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행복한 은메달' 이상화 "이미 전설적인 선수죠"

含閒 2018. 2. 19. 10:18

[올림픽 NOW 일문일답] '행복한 은메달' 이상화 "이미 전설적인 선수죠"

신원철 기자 입력 2018.02.19. 15:02 수정 2018.02.19. 15:18

▲ 이상화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강릉, 신원철 기자] 아름다운 은메달, 행복한 은메달이었다. 이상화(스포츠토토)는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37초 33을 기록했다. 고다이라 나오(일본, 36초 94 올림픽 신기록)에 0.39초 뒤져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상화는 경기를 마치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그는 "올림픽이 끝나고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관중들의 함성이) 뭐랄까, 저에 대한 선물이라는 그런 느낌을 받아서 눈물을 흘렸다. 또 올림픽을 위해 달려 왔는데 다 끝났다는 생각이 들어서 눈물이 났다"고 했다.

하루 뒤 눈물 아닌 웃음으로 기자회견장에 앉은 이상화를 만났다. 이상화는 "4년을 기다려 평창까지 왔다. 비록 은메달이지만 지금은 홀가분하다"고 밝혔다. 다음은 19일 강릉 올림픽파크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이상화와 일문일답이다. 기자회견에는 이석규 코치, 김지용 선수단장도 함께했다.

-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 선수는 연장 의사를 보였는데, 베이징 도전 가능한가.

"아직 확답을 드릴 수는 없다. 어제(18일) 경기가 끝났기 때문에 쉬고, 내려놓고 싶다. 베이징은 먼 얘기다. 나중에 다시 답하겠다."

- 경기 끝나고 나서와 지금의 감정이 다른가.

"똑같다. 경기 전부터 올림픽이 끝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경기가 끝나고 그 상황을 다시 되돌려 보면 지금도 울컥하다. 똑같이 눈물이 날 것 같다."

- 고다이라와 올림픽 전 나눈 대화가 있나.

"저도 고다이라도 올림픽을 향해 왔다. 그렇게 얘기할 시간은 없었다. 저도 예민해 있었다. 지금은 다 끝났으니 축하를 주고 받았다."

- 어떤 의미의 눈물이었나.

"끝났구나 싶었다. 소치 대회 끝나고 힘든 시간이 흘렀다. 이렇게 평창 올림픽이 순식간에 찾아올 줄은 몰랐다. 그동안의 압박감, 부담감이 없어져서 눈물이 났다."

- 앞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낼 생각인지.

"알람이 7개 정도 맞춰져 있다. 이제 다 끄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날 거다.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쉬고 싶다."

- 임원이 방문해서 컨디션 조절에 지장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이미 깨어 있었다. 그런 일 때문에 컨디션 조절이 안됐다는 건 아니다. 이른 시간은 아니었고 일어나 있는 시간이었다.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 알람이 많이 있다고 했는데. 무슨 알람인가.

"새벽 오전 오후 야간 . 아침에 일어나고 운동 나가고 낮잠 자고 다시 운동 나가는 시간이다."

- 어떤 것들이 힘들었나.

"소치 금메달 뒤 기자회견할 때 '4년 뒤에도 금메달 따실 거죠' 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때는 할 수 있을까요 라고 답했다. 소치 때는 제가 정상이었고 몸상태가 워낙 좋았다. 스케이트 타는 게 너무 쉬웠다. 그 뒤로 부상으로 감을 잃었다. 감을 찾기까지 오래 걸렸다. 힘든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여기까지 컨디션을 올린 것 자체가 중요한 과정이었다. 그래서 눈물이 났다."

- 가장 감동적이었던 응원이 있다면.

"작년부터 은메달로 시작해서 은메달로 끝났다. 은메달을 따면 약간 죄인이 된 기분을 많이 받았다. 힘들었다. 어느날 친구가 댓글 캡처를 보내줬다. 그 댓글에 힘을 받았다. 경기장에도 응원 문구가 많았다. 그런 말 한마디가 저에게 큰 힘이 됐다."

- 인스타그램에 적은 해시태그의 의미는.

"#난나야 라는 해시태그는, 그동안 고다이라와 비교가 많이 됐다. 주변을 의식하지 않겠다는 메시지였다. 제 갈 길을 가려는 주문이었다."

- 가족들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경기 전 부모님 오신 곳을 봤다.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부모님과 함께 해서 행복하다.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 밴쿠버 삼총사(모태범 이승훈 이상화)가 다 나왔는데. 격려를 받았나.

