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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테니스 역사' 새로 쓴 정현의 이모저모 4가지

含閒 2018. 1. 23. 09:24

'한국 테니스 역사' 새로 쓴 정현의 이모저모 4가지

[일간스포츠] 입력 2018.01.23 09:22

 

[연합뉴스]

[연합뉴스] 

한국인 최초로 테니스 메이저대회 8강에 진출한 정현(22·한국체대)이 주목받고 있다. 

 
 
정현의 경기 모습. [AFP=연합뉴스]

정현의 경기 모습. [AFP=연합뉴스] 

정현(세계 58위)은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16강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를 3-0(7-6(7-4) 7-5 7-6(7-3))으로 꺾었다. 이로써 정현은 1981년 US오픈 여자단식 이덕희, 2000년과 2007년 역시 US오픈 남자단식 이형택이 기록한 한국 선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 16강을 뛰어넘었다. 이제 정현은 24일 텐니스  샌드그렌(96위·미국)과 4강 티켓을 놓고 다툰다. 앞으로 이번 대회 정현의 승리는 그대로 한국 테니스의 새 역사가 된다.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 가는 그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난시 치료 위해 라켓 잡은 정현
정현. [뉴스1]

정현. [뉴스1] 

정현은 아버지 정석진씨가 그의 모교인 삼일공고 테니스부 감독을 지냈고 형 정홍(25)도 실업 선수로 활약하는 '테니스 집안'에서 자랐다. 그런데 그가 테니스를 시작한 결정적 이유는 집안 분위기 때문이 아니라 난시 치료를 위해서였다고 한다. 정현은 어릴 때부터 고도 근시와 난시를 겪었다. 이에 의사는 책을 읽는 것보다 눈이 편안해지는 초록색 코트를 바라보는 것이 낫다고 권유했다고 한다. 아버지도 이 의견에 힘을 보탰다. 정현은 난시 치료를 위해 라켓을 손에 쥐었다. 
 
 
'두꺼운 안경' 포기하지 않는 까닭 
[뉴스1]

[뉴스1] 

그는 테니스를 할 때마다 고글을 써 안경이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외국 언론으로부터 '교수님' '아이스맨'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요즘도 고도 근시와 난시로 교정시력은 0.6 미만이라고 한다. 두꺼운 안경을 써야만 한다. 테니스 선수 중 고글을 착용하는 선수는 드물다. 고글을 쓴다고 해도 눈 부심을 막기 위한 용도다. 정현은 경기 중 땀을 닦기 위해 고글을 수백번 썼다 벗었다를 반복하는 불편을 감내하며 경기를 해왔다. 고글을 벗고 땀을 훔치는 모습은 어느덧 그의 상징이 됐다. 정현은 처음 테니스를 시작할 때부터 안경을 착용해 이제 와 벗는다면 허전할 것이라는 이유에서 시력교정수술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경기 직후 '큰절'한 이유는 
정현의 큰절. [EPA=연합뉴스]

정현의 큰절. [EPA=연합뉴스] 

정현은 조코비치를 물리친 직후 플레이어 박스를 향해 큰절해 눈길을 끌었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큰절 세리머니'에 관해 묻자 정현은 "저를 도와주시는 스폰서·매니저·팀이 있었다. 또 우리 가족이 다 모여 있었다"며 "우리 집 막내인데도 외국에 나가 있고, 막내처럼 행동하지 못한다. 평소 잘 표현하지 못하는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 떠오른 것이 큰절"이라고 설명했다. 정현은 또 "오늘 승리로 인해 한국에서 테니스 붐이 더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은 나에게 있어 많은 꿈 중 하나가 이뤄진 날"이라고 말했다.   
 
 
정현의 주요 경력 및 수상 
[연합뉴스]

[연합뉴스] 

정현은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2013년 윔블던 주니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4년에는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복식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았다. 2015년에는 남자프로테니스(ATP) 서배너 챌린저 단식 결승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남자 선수로는 이형택에 이어 두 번째로 세계랭킹 100위 안에 들었다. 2017년에는 기량이 한껏 더 성장해 독일 BMW오픈 4강,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 32강에 이어 차세대 선수들이 겨루는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ATP 투어 데뷔 첫 우승을 경험했다. 한국 선수가 ATP 투어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03년 1월 시드니 인터내셔널에서 이형택의 우승 이후 14년만의 일이었다.
 

 

 

 

조코비치, 정현 극찬 "마치 벽 같았다, 정말 인상적"
    • 입력2018-01-23 09:03
    • 수정2018-01-23 09:03

 

 

 

 

[스포츠서울 최민지 인턴기자] 호주 오픈 16강전에서 탈락한 전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가 자신을 꺾은 정현(58위·삼성증권 후원)을 극찬했다. 


