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하루

2018년 3월

含閒 2018. 3. 3. 20:56

2018년 3월 1일

 

존경하도록 가르치다




어느 초등학생 소녀가 학교에 가자마자 담임선생님에게,
길에서 주워온 야생화를 내밀며 이 꽃 이름이
무엇인지 질문했습니다.

선생님은 꽃을 한참 보시더니 말했습니다.
"미안해서 어떡하지 선생님도 잘 모르겠는데
내일 알아보고 알려줄게."

선생님의 말에 소녀는 깜짝 놀랐습니다.
선생님은 세상에 모르는 게 없을 거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집으로 돌아온 소녀는 아빠에게 말했습니다.
"아빠. 오늘 학교 가는 길에 주운 꽃인데 이 꽃 이름이 뭐예요?
우리 학교 담임선생님도 모른다고 해서 놀랐어요."

그런데 소녀는 오늘 두 번이나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믿었던 아빠도 꽃 이름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소녀의 아빠는 식물학을 전공으로
대학에서 강의하시기 때문입니다.

다음 날 학교에 간 소녀를 담임선생님이 불렀습니다.
그리고는 어제 질문한 꽃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소녀는 아빠도 모르는 것을 잊어버리지 않으시고 알려준
선생님이 역시 대단하다고 감탄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어젯밤 소녀의 아빠가 선생님에게 전화하여
그 꽃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주었던 것이었습니다.
아빠는 그 꽃이 무엇인지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딸이 어린 마음에 선생님께 실망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던 것입니다.



학교 교육과 가정 교육은 백 년의 약속입니다.
백 년의 미래를 위해 백 년의 시간을 준비하는 길고 긴 과정이
바로 교육이기 때문입니다.

가정 교육과 학교 교육이 잘 연계되고 조화를 이루어
가정에서는 스승을 존경하도록 가르치고
학교에서는 부모님을 공경하도록 가르치면
이상적인 인성교육을 할 수 있습니다.


# 오늘의 명언
교육은 그대의 머릿속에 씨앗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대의 씨앗들이 자라나게 해 준다.
- 칼릴 지브란 -

2018년 3월 3일

 

 

눈을 감고 세상을 보다

 




캔버스 위에 연필이 아니라 명주실을 붙여
밑그림을 그리고 핀을 꽃아 구도를 잡습니다.
이제 그 명주실과 핀을 손으로 더듬거리며
캔버스에 나무껍질을 붙여 나갑니다.
긴 시간이 흐르고 나면 어느새 캔버스 위에
당당한 소나무가 그려져 있습니다.

화가 박환(60) 씨는 이렇게 그림을 그립니다.
그는 앞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는 촉망받는 화가였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는 그의 시력과 함께
많은 것을 앗아갔습니다.

화가에게 눈은 무엇보다 소중한 신체지만
그는 시각장애 1급으로 눈앞을 비추는 전등 불빛도
보지 못하게 되어 버린 것입니다.

절망한 그는 몇 번이나 생을 포기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다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렇게 시력을 잃고 처음으로 그린 그림은
삐뚤삐뚤한 동그라미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계속 그렸습니다.
손끝의 감각만 이용해서 텅 빈 캔버스를 악착같이 채워가며
본인만의 새로운 그림을 그렸습니다.

2017년 1월, '눈을 감고 세상을 보다'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대부분 관람객은 시각장애인이 그린 것을 모르고 왔습니다.
관객들은 작품을 보며 눈물을 흘리거나 대단하다는 말을 하며
그를 붙잡고 희망을 줘서 고맙다고 했습니다.

남들보다 몇 배는 더딘 작업이 힘들지 않냐는 물음에 그는 대답했습니다.
"예전에는 유명해지고 부유해지고 싶어서 그림을 그렸어요.
하지만, 지금은 숨 쉬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이 감사하고
그것만으로도 삶은 충분히 살아갈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나는 그림으로 희망을 전달할 수 있다고 믿어요.
작업 내용도 행복과 희망에 관한 내용이죠."



불굴의 정신을 가지고, 역경에 굴하지 않고,
자기 뜻을 이루는 사람은 언제나 존경받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절망에 지지 않고 자신의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은,
타인에게 그 희망을 나누어 줄 수도 있습니다.


