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과 死

‘철의 여인’ 대처, 살아서도 죽어서도 상반된 평가

含閒 2013. 4. 10. 10:44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철의 여인’ 대처, 살아서도 죽어서도 상반된 평가
주영재·구정은 기자

 

■ “냉전 끝낸 자유의 투사… 유리천장 깬 여성 리더”

▲ 오바마·메르켈·올랑드 등
서방 지도자들, 업적 칭송
고르바초프도 “위대한 정치인”


각국 지도자들은 지난 8일(현지시간) 사망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에게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 리더십을 보여준 여성 정치인의 본보기이자 냉전을 끝낸 자유의 투사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대처 전 총리를 “위대한 자유의 승리자”라고 불렀다.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오바마는 성차별을 극복하고 최고 지도자에 오른 대처의 성공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식료품상의 딸로 영국의 첫 번째 여성 총리가 된 그는 깰 수 없는 ‘유리천장’(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장벽)은 없다는 것을 우리 딸들에게 보여준 모범이었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또 “범대서양 동맹의 흔들리지 않는 지지자로서 힘과 결의로 냉전을 이기고 자유의 약속을 확장할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대처와 함께 보수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부인인 낸시 레이건 여사는 대처와 레이건을 “냉전 기간 구소련에 맞섰던 정치적 연인”이라고 불렀다.

대처와 함께 냉전 시대를 종식시키는 데 일조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구소련 대통령은 대처를 “우리의 기억과 역사에 남게 될 위대한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대처와의 인연을 회상하며 “1984년 대처와 처음으로 만난 이후 우리의 관계는 때로 복잡하고 순탄치 않았지만 양쪽 모두 신중하고 책임감이 있었다”며 “차츰 인간적인 관계가 형성돼 마침내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게 됐고, 이는 소련과 서방 사이의 분위기를 바꿔 냉전을 끝내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당대 세계 정치에 있어 대적하기 어려운 지도자였다”며 “대처는 여성으로서 최고의 민주적인 자리에 올라 이후의 많은 이들에게 하나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9월 총선에서 3선에 도전하는 메르켈 총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에 강경하게 대응해 유럽의 ‘철의 여인’으로 불리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대처가)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과 함께 건설적이고 유익한 대화로 양국 유대관계를 강화시켰다”고 평했다.

네덜란드를 방문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현지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영국은 물론 전 세계에 강력하고 헌신적인 리더십을 보여준 인물로 기억될 것”이라며 “1989년 유엔 총회에서 기후변화 문제를 경고한 최초의 지도자”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