 

조코비치는 22일 호주 멜버른 파크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호주 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500만 호주달러·약 463억 원)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정현에게 0-3으로 완패당했다. 첫 세트부터 부상 부위였던 오른 팔꿈치에 통증을 호소하며 메디컬 타임아웃을 신청하는 등 고통스러워했고, 결국 정현을 이기지 못했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조코비치는 자신의 부상과 상관없이 정현의 플레이는 뛰어났다고 밝혔다. 그는 "정말 대단한 경기력이었다"며 "코트에서도 훨씬 뛰어난 선수였다. 고비 때마다 믿을 수 없는 패싱 샷들로 이겨냈다. 코트 뒤에서 그는 마치 벽 같았다. 정말 인상적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세트에 대해서도 "타이브레이크에서 정현은 정신적으로 강했고, 참을성이 있었다. 1세트 또한 그가 앞서 있었다. 전 세트에 걸쳐 나의 기량을 되찾고 그를 잡으려고 노력했지만, 그는 항상 앞서 있었다. 그는 미래에 정말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현은 남자 프로 테니스 랭킹 톱 10에 들 잠재력이 있다"며 "그가 얼마나 더 갈 수 있을까는 그에게 달려 있다. 정말 열심히 하고, 훈련도 잘 돼 있고, 멋진 녀석이다. 그의 열정에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원문보기:
http://www.sportsseoul.com/news/read/592961#csidx08aff6a1cd05abe86306031281a2f4c




정현 인터뷰 ‘보고있나’의 숨은 뜻


  • 기사입력 2018-01-23 09:10                            
  • 정현 “24일 8강전서 더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 

    정현 [사진제공=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슈섹션] 노박 조코비치(31·세르비아·세계랭킹 14위)를 꺾고 호주오픈 8강에 진출한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2·한국체대·세계랭킹 58위)의 경기 후 인터뷰가 화제다.

    정현은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16강에서 조코비치를 3-0(7-6<7-4> 7-5 7-6<7-3>)으로 물리쳤다.  

    2년 전 처음 나선 호주오픈 본선 1회전에서 조코비치에 0-3(3-6 2-6 4-6)으로 완패했던 정현은 2년 만에 만난 우상에 화끈한 설욕전을 펼쳤다.  

    한국 선수가 테니스 메이저대회 8강에 오른 것은 정현이 최초다. 이전까지 한국 선수의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은 1981년 US오픈 여자 단식 이덕희(65·은퇴), 2000년과 2007년 US오픈 남자 단식 이형택의 16강이다.  

    정현은 경기 직후 플레이어 박스를 향해 큰절을 해 눈길을 끌었다.

    경기 직후 메인코트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현은 “어떻게 조코비치를 이겼는지 모르겠다. 그저 기쁘다. 내가 오늘 이길 수 있을지 진짜 상상도 못했다. 조코비치와 다시 경기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회자가 ‘코트 끝에서 엄청난 각의 앵글샷을 만들어낸 것이 조코비치가 아닌 당신이었다’고 말하자 정현은 “조코비치는 나의 어릴 적 우상이었다. 어릴 때 조코비치의 앵글샷을 따라해보려고 했다”며 웃었다. 

    정현은 3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3-0으로 앞서다가 3-3으로 따라잡힌 장면을 떠올리면서는 “그 때까지 세트 스코어 2-0으로 앞서있었기 때문에 3세트를 내줘도 4, 5세트에서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나는 조코비치보다 어리기 때문에 2시간 더 경기할 준비가 되어있었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한국말로 소감을 밝힐 기회도 얻은 정현은 “아직 대회가 끝나지 않았다. 수요일에 8강전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며 “계속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정현은 중계 카메라에 ‘보고있나’라는 글귀를 쓰기도 했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정현은 “‘보고있나’라는 문구 위에 ‘캡틴’이라고 썼는데 카메라에 잡히지 않았다. 삼성증권 팀이 해체되고, 김일순 감독님의 마음고생이 심하셨다”며 “이렇게나마 위로해 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경기 후 조코비치에 “믿을 수 없는 경기를 했다. 다음 경기도 잘하라”는 덕담을 들었다는 정현은 “나는 스스로에게 엄격한 사람이다. 아직도 프로가 되는 중일 뿐이다”며 겸손함 모습을 보였다.