# 오늘의 명언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하지만 한편 그것을 이겨내는 일로도 가득 차 있다.
- 헬렌 켈러 -

2018년 3월 10일

 

아버지의 친구




아버지에게는 형제와도 같은 죽마고우가 있습니다.
아버지는 그 친구분보다 생일이 두 달 빠르다는 이유로
친구분을 '동생'이라고 칭하며 저에게 그 친구분을
'작은아버지'라고 부르도록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큰 부상은 면했지만
일주일 넘게 입원하셔야 했습니다.

친인척들은 물론 아버지 친구분들도 병문안을 많이 오셨지만
어찌 된 일인지 작은 아버지만은 오시지 않았습니다.
힘들 때 함께하는 친구가 진짜 친구라고 했는데
다친 아버지를 찾아오지 않는 작은 아버지에게
적잖이 실망하던 순간이었습니다.

작은아버지는 아버지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에
얼마나 놀랐는지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서
잠시 병원에 입원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두 분이 퇴원하는 날 양쪽 식구가 한데 모여
저녁 식사를 하며 조촐한 축하를 하는 자리에서
아버지가 기쁜 듯이 말했습니다.

"내가 아파서 누우니까, 너도 아파서 눕는구나.
텔레파시가 통하나? 우리는 그냥 친구가 아니라
쌍둥이 형제야."



갖가지 통신수단이 고도로 발달하는 현대물질 문명 속에서
오히려 고독과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난다고 합니다.

모든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진정한 친구를
단 한 명 가진 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공한
인생이라는 말이 생각나는 하루입니다.


# 오늘의 명언
풍요 속에서는 친구들이 나를 알게 되고,
역경 속에서는 내가 친구를 알게 된다.
- 존 철튼 콜린스 -



2018년 3월 13일


작은아버지의 장례식장




평생 공무원으로 지내시다가 얼마 전 노환으로 돌아가신
저희 작은아버지는 가난한 산골 마을에서 태어나셔서
본인의 꿈보다 부모님의 권유로 공무원으로
몸 바쳐 일하셨던 분이었습니다.

연세가 많으시고 은퇴하신 지 꽤 오래되셨는데도
생전에 주변 분들에게 덕을 쌓으셨던 작은아버지의 장례식장은
조문객으로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많은 조문객으로 시끌벅적한 장례를 치르는 중
한 노숙인이 작은아버지의 장례식장을 찾아왔습니다.
일반 조문객과 다른 모습에 모두 흘끔흘끔 쳐다보고 있을 때
상주인 사촌 형이 먼저 다가가 안내했습니다.

그러자 그 노숙인이 사촌 형에게 말했습니다.
"제가 처지가 이래서 조의금 낼 돈도 없습니다.
죄송하지만 식사는 하지 않아도 되니 그저 돌아가신 분께
인사 한번 하고 갈 수 있게 해 주십시오."

노숙인이 찾아온 사정을 알고 보니 돌아가신 작은 아버지는
생전 자신의 고향의 노숙인들과 지역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오랫동안 나눔과 봉사를 베풀고 계셨던 것입니다.
가족들도 모를 정도로 조용하게 말입니다.

그 노숙인은 작은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가진 돈을 전부 털어 장례식장까지는 왔지만,
부조금 낼 돈은 없어 사촌 형에게 인사만 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던 것이었습니다.

사정을 들은 사촌 형은 다른 손님들의 인사를 뒤로하고
노숙인의 조의를 먼저 받았습니다.
그리고 밥을 먹지 않고 그냥 가겠다는 노숙인을 붙잡고
같이 식사와 반주를 하며 돌아가신 작은 아버지의
생전 삶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사촌 형은 그 노숙인이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여비까지 주며
다른 그 어떤 손님에게보다 더욱 고맙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정승이 죽으면 문상객이 없어도,
정승댁 개가 죽으면 문상하러 오는 사람이 있다'
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예절과 조의를 표하는 일도 자신에게
필요한 때만 찾는 사람을 꼬집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 정승이 세상에 훌륭한 것을 많이 남기고
아름다운 사람들을 많이 만들었다면,
그 훌륭한 것과 아름다운 사람들은
반드시 찾아가게 될 것입니다.


# 오늘의 명언
어떻게 죽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문제다.
- 새뮤얼 존슨 -

 

 

 

 

2018년 3월 16일

 

 소방관에게 쓴 편지




교통사고 현장에서 구조한 4살 어린 소녀가 결국 병원에서
생을 마쳤다는 소식에 괴로워하던 한 소방관에게
편지가 왔습니다.

편지는 사고 현장에서 그 소방관의 구조 활동을 지켜보던
모 교회 목회자 부인 박 모 씨가 보낸 것입니다.