"이승훈은 힘내라는 말 했고, 모태범은 떨지 말라고 했다. 저는 떨린다고 답했다."

- 가족 여행은 어디로 갈 생각인가. 이번 메달은 누구에게 선물할 생각인지.

"은메달도 색깔이 예뻐서 소장가치가 있을 것 같고, 저에게 굉장히 값진 은메달이라 금메달보다 더 소중하게 간직하려고 한다. 캐나다에서 3년 동안 살았는데 이사를 위해 가야한다. 여름에 어머니와 함께 갈 계획이다."

- 세계 신기록에 대한 애착이 있을텐데.

"올림픽 신기록은 깨질 거라고 생각했다. 소치보다 강릉의 빙질이 좋다. 고다이라의 기록이 놀랍지는 않았다. 제 세계 신기록 역시 먼 훗날 깨질 거라 미련은 없다. 갖고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 김연아와 친분이 두터운데, 메시지가 왔었나.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편히 쉬고 만나자는 내용이었다."

- 은퇴 결심을 유보한 배경은.

"능력이 있다면 올림픽까지는 아니더라도 1~2년은 더 하는 게 맞다고 본다. 은퇴에 대해 생각해 본 게 없어서 더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미래를 먼저 생각하지는 않는다. 당장 경기는 끝났다. 은퇴 문제는 나중에 결정할 일이다."

- 메시지는 몇 개나 받았나. 경기 영상은 다시 봤나.

"문제는 천 개 정도 왔고 영상은 보지 않았다. 아쉬울 것 같았다. 나중에 보려고 한다."

- 고다이라를 칭찬한다면.

"누가 이기건 상관 없이 격려해주는 마인드가 대인배스럽다고 느꼈다."

- 감사 인사를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많다. 케빈 크로켓 코치님, 이석규 코치님이 있다. 캐나다와 한국을 오갔는데 옆에서 많이 챙겨주셨다.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금메달이 아니어서 속상하지만 은메달에 칭찬해주셨으면 좋겠다."

- 이번 올림픽 어떻게 보낼 계획인지. 고다이라 선수와 즐길 생각이 있는지.

"고다이라 선수는 올림픽 뒤에 경기가 있다. 저는 쇼트트랙 계주와 아이스하키를 보고 싶다. 갈 예정이다."

- 압박감을 어떻게 이겨냈나.

"저에 대한 자부심을 떠올렸다. 두 개의 금메달과 세계 신기록. 그런 자부심으로 버텼다. 그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평창 올림픽도 노련하게 이겨냈다고 생각한다."

- 조 배정 받았을 때 기분은.

"마지막 조에서 타지 않기를 바랐다. 15조에 걸려서 좋았다. 인코스 아웃코스 상관 없이 훈련했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았다. 단, 앞에 고다이라가 있다는 게 신경은 쓰였다. 기록을 알게 될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모르고 들어가서 초반에 좋은 속도를 낼 수 있었다."

-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생각으로 동기 부여를 하는 선수도 있었다. 이상화 선수의 경우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게 되면 나태해질 수 있다. 끝나도 경기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은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 같다."

- 올림픽 전 스케이터로 몇 점 줄 수 있냐고 했을 때 100점이라고 했다.

"지금도 100점이다. 포기하고 싶었는데 재활 후 좋아지는 걸 보면서 건재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월드컵 아닌 올림픽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올라가는 그래프를 보면서(만족했다). 100점을 주고 싶다."

- 앞으로 1~2년이라도 더 뛴다면 즐겁게 탈 수 있을 것 같은지.

"그럴 것 같다. 소치 끝나고 나서는 4년 뒤 평창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이 있었다. 그래서 준비가 힘들고 부담도 컸다. 1~2년 더 한다면 순위에 상관 없이 재미있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 경기 후 부모님 보고 어떤 생각을 했나.

"더 울컥했다. 올림픽 현장을 같이 할 수 있어서 그랬다. 경기 전 부모님이 앉아 계신 좌석이 어딘지 알았다. 그래서 손인사 하고 그랬다."

- 어떻게 마무리하고 싶은지, 재미있는 스케이팅은 무엇인지.

"성적의 압박을 받았던 전과 달리 제가 즐길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 올림픽 전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전설적인 선수로 남고 싶다. 남았죠 뭐."

