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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골프ceo 프로파일

含閒 2016. 4. 15. 11:25

골프장 CEO 리더십 DNA [Feature : 1209] Fe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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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CEO 리더십 DNA

 

말단 사원의 꿈은 CEO가 되는 것이다. 그로 인해 사업의 방향과 정책이 결정된다. 최고경영자가 어떤 판단을 하고 역량을 쏟느냐에 따라 나오는 제품의 품질이 달라진다. 골프장 위기론이 어느 때보다 높은 요즘일수록 골프장 CEO의 리더십이 절실하다.
골프장 업계에서 소문난 스타급 CEO의 리더십에는 어떤 비결이 있는지 그 DNA를 분석해보았다. 모두 똑같이 경쟁하는데 어떤 CEO가 이끄는 골프장이 잘 된다면 거기엔 분명히 남다른 골프장 경영의 노하우가 있는 것이다. 골프장은 잔디를 기르고 좋은 코스를 만드는 1차 산업과 함께 서비스를 통해 ‘만족’과 ‘퀄리티’ 혹은 ‘가치’를 부여하는 3차 산업이 혼재된 공간이므로 일반 기업 경영자도 무릎을 칠 부분이 많을 것이다.   
이번 기획으로 일반인이 생각하는 골프장 CEO에 대한 환상과 실제의 괴리도 보이고 싶었다. 매일 푸른 잔디를 밟고, 골프도 마음대로 하고 건강해질 것 아니냐는 환상이 그 속에 있다. 하지만 골프장 CEO의 변천사 속에도 언급되지만, 이들은 골프장 오너 혹은 회원의 기기묘묘한 취향과 기호에 맞추느라 매일매일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산다.
사장실 창문으로 펼쳐진 잔디를 매일 바라보니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그들에게는 완제품이 찍혀 나오는 생산 현장을 지켜보는 것이다. 비가 많이 와도 걱정, 안 와도 걱정하는 건 농부의 심정과도 닮았다. CEO는 자기 코스에서는 잔디에 디보트 자국 날까봐 두려워 볼도 잘 못 친다. 골프장 CEO는 겉으로는 참 좋은 직업으로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힘든 자리이고, 순간마다 걱정과 긴장과 어려운 판단을 해야 하는 과도한 업무가 반복된다. 오늘도 새벽부터 나가 코스를 점검하며 항상 반짝거리는 아이디어와 효율적인 관리 노하우를 발휘해야 하는 것이 골프장 CEO의 숙명이다. 그리고 이제 우리 골프 환경도 멀티 플레이어 CEO를 원하고 있다. 

 

글_남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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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CEO 프로파일

 

골프장 CEO란 어떤 사람일까? 그들은 어떻게 해서 그 자리에 올랐을까?

한국 골프장 CEO의 변천사를 들여다본다.

글_남화영

 

골프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실무 기능을 갖춘 전문가로 바뀌어간다. 사람들이 모이는 사교 클럽 기능에서 벗어나 코스 관리, 운영의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세월이 흐르며 골프가 대중화하는 데 따른 자연스런 귀결이기도 하다.
국내 골프장 초창기에는 설립자가 대표를 맡았다. 이순용 외자청장이 현 서울대공원 자리에 서울컨트리구락부를 건설해 1954년 개장할 때는 회원이 중심이어서 구락부(클럽)였고, 대표는 이순용 이사장이었다. 55년 개장한 부산컨트리 역시 박선기 부산체육회장이 발기인으로 나섰고 초기에 대표를 지냈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64년에 오늘날 대부분 회원제 코스의 전신인 예탁금 預託金 회원제 코스인 한양컨트리구락부가 등장했다. 뒤이어 66년 배용산이 추진하고 단사천, 김종호, 우제봉, 이동찬, 최주호가 출자해 경기 고양군에 뉴코리아컨트리클럽(CC)을 개장한다. 당시에 특이한 코스는 68년 안양CC였다. 다른 골프장들은 여럿이 출자해 골프장을 만들었지만 안양은 골프 애호가였던 이병철 개인이 만들었고 설계와 관리도 본인이 직접 챙겼다.
국내 골프장은 79년까지 23곳에 불과했다. 당시의 골프장 CEO라고 하면 골프장 오너 일가이거나 예편한 군 장성이거나, 고위 공무원이 낙하산으로 들어온 경우가 많았다. 79년 제주도에 오라골프장이 들어선 것을 시작으로 전국 관광지 별로 코스가 늘었다. 기업 계열사 코스가 하나둘씩 생겨났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골프장을 만들려면 청와대 내부 인가 認可를 받아야 했다. 설립이 어려웠던만큼 전국의 골프장 수는 89년까지 43곳에 불과했다.

 

90년대 이후 수요 급증
90년대 초 문민정권이 들어서면서 골프장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골프장 승인 절차가 청와대 ‘내인가’에서 지방자치단체 별로 ‘허가’하는 체제로 바뀐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황금 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되던 골프장 사업에 대기업과 건설업체가 너나할 것 없이 뛰어들었고, 99년  말까지 10년동안 골프장이 두 배 이상 늘어 141곳에 달했다.
골프장이 급증하면서 대표들은 점차 전문화되었다. 70년대 골프장에 들어와 다양한 부서에서 경험을 쌓고 코스관리와 총무, 경영 등 골프장 경영에 익숙한 간부들의 내부 승진 사례가 많아졌다. 안양CC에서 선진화 한 골프 경영 노하우와 잔디 관리 기법을 배운 이른바 ‘안양사단’이 이때 만들어졌다. 이들은 오늘날까지도 골프장 업계 각 분야에서 대표적인 전문가 집단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2000년대를 넘어서면서 투어 프로 출신의 헤드 프로가 대표를 맡는 사례(임충상 한원CC 전 지배인, 휘닉스파크 이강선 전 지배인, 일동레이크 김승학 전 대표, 김덕주 광릉CC 전 전무, 프라자 조태운 전 이사)도 생겨났다. 법조인이 CEO를 맡기도 했다. 경기 이천의 뉴스프링빌 신용락 전 대표, 여주 아리지CC 이성호 전 부사장, 그리고 아름다운CC 소동기 대표가 변호사 출신이었다.
최근엔 그린키퍼가 전문경영인에 오르기도 한다. 안양베네스트의 김호철 지배인, 킹스데일 현재열 대표, 거제 드비치의 최병호 대표가 그린키퍼 출신이고 파인힐스 이준규 전 대표는 직접 병충해 방제약을 만들기도 했었다. 
05년 이후로는 골프장이 2세 경영 체제로 접어들었다. 75년 유성관광을 설립하면서 유성CC를 인수한 강민구 회장의 뒤를 이어 아들인 강형모 회장, 강은모 대표에 이르렀다. 중앙CC에서 골프장 그룹을 일군 이중명 회장의 뒤를 이어 장남 이만규 대표가 아난티클럽서울, 세종에머슨 등을 통해 새로운 골프장의 모델을 시험하고 있다.
가평 크리스탈밸리와 진천 크리스탈카운티 설립자 홍광표 회장의 뒤를 이어 아들인 홍지용 부사장이, 블랙스톤제주와 이천은 원용권 회장의 차남 원기룡 대표가 잇는다. 샌드파인은 승산그룹 허완구 회장의 딸인 허인영 대표, 포천아도니스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아들인 김선협 대표가 맡고 있다. 전북 군산의 군산CC는 박성주, 류연진 공동대표 체제인데 박 대표는 박 회장의 장남이고 류 대표는 전무, 부사장을 거친 전문경영인이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장협) 회장을 지낸 한달삼 회장의 외동딸 한수정 씨도 지난 7월 김포시사이드 대표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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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객을 늘릴 능력을 발휘하는 전문경영인과 스타 CEO의 수요가 높아졌다. 동시에 비용 절감의
과제를 안고있는 골프장으로서는 코스 관리, 인원 축소와 효율화를 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시장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리더십 각축장으로 변모
골프장 450곳 시대를 맞은 오늘날 국내 골프장 업계는 마케팅 경쟁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내장객을 늘릴 능력을 발휘하는 전문경영인과 스타 CEO의 수요가 높아졌다. 동시에 비용 절감의 과제를 안고있는 골프장으로서는 코스 관리, 인원 축소와 효율화를 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시장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장협이 지난 6월 골프장 CEO 대상 코스 관리 세미나를 열자 전국의 CEO들이 몰려 대성황을 이룬 건 그런 배경이 작용했다.
안양베네스트 지배인을 10여 년 지내고 골프장 경영 컨설팅업체 지엠아이 GMI그룹을 이끄는 안용태 회장은 요즘 시절에 스타가 필요하다면서 ‘직원 30퍼센트를 줄여도 버텨낼 수 있느냐가 CEO의 능력에 대한 판단 기준’이라고 지적했다. “상법상 CEO 보장 시기는 3년이다. 골프장이 450여 곳 있다면 한 해 150명의 CEO가 교체되는 셈이다. 국내도 골프계의 내부 승진이 주를 이룰 정도로 전문화됐다. 선진국인 미국은 수퍼인덴던트나 그린키퍼가 CEO로 오르는 사례가 많다.”
어떤 이는 ‘앞으로는 CEO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본부장 체제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만큼 몸집을 줄이면서 신속한 판단과 결정이 골프장 성패를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골프장은 CEO의 리더십 각축장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골프장 CEO의 생명 : 3년 보다 짧다
골프장 CEO는 ‘상법상 3년 계약’이라지만 실제는 이보다 교체 주기가 빠르다. 일반 기업체처럼 업무 성과에 대한 평가나 회계가 복잡한 게 아니고, 오너의 자의적인 판단 기준에 따라 경영 실적이 평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성과에 대한 평가도 일반 기업체처럼 매출과 순익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주변의 평판, 혹은 잔디 상태 등으로 주관에 따라 판단되기도 한다. 골프장경영협회 홈페이지의 ‛대표 이사 변동’ 코너에서 지난 2007년부터의 5년7개월간의 자료를 모두 검색한 결과 CEO의 교체는 총 232건이었다. 이는 장협에 공문을 보낸 골프장에 한정된 경우니 실제는 이보다 더 많다. 이 기간에 한 번 교체가 146번, 두 번 교체가 65곳, 세 번은 19곳, 네 번은 2곳이었다. 같은 기간동안 회원사 골프장은 202곳에서 264곳으로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3년에 한 번 이상은 CEO가 바뀌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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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기네스
(총지배인부터 골프장 경영에 직접 관여하는 회장까지 결정권자 대상) 