사고 당시 아이는 피와 토사물로 범벅이 되어있었는데
당시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자신의 입으로 몇 번이나 빨아내며
아이를 어떻게든 살려내겠다는 모습에 뭉클했다고 합니다.
아이는 세상을 떠났지만, 소방관에게 무거운 상처로
남지 않기를 바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벌인 이길호 소방관은 말했습니다.
"아이가 세상을 떠나 마음이 너무 아프지만,
이렇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편지를 받게 되어
소방관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소방관님. 순직하는 분보다 스스로 목숨을 놓아버리는 분이
더 많다는 이야기를 신문에서 읽었습니다.
험하고 슬프고 아픈 자리에서 그것을 보고 수습하시다 보면
마음의 병이 많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혹시라도 그날 사고가 슬픔으로 남지 않으시길
진심으로 기도했습니다.'

소방관에게 전해진 편지 내용 중 일부입니다.

생명을 위해 노력하시고 마음 아파하시는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 노력과 아픔을 당연한 듯이 외면하지 않고
고맙게 감싸 안으시는 분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오늘의 명언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것처럼 행복한 일은 없다.
– 도스토예프스키 –


2018년 3월 17



아빠는 저녁 먹고 왔다





저는 40대 중반으로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들도 있습니다.
가끔 저희 자녀들을 볼 때마다 지금은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이 나네요.

제가 초등학교 4학년의 되었을 때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사업이 실패로 우리 가족들은
한동안 가난과 배고픔과 추위를 겪어야 했던
시절이 있습니다.

그렇게 산동네를 전전하던 시절 막노동을 마치고
집으로 오던 아버지는 언덕 위에서 아빠를 기다리는
저의 모습만 봐도 힘이 나고 좋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때 아직 어렸고
아빠를 보면 항상 배고프다고 칭얼거리던
철없는 어린아이였습니다.

어느 날 저의 칭얼거림을 이기지 못한 아버지가
동네 작고 허름한 식당에서 사주신 국밥 맛은
지금도 잊을 수 없을 만큼 맛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그 맛있는 국밥을
제 몫만 시키더군요.

"어서 먹어라. 아빠는 저녁 먹고 왔다."

전 그 말씀을 철석같이 믿고 국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렇게 부른 배를 안고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자
아버지는 제가 먹고 남긴 국밥 국물과
밑반찬을 드시고 계셨습니다.

"음식 남기기가 아까워서 그러는 거야."

멋쩍게 말씀하시던 아버지의 모습을
그때의 아버지와 비슷한 나이가 된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고, 주는 것이 있으면 받는 것이 있듯이
사람들은 흔히 세상 어떤 것도 공짜는 없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합리적이고 현명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런 조건도 이유도 없는 희생이 있고,
아무것도 받지 않으면서 주기만 하는 배려도 있습니다.
바로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님의 마음입니다.
비록 합리적이지 않고 현명해 보이지도 않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입니다.


# 오늘의 명언
부모는 자식에게 생명을 주고도, 이제 자신의 인생까지 주려고 한다.
– 척 팔라닉 –

2018년 3월 19일


병원 앞을 지키는 개





개 한 마리가 달리는 구급차를 미친 듯이 쫓아갔습니다.
사이렌을 울리며 달리는 구급차는 매우 빨랐지만
개는 포기 하지 않고 병원까지 달렸습니다.

병원에 도착한 구급차에서 피투성이 남자가 수술실로 옮겨졌고 
개는 병원 입구에서 더는 들어가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저지당했습니다.

수술실에서 치료받는 남자는 브라질 상파울루주(州)에서
그 개와 함께 지내던 노숙인이었는데 그날 싸움에 휘말려
큰 상처를 입고 병원에 실려 온 것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남자는 의료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만 치료 중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반려인의 죽음을 알지 못한 개는 
병원 입구에서 두 달이 넘도록 주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개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긴 병원 관계자들이
먹을 것과 쉴 곳을 마련해주었습니다.

동물보호소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 개를 길러줄 
새 가족을 찾아 입양을 해주었습니다.

사람들은 개가 좋은 환경에서 행복한 삶을 살기를 빌었습니다.
그런데 병원 관계자들은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개는 새 주인의 집을 탈출해서 어느새 다시
병원 입구로 돌아와 있었던 것입니다.