- 한국에서 열린 올림픽은 어떻게 달랐나.

"올림픽이라는 느낌을 못 받았다. 아파트에서 지냈고, 저희가 사는 집 같았다. 밖에 나가도 외국인이 별로 없고. 오히려 그게 부담이 덜 됐다. 밴쿠버와 소치 도착했을 때는 올림픽이라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이번에는 그 전보다는 덜했다. 경기 준비 하기에 수월했다




















































































































[평창]이상화 #그리고 나는 나였다

이상화 인스타그램
[이데일리 평창특별취재팀 조희찬 기자] ‘빙속 여제’ 이상화(29)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의 이 대회 첫 은메달을 차지한 후 SNS에 자신과 팬들에게 보내는 감사 메시지를 적었다.

이상화는 19일 새벽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나는 너무나 수고했고 길고 긴 여정도 잘 참아냈다”며 “2등도 만족하고 아직도 상위권에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응원해 준 팬들에겐 “응원과 함성 진심으로 감사했고, 행복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상화는 게시물에 해시태그 ‘그리고나는나였다’를 붙이며 자신의 이번 레이스가 만족스러웠음을 나타냈다. 또 ‘한일전은감동이었다’고 해시태그로 적으며 금메달을 차지한 고다이라 나오와 우정을 과시했다.

이상화는 18일 오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33을 기록하며 은메달을 차지했다. 동계올림픽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이자 역대 세 번째로 3개 대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이상화 중요한 경기날, 빙상연맹 임원 방문 탓 일찍 일어나 리듬 깨졌다고?
이상화 임원, 도움은 못주고 4년간의 피땀흘린 노력 방해 논란 파문 
이상화의 눈물에 팬도 함께 울었다…`평창 최고의 명장면` 
은메달 확정 후 폭풍 눈물에 팬 감성 자극 "져서 운 것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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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임원과 빙상연맹에 대한 비난 여론이 뜨겁다. 이상화 선수가 빙상연맹 임원 때문에 경기를 망쳤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 
‘빙상연맹’ ‘이상화 임원’은 이 때문에 주요 포털 실검 1위에 등극했으며 이에 대한 비난 여론 역시 뜨겁다.


이상화 임원 때문에? 빙상연맹 `황당해`


입력 2018-02-19 14:49  




복수의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평창 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경기는 저녁 8시에 열리는 까닭에 우리 선수단은 잠을 보통 새벽 2시에서 3시에 자서 점심 때 일어나야 컨디션이 맞는데, 최근 빙상연맹에 고위급 임원이 이상화 선수의 경기가 있는 날, 오전 9시에 선수단을 방문해 선수단을 다 깨운 것으로 전해졌다.
YTN은 이와 관련 “일장연설을 듣고 다시 흩어지라고 그랬다는데 빙상연맹 임원은 처음에 그랬다고 해요”라며 “해가 중천에 떴는데 아직까지 자고 있으면 어떡하냐. 그런데 이상화 선수 입장에서 보면 가장 중요한 시합이 걸려 있는 그 당일날 리듬이 깨져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앵커는 이에 “그 얘기는 처음 듣는데 이상화 선수도 그러면 일어난 건가요, 그 시간에? 평소에 자기가 일어나던 시간보다 3시간 일찍?”이라고 황당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빙상연맹의 이 같은 행동을 폭로한 사람은 이종훈 스포츠 평론가. 이에 이상화 임원이 누구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종훈 스포츠 평론가는 19일 YTN 뉴스N이슈에 출연해 이 같은 사실을 언급한 뒤 "물론 이게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없지만 선수가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데 연맹에서 도와주지 못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누구인지는 노코멘트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빙상연맹 임원 때문에 경기를 망친 것으로 알려진 이상화는 지난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고다이라 나오(일본)와 0.39초 차이인 37초33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상화는 빙상연맹 임원의 무리한 발걸음에도 불구하고 18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단판 레이스에서 37초33의 기록으로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일본·36초94)에게 0.39초 차로 금메달을 내주고 준우승했다. 
이번 은메달로 이상화는 아쉽게 500m 종목 3연패 달성을 눈앞에서 놓쳤지만 3개 대회 연속 메달(금2·은1)이라는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눈물을 흘리며 태극기를 들고 링크를 도는 순간에도 이상화를 향해 관중은 "울지마! 울지마!"를 연호하며 빙속 여제의 눈부신 레이스에 찬사를 보내는 명장면이 연출됐다.
이상화는 경기가 끝나고 난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신을 응원한 팬들에 대한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2등도 만족하고 아직도 상위권에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너무 좋았고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수고하셨습니다!"라며 "응원과 함성, 진심으로 감사했고 행복했습니다"라는 글로 또 한 번 팬들에게 감동을 줬다. 
누리꾼들은 “빙상연맹 해체하라” “이상화 경기를 망친 빙상연맹 임원은 사과하세요” 등의 반응이다.
빙상연맹, 이상화 임원 이미지 = 연합뉴스 


