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구한 인생 서사시
-밤의 길이 1,300 m
綠苑 李 文 浩
사우디아라비아로
1979년12월 전역 후 7년간은 고생의 연속 이었다 통신 기술이 있었기에 취직은 되었으나 소기업이었으므로 자녀의 교육은커녕 생계에 위협을 받을 정도였다
이 기업 저 기업을 전전하다 사우디아라비아로 가게 되었다
더운 나라, 옥외 근로자는 정말 고생이 극심하였으나 공사 감독관과 같이 행동해야 하는 나는 늘 시원한 냉방 차량이나 감독관 실에서 편히 지낼 수 있었다
특히 왕실이나 왕자들과 접촉하는 일이 많아서 그들의 가정 음식 야외 활동 등 많은 경험을 하였고 이 현장 저 현장으로 돌아다니며 서민생활과 습관 그리고 베드윈 생활의 많은 것 등을 보고 배웠다
사우디 유무론 1979년 11월
有陽無雨 有砂無水 해는 있어도 비가 없으니 모래만 있고 물이 없도다 有土無住 有犬無限 토지는 많은데 주민은 없고 개는 수없이 많더라 有地無菜 有羊無人 땅은 있는데 채소는 없고 양은 있는데 사람은 없더라 有人無識 有愚無興 사람은 있는데 식자는 없고 어리석어 흥함이 없더라 有女無顔 有美無感 여자가 있어도 얼굴을 볼 수 없으니 아름다움이 있어도 느낌이 없더라 有歌無舞 有男無女 노래는 있어도 춤이 없고 남자만 있고 여자는 없더라 有錢無樂 有根無用 돈이 있어도 즐거움이 없고 남근이 있어도 쓸데가 없더라 有勤無休 有疲無寢 일은 있어도 휴식이 없고 피로해도 잘 수가 없구나 有詩無詠 有書無爲 시는 있어도 읊음이 없고 글이 있어도 소용이 없구나 有文無名 有耶無耶 글은 있어도 이름이 없으니 있으나 마나 하도다
할라스 광장
사우디의 수도 ‘리아드’ 시중에서 제일 큰 모스크의 시계탑광장 일명 ‘할라스’ 광장 일주일에 한번씩 죄수에 대한 공개처벌이 행해지는 곳
잡범에 대한 태형 도범에 대한 손목 자르기 강간범이상의 범법자에 대한 참수 이런 형 집행이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루어 지는 곳 21세기를 코앞에 둔 지금
죄인들은 반항도 없이 그저 “인슈 알라” 한마디만 남기고 맞고 잘리고 죽어가는 곳 *할라스: 아랍어로 끝나다, 없다, 최종 마지막이란 말
아라비아 미인 1980년 여름 부르카 너머로 여닫는 긴 속 눈썹 서글서글한 총명스런 큰 눈
엷고 검은 베일에 조화된 우유 빛 눈언저리 정녕 그 속에 아라비아의 미인이 있는가
봉오리 꽃은 만발할 날 있으련만 필 날 기약 없는 쓰라린 베일 속의 꽃들 태형을 무릅쓰고 카메라를 들어대자 포즈를 취해주는 용감한 아가씨들
어느 왕자의 교훈 오년 간 근무 중 2년간은 그곳 체신부에서 십여 국 오십 여명의 외국 기술자와 생활하며 최대한의 국가 이미지 선양하는데 노력하였다
이 나라에는 향후 백년 후의 인구를 백년간 유지할 수 있는 재정을 외국은행에 저축했다는 그들의 이야기였다 설령 거짓말이라도 지하자원 하나 없는 우리로서는 부럽기만 하다
선진국의 어떠한 시설이고 부러운 것이 없지만 국민들의 노동의식의 결핍 다시 말해서 ‘의식 전환’에 최소한 백년이 걸릴 것이라는 어느 왕자의 말은 뜻있는 말 이었다
우리나라도 백 년이면 외국인 얕보기, 농후한 사기성, 권력자의 횡포 과도한 재산욕, 남을 무시한 망국적 개인주의 선전선동에 잘 휩싸이는 등 의식 전환이 가능할까? 그 왕자의 말이 새삼스럽다
그 후의 김형준 전도사
73과 74수용소에서 멀찌감치 4중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만나고 오랜 후 내가 통신학교 교관 시절 목사 안수를 받고 성격대로 한 교회에 머물지 않고 오토바이로 이 농촌 저 농촌을 두루 돌아다니며 선교를 하면서 대전 교도소 소속으로 사상범의 전향에 힘썼고 많은 사상범을 전향시켰다