이 개는 병원 앞에서 아직도 죽은 주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당신이 부자이건 가난하건
몸이 크든 작든 
나이가 많든 적든
강아지는 상관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똑똑하거나 유명하지 않더라도
뛰어난 말주변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훌륭한 운동선수가 아니라도
얼굴이 못생겼어도
강아지는 상관하지 않습니다.

강아지는 당신을 지금까지 세상에서 만나본 
최고의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그에게 있어 다정한 친구이자 수호천사입니다.
- Louis sabin -


# 오늘의 명언
개에게 삶의 목적은 단 한 가지 '마음을 바치는 것'
– J.R 에컬리 –

 

 

 

2018년 3월 21일

 

 지하철을 탄 아기 엄마




매일 아침 지하철로 출근을 하는 직장인이라면
환승역이 얼마나 복잡한지 아실 겁니다.
전철 안에서는 앞사람의 가방과 뒷사람의 등에 끼어
숨쉬기도 힘겨울 정도입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붐비는 시간에 역 안에서 이동할 때에는
다른 사람과 가볍게 부딪치는 일 정도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혼잡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엄마와 함께 탄 유모차의 아이가 울기 시작했습니다.
엄마는 혼잡한 시간인지 알았지만, 용산역으로 가야 했습니다.
아이를 치료하는 병원이 용산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어깨를 붙이고 걸어 다니는 인파 속에
유모차를 밀어 넣는 것도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아픈 아이는 시끄러운 소리와 탁한 공기에 울기 시작했고
차라리 엄마도 같이 울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전철 안에서도 계속 우는 아이에게
어떤 남성이 휴대폰으로 알록달록한 유아용 영상을
틀어주며 아이를 달래주었습니다.

어떤 여학생은 아이 엄마에게 자리를 양보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분은 아이가 떨어드린 신발을 주워주었습니다.
유모차가 내려야 할 때는 사람들이 그 좁은 곳에서
몸을 틀어 길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보잘것없이 졸졸 흐르는 실개천이라도
모이고 또 모이면 사람의 힘으로도 막을 수 없는
거대한 강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의 작은 호의와 배려가
모이고 또 모이면 사람의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아름다운 기적이 이루어집니다.


# 오늘의 명언
당신이 행한 봉사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라.
하지만 당신이 받았던 호의들에 관해서는 이야기하라.
- 세네카 -
2018년 3월 22일
3264.5시간




사랑하는 가족이 힘든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
환자 본인도 죽음의 공포와 싸우며 괴로워하지만
그 가족들의 삶도 힘들고 피폐해집니다.

독일 헤센 주(州)에 사는 안드레아스 그라프는
3살 난 아들 줄리우스가 백혈병에 걸렸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의 치료를 위해 계속 병원을 다녀야 하지만, 
치료비를 위해서도 직장을 계속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한동안은 연차와 기타 휴가를 쪼개서 사용했지만
얼마 안 되는 휴가는 금세 바닥나고 말았습니다.
결국, 직장을 포기하고 아들에게 전념하려고 결심한
안드레아스 그라프에게 직장 동료들이 
따뜻한 손을 내밀었습니다.

안드레아스 그라프가 근무하던 회사와 자회사 등의
650명가량의 근로자가 그를 대신해서 
기꺼이 초과근무에 나선 것입니다.

동료들이 대신해 준 근무시간은 3264.5시간 이었습니다.
하루 8시간 근무를 한다면, 단순히 계산해도
무려 400일 이상의 근무시간을 동료들이 
함께 채워준 것입니다.

덕분에 그라프는 동료들의 도움으로 지난해 1월부터 
지금까지 1년이 넘도록 마음 놓고 아들 줄리우스의 
간호를 성심성의껏 하는 중입니다.



650명이 3264.5시간.
대략 한 사람이 5시간 정도의 시간을 나눈 것입니다.

어떤 사람의 다섯 시간은, 
업무의 마감을 목전에 둔 천금과 같은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에게는 할 일이 없어 멍하니 있다가 끝나는
지루하고 허망한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또 누군가는 저 650명의 사람처럼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 오늘의 명언
시간은 인간이 쓸 수 있는 가장 값진 것이다. 
- 테오프라스토스 -


2018년 3 23


반값 스티커




어느 동네에 크기는 작지만, 온갖 생필품을 팔고 있는 마트.
분유 판매대에서 갓난아기를 업고 있는 젊은 엄마가
분유를 찾고 있었습니다.