[현장영상] 이상화 "베이징 출전 여부 미정..지금은 쉬고 싶다"

YTN 입력 2018.02.19 15:24 

[앵커] 빙속여제 어제 금메달 놓쳤습니다마는 우리 마음속에는 끝까지 여제입니다. 지금 기자회견이 막 시작됐습니다. 코칭스태프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기자 : 사실 이번 올림픽이 끝나고 마지막 올림픽이다 이런 얘기들이 굉장히 많이 나왔어요. 선수 본인이 조금 더 연장할 거라는 의사를 넌지시 보인 것 같은데 베이징에서 진짜 볼 수 있는 건가요?

◆이상화 : 아직 확답은 못 드리고요. 왜냐하면 제가 어제부로 경기가 끝났기 때문에 일단 편히 쉬고 다 내려놓고 정말 쉬고 싶어요. 그건 정말 아주 먼 이야기인 것 같고 그건 나중에 다시 얘기드리겠습니다.

◇기자 : 우선 금메달 축하드리고요. 어제 경기 끝난 직후의 감정과 하룻밤 지나고 지금의 감정이 다른지 궁금하거든요. 좀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상화 : 똑같아요. 왜냐하면 경기 전부터 올림픽이 끝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그때마다 울컥했었거든요. 그래서 아직도 어제 경기가 끝나고의 상황을 다시 되돌려본다면 지금도 울컥해요. 지금도 똑같이 눈물을 흘릴 것 같아요.

◇기자 : 어제 인터뷰를 길게 하셨는데 그와중에 우리가 항상 일본 고다이라 선수랑 또 비교를 많이 했었고 이상화 선수도 거기에 대한 의견을 여러 번 얘기한 적이 있는데 어제 끝나고 반전처럼 두 분의 관계가 절친하다는 게 강조가 많이 됐었는데요. 그런 부분들을 대회 전에는 그럴 생각이 없었을 것 같은데 어제 그런 상황들에 대해서 어떠셨는지...

◆이상화 : 저도 그렇고 나오도 그렇고 둘 다 올림픽을 향해서 나아가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얘기할 시간도 없었고 그리고 그 선수도 예민했고 그리고 저 또한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예민했고 그래서 얘기하기가 좀 그랬어요. 그래서 각자의 시간을 갖고 그냥 연습하던 대로 한 건데 이제는 정말 다 끝났으니 올림픽이 끝난 거잖아요. 그래서 다 내려놓고 서로 축하를 주고받았던 것 같아요.

◇기자 : 지금도 어제와 감정이 똑같고 지금도 울컥할 것 같다고 하시니까 다시 여쭤보겠는데요. 어제 정말 펑펑 우셨잖아요. 보는 사람들도 같이 눈물 날 정도로 이렇게 우셨는데 눈물의 의미가 그러니까 모든 게 함축돼 있겠지만 어제 그 순간을 다시 떠올려보면 아쉬움일 수도 있고 회한일 수도 있고 벅찬 감동일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이유에서 눈물이 나왔을 텐데 어떤 느낌, 어떤 의미의 눈물이었는지 말씀드려도 될까요?

◆이상화 : 처음에는 그냥 아 진짜 끝났구나라고 생각이 돼서 눈물이 나왔던 것 같고요. 그리고 소치 끝나고 4년이라는 시간이 저한테는 힘든 시간이었기 때문에 저한테는 더 값진 시간이었던 것 같고 그리고 이렇게 또 평창올림픽이 순식간에 찾아올 거라고 생각은 안 해봤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에 대한 압박감 그리고 부담감 이런 게 다 없어져서 정말 저도 펑펑 운 것 같아요.

◇기자 : 이상화 선수,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쉬고 싶을 텐데 쉬면서 어떤 것들을 하고 싶은지 궁금한데요.