     

    [메이저 4강 신화 쓴 정현] 정현의 파죽지세…월드컵 4강 신화와 닮았네

    고비때마다 강호 꺾고 준결승행
    “국민 통합 선도” 네티즌 격찬
    테니스 인기 적은 韓서 쾌거에
    ‘정현 키즈’ 속속 등장 전망도

    • 양준호 기자
    • 2018-01-24 21:18:43
    [메이저 4강 신화 쓴 정현] 정현의 파죽지세…월드컵 4강 신화와 닮았네
    24일 서초구 서울고에서 학생들과 테니스팬들이 정현의 호주오픈 8강 경기를 시청하며 응원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가 월드컵 4강에 진출한 것만큼 기쁘다.”  

    24일 정현(22·삼성증권)이 113년 전통의 메이저 테니스대회 호주오픈에서 ‘4강 신화’를 쓰자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이런 반응이 쏟아져나왔다. “평창올림픽이냐 평양올림픽이냐를 놓고 정치권이 대립하는 가운데 정현이 국민통합에 앞장섰다”는 의견도 있었다. 

    아닌 게 아니라 최고 권위의 국제 스포츠대회에서 누구도 쉽게 기대하지 않던 깜짝 결과를 냈다는 점에서 정현의 성과는 2002년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에서의 4강 신화를 떠오르게 한다. 2002년 대회 전까지 16강에조차 올라본 적 없던 한국 축구는 조별리그에서 한 수 위로 평가되던 폴란드와 포르투갈을 누른 데 이어 16강에서 전통의 강호 이탈리아를 드러눕혔다. 거기까지인 줄 알았는데 8강에서는 무적함대 스페인마저 넘어섰다.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정현이 1회전부터 차례로 격파한 미샤 즈베레프(34위·독일), 다닐 메드베데프(53위·러시아),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는 한국 축구가 상대했던 강호들과 견줘 모자라지 않는 실력자들이다. 16강에서 넘어선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는 축구로 치면 당시의 이탈리아나 스페인에 비견될 만하다. 조코비치는 2016년 독보적인 세계랭킹 1위를 달리다 지난해 부상 등으로 일찍 시즌을 접기는 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예전의 기량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우상이던 조코비치를 정현은 3대0으로 꺾었다. 4강에서 만나는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는 한국 축구의 준결승 상대였던 독일을 떠오르게 한다. 

    24일 8강은 사실 조코비치전보다 더 부담스러웠다. 객관적 전력 차가 큰 조코비치에게 ‘밑져야 본전’이라는 각오로 부딪쳤다면 8강 상대 테니스 샌드그렌(27)은 자신(58위)보다 랭킹이 낮은(97위) 선수였다. 정현은 그러나 세계 8위 스탄 바브링카(스위스)와 5위 도미니크 팀(오스트리아) 등을 잡고 올라온 미국발 돌풍을 2시간29분 만에 3대0으로 잠재웠다.

    외국인 감독 거스 히딩크가 월드컵의 기적을 조련했다면 정현의 기적 뒤에는 지난 시즌 뒤 동계훈련부터 정현을 지도한 네빌 고드윈(남아프리카공화국) 코치가 있다. 고드윈 코치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정현을 처음 봤을 때 아직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그는 세계랭킹이 낮은 편이 아닌데도 얼마든지 더 기량이 향상될 여지가 있었기 때문에 그를 가르치게 된 것이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대한테니스협회 국가대표 후보선수 전임지도자인 손승리 코치도 고드윈과 함께 정현을 돕고 있다.  

    월드컵 축구 4강 신화가 홈에서 빚어진 것과 비교해 정현의 4강 신화는 원정에서 이룬 것이다. 호주오픈은 1930년에 시작된 월드컵 축구보다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4대 그랜드슬램(메이저) 대회 통산 11승에 빛나는 ‘테니스 전설’ 로드 레이버(80·호주)는 자신의 이름을 딴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이날 정현의 승리에 기립박수를 보냈다.  

    월드컵 축구 4강 신화를 넘어 정현은 아시아 남자 테니스 최초의 메이저 우승까지 넘볼 위치에 섰다. 이런 정현을 피겨의 김연아, 수영의 박태환 급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국내 저변이 취약한 환경에서 갑자기 툭 튀어나온 불세출의 스타라는 점에서 닮았다.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스포츠임에도 국내에서는 인기가 미미했던 테니스는 ‘정현 효과’를 등에 업을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연아 키즈’처럼 테니스를 배우려는 ‘정현 키즈’가 속속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대 초반에 전성기를 열어젖힌 정현은 2020년 도쿄올림픽 메달 또한 바라볼 만하다. 