남루해 보이는 엄마는 만 원짜리 한 장을 꼭 쥐고 있었는데,
진열된 분유들은 너무 비싸서 그 만 원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마트 사장이 분유 판매대를 지나다 그 엄마를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뭔가 수상해 보여 아기 엄마를 주시했지만,
아무래도 분유를 사려는 데 돈이 모자라
고민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딱한 사정이라 해도 정찰제로 물건을 파는 마트에서
그냥 상품을 내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아기 엄마가 혹시나 자존심이 상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고민하던 사장은 분유의 유통기한을
체크 하는 척하다가 슬그머니 분유통 하나를
바닥에 떨어트리고 말했습니다.

"아이고. 이를 어째? 통이 찌그러졌네.
파손된 상품을 그냥 팔 수는 없고
반값 스티커라도 붙여서 팔아야겠다."

찌그러진 분유통에 반값 스티커 붙인 사장은
황망하게 자리를 떠났고 엄마는 그 분유통을 들고
계산대로 빠르게 걸어갔습니다.

그 엄마의 뒷모습을 보며 마트 사장은
훈훈하게 웃을 수 있었습니다.



진정한 부자는 재산이 많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나누면서 느꼈던
행복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나의 배려와 나눔과 노력을 아무도 모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눔의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쌓여가는 재산으로
마음이 넉넉한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 오늘의 명언
누구도 자신이 받은 것으로 인해 존경받지 않는다.
존경은 자신이 베푼 것에 대한 보답이다.
- 캘빈 쿨리지 -


2018년 3월 24

남편의 거짓말




옛날 어느 마을에 가난한 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산에서 약초를 캐고 아내는 동네 허드렛일을 하며
가난하게 살았지만 서로 사랑하는 부부는
그저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아내가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습니다.
약초꾼인 남편은 온갖 약을 구해 아내에게 먹였지만
아무런 차도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남편은 산삼을 구해 아내의 병을 고치겠다고
결심하고 산을 뒤졌지만, 성과는 없었습니다.

어느 날, 산삼은 찾지 못하고 도라지만 캐고 돌아온 남편은
창백한 얼굴로 마당에 쓰러져있는 아내를 보았습니다.
기겁한 남편은 급한 마음에 도라지 뿌리를 들고
아내에게 먹이며 말했습니다.

"여보. 정신 차려. 내가 산삼을 캐왔어.
이걸 먹고 어서 정신 차려."

남편의 외침에 눈을 뜬 아내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아직 흙도 털지 않은 도라지를 잔뿌리까지
남김없이 꼭꼭 씹어 먹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도라지를 먹고 며칠이 지나자
아내의 병이 점점 나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기쁘면서도 아내에게 거짓말한 것이
마음에 걸려 실은 그때 먹은 것은 산삼이 아니라
도라지였다고 실토하며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러자 아내는 남편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습니다.
"그날 제가 먹은 것은 산삼도 아니고 도라지도 아닙니다.
산삼보다 훨씬 귀한 당신의 사랑을 먹었으니
어찌 병이 낫지 않겠습니까."

아내의 말에 남편은 아내를 얼싸안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병은 약이 아니라 마음으로 고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쩌면 아내는 남편이 준 약이 산삼이 아니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사랑과 정성이 얼마나 크고
아름다운 것인지 깊이 느껴졌기에
병이 치료된 것은 아닐까요?


# 오늘의 명언
정성과 마음을 다하고 생각이 깊은 사람일수록
상대방에게서 정성과 진실한 마음을
더욱더 발견하게 된다.
- 톨스토이 -





2018년 3월 26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남편이 다니던 회사가 끝내 부도가 났습니다.
그렇게 25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지 몇 달이 흘렀습니다.
평생 영업직으로 살아온 남편에게 실업자라는 말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힘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생인 큰딸과 작은아들을 있었기에 
가족의 미래를 생각하면 암담했습니다.

남편은 다시 일자리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경기가 어려워 젊은 청년들도 취업난에 허덕이는 요즘
50이 넘은 남편을 채용해 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어느 날 남편이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여보, 내일부터 택시기사로 일해야겠어."

사실 남편은 영업직 특성상 평소 운전을 많이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난폭운전을 하는 택시를 무척이나 싫어했습니다.
당연히 모든 택시기사 분들이 그런 건 아니지만
깜빡이도 없이 끼어들기라도 당하는 순간이면 
차분했던 사람인데도 화를 내곤 했습니다.

그랬던 남편이 택시기사라는 새로운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힘들어하는 남편을 볼 때마다 안쓰러울 때가 많았는데,
어느 날 남편이 저에게 말하더군요.