 

* 가장 오래 유지하는 CEO : 박순백 화산 대표(96년 개장부터 16년간)
* 가장 짧게 유지한 CEO : 이상윤 태광 대표(08년 4월7일~7월10일까지 94일간)
* 가장 젊은 CEO : 원기룡 블랙스톤 대표 37세(11년 36세에 대표 취임) 
* 가장 나이 많은 CEO : 이동준 코리아 회장(72세)  
* 한 골프장에 가장 오래 근속한 CEO : 최태영 남서울 대표(71년 개장 때부터 41년)
* 대표로만 가장 많이 옮긴 CEO : 김헌수 (서원밸리, 제너시스, 파인힐스, 노벨, 아시아드), 김국종 (서원밸리, 스마트KU파빌리온, 해슬리나인브릿지, 제주나인브릿지, 남촌) 대표. 5곳.
* 골프 실력이 가장 뛰어난 CEO : 강형모 유성 회장(핸디캡 3) 
* 골프 선수 출신 CEO : 김승학 베어리버 회장(KPGA 8승), 오은미 휘슬링락 총지배인 
* 외국인 CEO : 스테파노 루짜 힐튼남해 총지배인(이탈리아인 10년1월부터 근무)

 

국내 골프장 CEO 사관학교 : 안양사단

삼성 에버랜드에 소속된 5개 골프장 즉, 안양베네스트를 비롯해 가평베네스트, 동래베네스트, 안성베네스트, 글렌로스에서 근무했던 간부들이 전국 각지의 골프장 CEO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68년 개장한 안양베네스트가 국내 명문 코스의 방향을 제시했고, 인재 육성과 관리에 뛰어난 삼성의 다양한 경영 기법이 이들을 통해 전국 골프장에도 전파되고 있다.  
GMI그룹 안용태 회장은 83년부터 10년 동안 최장기 안양 지배인으로 근무했다. 그때 성상용 동훈힐마루 대표와 조한창 더스타휴 대표 등이 간부로 있었다. 잔디와 코스 컨설팅을 하는 한국골프엔지니어링 윤인권 사장도 76년부터 코스관리 팀에서 일했다. 이밖에 김헌수 부산 아시아드 대표, 김용해 수원CC 대표, 전봉우 춘천 오너스 대표 등이 모두 안양에서 골프장 운영과 관리 노하우를 배웠다.
90년대 이후 이스트밸리, 렉스필드, 서원밸리 등 수도권에서 명문을 지향하는 코스가 급증하면서 안양 출신 총지배인과 CEO의 수요가 급등했다. 이들은 지난 92년 ‘안양CC 출신으로 영원한 발전과 영광을 위하여’라는 이름의 ‘안영회’를 결성한 뒤 때때로 만나 정보를 교환하면서 골프장 업계의 트렌드를 리드했다. 안양이 명문 코스의 종가 宗家로 불리는 게 이때부터다. 그리고 현재 국내 골프장 13곳의 대표가 안양 사단 출신이다.
김헌수 아시아드CC 대표의 말이다. “지금 활약하는 안양 출신 CEO들은 모두 이병철 선대 회장님 밑에서 배운 사람들이다. 삼성의 노하우와 서비스 마인드, 경영기법을 그때 확실하게 배웠다. 나는 80년대 초에 회장님이 회원으로 계시는 일본의 가스미가세키골프장 등 명문 코스를 둘러보고 벤치마킹까지 했다. 한국에 코스가 50개도 없는 시절이었지만, 선진 코스 관리와 운영 방식이 어때야 한다는 걸 그때부터 배웠다.” 

 

 

“지금 활약하는 안양 출신 CEO들은 모두 이병철 선대 회장님 밑에서 배운 사람들이다.”

 

 

안양 출신 CEO와 재직 때의 직함
  - 360도 고재경 (글렌로스, 가평 지배인)                    - 남촌,동촌 김국종 (안성 지배인) 
  - 수원 김용해 (안양 총무과장)                                 - 신원 김종안 (안양 총무, 경리과장) 
  -  아시아드 김헌수 (동래 지배인, 안양 총무팀장)        - 동훈힐마루 성상용 (안양 부지배인) 
  -  힐데스하임 엄성일 (안양 진행과장)                       - 정산 이현종 (동래, 안양 지배인) 
  -  오너스 전봉우 (안양 총무과장)                             - 더스타휴 조한창 (안양 운영부장) 
  -  우리들 최건 (안양 지배인)                                   - 파인비치 최상진 (안양 지배인)
  -   이스트밸리 한승구 (가평 지배인)

 

 안양 사단 (베네스트 현직 제외) 
   - 안용태 총지배인 시절 간부 : 김용해, 전봉우, 조한창, 김헌수, 성상용, 한승구, 김종안, 엄성일, 김흥길, 임낙규 
   - 정영달 총지배인 시절 간부 : 성상용, 최건, 고재경, 이현종, 김국종, 엄성일, 허백열 
   - 최상진 총지배인 시절 간부 : 이현종, 고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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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 전문경영인 10인의 리더십

 

요즘처럼 골프장 영업 환경이 급변하는 전환기에는 능력을 발휘할 줄 아는 리더가 필요하다. 각 분야에서 특출 난 골프장 대표와 총지배인. CEO의 노하우는 어디에 있을까? 골프장의 스타급 전문 경영인의 자질과 리더십은 어떤 것인가.

