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운 '울지 마세요, 당신은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 조이뉴스24 >
[최용재기자] 매트 위에서 늘 당당하던 정다운(23). 그녀가 서글픈 눈물을 흘렸다.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었다. 그만큼 한이 맺혀 있는, 가슴 아픈 눈물이었다. 그것도 두 번이나.
2012 런던 올림픽이 열리기 전까지 정다운은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한 선수였다. 한국 유도는 왕기춘(세계랭킹 1위), 김재범(세계랭킹 2위) 등 세계랭킹 상위권에 군림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정다운은 세계랭킹 11위다. 1위가 존재하는 세상에 11위가 주목 받기는 힘든 현실이었다.
정다운이 한순간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결정적인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2012 런던 올림픽 유도 여자 63kg급 8강전. 이 경기가 정다운이라는 선수가 새롭게 재탄생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8강전 정다운의 상대는 일본의 우에노 요시에였다. 우에노는 여자 유도 63kg급 최강자. 그녀는 2009년, 2010년 연이어 세계선수권을 제패했다. 그리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현재 세계랭킹 1위도 바로 우에노다.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도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다. 세계랭킹 11위 정다운과는 경력, 기록, 위상 자체가 달랐다.
그런데 정다운이 세계랭킹 1위 우에노를 무너뜨렸다. 세계랭킹 11위가 1위를 무릎꿇린 것은 사건이었다. 한국인들뿐 아니라 세계의 유도 팬들이 놀란 눈으로 1위를 무너뜨린 정다운을 바라봤다. 정다운의 기적, 정다운의 마법이었다. 세계가 놀랐다. 한국 유도의 저력이 정다운을 통해 빛나는 순간이었다.
정다운은 쉬리리에 무너질 때도 에망에 패배할 때도 굵은 눈물방울을 흘렸다. 믹스트존을 지나갈 때도 눈물이 멈추지 않아 단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 감정이 복받쳤고 패배의 억울함과 쓰라림을 참을 수 없었다. 정다운은 이런 감정을 눈물로 말했다. 그녀가 흘린 눈물과 울먹이는 표정이 지금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알려주고 있었다. 입은 굳게 다물었지만 정다운은 하염없는 눈물로 말하고 있었다.
정다운. 이제 그만 울어도 된다. 당신은 세계랭킹 1위를 꺾으며 세계를 놀라게 하지 않았는가. 또 국민들에게 아름다운 기적을 선사하며 기쁨을 주지 않았는가. 다음 무대에 대한 큰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지 않았는가. 당신의 눈에서 눈물이 마르고 환한 미소를 되찾기를 많은 이들이 기다리고 있다.
/런던(영국)=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런던올림픽(伦敦奥运会)' 카테고리의 다른 글
[런던2012][종합]김지연 女 펜싱 사상 첫 깜짝 金 '쾌거' (0) | 2012.08.02 |
---|---|
'겁없는 소녀' 김장미, 여갑순 이후 20년 만의 女 사격 金! (0) | 2012.08.02 |
펜싱 동메달 최병철 "아람아, 네가 이긴거야" (0) | 2012.08.01 |
김재범 금메달, ‘오심+설욕’ 한 방에 엎어치기 (0) | 2012.08.01 |
'눈물의 1초' 신아람, 외신들 "가장 논쟁거리 될 사건" (0) | 2012.0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