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산책(漢詩散步)

[스크랩] 百聯抄解(백년초해) 2.

含閒 2015. 12. 8. 11:55

 

 

 

百聯抄解(백년초해) 2.

 

修竹映波魚怯釣 수죽영파어겁조

垂楊俠道馬驚鞭 수양협도마경편

긴 대나무가 물결에 드리우니 고기가 낚싯대로 알고 겁내고

긴 버들가지가 길가에 드리우니 말이 채찍으로 알고 놀라네.

 

垂柳一村低酒旆 수류일촌저주패 *(): 깃발

平沙兩岸泊魚舟 평사양안박어주

버들가지 드리운 한 마을에는 술집 깃발들이 나즉히 있고 

모래 평평한 양쪽 언덕에는 고기배가 잠을 자네

 

珠簾半捲迎山影 주렴반권영산영

初開納月光 초개납월광 *() 들창

주렴을 반만 걷어 산 그림자를 맞이하고 

옥창을 처음 열어 달빛을 끌어들이네.

 

十里松陰濃萬地 십리송음농만지

千重岳色翠浮天 천중악색취부천

십리를 이은 소나무 그림자는 땅에 가득히 짙고 

천겹 산빛은 맑은 하늘에 파랗게 떠있구나

 

雨晴海嶠歸雲嫩 우청해교귀운눈 *(): 산길

風亂山溪落葉嬌 풍란산계락엽교

바다에 비가 개니 산길에 돌아오는 구름이 아름답구나

산에 바람이 어지러우니 시냇가에 떨어지는 잎이 아름답도다.

 

春鳥弄春春不怒 춘조농춘춘불노

曉鷄唱曉曉無言 효계창효효무언

봄새가 봄을 희롱해도 봄은 성내지 않고 

새벽닭이 새벽을 노래해도 새벽은 말이 없구나.

 

春庭亂舞尋花蝶 춘정난무심화접

夏院狂歌選柳鶯 하원광가선유앵

봄 뜰에 어지러이 춤추는 것은 꽃을 찿는 나비 

여름 뜰에서 미친 듯 노래하는 것은 버들을 찿는 꾀꼬리로구나

 

松作洞門迎客盖 송작동문영객개

月爲山室讀書燈 월위산실독서등

소나무로 마을의 문을 만드니 손님을 맞는 양산이요

달이 산위의 집을 비치니 글방의 등이로구나.

 

松含雪裏靑春色 송함설리청춘색

竹帶風前細雨聲 죽대풍전세우성

소나무는 눈 속에서도 푸른 봄 빛을 머금고 

대나무는 바람 때문에 가는 비 소리를 내는구나.

 

石床潤極琴絃緩 석상윤극금현완

水閣寒多酒力微 수각한다주력미

돌 책상이 축축하니 거문고 줄이 늘어지고 

강가의 누각이 몹시 추우니 술기운이 약해진다

 

露凝垂柳千絲玉 로응수류천사옥

日映長江萬頃金 일영장강만경금

이슬비 버들가지에 드리우니 천 가닥 실에 구슬이 맺혔고

햇살이 긴 강물에 비치니 만 이랑이 금빛이로다

 

花塢題詩香惹筆 화오제시향야필

月庭彈瑟冷侵鉉 월정탄슬냉침현

꽃핀 언덕에서 시를 지으니 꽃향기가 붓끝에 머물고 

달 밝은 뜰에서 거문고를 타니 달의 냉기가 거문고 줄에 스미네.

 

風引鐘聲來遠洞 풍인종성래원동

月驅詩興上高樓 월구시흥상고루

바람은 종소리를 이끌고 먼 마을에서 오고 

달빛은 시흥을 몰고 높은 다락으로 오르네.

 

拂石坐來衫袖冷 불석좌래삼수냉

踏花歸去馬蹄香 답화귀거마제향

돌을 쓸고 앉으니 옷소매에 냉기가 스며오고 

꽃잎을 밟고 집으로 돌아가니 말발굽이 향기롭구나.

 

村逕繞山松葉滑 촌경요산송엽활

柴門臨水稻花香 시문임수도화향

마을길이 산을 빙 둘렀으니 떨어진 솔잎 위에 발이 미끄럽고 

사립문이 논물을 향해 열려있으니 벼꽃 내음이 향기롭구나.

 

山月入松金破碎 산월입송금파쇄

江風吹水雪崩騰 강풍취수설붕등 *():오르다.

산위의 달빛이 솔밭에 들어오니 찬란한 금빛이 부서지고 

바람이 강물 위에 불어오니 하얀 눈이 흩날리네(*오르락 내리락).

 

靑山繞屋雲生榻 청산요옥운생탑

碧樹低窓露滴簾 벽수저창로적렴

푸른 산이 집을 빙 두른 속에 구름이 평상에서 일어나고 

푸른 나무가 창 아래까지 올라오자 이슬이 주렴을 적시는구나.