글_남화영

 

6-1.jpg >> 젊고 과감한 마케팅 실험자 : 360도 고재경

 

경기 여주의 퍼블릭 360도컨트리클럽(CC)은 지난해 말 개장 이후 색다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골퍼가 치는 타수만큼 그린피를 내는 것이다. 70타대를 치면 10만원 안쪽, 100타 이상을 치면 14만원까지 낸다. 1타에 1300원꼴이라서 골퍼 사이에 큰 화제가 됐다.
요즘처럼 새롭고 튀는 아이템이 필요한 시대에 고재경 총지배인(52세)은 적임자다. 골프와 인연을 맺은 것은 26년 전인 1986년 삼성그룹 계열사 중앙개발에 입사, 조경 팀에서 업무를 시작하면서부터다. 건국대학교에서 원예학을 전공한 것이 계기였다(나중에 조경기사 1급 자격증까지 땄다). 이후 그는 골프장 업무를 다양하게 거쳤다. 사원 시절엔 에버랜드 조경 팀에서, 대리 때는 서비스 교육 팀에서 내공을 길렀다. 안양베네스트 서비스 운영팀장을 할 때는 국내 최초로 골프장 전용 전산시스템인 ‘홀인원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에버랜드가 9홀 퍼블릭 글렌로스GC를 조성할 때는 공사에서부터 개장 후 지배인으로 운영까지 도맡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9홀 퍼블릭이지만 회원제 이상의 서비스를 하는 곳으로 이름났다. 그 뒤 일본 유학을 떠나 1년간 120여 개 골프장을 견학하고 돌아왔다. 한국보다 항상 앞서 진행되는 골프장의 운영 노하우를 배워 우리 실정에 맞는 매뉴얼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국내에 복귀한 뒤로 영업기획 팀을 이끌면서 골프장 운영에 관한 매뉴얼화, 미래 골프 시장 변화에 대비한 신규 사업 아이템 발굴(수탁관리와 컨설팅), 신설 골프장 사업성과 타당성 검토, 해외 골프장 시장 분석을 통한 공동 마케팅 추진 등의 업무를 맡았다.  이후 가평베네스트골프클럽(GC) 지배인으로 부임해서는 골프장 개장 이후 최다 입장객과 최대 흑자를 실현하는 성과를 이뤘다. 그런 뒤에 외주 경영을 맡았던 골프클럽Q안성 지배인을 끝으로 에버랜드를 떠나 지난해부터 360도에 정착했다.
그는 최근의 골프장 영업환경 변화에 고민이 많다. “1차 외주화를 통해 다양한 경영개선 활동을 했다. 다음 단계는 원가절감이 골프장 경영의 핵심이다. 이웃한 골프장 캐슬파인과 손잡고 공동 구매나 셔틀 운영, 중장비의 공용화, 취수원 확보에 공동 보조를 하고 싶다. 이제는 찾아 오는 손님만 기다릴 게 아니라 주변 골프장과 연대해 골퍼가 많이 오도록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손님을 찾아갈 때다.”

 

※ 글 싣는 순서 가나다순

 

고재경의 리더십
이제는 찾아오는 손님만 기다릴 게 아니라 주변 골프장과 연대해 골퍼들이 많이 오도록 다양한 아이디어를 낼 때다. 동시에 골프장은 점차 원가절감을 화두로 삼아야 한다.


 

 

6-2.jpg >> 골프계 아이디어 뱅크 : 아시아드 김헌수

골프장 업계에서 ‘아이디어 뱅크’로 불리는 사람이 있다. 튀면서도 깜찍한 이벤트와 서비스로 주목받는 이가 김헌수(61세) 부산 아시아드CC 대표다. 삼성그룹 공채 출신으로 82년 안양베네스트GC 총무과장으로 발령받으면서 골프장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부산 동래베네스트 지배인, 경기CC 전무를 거쳤고, 경기 파주 서원밸리로 옮기면서부터는 대표를 맡았다. 이어서 중국 제너시스, 순천 파인힐스, 고성 노벨CC 대표를 지내고, 지난 7월7일부터 아시아드CC에서 근무하고 있으니 8개 골프장에서 경력 30년이 넘었고 대표만도 5번을 지냈다.  
그는 부산시가 대주주인 부산관광개발에서 제5대 대표로 선임됐다. 부산시 간부 출신이나 정치권 인사가 맡아오던 대표 자리에 골프장 전문경영인을 영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시가 민간에서 뛰어난 사업 수완을 보이고 서비스 마인드로 무장된 사람을 활용한다는 차원에서 발탁한 사례다. 
그는 별명만큼이나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다. 동래베네스트의 벚꽃축제나 서원밸리의 그린콘서트 등이 김 대표가 있을 때 추진된 이벤트들이다. 발명도 했다. 벙커 안에 있는 고무래를 자주 쓰니까 잡기 쉽게 손잡이를 구부린 고무래로 실용신안을 냈었다. 코스에 비 관리지역을 자연스럽게 늘려나가 관리 비용을 줄이려는 시도도 최초이다시피 시도했다. 연고가 없던 순천 파인힐스로 가 7년간 근무하며 ‘기분 좋은 골프장’, ‘아름다운 코스’, ‘인정 많은 사람들’을 목표로 순천에서 가장 이름난 코스로 변모시켰다. 고성의 노벨로 옮겨서도 김헌수표 서비스를 펼쳐서 전라도 고객이 그를 따라 노벨로 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노력의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대한골프전문인협회로부터 ‘2011 대한민국 골프산업대상’ 경영 대상을 받았다.  
지난해 말 그의 사무실을 방문했었다. 그가 근무하는 집무실은 ‘사장실’이 아닌 ‘창조실’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안에는 벽에 캐디와 회원의 얼굴 사진이 붙어 있고, 각종 자료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발명가의 연구실 같았다.
김 대표의 경영 철학은 한마디로 ‘속옷 경영론’이다. “일류 서비스는 속옷 같은 거다. 입은 것 같지 않고 티 나지 않지만 아주 자연스럽다. 우리 골프장에 온 손님에게 ‘골프장 좋다’라고 칭찬받는 것보다는 그가 다른 골프장에 갔을 때 ‘전에 그 골프장이 좋더라’라는 말을 들어야 한다. 우리는 그런 서비스를 지향한다.”
아시아드에 부임한 지 한 달만에 벌써 골프장 비전을 ‘익사이팅 아시아드 Exciting Asiad’로 정했다. “부산 아시안게임이 열릴 때 골프 대회를 치렀던 골프장이다. 예전의 그 명성을 살려서 이곳을 서비스 천국으로 만들겠다.” 더운 여름날 골프 라운드 하는 골퍼를 위한 시원하고 다채로운 서비스를 익사이팅 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김헌수의 리더십
일류 서비스는 속옷 같은 것. 입은 것 같지 않고 티 나지 않지만 아주 자연스럽다. 이 골프장에 온 손님에게 ‘골프장 좋다’라고 칭찬받는 것보다는 다른 골프장에 갔을 때 ‘그 골프장이 좋았다’라는 말을 들어야 한다.


