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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정말 고민 많이 했다"..김연경이 밝힌 이적 뒷이야기

含閒 2017. 5. 31. 13:40

[구] "정말 고민 많이 했다"..김연경이 밝힌 이적 뒷이야기

이재상 기자 입력 2017.05.31. 10:26 

6년 간의 터키 생활 청산하고 중국 상하이행
김연경이 31일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태국 올스타전이 열리는 방콕으로의 출국을 앞두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 News1

(인천공항=뉴스1) 이재상 기자 = "정말 고민 많이 했어요."

6년 동안의 터키 생활. 유럽배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MVP, 그리고 터키리그 정상 등극과 컵대회 우승 등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이뤘다. '배구 여제' 김연경(29)이 고민 끝에 터키를 떠나 중국 상하이 구오후아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31일 인천공항에서 만난 김연경은 이적 과정에서 최종 결정을 하기까지의 고민 등을 털어놨다.

김연경의 에이전시인 '인스포코리아'는 지난 30일 "(김연경이) 터키 페네르바체를 떠나 상하이로 이적한다. 역대 중국리그 최고 대우에 계약 기간은 1년"이라고 밝혔다.

2005년 흥국생명에서 데뷔했던 김연경은 이후 일본의 JT 마블러스(2009~11년)를 거쳐 2011년부터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뛰면서 세계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지난 2016-17시즌을 앞두고 페네르바체와 1년 재계약을 맺었던 김연경이 어디로 갈 것인지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배구 팬들에게 이슈거리 중 하나였다. 유럽 현지 언론도 "김연경이 페네르바체에 잔류할 것이다", "중국으로 이적할 것"이라는 추측성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김연경이 새로운 곳으로 이적을 결심하게 이유 중 하나는 터키를 떠나 다른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김연경은 국내에서 뛸 당시 흥국생명의 우승을 이끌었고, JT에서도 하위권이었던 팀을 정상까지 견인했다. 페네르바체에서도 마찬가지로 유럽배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주도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 이뤘다.

김연경은 "터키에 처음 갔을 때만 해도 잘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했는데 돌아보면 선수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해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차지했고, 개인적으로 MVP도 됐다. 더 이상 후회가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한국에 온 뒤 페네르바체 동료들로부터 많은 연락을 받았다. 나탈리아 페레이라(브라질), 에다 에르뎀(터키) 등은 김연경에게 "정말 중국으로 가는 것이 맞느냐? 페네르바체에서 함께 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다.

김연경은 "6년 동안 뛰었던 팀을 옮긴다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동료들과도 이야기를 많이 했었는데 정말 고맙다. 내겐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유럽 최고의 무대를 거쳐 중국으로 가게 됐지만 후회는 없다. 조건도 나쁘지 않다. 김연경측은 "터키 리그와 상응하는 계약 조건"이라고 밝혔고, 유럽 현지 언론들은 "상하이에서 5개월을 뛰면서 80만달러(약 9억원)의 연봉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1년에 120만유로(약 15억원 추정)를 받았던 터키와 비교했을 때 결코 떨어지는 조건은 아니다.

무엇보다 중국의 경우 일정상의 유리함이 있기에 체력 등을 관리하며 국가대표 팀에 합류하는데 큰 무리가 따르지 않을 전망이다. 페네르바체의 경우 10월부터 5월초까지 리그, 컵대회, 유럽배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등 빡빡한 일정이 계속됐지만 중국의 경우 10월 말부터 4개월 정도면 끝이 난다. 리그도 15경기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1년 계약을 맺은 김연경은 "일단 리그가 짧아 체력적인 부분에서 장점이 있다. 내년에 계약이 끝나도 다시 유럽이나 아시아 다른 국가로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 놨다. 중국리그가 끝난 뒤에도 유럽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연경은 입버릇처럼 "올림픽 메달을 따는 것이 꿈이자 목표"라고 했다. 그는 "국가대표로 도쿄 올림픽도 당연히 생각하고 있다. 오직 메달 하나만 보고 달려왔다. 그것도 (행선지를)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김연경은 "오는 9월 내년 FIVB 세계선수권 예선이 열리는 데 굉장히 중요하다. 그때까지 몸을 잘 만들어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고 강조했다.

중국으로 향하는 김연경은 특유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그곳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기보다 내가 갖고 있는 경험과 기술을 전수해 줄 것"이라며 "상하이에서도 우승을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