◆이상화 : 저는 일단 알람이 한 7개 정도 맞춰져 있는데요. 그 알람을 다 끄고 제가 일어나고 싶은 시간에 일어나고 그리고 제가 먹고 싶은 것도 먹고 제가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쉬고 싶어요. 지금 너무 힘들었고 그래서 지금은 정말 다 내려놓고 쉬고 싶어요.

◇기자 : 은메달로 좋은, 아름다운 마무리를 한 상황에서 이런 질문이 좀 그럴 수는 있는데 일부 매체에서 이런 기사가 났습니다. 경기 당일날 협회 높은 임원분이 오셔서 아침 9시에, 원래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시간에 이상화 선수를 깨웠기 때문에 컨디션에 지장이 있었을 수 있다는 어떤 기사가 났는데 혹시 그 전말을 밝혀주실 수 있는지 부탁드립니다.

◆이상화 : 이미 저는 깨어 있었고요. 그리고 그런 것 때문에 컨디션을 망쳤다는 그런 건 지금 처음 들어보는 거라 저도 너무 당황스러운데 오히려 제 긴장감을 없애주기 위해서 방문하신 것 같아요. 그런데 그 당시가 이른 시간도 아니었고 이미 일어난 시간이었고 그래서 이거에 대해서는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기자 : 알람 시간이 7개 맞춰져 있다고 했는데 어떻게 구체적으로 그 7개가 구분이 되나요?

◆이상화 : 새벽, 오전, 오후, 야간 이렇게 되어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 낮잠자는 시간 운동 나가야 되는 시간 또 낮잠 자고 운동 나가야 되는 시간... 그렇게요.

◇기자 : 울컥했을 때는 그런 힘든 과정이 끝났다고 해서아니면 지난 4년 동안의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고 했는데 그 힘들었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이상화 : 소치 끝나고 제가 소치에서 금메달을 따고 기자회견을 할 때 4년 뒤에도 금메달 따실 거죠라고 질문을 하신 기자분이 계셨었어요. 그런데 제가 그때도 4년 후에도 딸 수 있을까요라고 제가 대답을 했었는데 그냥 모르겠어요. 소치 때는 제가 정상에 있는 위치였고 그리고 그 당시에는 세계신기록도 세웠고 그리고 제 몸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그냥 스케이트 타는 게 쉬웠어요. 그런데 소치 끝나고 부상과 이런 게 겹치면서 약간 감을 잃었었죠. 그래서 감을 찾기까지가 정말 오래 걸렸고 그래서 힘든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약간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지금 여기까지 끌어올렸다는 자체가 너무 저한테는 너무나 큰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많이 운 것 같아요.

◇기자 : 대회 전에 당신은 레전드다라는 네티즌의 반응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하셨는데 경기 전 후로 그렇게 관중석의 피켓이나 이상화 선수 개인적으로 감동을 받은 반응은 어떤 게 있나요?

◆이상화 : 약간 제가 작년부터 은메달로 시작해서 은메달로 지금 마무리를 지었는데요. 은메달을 따면 약간 죄인이 된 기분이, 그런 기분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사실 많이 힘들었고 그랬는데 어느 날 제가 제 친구가 보내준 댓글을 보게 됐는데 그 문구로만으로도 되게 힘이 나더라고요. 그리고 이미 링크장에도 저를 위한 응원의 문구가 걸려 있었고 그래서 어제 그걸 보면서 되게 참신했고 되게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그런 작은 말 한마디가 저한테는 큰 힘이 되었었기 때문에 그걸로 위안을 삼았었던 것 같아요.

◇기자 : 대회 전에 인스타그램에 난 나야라는 해시태그를 많이 거신 것으로 기억하는데 자신감을 되찾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는데 본인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알람은 다 끄고 생활하신 건지?

◆이상화 : 알람은 어제부로 다 꺼놓은 상태고요. 그리고 난 나야라는 해시태그가 그냥 저는 나오 선수랑 되게 굉장히 많이 비교가 됐었어요. 그래서 약간 주변 사람을 의식해서 제가 저를 위한 메시지로 이렇게 만들었던 것 같고 그리고 저도 주변 사람 의식하기 싫어서 그냥 저의 갈 길을 가고 저의 주문을 외웠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해시태그가 나온 것 같아요.