 

 

6-3.jpg >> 시스템 구축의 마법사 : 스카이 72 김영재

“스카이72를 찾는 연간 35만명의 내장객 중 2회 이상 재방문은 2만3000명 뿐이고 그들이 전체 매출의 60퍼센트를 차지한다. 재방문 고객을 잡지 못하면 벼랑 끝에 서는 것이다.” 김영재 대표(52세)의 속사포 같은 얘기가 쏟아진다. 그는 성별, 연령별, 요일별, 시간대별 고객 분석 데이터는 물론 성향까지 줄줄 꿰고 있다.
외우려고 하지 않아도 시알엠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분석 자료나 캐디와 전직원이 올리는 1000여 건의 브이오시 VOC(Voice of Customer)를 읽다보면 저절로 그렇게 되어버린다. 오픈 초기부터 기존 홀인원 영업 시스템에 스카이72만의 항목 입력, 분석, 추출 기능을 추가 개발해왔고 덕분에 고객 성향에 맞는 영업 전략을 내놓을 수 있게 됐다. 대표적 예가 티 카드 TEE Card 도입. 티 카드는 스카이72 마니아를 만들어내고, 이들은 또다시 엠브이피 MVP나 ‘짱가 클럽’으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1년에 100회 넘게 찾는 브이브이아이피 VVIP로 거듭나게 된다.
스카이72는 국내 최초로 붕어빵, 아이스크림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200여 가지의 새로운 서비스를 창조해내어 ‘펀 Fun 마케팅’, ‘감성 마케팅’의 대명사로 불려왔다. 그 이면에는 치밀한 고객 분석과 시스템화한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한 창조적 고객 만족 서비스의 개발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김 사장이 골프장 운영에 있어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를 꼽으라면 세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창조 Creative’, ‘커뮤니케이션 Communication’, ‘시스템 System’.
“의사 결정권자에게는 크리에이티브 Creative가 가장 중하다. 하지만 결과물을 만드는 건 조직이다. 조직은 곧 시스템이고. 이 시스템은 막힘 없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실행력을 극대화한다.” 시스템 구축의 밑바탕에는 커뮤니케이션이 모세혈관처럼 깔려 있다. 대표적인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중 하나가 커미티 Committee다. 종사자의 의견을 듣는 캐디 커미티나 식음 F&B 커미티를 비롯해 전문가 집단의 새로운 시각을 받아들이는 마케팅 커미티, 내장 고객과 직접 대면해 얘기를 듣는 여성 고객 커미티 등이 있다. 여기에 서비스 전문가의 미스터리 쇼핑 Mystery Shopping까지 다양한 사람의 총천연색 의견을 여과 없이 직접 듣게 된다.
그는 가차없이 말한다. “말단이라도 팀장의 잘못된 의사결정에 이견을 제시하고 수정하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이 될 수 없다면 그 조직은 그날로 끝이다. 창조적 아이디어조차 시스템 속에서 나온다.” 생각할 수 있는 분위기, 실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어야 가능하다는 것. 그는 대표실 뿐 아니라 전화, 문자, 카카오톡, 페이스북을 다 열어놓는다. 한 명의 생각조차 사장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공식 의견 개진 루트 또한 매우 간편하다. 그룹웨어 안에 수시 제안을 올리면 담당 부서 직원이 검토한 후 즉각 시행한다. 자동차 쿨링 서비스는 제안 이틀만에 시행됐다. 프론트 직원에게 부여한 월 10만원의 고객 서비스 재량권도 이슈다. 덤 서비스나 영화 티켓, 책을 선물하는 것도 상관없다. 프론트 말단 직원의 예상치 못한 서비스를 받은 고객은 감동하게 되고, 스카이72를 가슴에 품게 되는 것이다. 글_장수진

 

김영재의 리더십
사회적 책임을 기업의 DNA로 삼자. 결국은 그래야 이익과 수익이 돌아올 것이다. 그냥 기부하고 알리는 수준이 아니라 기업의 혁신을 통해 스카이72의 브랜드 미션을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더 좋은 일상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


 

 

6-4.jpg >> 사심없는 인화 경영 : 화산 박순백

지난 96년 경기 용인에 개장한 화산CC의 박순백(66세) 대표는 개장 때부터 CEO를 맡아 16년간 한결같은 코스 품질과 회원제 골프장의 품격을 유지해온 장본인이다. 화산의 그린이 빠르기로 유명하고 항상 칭찬을 듣는 이유에 대해 박 대표는 간명하게 설명했다. “지금까지 코스 관리에 돈을 아낀 적이 한 번도 없다. 오너의 명문 코스를 만들기 위한 아낌없는 투자와 운영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가 오늘날 화산을 만들었다.”
본지의 ‘베스트 코스’ 평가에서 항상 상위권(2011년 6위)에 드는 화산은 특별한 마케팅을 하는 골프장이 아니다. 정적이고 조용하다. 그는 튀는 스타일이 아니거니와 색다른 이벤트도 하지 않는다. 본지를 제외하고는 어느 잡지나 신문이건 그의 인터뷰 기사가 나온 적도 없다. 서울대 법대를 나온 CEO라는 것도 아는 사람만 안다.
젊은 시절 영국에서 살며 그곳의 전통 있는 회원제 골프장을 경험한 것이 그가 오늘날 화산을 정통 회원제 골프장으로 이끄는 원동력이다. 화산의 모든 결정은 회원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에서 내린다. 그는 전체를 조화하는 역할만을 했다고 겸손하게 말한다. “오너가 나를 신뢰하듯 내가 직원을 믿으면 된다.”
그는 많은 일을 현장의 실무 직원에게 위임한다. 그 바탕에는 ‘사심 없음’이 있다. “16년 동안 무수한 판단과 결정을 했지만 한 번도 화산에 해가 되는 결정을 한 적이 없다.” 오너가 만든 코스의 철학과 회원을 위한 코스 관리를 개장에서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어기지 않고 지켜내고 있는 것이 화산의 경쟁력이다. 많지 않은 직원이지만 장기 근속자가 많고 화산CC에 항상 좋은 평판이 나오는 바탕에는 인화 人和 리더십이 주요한 역할을 한다. “리더십이라고 특별한 게 없다. 요즘 경기가 어렵다지만 우리는 회원에게 한 약속을 잘 지키고 관리를 더 잘 하는 정도다.” 항상 겸손함이 배인 말투에 넉넉한 인품도 그의 리더십의 큰 요소다.

 

“오너가 나를 신뢰하듯 내가 직원을 믿으면 된다.” 박순백

 

박순백의 리더십

6년 동안 무수한 판단과 결정을 했지만 한 번도 화산에 해가 되는 결정을 한 적이 없다. 오너가 만든 좋은 코스의 철학과 회원을 위한 코스 관리를 개장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어기지 않고 유지해오고 있다.


 

 