    출처 : http://www.sedaily.com/NewsView/1RUJYG16RP



    정현 '물집 투혼'이 더 감동적인 이유

    심한 오른발뿐 아니라 왼발에도 큰 물집 생겨
    매 경기 `마지막`처럼 플레이하다 물집 잡혀
    통증 강도 물었더니 `1~10` 중 15라고 답해…하드코트선 흔한 현상


    • 조효성 기자
    • 입력 : 2018.01.28 17:20:03   수정 : 2018.01.28 19:26:57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사진설명정현이 자신의 SNS에 공개한 오른발 모습.
    군대를 다녀온 남성이나 하이힐을 처음 신었던 여성이라면 다 알고 있다. 발바닥이나 발뒤꿈치에 물집 한두 개가 잡히거나 작은 상처만 생겨도 걸을 때 얼마나 아프고 따가운지. 그 고통을 알기에 '정현의 발바닥'은 모든 사람에게 더욱 큰 공감을 얻고 있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고통의 정도'를 1~10으로 묻는데 정현(22·한국체대·세계 58위)은 '15'라고 대답했을 정도다. 이미 몸이 느끼는 통증은 한계를 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현은 진통제 투혼을 펼치며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서 한국 테니스 사상 최초로 4강에 올랐다. 하지만 아쉽게 그의 발바닥은 한계를 넘어섰고 결국 '기권'이라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 하지만 정현은 단 한 번도 얼굴을 찡그리거나 다리를 절뚝거리지 않았다.

    정현은 "16강전부터 물집이 크게 잡혔고 진통제를 맞으며 경기를 했다"고 설명한 뒤 "테이핑으로 응급치료한 왼쪽 발도 부상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 진통제에도 더 이상 걷지 못할 정도로 정말 아팠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정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보여준 붉은 속살이 드러날 정도로 물집에 깊게 파인 오른발뿐만 아니라 왼발도 커다란 물집에 살점이 떨어진 상태였다.

    사실 테니스계에서는 이번엔 정현에게 심각할 정도로 물집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강한 체력과 빠른 발로 플레이를 펼치는 정현에게 하드코트에서 치르는 호주오픈은 더욱 힘들다. 특히 볼을 받거나 칠 때 발이 미끄러지지 않아 발바닥에 더욱 마찰이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정현은 그동안 메이저 대회에서 본선에 진출했지만 이번처럼 5회전까지 뛴 적이 없다. 또 호주오픈에서 기회를 잡았고 한국 테니스 역사상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8강과 4강까지 정현은 매 경기를 '마지막'처럼 치렀다. 이번 대회에서 정현은 열흘간 단식 6경기, 복식 2경기를 더해 8경기를 뛰었다. 정현 스스로도 "그랜드슬램 4강은 처음이다 보니 제 발도 그 한계를 좀 넘어선 것 같다"며 "한계를 넘어섰으니까 다음번에는 4강에 오더라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고 돌아봤다.

    정현에게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를 상대로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지 못한 아쉬움보다 미래가 더 밝다. 4강까지 경기를 치러봤으니 앞으로는 더욱더 철저하게 준비할 수 있다. '한계'를 한번 맛봤으니 이제 4강까지 정상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준비를 할 것이라는 얘기다.

    정현도 "모든 부분에서 더 성장해야 오늘보다 좋은 날이 올 것"이라며 미래를 향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오랜만에 국민에게 감동과 기쁨을 준 정현. 국내에는 '정현 신드롬'이 불고 있다. 정현은 노바크 조코비치를 꺾은 후 부모님께 '큰절 세리머니'를 하며 화제가 됐고 중계 카메라에 '캡틴, 보고 있나' '충 온 파이어' 등의 문구를 적으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관중을 웃게 만든 위트 섞인 유창한 영어 인터뷰로 '신세대'다운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아직 안 끝났다"며 응원을 유도하던 정현의 당당한 모습 뒤에 숨겨진 투혼은 국민에게 즐거움뿐 아니라 감동까지 안긴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축전을 통해 "정현 선수는 한국 스포츠에 또 하나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고, 국민에게 큰 자부심과 기쁨을 줬다"며 "너무나 장하고 자랑스럽다"고 격려했다. 정현은 자신의 SNS를 통해 "보내주신 응원이 큰 격려가 됐고 책임감도 느끼게 한다"고 적은 뒤 "대회 기간 국민께서 보내주신 많은 관심과 성원이 제게 큰 힘이 됐다"고 답했다.

    이제 정현의 일정에도 관심이 몰린다.

    정현은 향후 계획에 대해 "일단 어제 시합이 끝난 상태에서 한국에 돌아가 다시 저희 팀원과 스케줄을 상의할 것 같다"며 "일단 발 상태를 최대한 빠르게 정상으로 돌려놔야 다음 스케줄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