◇기자 : 어제 가족분들이 오랜만에 경기장을 찾아주셨는데 가족분들을 보고는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상화 : 경기 직전에 저희 부모님이 앉아계시는 좌석을 보게 됐는데 부모님이 올림픽에 오신 게 처음이세요. 밴쿠버 때도 못 오셨고 소치 때도 못 오셨는데 그냥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저희 부모님과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고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기자 : 밴쿠버 말씀하시니까 하나 여쭙고 싶은데요. 밴쿠버에는 밴쿠버 삼총사가 있지 않습니까? 이번에 출전할 때 모태범 선수나 이승훈 선수가 혹시 응원이나 격려가 많이 있었는지...

◆이상화 : 승훈이도 힘내라고 했고 태범이는 떨지 말라고 했어요. 떨지 말고 서두르라고 했는데 저는 그냥 떨린다고 답을 했죠. 그냥 격려를 많이 해줬어요, 위로와.

◇기자 : 어제 어머님께서 인터뷰하실 때 여행을 곧 떠나실 거라고 하던데 혹시 여행지 생각하고 계신지 궁금하고 그다음에 앞서서 올림픽 때 오빠분께 메달을선물한 걸로 알고 있는데 이번 메달도 오빠분께 선물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상화 : 네, 있고요. 은메달도 색깔이 너무 예뻐서 나름대로 소장 가치도 있을 것 같고 그리고 저한테는 너무 값진 은메달이어서 어쩌면 금메달보다 더 소중하게 간직할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캐나다에서 운동하면서 3년 동안 캐나다에서 살게 됐는데 어차피 그 집에 있는 짐을 빼러 캐나다를 가야 해요. 그래서 올 여름에 저희 엄마랑 같이 갈 예정입니다.

◇기자 : 이상화 선수 축하드리는데요. 어제 이상화 선수가 수많은 기록을 남기고 메달도 많이 획득하셨지만 어제 고다이라 나오 선수가 올림픽신기록을 세우면서 본인한테 남아 있는 기록 중 하나가 세계신기록인데 그에 대한 애착도 남다를 것 같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서 한 말씀해 주신다면?

◆이상화 : 어차피 올림픽신기록은 깨질 줄 알았어요. 왜냐하면 이 경기장이 소치 링크장보다 빙질이 훨씬 좋았고 저 또한 36초 후반을 생각했었기 때문에 나름 놀랍지는 않았고요. 그리고 어차피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거라서 상관없고 어쨌든 제 세계신기록도 먼 훗날에는 깨질 거예요. 그래서 거기에 대한 미련은 없어요. 그냥 제가 세계신기록을 세웠었다, 올림픽신기록을 갖고 있었다 이런 것만으로도 저한테는 만족입니다.

◇기자 : 김연아 선수랑 친분이 두터운 걸로 알고 있는데 혹시 경기 후에 메시지가 온다든지 통화를 하셨는지 그런 거 없었나요?

◆이상화 : 메시지를 주고받았어요. 이제 편히 내려놓고 푹 쉬고 곧 만나자고... 주고받았습니다.

◇기자 : 그동안 준비했던 과정을 제가 옆에서 봤던 기억이라면 정말 힘들었었잖아요. 그리고 아까도 계속 그 과정들이 너무 힘들었고 그런 얘기를 하면서 쉬고 싶다, 내려놓고 싶다고 했는데 그러니까 저도 당장 어제 기자회견에서 이제 끝났다라고 그만하겠다고 얘기하실 줄 알았는데 지금 어쨌든 보류를 해 놓은 상태잖아요. 제 생각으로 정말 지긋지긋했을 것 같은데 뭔가 더 남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유보하신 배경, 이런 걸 여쭤봐도 될까요?

◆이상화 : 일단 능력이 있으면 올림픽까지는 아니더라도 1, 2년 하는 건 맞다고 생각을 하고요. 일단 제가 거기까지 생각을 안 해봐서 그건 제가 말씀드리기가 뭐해요. 왜냐하면 저는 앞으로 다가오는 것을 생각하지 미래를 먼저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정작 제 경기는 어제 끝났고 그래서 일단 그런 생각 없이 그건 나중에 결정 지을 문제인 것 같아요.

◇기자 : 문자 많이 온 것 같은데 어제 혹시 몇 개 정도 왔고 몇 개 봤는지 그리고 어제 경기 혹시 다시 봤는지 궁금한데요.