6-6.jpg >> 대회용 코스 세팅 : 우정힐스 이정윤

85년 코오롱에 입사해 95년부터 충남 천안 우정힐스CC에서 일해온 이정윤(54세) 총지배인은 한국의 토너먼트 코스 세팅에 관한 1인자다. 지난 03년부터 내셔널 타이틀인 한국오픈을 우정힐스에서 시작하면서 그는 매년 한국의 최고의 대회 코스를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끊임없이 코스를 개선해왔다. 존 댈리가 6언더파로 우승한 이듬해부터 해외 메이저 대회의 코스 세팅을 면밀하게 연구했고 이를 우정힐스에 적용해나갔다. 04년 회원의 불만을 무릅쓰고, 혹은 설득하면서 몇 개월 전부터 코스 세팅에 들어갔다. 페어웨이 폭을 좁히고 주변 러프를 길러서 잘 친 샷과 못한 샷의 변별력을 높였더니 초청 선수로 온 어니 엘스가 ‘US오픈보다 폭이 좁다’며 혀를 내둘렀다.
05년 대회 때는 비거리가 길어진 장타자에 대처하기 위해 파5 11번 홀을 파4로 만들어 국내 최초로 파71 코스로 대회를 치렀다. 이후 매년 한국오픈이 열릴 때면 5개월 전부터 우정힐스는 조금씩 토너먼트 세팅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한국 선수의 기량이 세계 수준으로 성장하는 것에 발맞춰 대회 코스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난이도를 가릴 수 있는 세팅으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이제는 국내 남녀 프로 대회를 개최하는 골프장 관계자가 우정힐스를 찾아와 코스 세팅과 대회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처음에는 불평하던 회원도 이제는 한국 최고의 대회를 개최한다는 사실에 자긍심을 느끼고 게스트를 초대할 때도 자랑하며, 대회 때는 자원봉사자로 자발적으로 나선다.  
티잉 그라운드와 페어웨이 사이에 보경로 步徑路를 만들어 선수들이 아침 이슬에 젖지 않고 지나도록 한 것이나 파71 대회 코스를 열었고, 매년 조금씩 코스를 변화시켜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맞춰 코스 난이도도 조절했다. 매년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가 우승하다보니 한국오픈은 세계에서도 관심 갖는 골프 이벤트로 성장했다. 그것 역시 우정힐스가 세계 100대 코스에 처음으로 선정되는 데도 기여했다. 올해 이 지배인은 그린 잔디 교체작업을 시작했다. “팬크로스에서 시와이 CY2를 파종했다. 개장 20년이 되다보니 자꾸 눕는 경향이 있어서 서서히 벤트그라스 중에서도 좀 더 나은 품종으로 교체하는 중이다.” 그는 팔방미인형 리더이기도 하다. 대한골프협회 선수강화위원을 11년째 맡고 있다. 지난 98년 외환위기 때는 직원 수가 감축되자 그가 직접 1종 대형면허를 따서 직원 출퇴근 버스를 몰기도 했다. 생활체육지도자 2급 자격증에 코스 관리 전문가(그린키퍼) 자격증까지 가졌다. 

 

이정윤의 리더십

한국 최고의 대회 코스를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끊임없이 코스를 개선해왔다. 국내 남녀 프로 대회를 개최하는 골프장 관계자가 우정힐스를 찾아 코스 세팅과 대회 운영 노하우를 벤치마킹했다.


 

 

6-5.jpg >> 발상과 직원 존중의 전략 : 윤승호

지난 07년 부임한 윤승호(64세) 부산CC 28, 29대 이사장은 지난 6년간 수많은 개혁을 단행했다. 최근 급증하는 신설 코스 사이에 ‘올드 코스’라는 이유로 도태되지 않기 위한 몸부림에 가까운 마케팅 혁신이었다.
처음엔 09년까지 2년 여에 걸쳐 좌우 그린을 모두 시와이 CY2 초종으로 교체했다. 종전까지 세포아풀이 그린을 점령해서 퍼팅할 때 불평이 종종 있었다. 윤 이사장은 몇 개 홀은 티잉 그라운드를 신설하면서 변화를 주었다. 또한 카트길 사이로 종종 보이던 맨땅과 플라스틱 받침대를 다 없애고 잔디가 안착하도록 했다. 예전엔 답압이 생겨 인조 잔디용 플라스틱이 필요했으나 최근 등장하는 신설 코스 사이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방편이기도 했다.  
그는 2010년 7월부터는 회원 카트비를 전액 면제해 주는 파격을 단행하기도 했다. 경기가 어렵다고들 하니까 작년 4월부터는 회원의 음식값을 절반으로 내리는 역발상의 전략을 폈다. 그랬더니 내장객은 오히려 더 늘었다. 몹시 춥던 지난해 겨울 골프장을 찾았을 때 영하의 날씨였음에도 71팀이나 예약이 차 있었다.
부산CC는 55년의 역사에 회원의 입김이 센 사단법인 코스지만 그가 펼치는 마케팅은 과감하면서도 첨단을 넘나들었다. 국내외 골프장과 자매결연을 맺어 회원 교류를 하고 다양한 할인 정책을 펼쳤다. 서울한양 회원에게는 1년에 14일 회원 대우를 해준다. 심지어 외국으로 일본, 중국 골프장과 연계되어 있어 평일 상호 회원 대우를 해준다. 엘리시안제주, 라온, 롯데스카이힐제주CC의 회원과 가족 회원에게는 상호 할인한다. 에어부산과도 제휴를 맺어 부산과 후쿠오카 간 항공편에도 할인한다. 할인 폭이 다양할수록 내장객은 늘었다. 
이곳 파3 홀 티잉 그라운드에는 홀인원 팻말이 여러 개 붙어 있다. 4개의 파3 홀에 홀인원 상품이 총 18개다. 회원 뿐만 아니라 비 회원 홀인원 상품도 많다. 스폰서가 많이 붙는다는 얘기는 그만큼 좋은 내장객이 많다는 얘기다.
지난 한 해 다른 골프장은 매출 감소로 힘들었다지만 부산CC는 오히려 늘었다. 윤 이사장의 리더십으로 인해 06년 4억600만원이었던 순이익이 4년 뒤인 10년엔 12억900만원이었다. 35억원이었던 적립금이 3배 수준인 105억원으로 늘었다. 창사 이래 최대 성과였다.
지난해 말 부산CC의 스타트하우스에는 노사화합 선언문이 붙어 있었다. 레스토랑 입구에는 두 개의 현수막이 걸렸다. 고용노동부로부터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부산시와 국세청에서 ‘우수납세 법인’으로 선정된 기념이다. 그는 직원의 자존심을 높이는 작업도 병행했다. 회사가 잘 되려면 회원뿐만 아니라 직원의 충성심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직원의 급여나 상여금을 ‘경비’가 아니라 ‘투자’로 생각하고 지난해 분기 별로 특별 상여금까지 지급했다. “비 오는 어느 날 주변 골프장이 모두 문을 닫을 때 우리 직원들은 영업하더라. 그날 한 팀인가 제외하고는 전부 라운드 했다. 그건 우리 직원의 열정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나는 동기부여만 하고 직원이 알아서 한다. 직원의 역량은 그때 나온다.” 그는 부임 후에 클럽하우스 프론트 상단에 ‘이사장 재실중’이라는 램프를 설치해 집무실에 있으면 불이 켜지도록 했다. 누구라도 언제라도 이사장에게 할 말이 있으면 하라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나는 동기부여만 하고 직원이 알아서 한다. 직원의 역량은 그때 나온다.” 윤승호

 

윤승호의 리더십

‘회사가 잘 되려면 회원 뿐만 아니라 직원의 충성심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직원의 급여나 상여금을 ‘경비’가 아니라 ‘투자’로 생각하고 지난해 어려움이 예고되는 가운데도 분기 별로 특별 상여금을 지급했다.



 

 