 

粧閣美人雙장각미인쌍

詠花公子一脣香 영화공자일순향

나이 어린 미인은 양쪽 귀밑이 파랗고 

꽃을 노래하는 귀공자는 한 일자 입술이 향기롭구나.

 

香入珠簾花滿院 향입주렴화만원

色當金壁月生雲 색당금벽월생운

향기가 주렴 안으로 들어온 것은 꽃이 뜰 안에 가득하기 때문이고 

벽이 황금색으로 변하는 것은 달이 구름 속에서 나오기 때문이네

 

庭畔修篁篩月影 정반수황사월영

門前細柳帶霜痕 문전세류대상흔

뜰 가의 긴 대나무 가지는 달그림자를 체질하고 

문 앞의 실버들 가지에는 하얀 서리가 앉았네.

 

輕揭畵簾容乳燕 경게화렴용유연

暗垂珠淚送情人 암수주루송정인

멋진 주렴을 살짝 들어 제비가 새끼 치게 하고 

남 몰래 구슬 같은 눈물 흘리며 정든 임을 보내는구나.

 

揷玉梳新月曲 삽옥소신월곡

眼含珠淚曉花濃 안함주루효화농

미인의 쪽진 머리에 옥비녀를 꽂으니 초승달이 머리에 걸린 듯하고 

눈에 구슬 같은 눈물을 머금으니 새벽 꽃이 이슬을 머금은 듯하구나.

*(): 쪽진 머리

 

垂柳綠均鶯返囀 수류녹균앵반전

群林紅盡雁廻聲 군림홍진안회성

휘늘어진 버들가지에 푸른빛이 짙은데 꾀꼬리가 돌아와 노래하고 

빽빽한 수풀에 붉은 빛이 걷히자 돌아오는 기러기 소리 구성지구나.

 

逕楊花鋪白氈 경양화포백전 *(): 나물죽 *(): 양탄자

點溪荷葉疊靑錢 점계하엽첩청전

길가에 버들 꽃이 떨어지니 흰 융단을 깐 듯하고 

다문다문 물위의 연꽃잎은 푸른 동전을 쌓은 듯하네.

 

 

春色每留階下竹 춘색매류계하죽

雨聲長在檻前松 우성장재함전송

봄빛은 섬돌 아래 대나무에 마냥 머물고 

빗소리는 난간 앞 푸른 소나무에 오랫동안 나는구나.

 

雪裏高松含素月 설리고송함소월

廷前修竹帶淸風 정전수죽대청풍

눈 속의 늙은 소나무는 흰 달빛을 머금고 

뜰 앞의 높은 대나무는 맑은 바람을 띠었구나.

 

軒竹帶風輕헌죽대풍경

山泉遇石競噴珠 산천우석경분주

추녀 끝 대나무에 바람이 부니 가벼이 옥을 흔드는 듯하고 

산속 옹달샘물이 돌에 부딪치니 다투어 구슬을 뿜어 토하듯 하구나

*(): 흔들다

 

 

前澗飛流噴白玉 전간비류분백옥

西峰落日掛紅輪 서봉낙일괘홍륜

앞 시내에 흐르는 물은 흰 옥구슬을 뿜는 듯하고 

서산 봉우리에 떨어지는 해는 붉은 바퀴를 걸어놓은 듯하네.

 

閉門野寺松陰轉 폐문야사송음전

欹枕風軒客夢長 의침풍헌객몽장 *() : 기울다. 한쪽을 높이 세우다.

문 닫힌 고요한 절간에 소나무 그늘이 옮겨가고

바람 부는 난간에 베개를 베고 누우니 나그네 꿈이 길구나

 

春日鶯啼修竹裏 춘일앵제수죽리

仙家犬吠白雲間 선가견폐백운간

봄날의 꾀꼬리는 무성한 대숲에서 울고 

신선집 개는 흰 구름 사이에서 짖는구나.

 

春光不老靑松院 춘광불노청송원

秋氣長留翠竹亭 추기장류취죽정

봄빛은 푸른 소나무 뜰에서 늙지 않고 

가을은 푸른 대나무 정자에서 오래 머무는구나.

 

 

身立風端細柳態 신립풍단세류태

眉臨鏡面遠山容 미림경면원산용

미인의 고운 몸매 바람결에 날리니 실버들 같고 

아리따운 그 눈매 거울에 비치니 먼 산의 모습이로구나.

 

獨鞭山影騎驢客 독편산영기려객

閑枕松聲伴鶴僧 한침송성반학승

홀로 산 그림자를 밟으며 채찍질하는 이는 나귀 탄 나그네요 

한가로이 솔바람소리를 베고 누운이는 학을 벗하며 사는 늙은 중이로구나.