◆이상화 : 문자 메시지는 한 천몇 개 와 있었고요. 그리고 경기 영상은 보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마지막 코너에서 실수가 있었기 때문에 그걸 보면 더 아쉬울 것 같아서 그냥 그건 먼 훗날 진정이 된다면 다시 볼 것 같아요.

◇기자 : 고다이라 나오 선수가 우승을 했는데요. 저도 잘 몰랐지만 두 분이 친하다고 했는데 고다이라 나오 선수에게 칭찬이랄까요. 아니면 전하고 싶은 말씀...

◆이상화 : 저보다 나이도 많은데 저는 1000m를 포기하고 500m를 출전했지만 그 선수는 1500도 탔고 1000m도 출전했어요. 한편으로는 되게 대단하다라는 걸 말하고 싶었고 그리고 사실 누가 1등을 하건, 이런 등수에 상관없이 격려해 주는 그런 마인드가 되게 대인배라고 느꼈습니다.

◇기자 : 부모님과 협회 말고 여태까지 계속 경기를 해오시면서 감사를 드리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지금 한번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상화 : 저는 되게 많아요. 일단 캐빈 코치님도 있고요. 그리고 옆에 계신 저희 선생님도 계시고요. 왜냐하면 제가 캐나다에서 훈련을 하고 한국으로 왔다갔다 했는데 그냥 물심양면으로 옆에서 잘 챙겨주셨어요. 그래서 모든 분들께 다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고 금메달이 아니어서 참 속상하지만 그래도 은메달로도 칭찬을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기자 : 지난 올림픽은 이상화 선수 경기하고 나서 쇼트트랙 경기를 찾아서 응원해 주시고 좀 즐기셨는데 남은 올림픽 어떻게 보내실 생각이고 혹시 고다이라 선수랑 같이 즐길 생각이 있는지?

◆이상화 : 나오 선수는 올림픽 끝나고 또 시합이 있기 때문에 같이 놀지는 못할 것 같고 저는 쇼트트랙 계주 응원이랑 아이스하키 가보고 싶어요. 갈 예정이에요.

◇기자 : 8년 동안 정상을 지키는 게 마음이 힘들었던 거잖아요, 몸도 힘들지만 그럴 때 알람을 7개를 맞추고 있는 동안 어떻게 힘든 순간을 견뎠는지?

◆이상화 : 그냥 저에 대한 자부심을 생각하면서 지냈던 것 같아요. 아직 2개의 금메달이 있고 그리고 세계신기록도 세웠고 그래서 그런 자부심 하나로 지금까지 버텨온 것 같고 그리고 세 번의 올림픽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네 번째 올림픽도 노련하게 이겨낸 것 같아요.

◇기자 : 두 가지 질문 더 드리고 싶은데 지난 얘기지만 어쨌든 올림픽 어제 경기가 15조에 아웃코스로 배정이 됐잖아요. 보통 마지막 조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조 배정 됐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궁금하고 폐막식이 생일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자기에게 주고 싶은 선물이나 받고 싶은 선물이 있다면 어떤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상화 : 조 배정 받았을 때는 저는 마지막 조에서 타지 않기를 바랐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15조에 걸려서 너무 좋았고 그리고 인코스든 아웃코스든 상관없이 양 코스 연습을 했기 때문에 그런 건 상관없었고 그런데 단지 제 앞조에 나오 선수가 있다는 게 참 약간 그게 좀 부담이 됐죠. 왜냐하면 제가 타기 전에 그 친구 기록을 들을 수가 있으니까. 그런데 함성소리가 너무 커서 듣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제가 초반 스피드를 빠르게 달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받고 싶은 선물은 정말 많은데 정말 많아요. 어떻게 콕 집어서 말씀드리기 ... 차차 좀 적어봐야 될 것 같아요.

◇기자 :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많은 은퇴를 앞두고 있는 많은 선수들 같은 경우는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각오로 그런 부분을 준비하는 데 많은 동기부여를 삼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상화 선수는 아까 말씀하신 것도 그렇고 그냥 눈 앞에 있는 경기만 보고 하셨다고 하기에 이번 올림픽을 마지막이라고 생각 안 하고 임하셨던 건가요?