6-7.jpg >> 솔선수범하는 코스 개조자 : 스카이밸리 이정호

경기 여주의 스카이밸리 이정호(58세) 대표는 ‘헌집 고치는 사람’이라고 농담 삼아 말한다. 지난 93년 한솔그룹의 오크밸리에서 시작해 클럽700CC를 인수하면서 본부장으로 일하다, 하이트에서 인수해 블루헤런GC로 바뀌면서도 대표를 지냈다. 블루헤런에서 이 대표가 공사를 진두지휘하며 3년에 걸쳐 일궈낸 코스 리노베이션은 수작 秀作으로 꼽힌다. 07년엔 여주CC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여주는 75년 개장한 올드 코스로 재단과 이사 간의 분규와 소유권 분쟁이 끊이지 않던 곳이다. 부임 이후 그는 과감하게 골프장을 개혁해 나갔다. 홍두표 여주 운영위원장의 말이다. “첫 번째 한 일이 카트도로 공사였다. 예전 사장은 20억이라고 말했다. 다음에 온 사장은 10억이라고 하더라. 그런데 이 사장이 와서 3억6000만원에 해치웠다. 불도저  포크레인이 지나가고 나면 자신이 직접 나서고 골프장 직원이 다 달려들어 일궈내더라. 실비용밖에 안 들었다.” 
부임한 이듬해 골프장이 쉬는 동계 시즌을 이용해 한 개의 코스를 고쳐놓더니 다음해는 또 한 개의 코스를 대폭 늘려놨다. 투 그린을 원 그린으로 바꾸고 홀 사이에 계류를 조성했다. 역시 3년에 걸쳐 마지막 코스까지 리노베이션을 완료했다. 회원들은 그의 실용적이고 뚝심 있는 개혁에 혀를 내두르며 ‘천지개벽’이라고 표현했다. 어떤 회원은 봄에 코스를 찾았다가 잘못 온 줄 알고 확인하러 프론트로 뛰어들었다는 일화도 생겼다.
그는 지난해 말 36홀 코스인 여주 스카이밸리로 옮겼다. 이제 8개월 여를 지난 지금 늘 그러하듯 코스를 조금씩 바꾸고 개선해나가는 중이다. “코스는 레이아웃과 라운드 컨디션이 좋아야 한다. 지금도 사소한 건 조금씩 고쳐나가고 있는 중이다.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운 때 공사 비용을 따지고 있으면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그는 전문 코스 설계가가 아니고 토공 기술자도 아니다. 하지만 세계 100대 코스, 500대 홀의 사진과 다른 골프장 중에 공사를 잘한 곳을 벤치마킹 하며 스스로 리노베이션 공사를 이끌어나간다. 그리고 올해 말이면 비수기를 이용해 코스를 더 새롭게 고쳐나갈 것이다.
일주일을 매일같이 근무하며 하루 중 대표 자리에 앉아 결재하는 시간이 한 시간 남짓일까 싶다. 항상 코스 안에서 ‘뭘 고칠까, 어떤 점을 개선할까’를 고민한다. 공사를 진두지휘하고 현장에서 솔선수범하는 리더가 있는 곳에서는 게으름 피우는 직원이 없다. 올해 스카이밸리는 더 많이 업그레이드 될 것 같다.  

 

이정호의 리더십

코스는 일단 레이아웃과 라운드 컨디션이 좋아야 한다. 지금도 사소한 건 조금씩 고쳐나가고 있다.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운 때 공사 비용을 따지고 있으면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6-8.jpg >> 이론과 현실의 결합 : 레이크우드 이종화

골프장 CEO 중에 경기 양주의 레이크우드CC 이종화(59세) 대표만큼 문무 文武를 겸비한 이는 없을 것이다. 경영학 박사(전주대 대학원), 체육학 박사(한체대 대학원)에 신학 박사(한신대 대학원) 학위까지 3개 분야의 박사에 유도 6단, 태권도 5단, 합기도 7단, 용무도(용인대에서 만든 한국형 무술) 7단, 격기도(레슬링과 태권도를 융합한 무술) 7단을 합치면 무술이 32단이다. 우리나라 전체 CEO 중에도 이 정도 무술의 소유자는 없다.
이 대표는 78년 옛 명칭인 로얄컨트리클럽에 말단 사원으로 들어와 중간에 한두 번 계열사 파견 근무를 한 것을 빼면 근속했다. 91년에 이사, 2000년에 전무로 승진했고, 입사27년5개월 만인 05년 11월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골프장 이름을 레이크우드로 바꾸었다. 
중학교 때부터 유도 선수를 했고 고등학교를 과락하면서 4년 만에 힘들게 졸업했다. 용인대 유도학과를 나와 중학교 체육교사를 1년 정도 하다가 골프장에 들어왔지만 아는 게 거의 없었다. 골프장에 들어온 이상 사장을 꿈꿨으나 그러기 위해서는 지식이 필요했다. 그는 골프장에서 가까운 경희대학교 관광경영학과에 편입했고 그 뒤론 무섭게 공부했다. 79년에 석사를 따고, 전주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을 때는 제주도의 호텔 계열사에서 근무하고 있었지만, 비행기를 타고 수업 받으러 오갈 정도의 열정을 보였다. 경영학 박사 학위를 따고나서는 대학 때의 전공인 운동의 원리를 보다 잘 깨우치기 위해 체육학을 파고들었다. 젊은 시절 기독교를 접한 그는 현재 서울 중계동의 빛과소금교회 장로인 독실한 신자이기도 하다. 그러다 신학까지 학문적으로 접근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가 이토록 공부에 몰두하는 건 이론과 실제를 접목하기 위해서다. 골프장이 잘 되던 10여 년 전부터 그는 마케팅 팀을 신설했고, 일반 기업체처럼 고객 만족 경영 개념을 골프장 운영에 도입하고 운영 자문 위원회를 통해 골프장 살림을 회원에게 적극적으로 알렸다. 경영 실무에는 유도의 운동 원리를 접목했다. 신속하게 일처리를 하고 정신 무장이 잘 되어 있어야 좋은 서비스가 나온다고 믿는다. 그가 추구하는 마케팅은 성경에 있는 모세의 리더십을 응용했다. “앞으로의 마케팅이란 손님을 찾아다니는 단계를 넘어서야 한다. 출애굽기에 나오는 모세처럼 따라가지 말고, 이끄는 리더십이어야 한다. 손님들이 찾아오도록 만드는 방식이어야 한다.” 하루에 평균 4시간을 자면서 20시간을 알차게 보낸다. 새벽 4시반에 일어나 새벽기도로 일과를 시작한다. 남들보다 3배는 더 쪼개서 생활한다.

 

이종화의 리더십

앞으로의 마케팅이란 손님을 찾아다니는 단계를 넘어서야 한다. 출애굽기에 나오는 지도자 모세처럼 따라가지 말고 이끄는 리더십이어야 한다. 손님들이 찾아오도록 만드는 방식이어야 한다.


 

 

6-10.jpg >> 전통이란 가치를 심다 : 남서울 최태영  
경기 성남의 남서울CC는 ‘올드’보다는 ‘전통’이라는 개념을 만드는 데 더 주력한다. 그리고 전통을 세우는 중심에는 최태영(62세) 대표가 있다. 71년 골프장이 개장할 때 말단 직원으로 들어와 41년간을 근속하고 있으며, 01년부터는 대표로 일하고 있다. 근속만 한 게 아니라 일년 내내 이곳에서 살다시피 했다. 78년 결혼했는데 이듬해 1년간 딱 이틀을 쉬었을 정도다. 코스 설립자가 한국 근대 골프의 기틀을 닦은 허정구 회장인만큼 ‘전통’을 코스의 의미 있는 가치로 담아내려는 노력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남서울은 매경오픈과 한국아마추어선수권이 매년 열리는 곳이다. 지난 04년 코스 리노베이션을 할 때 그는 일본까지 가서 설계자의 원 설계도를 참고했다. 애초의 설계 철학을 살려서 투 그린 시스템도 일부러 유지했다. 올드 코스가 리노베이션을 할 때면 예외 없이 원 그린으로 바꾸는 추세를 따르지 않았다. 
“골프장 입구에 ‘남서울칸트리구락부’라는 글자가 바위에 새겨져 있다. 누군가 그런 구식 이름을 왜 아직 쓰냐고 그랬다. 하지만 옛날에 즐겨 쓰던 흔적과 자취를 없애버리면 나중에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묻고 싶다.” 남서울은 클럽하우스 2층에 메모리얼룸이 있다. 설립자인 허정구 회장이 쓰던 클럽 세트가 있고, 벽 한 면에는 전체 회원의 스코어보드가 목판에 새겨져 있다. 오랜 회원은 나무가 세월을 지나면서 색이 바래 거무스름해졌고, 신규 회원의 명패는 새 나무라서 반질거렸다. 그리고 라커룸 의자가 두 개 놓여 있는데 ‘71년 개장 때부터 쓰던 의자’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클럽하우스 리모델링을 하면서 다른 건 다 버렸지만 라커룸 의자만은 하나도 버리지 않고 그대로 쓰고 있다.”
남서울 음식 중에도 우윳빛깔의 설렁탕 육수는 41년간 유지되고 있다. 1주일 육수를 사용한 뒤 5리터 정도 남긴다. 그 남은 육수에 새 사골과 물을 넣어 1주일 뒤 다시 육수를 만들어내는 식으로 개장 이래 한 번도 육수의 대가 끊이지 않았다. 남서울은 사람들도 전통이 있다. 초창기 직원이 6명이나 남아 있다. 최 사장은 매년 겨울이면 퇴직 직원과 캐디 초청 행사를 열어준다. 그래서 그의 골프장 운영 노하우는 이심전심 以心傳心 리더십이다. “20년 넘게 함께 일하는 직원이니 일일이 말 안 해도 눈빛만 봐도 서로 잘 알아서 한다.” 그 역시 남서울의 전통이 되어가고 있다.             

