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풍계리서 규모 5.7 인공지진…“김정은 서명” 공식 발표
ㆍ문재인·트럼프 정부 들어 첫 실험…한반도 긴장 최고조
북한이 6차 핵실험을 실시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할 수 있는 수소폭탄 개발에 성공했다고 3일 주장했다. 지난해 9월 5차 핵실험 이후 1년 만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핵실험이다.
특히 이번 6차 핵실험 폭발력은 역대 최대 규모인 데다 한·미가 사실상 ‘레드라인’(금지선)으로 간주하는 핵탄두 탑재 ICBM의 실전배치에 근접한 것이어서 북핵 위기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핵무기연구소가 발표한 성명을 인용, “우리의 핵 과학자들은 9월3일 12시(북한시간) 우리나라 북부 핵시험장에서 대륙간탄도로케트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단행하였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수소탄 1차계의 압축 기술과 분열 연쇄반응 시발 조종 기술의 정밀성을 재확인하였으며 1차계와 2차계의 핵물질 이용률이 설계에 반영한 수준에 도달하였다는 것이 다시금 실증되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표현은 이번 핵실험에 수소폭탄의 기술적 특성이 가미된 것임을 의미한다. 지난해 1월 4차 핵실험에서 수소탄 실험을 했다고 주장한 이후 1년8개월 만에 ICBM에 탑재 가능한 수소탄 개발에 성공했다는 주장을 내놓은 것이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주재로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열고 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결정했으며 김 위원장이 핵실험 명령서에 직접 서명했다고 밝혔다.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종합상황실은 이날 낮 12시29분쯤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진앙 북위 41.30도, 동경 129.08도)에서 인공지진으로 추정되는 규모 5.7의 지진파가 감지됐다고 밝혔다. 폭발 규모는 5차 핵실험 때 5.04보다 훨씬 커진 것으로 kt(킬로톤)으로 환산할 경우 최소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평가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한 핵실험이 레드라인을 넘었는지에 대해 “북한 스스로도 ICBM 완성단계 진입을 위해 이번 핵실험을 했다고 표현한 것을 보면 아직도 가야 할 길은 남아 있다”며 “레드라인에 대해선 지금 우리가 정리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오전(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북한의 말과 행동은 미국에 계속해서 적대적이고 위험하다”면서 “북한은 도우려고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중국에 큰 위협과 당혹감을 안겨준 불량국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내가 말했듯이, 그들의 북한과의 대화라는 유화정책이 효과가 없을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청와대는 이날 밤늦게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에 대한 입장’ 메시지를 내고“또다시 이 땅에서 전쟁의 참화를 되풀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정책 무용론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이어 “동맹국들과 함께 평화를 통한 한반도의 비핵화를 포기하지 않고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는 “북한이 국제사회 반대에도 재차 핵실험을 했다”며 “중국은 결연히 반대함과 동시에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