 

 

螢火不燒籬下草 형화불소리하초

月鉤難卦殿中簾 월구난괘전중렴

반딧불로는 울타리 아래 풀잎을 불사르지 못하고 

낚시같은 초승달로는 집안의 주렴은 걸기가 어렵구나.

 

山頭夜戴孤輪月 산두야대고윤월

洞口朝噴一片雲 동구조분일편운

산봉우리는 밤새 외로운 달을 이었고 

마을 앞 동구는 아침에 한 조각구름을 뿜는구나.

 

山影倒江魚躍岫 산영도강어약수 *() 산굴

樹陰斜路馬行枝 수음사로마행지

산 그림자 강물에 비치니 고기가 산 속에서 뛰노는 듯하고 

나무그림자 길가에 드리우니 말이 나뭇가지 위로 걸어가는구나.

 

山靑山白雲來去 산청산백운래거

人樂人愁酒有無 인락인수주유무

산이 푸르고 흰 것은 구름이 오고가기 때문이요 

사람이 즐겁고 시름하는 것은 술이 있고 없는 탓이로다.

 

月掛靑空無柄扇 월괘청공무병선

星排碧落絶珠纓 성배벽락절주영

달이 푸른 하늘에 걸린 모습은 자루 없는 부채요

별들이 하늘에 깔려 있는 모습은 실 끊어진 구슬이로구나.

 

朝愛靑山蹇箔早 조애청산건박조

夜憐明月閉窓遲 야련명월폐창지

아침엔 청산을 사랑하여 일찍 일어나 주렴을 걷고 

밤에는 밝은 달빛이 아까워 창문을 더디 닫네.

 

鳥去鳥來山色裏 조거조래산색리

人歌人哭水聲中 인가인곡수성중

새들은 푸른 산의 짙은 색을 누비며 날아가고 날아오는데

사람들은 강물 소리 따라 노래를 부르며 또 울기도 한다네.

 

螢飛草葉無烟火 형비초엽무연화

花林有翼金 화림유익금

반딧불이 풀잎에서 나는 것은 연기 없는 불이요 

꾀꼬리 꽃나무에서 우는 것은 날개 달린 금덩이로구나

 

庭畔竹枝經雪茂 정반죽지경설무

檻前桐葉望秋零 함전동엽망추령

뜰 가의 대나무 가지는 눈 속에서 무성하고

난간 앞 오동잎은 가을을 맞아 떨어지네

 

鶯兒蝶斜穿竹 앵아접사천죽

蟻子拖蟲倒上階 의자타충도상계 (): 끌다.

꾀꼬리는 나비 따라 한가로이 대숲 사이를 날고 

개미는 벌레를 물고 층계를 거꾸로 오르내리네.

*():좇다. 뒤좇아 따라붙다.

 

綠陽有意簾前舞 녹양유의렴전무

明月多情海上來 명월다정해상래

푸른 실버들 가지는 마음이 있어 주렴 앞에서 춤추고 

밝은 달빛은 정이 많아 바다 위로 두둥실 오르누나.

 

松間白雪尋巢鶴 송간백설심소학

柳上黃金喚友鶯 유상황금환우앵

소나무 사이의 흰 눈은 둥지 찿는 학이요 

버들 위의 황금은 벗 부르는 꾀꼬리로구나.

 

竹影掃階塵不動 죽영소계진부동

月輪穿海浪無痕 월륜천해랑무흔

대나무 그림자가 층계를 쓰는데 먼지가 나지 않고

둥근 달이 바다를 뚫어도 물결에 흔적이 없구나.

 

殘星數點雁橫塞 잔성수점안횡새

長笛一聲人倚樓 장적일성인의루

새벽별 드문드문 보이는데 변방에는 기러기가 줄을 지어 날고 

긴 피리 한 소리에 사람들은 누각의 난간을 의지해 조는구나.

 

天空絶塞聞邊雁 천공절새문변안

葉盡孤村見夜燈 엽진고촌견야등

하늘 끝 저 변방 하늘에는 기러기 울음소리 쓸쓸하고 

낙엽 진 외로운 마을엔 등불만이 가물가물 보이네.

 

巷沈人靜晝眠穩 항심인정주면온

稻熟魚肥秋興饒 도숙어비추흥요

마을이 깊고 사람의 소리 고요하니 낮잠 자기 좋고 

벼가 누렇게 익고 고기가 살찌니 가을 흥취 절로난다

 

纔攲復正荷飜雨 재기부정하번우

乍去還來燕引雛 사거환래연인추

잠깐 기울다 다시 바르게 된 연잎엔 빗방울이 뒹굴고 

어느 새 갔다 다시 돌아온 제비는 새끼를 이끌고 오는구나.

    

    

출처 : 마음의 보물창고
글쓴이 : 華谷.천리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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