덕화 김형일 독고영재 등이 운구차로 옮겼다. 고인은 서울추모공원(서울 서초구)에서 화장됐고 이후 생전 자택이 있는 경북 영천시 선영으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