대전시 목동에 아담한 교회를 설립 담임목사로 목회를 하다 후임에게 물려주고 대학병원 원목으로 지내다가 뜻한 바 있어 불확실하고 알려지지 않은 신구약 역사 자료를 발간하기 위해 외국 책을 구해 열심히 번역하며 집필하고 있다
아무쪼록 건강하여서 바라는 책의 완성과 통일 후 고향의 불쌍한 영혼들을 구원할 수 있는 때가 있기를 간곡히 기원하는 바이다 사모곡
어머님께 하직 인사 벌써 반세기 북녘 구름 바라보며 위안 받았건만 거친 구름이 어머님은 하늘에 계시다 합니다
잠 못 이룬 아침이면 안개 저 너머 어머님 모습 그리건만 안개 개이면 멀리 산 위에선 외솔가지가 온몸을 흔듭니다
삶에 쫓기다 어머님 생각 날 때면 눈물을 삼키려고 하늘을 쳐다봅니다
어머니,사람의천수가120이랍니다 어머니 사람의 천수가 120이랍니다 내일이 일백 네 번째 되는 생일입니다 그러니까 나를 뺏기고 마흔 네해가 되는 햅니다 그 동안 저 때문에 눈물은 마르셨고 가슴은 찢겨 더 아프실 가슴이 없어지셨겠지요 불효를 알은 들 어쩌겠습니까 겨우 한해에 두세 번 남녘 끝 임진각에서 소리없이 외쳐볼 따름입니다. 이 밤은 왼지 잠든 아내 옆에서 마구 울고 싶은 밤입니다 아니 막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어머님 사람의 천수가 120이랍니다. 아직도 머셨습니다 반세기나 기다린 우리인데요 소가 문을 열었으니 느린 걸음이나마 서서히 남북이 오가게 될 것입니다 (정주영회장이 소를 끌고 북한으로 가던 날) 영혼 되어 찾을 고향
울산 바위 만원사례로 금강산 바위 숲에 들지 못하고 주변에서 금강산 바라보기 수 억년
그 처럼 휴전선에서 고향 바라보기 반세기
지난 홍수 고향 위화도 부모님 산소 흔적 없이 모두 지워
계속되는 이념 싸움 몸 버리고 영혼 되여 만난들 무엇 하리
임진각 철마
판문점에 비가 내린다 아직 묻혔을 실종 장병 유해 위에 실향민 한 맺힌 망배단 위에 무릎 굳은 철마 위에
흐를 눈물 감추려고 비 오는 날 왔더니 비에 눈물 더해 폭우 되여 철마를 닦아낸다
일어나라 철마야 사천만이 기다린다 온 세계가 주목한다 임진강건너 북으로 달릴 너를
後記 이 책에 관련된 사람들이 여럿 있는데 이름 없이 적은 것은 이름 밝히기를 꺼리는 분들과 또 혹 있을지 모를 피해를 고려하여 그리하였고 독자 중에 지명이나 환경과 때가 틀린 곳이 발견되면 크게 국가적이거나 역사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한 그저 기억이 희미해서 생긴 개인적인 일이라 생각하고 관용해주기를 바랍니다. 이 자서전이 나올 때까지 시간, 공간, 환경과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은 아내에게 감사하며 교정을 보아준 사랑하는 내 딸 수필가 이정화 (3인공저 ‘색을 좋아하는 여자’)에게 감사한다.
에필로그 (2010.2.7~2010.6.29까지 129회 연속으로 영문협에 연재한 후의 에필로그) 글 쓰는 사람은 자기 글이 될 수 있으면 많은 사람에게 읽히기를 바란다
그러나 사실은 나와 같이 느껴주는 한 사람이 있으면 족하다
연재를 마치며 꾸준히 읽어 주신 몇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저자와 같은 힘든 생애가 되지 말고 스스로 개척하여 밝고 광활한 대로를 활보하며 열심히 창작 활동하며 살아가시기를 기원하며 끝을 맺는다 2010년 6월 29일 록원 이 문 호 드림 기구한 인생 서사시 -밤의 길이 1,300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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