 

최태영의 리더십

매년 겨울이면 퇴직 직원과 캐디 초청 행사를 열어준다. 운영 노하우는 이심전심이다. 20년 넘게 함께 일하는 직원이니 일일이 말 안 해도 눈빛만 봐도 뭘 원하는지 서로가 잘 알아서 한다.


 

 

6-9.jpg >> 그린키퍼 출신의 대표 : 킹스데일 현재열
충북 충주의 신설 코스 킹스데일골프클럽(GC)의 현재열(61세) 대표는 79년 용인자연농원 식물원에 입사한 뒤 그해 경주관광개발 공사가 경주신라CC를 만들면서부터 코스 관리 직원으로 골프장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엔 코스 관리라 해도 요즘처럼 전문화 되어 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안양베네스트에 일본에서 잔디 전문가가 와서 교육한다면 일부러 시간을 내 배우러 다녔다.
91년 뉴서울CC로 옮겨 코스관리부장에다 총무부장을 겸임하면서부터 업무 영역을 넓혀나갔다. 이후 그가 가는 곳은 주로 시공이나 개장과 관련된 골프장이었다. 코리아CC에는 건설본부장을 맡았고, 대구CC로 옮겨서는 관리이사를 맡았다. 2001년 파미힐스에서부터 본부장으로 올라 CEO 경력을 쌓아나갔다. 이후 경주신라, 청도그레이스, 홍천CC를 이어 시공하고 개장에 이르는 초기의 관리를 맡았다. 
그린키퍼 출신으로 골프장 대표를 맡고 있는 이는 그 외에도 경남 거제 드비치의 최병호 대표, 경기 안양베네스트의 김호철 지배인 정도다. 코스와 잔디 전문가가 대표로 있으니 킹스데일의 코스 관리와 시공은 시작부터 남달랐다. “골프장 매출의 70퍼센트가 그린피 수입이다. 따라서 코스는 단순히 관리하는 대상이 아니라 만들어내는 상품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잔디나 수목 관리가 생물체를 죽지 않게 관리하는 게 아니라 품질 좋은 상품을 생산하는 차원이다. 요즘의 골프장은 거의 평준화되었다. 어느 코스 책임자가 좋은 상품을 만드느냐를 가지고 싸우는 상황이다. 누가 고객의 요구에 최대한 가깝게 만드느냐가 관건이다. 관리자라면 그런 마인드가 필요하다.” 그에게 있어 골프장 운영은 좋은 코스 관리가 상품을 생산하는 핵심이고, 타 부서는 좋은 상품 생산을 돕는 개념이다. 
그는 앞으로 골프장 영업 환경이나 고용 구조가 점차 인력을 줄이면서 효율적으로 쓰는 구조로 바뀔 것으로 전망한다. “우리 정 직원이 30명이 안 된다. 경비, 청소, 안내 라커 모두 외주다. 앞으로는 시설 근무 관리도 외주로 가는 추세다. 골프장의 대표 상품인 코스 관리도 분리된다. 티와 그린 등 고객이 바로 느낄 수 있는 부분에는 전문적인 관리와 숙련된 기능이 요구되는 곳은 정 직원이 필요하지만, 그 밖의 단순 작업에는 외주가 일반적으로 자리잡는다.” 점점 더 슬림화되는 골프장 인력 구조 흐름에서 그린키퍼 출신 리더는 점차 늘어날 것이다. 

 

현재열의 리더십

골프장 매출의 70퍼센트는 그린피 수입이다. 따라서 코스는 단순히 관리하는 대상이 아니라 만들어내는 상품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잔디나 수목 관리가 생물체를 죽지 않게 관리하
는 차원이 아니라 품질 좋은 상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CEO Talk

토목 설계 회사를 운영하며 골프장을 직접 건설한 이유, 골프장 오픈 이후 오픈대회를 개최하게 된 이유, 선수와 부모에게 아침식사를 제공하고 경품으로 암소 한 마리를 대상으로 내놓은 이유, 코스에 서양 잔디를 식재하고 잔디 관리 과정을 수료한 이유, 한일여자대항전을 열고 장학재단을 만들려는 이유 등에 대해 그가 직접 말문을 열었다.

 

인터뷰_고형승

 

 

Lee Doo Hwa

이두화 / 주식회사 삼보기술단, 히든밸리골프클럽 회장 / 59세

 

히든밸리여자오픈이 올해로 3회째다. 대회를 처음 열기로 마음먹었던 이유는 우선, 딸 때문이었다. 딸(이다은)이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KLPGA 회원이고 1부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대회 개최가 작게는 개인의 영광이며, 크게는 국가의 홍보대사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를 무대로 큰 활약을 펼치고 있는 한국 여자프로 골퍼가 국가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은가. 이들의 요람이라 불리는 한국LPGA투어가 세계로 뻗어나가려는 실력 있는 선수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나도 작은 힘이나마 일조하고 싶었다.

첫 대회가 열렸던 2010년에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선수 편익이나 갤러리 편의에 대해서 잘 몰랐다. 하지만 한 번 치러보니 2회 대회부터는 어떤 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감이 잡혔다. 선수와 부모에게 아침 식사를 제공했고, 갤러리 경품도 올해 150개 정도 준비를 했다. 또 암소 한 마리를 대상으로 걸었다. 작년부터 암소를 경품으로 내걸었는데 반응이 좋았다. 코스에 축사를 지어 선수와 갤러리가 볼 수 있게끔 매어 놓았다. 작년에는 암소가 더위에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올해는 대형 선풍기까지 준비했다.

2007년 개장한 히든밸리골프클럽은 27홀의 대중 골프장으로 서울에서 1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모든 홀을 서양 잔디로 시공했다. 처음에 서양 잔디와 중지 중 어느 것이 나을지에 대해 무척 고민을 많이 했는데, 서양 잔디로 선택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골프장을 만들고 대회를 개최했던 이유가 우리 선수들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그들이 해외투어에서 서양 잔디에 적응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처음엔 잔디에 대해서 잘 몰라서 애를 먹었다. 결국 고민 끝에 골프장 대표이사와 건국대학교에서 6개월짜리 코스인 잔디 관리 과정을 수료했다. 그때 잔디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 사람의 영양분이 밥이듯, 잔디의 영양분은 물인데 그것도 적재적소에 주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도 더울 때 갑자기 차가운 물을 들이키면 탈이 나듯 잔디도 마찬가지다. 섬세한 작업이 필요하고 아이를 다루듯 끊임없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골프장을 개장한 이후로는 골프클럽을 놓고 매일 풀을 뽑으러 다닌다. 잔디 상태도 확인하고 그린도 만져보고 직접 다니면서 하나하나 내 손길이 안 닿은 곳이 없을 정도다.

회장의 품격? 그것보다 고객의 품격이 우선이다. 골프장 노무자처럼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돌아다닌다. 나는 평소 밀짚모자를 쓰고 허름한 옷을 입고 카트도 타지 않은 채 항상 페어웨이 안쪽을 보기 위해서 코스 반대 방향으로 다니곤 한다. 그래야 무엇이 잘못됐는지 보이니까 말이다. 하루는 햇살이 너무 강해서 선글라스를 끼고 코스를 돌아다니는데, 고객 중 한 분이 ‘노무자가 선글라스를 끼고 일한다’고 핀잔(?)을 주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캐디가 회장이라고 소개를 했더니 그 손님은 ‘어떻게 회장이 직접 풀을 뽑으러 다니느냐’며 의아해했다. 그러면서도 ‘회장이 저렇게 직접 챙기는 골프장이라면 믿음이 간다’고 좋아했다.