◆이상화 : 네. 왜냐하면 마지막으로 생각을 하면 몸 상태가 나태해지는 건 사실이에요. 그래서 저는 그렇게 생각을 안 했고 올림픽 끝나고도 시합이 있다고 느꼈어요. 늘 어느 때와 똑같이. 그래서 이렇게 나태해지지 않고 은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기자 : 올림픽 전에 이상화 선수한테 스케이터로서 점수를 주자면 몇 점이냐고 했더니 100점이라고 했잖아요. 지금도 100점이겠죠?

◆이상화 : 저는 100점이에요. 왜냐하면 사실 포기하고 싶었는데 재활하고 좋아지는 저를 보면서 제가 아직도 건재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고 그리고 또 그래프가 저희는 월드컵이 목적이 아니라 올림픽이었기 때문에 그 목적을 토대로 올라가는 걸 보고 참 저에게 100점을 주고 싶네요.

◇기자 : 어쨌든 부담을 덜어냈다고 하셔서 다행인데 앞으로 만약에 1~2년 더 선수 생활을 하게 된다면 훨씬 즐겁게 스케이트를 탈 수 있을 것 같은지 궁금합니다.

◆이상화 : 그럴 것 같아요. 왜냐하면 소치 끝나고 나서는 4년 뒤에 평창이 있었고 더군다나 우리나라였고 그래서 약간 준비하는 게 좀 힘들었어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서 이런 부담이 심했는데 만약에 1~2년을 더 한다면 순위에 상관없이 정말 재미있는 스케이팅을 할 것 같아요.

◇기자 : 어제 사실 부모님 뒤에서 제가 같이 지켜봤었는데 끝나고 태극기 흔들면서 돌 때 부모님 계신 걸 보고 입 닫으면서 울컥하는 걸 봤어요. 그때 좀 기분이 어땠어요?

◆이상화 : 더 울컥했죠. 왜냐하면 올림픽에 있는 현장을 같이 할 수 있어서 울컥했고 그리고 경기 전에 저희 부모님이 앉아계시는 좌석을 제가 알아차렸어요. 딱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이미 거기 계신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저도 일부러 찾아가서 손인사 한 것 같아요.


[올림픽] '그 선수' 대신 이상화가 어렵게 부른 이름..고다이라

입력 2018.02.19. 11:36
경쟁 구도에 부담 느꼈던 이상화, 그동안 고다이라를 '그 선수'라 칭해
루틴까지 포기했던 이상화..경기 끝나자 고다이라와 뜨거운 포옹
[올림픽] 고다이라 품에 안긴 이상화 (강릉=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18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상화가 금메달을 획득한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의 품에 안기고 있다. 2018.2.18 yatoya@yna.co.kr

(강릉=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고다이라와 서로를 격려했어요. 우리 모두 네가 자랑스럽다고…그랬어요."

빙속 여제 이상화(스포츠토토)는 18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를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코멘트였지만, 그의 말 한 문장 속엔 많은 의미가 함축돼 있었다.

이상화는 이날 공식 석상에서 고다이라 나오(일본)의 이름을 근래 처음으로 입에 올렸다.

이상화는 고다이라가 여자 500m에서 최강자로 떠오른 뒤 라이벌 구도에 매우 민감해 했다.

고다이라에 관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비교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고, 어쩔 수 없이 코멘트할 때는 고다이라를 

'그 선수'라 불렀다.

무시무시한 실력으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여자 500m에서 단 한 번도 우승을 놓치지 않은 고다이라의

 존재는 이상화에게 부담스러웠다.

더군다나 두 선수의 경쟁 구도가 '한일전'양상으로 흐르면서 이상화는 무거운 부담감을 느꼈다.

이상화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새로운 소식을 전할 때마다 해시태그(#)로 "난 나야"라며 

평창올림픽은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되뇌었다.

단판 승부로 펼쳐진 평창올림픽 여자 500m 경기에서도 그랬다.

그는 고다이라의 이름을 머릿속에서 지우려 자신의 루틴까지 포기했다.

이상화는 평소 경기 준비를 스타트 라인에서 하지만, 앞 조에서 뛴 고다이라의 기록을 보지 않으려고 마지막 

곡선주로 인근에서 몸을 풀었다.

거추장스러운 헤드셋을 끼고 전광판을 보지 않으려 고개를 숙이며 움직였다.

'그 선수'의 존재는 이상화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그러나 이상화는 경기가 끝나자 '그 선수'와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격려했다.

그리고 마침내 이상화는 입술을 움직여 '고다이라'라는 이름을 내뱉었다.

그간 느꼈던 부담을 모두 씻어버린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