"택시를 몰다 보니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는 게 즐거워.
그리고 택시기사 중에 좋은 사람이 더 많은데 
예전에 무턱대고 화냈던 것이 미안하네."

항상 남편은 걱정하는 제게 언제나 웃으며 말합니다.
그 웃음 속에 담겨있는 의미를 보면서 
저도 많은 것을 배웁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지금 아무리 형편이 좋아도 언젠가 나빠질 수도 있고
지금 힘들고 어려워도 그 고난이 지나가면 
다시 새로운 날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고난 속에서 배움과 깨달음과
행복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 오늘의 명언
가장 어두운 시간은 해뜨기 바로 직전의 시간이다.
- 파울로 코엘료 -

 

 

 

2018년 3월 27일

 

가시 같은 사람




꽃이 활짝 핀 장미가 자신에 대해서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다들 알겠지만, 내 가시는 아주 뾰족하고 날카로워서
초식동물들이 내 잎을 갉아 먹을 염려가 없어.
나의 이 촘촘한 가시들을 봐.
초식동물은커녕 새들도 내 가지에는 앉지 못해."

자신의 가시를 자랑하던 장미는 주변에 있는
커다란 떡갈나무를 보면서 말했습니다.

"저 녀석은 덩치는 커다란데 자기 몸을 지킬 무기도 없어서
허구한 날 딱따구리가 몸에 구멍을 파고 있지.
원숭이들이 잎을 마구 뽑고 가지를 함부로 부러뜨려도
반항 한 번 못하고 그냥 당하고만 있어."

떡갈나무는 장미의 비웃음을 묵묵히 듣고만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들의 숲속으로 소풍을 왔습니다.
그중에 한 소녀는 나무들을 구경하며
숲속을 산책했습니다.

그런데 소녀는 활짝 핀 장미를 보고 다가서다가
그만 장미를 보호하고 있는 가시에 찔리고 말았습니다.
울상이 된 소녀는 떡갈나무를 끌어안으며 말했습니다.

"너는 장미처럼 예쁜 꽃은 없지만, 가시가 없어서
이렇게 내가 껴안아 줄 수 있구나."



외면은 화려하지만, 가시와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누가 봐도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을 가졌어도
몸에 가시가 있다면 아무도 그 사람을
안아줄 수 없습니다.


# 오늘의 명언
사랑받고 싶다면 사랑하라, 그리고 사랑스럽게 행동하라.
- 벤자민 프랭클린 -
2018년 3월 30일
13년 전의 약속



전국 청소년 스노보드 대회에서 중학교 1학년인
남학생에게 큰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엄청난 속도로 활강을 하다 바닥을 굴러버린 남학생은
부모님을 기억 못 할 정도로 머리에 큰 부상을 
입고 말았습니다.

스노보드 선수가 되고 싶은 아들을 물심양면으로 돕던
아버지는 심한 자괴감에 빠졌습니다.

'모든 게 내 탓이야. 그때 빨리 말렸어야 했어.
다시는 스노보드를 못 타게 할 거야.'

그런데 아들이 부상에서 가까스로 회복한 어느 겨울,
내리던 눈을 멍하니 바라보던 아들이
아버지에게 소리쳤습니다.

"아빠! 가자!"

그리고 소년은 다시 스노보드를 탔습니다.
아버지는 그 열정을 말리지 못했습니다.

스노보드 경기는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나라에서
아버지는 스스로 스노보드의 전문가가 되어
해외사이트를 찾아 공부하고 다른 선수들의 영상을 분석하며
아들의 꿈을 지원했습니다.

변변한 훈련장도 없어서 강원도 고랭지 배추밭을 개조한
썰매장에서 스노보드를 타며 아버지와 함께
꿈을 키우던 아이는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부문에서
당당히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그는 바로 배추 보이 이상호 선수.
너무나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아들입니다.



세계적인 기량을 가진 스포츠 선수도 트라우마와 부상으로
더는 운동을 하지 못하고 자신의 길을 버리는 것은 
스포츠계에 상당히 흔한 일입니다.

굳어버린 손발을 움직이는 것보다
어쩌면 굳어버린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훨씬 어려울 수 있습니다.

'꿈을 이룰 때까지 저를 잘 이끌어 주세요'
13년 전, 11살 어린 소년이었던 이상호 선수가
아버지에게 했던 말입니다.


# 오늘의 명언
오랜 시간 동안 꿈을 꾸는 사람은 결국 그 꿈과 닮아가게 되리라.
- 니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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