나는 모든 것을 둘러본다. 골프장 입구에서부터 구석까지 모든 곳을 매일 둘러본다. 식당 구석, 그늘집이나 잔디 관리동, 기숙사동까지 모든 걸 다 봐야 직성이 풀린다. 직접 보고 수리하고 관리인에게 이야기를 하는 스타일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챙기고 발로 뛰는 편이다. 어떤 이들은 ‘회장이 너무 나서면 직원이 불편해하지 않느냐’는 말을 하곤 하는데, 직원보다 골프장을 방문한 고객의 편리함이 중요하다. 손님을 위해서 직원이 최고의 서비스를 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최고의 서비스라면 고객을 응대하는 직원의 태도도 있겠지만, 가장 기본적이고 우선적인 것이 바로 깨끗하고 잘 정리된 시설이다. 나는 손님의 입장에서 항상 코스를 돌아다닌다. 내가 만족해야 손님이 봤을 때도 ‘아 괜찮은 골프장이구나’라는 생각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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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핸디캐퍼에게는 굉장히 어렵고 로우 핸디캐퍼에게는 재미있는 코스 라는 점이 히든밸리 골프클럽의 특징 중 하나다. 페어웨이가 넓지 않고 그린의 언듈레이션이 심한 편이다. 처음부터 대회를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힘으로 하는 골프가 아니라 도전적이고 전략적인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모든 운동이 그렇듯 한판에 넘어가면 재미가 없지 않나. 특히 16번 홀부터 마지막 3개 홀을 어렵게 만들어 승부가 여기에서 결정 나게끔 만들었다. 하지만 어렵다는 고객의 불만도 수렴해 최근에 만든 9홀은 조금 쉽게 설계했다.

현재 나는 히든밸리골프클럽뿐만 아니라 임직원 6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는 토목설계회사 ‘삼보기술단’도 운영하고 있다. 공고에서 토목학과에 들어갔고 토목 일만 지금까지 40년이다. 한양대학교에서 토목공학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은 그야말로 토목쟁이다. 건설사업은 1993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20주년이 됐다. 삼보기술단은 교량, 지하철, 고속도로, 터널 등을 설계하는 회사다. 그런데 사업할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이 골프 접대하는 일이었다. 골프장 부킹도 어렵고 1주일에 서너 번씩 재미가 아닌 의무로 골프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사실 골프에 애정이 생긴 것은 골프장을 만들고자 했을 때부터다. 그 이전까지 골프는 일의 연장이었을 뿐이었다.

나는 골프보다 테니스와 더 인연이 깊었다. 회사를 차리기 전에는 일반 건설 회사를 다녔었다. 직급이 올라가니까 골프를 해야 한다고 해서 배웠지만, 그 전까지는 테니스에 빠져있었다. 제대하고 그 이후부터는 테니스를 쳤는데 아내도 테니스를 가르쳐주면서 만났다. 전국부부테니스대회에서 우승도 해서 우승 상품으로 무료 해외 여행권까지 받았을 정도였다. 지금도 아내와 거의 매일 테니스를 친다.

처음 골프를 접했던 것은 1990년이다. 90년 1월에 골프를 시작했고, 그 해 10월에 로우 핸디캐퍼가 됐다. 테니스를 계속했기 때문에 운동신경이 있었다. 그때는 그렇게 좋아하던 테니스를 딱 끊고 아침 저녁으로 골프 연습에 매진했다. 나는 무엇인가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끝까지 했다. 그래서 시작한 지 10개월만에 로우 핸디캐퍼가 됐다. 아직 언더파까지는 못 쳐봤지만 이 정도면 만족한다. 골프장 사업을 시작한 이후로는 한 번도 골프클럽을 잡지 않았다. 손님을 위해서 치지 않는다. 회장이 친다고 하면 그만큼 인력도 낭비가 되고 손님이 볼 때도 모양새가 좋지 않은 것 같아서 그만뒀다. 내 골프장에 방문한 손님을 위해서 편안하고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데 더 신경을 쓴다. 그래서 골프를 할 시간이 없다.

하루 일과는 365일 거의 비슷하다. 오전 6시30분에 서울에서 출발해 골프장에 와서 일을 한다. 코스를 돌며 이것저것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한다. 점심 먹고 2시에 출발해서 다시 서울 사무실로 들어간다. 결재를 하고 나면 하루가 금새 지나간다. 퇴근 후에는 아내와 테니스를 즐기거나 아들, 딸과 시간을 보낸다. 여가 시간에는 주로 책을 읽는다. 좋은 책은 임원에게 사서 선물하기도 한다. 잠은 5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다. 잠자는 것은 인생을 손해 보는 것이라는 생각이 있어서다.

골프 가족이다. 요새 골프를 직접 즐기지는 않지만 골프장을 운영하고 대회를 개최하면서 골프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큰 딸은 미국에서 골프장경영학과를 나왔고, 작은 딸은 국가상비군 출신으로 현재 한국LPGA 정 회원이다. 막내 아들은 현재 골프산업학과를 다니고 있다. 다들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기특하다. 작은 딸이 프로 무대에서 우승을 했으면 좋겠는데, 마음이 너무 여리고 착한 게 흠이다. 작년에는 눈치 보인다며 히든밸리대회에도 나오지 않았다. 나에게 부탁해서 스폰서 초청으로라도 나올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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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 경영은 닮은꼴이다. 골프는 힘이 무리하게 들어가면 안 된다. 초보자는 무리하게 힘으로 치려고 하지 않나? 힘이 들어가면 분명 페어웨이를 벗어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물론 힘을 뺀다는 것이 말만큼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힘 빼는 데만 몇 년씩 걸리는 것이 골프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힘을 빼고 정도를 가야 한다. 무리하게 경영을 하게 되면 지켜야 할 정도를 벗어나게 되고 무너질 수밖에 없다.


직원에게 강조하는 것은 항상 ‘신의’가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 간의 신의, 동료 간의 신의, 거래 업체와의 신의. 이런 것이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서로 믿고 의지하고 거래할 수 있는 관계가 신의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골프장 직원에게는 이와 더불어 ‘항상 손님의 입장에서 생각하라’고 말한다. 서비스 마인드는 역지사지 易地思之에서 나오며 언제나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먼저 파악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한일여자프로골프국가대항전을 치러보고 싶다. 올해는 부산에서 열리지만 서울 근교에서 열리면 갤러리의 접근성도 좋고 대회 흥행에도 긍정적일 것 같다. 숙소는 클럽하우스에도 10개나 마련이 되어 있을 정도로 문제가 없다. 서양 잔디라 12월에 대회가 열려도 그때까지 파랗고 좋다. 9홀을 증설했으니 1번 홀을 드라이빙 레인지로 변경하면 되니까 그것도 가능할 것 같다. 그때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일전을 꼭 개최하고 싶다.

인생의 전환점은 건설 사업을 시작한 것이 첫 번째였고, 두 번째가 골프장 사업을 시작한 것이었다. 앞으로 전환점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그동안 벌었던 돈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다. 아내와 함께 장학재단을 만들고 큰 돈을 만들어서 사회에 환원하자고 약속했다. 이미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말을 해놓았다. 그것은 내 목표이자 꿈이기 이전에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젊었을 때는 이렇게 될지는 몰랐지만,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았다. 앞으로도 골프 발전과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하며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 것이다. 

출처 : 골프, 레저의 스토리 텔링
글쓴이 : 골프사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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