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伦敦奥运会)

펜싱 동메달 최병철 "아람아, 네가 이긴거야"

含閒 2012. 8. 1. 09:33

 

[런던2012]펜싱 동메달 최병철 "아람아, 네가 이긴거야"

뉴시스|박지혁|입력2012.08.01 05:37|수정2012.08.01 05:43

  • 【런던=뉴시스】박지혁 기자 = 최병철(31·화성시청)이 12년 만에 올림픽에서 남자 펜싱 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최병철은 1일(한국시간) 런던의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벌어진 런던올림픽 펜싱 남자 플뢰레 개인전 동메달결정전에서 이탈리아의 안드레아 발디니(27)에게 15-14로 승리를 거두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병철의 동메달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김영호(플뢰레)가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남자 펜싱에서 12년 만에 나온 올림픽 메달이다.

    최병철은 "(런던올림픽 펜싱에서)첫 메달을 따내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항상 선수가 메달을 따도 지도자는 뒤에 물러나 있는데 준비 과정에서 나보다 훨씬 고생을 많이 하신 이정현 선생님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병철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3번째 출전한 올림픽 무대에서 동메달 획득이라는 감격을 누렸다.

    국제펜싱연맹(FIE) 랭킹 6위 최병철은 14위 발디니를 상대로 한 치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2피어리드 종료 1분2초를 남기고 연속으로 득점을 내주며 14-14로 동점상황을 허용해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침착하게 대응했고 전광석화 같은 빠른 공격으로 점수를 올려 승리를 확정했다.

    최병철은 "1점이 남았을 때는 가장 잘 하는 것을 해야 하는데 (마지막에 한 기술의 성공률은)50대50이다.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웬만한 사람은 하기 힘들다. 여태까지 그렇게 해 왔기 때문에 그것을 함으로써 발디니가 긴장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현 코치는 "원래 (최)병철이는 경기 스타일이 저돌적인 선수다. 올림픽에 오고 특히 오늘은 침착하게 잘 해줬다"고 전했다.

    최병철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결승에서도 14-11로 앞서다가 동점을 허용한 후, 1점 싸움에서 승리를 거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난히 1포인트 싸움에서 강한 그다.

    전날 있었던 타이머 오심에 대한 말도 빠지지 않았다. 신아람은 브리타 하이데만(독일)과의 펜싱 여자 에페 준결승 연장전에서 1초 남은 시간이 가지 않아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최병철은 "'네가 이겼어. 누구나 아는 거야'라며 아직 만나지 못했는데 꼭 말해주고 싶다"며 "나는 이제 나이가 많아 이번이 마지막이겠지만 (신)아람이는 앞으로 잘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타이머 오심에 대해서는 "나도 방에서 혼자 보며 눈물이 날 정도였다"며 직접적인 발언은 최대한 아끼는 모습이었다.

    ◇다음은 최병철과의 일문일답

    - 메달을 거머쥔 소감은.

    "(남)현희도 그렇고 (신)아람이도 그렇고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좋지 않게 메달이 안 나오다가 오늘 처음으로 나왔다. 첫 메달을 딴 것에 대해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부모님 생각이 나서 4강전에 들어가기 전에 전화를 하고 싶었는데 하면 흔들릴까봐 못 했다."

    - 고마운 사람이 있다면.

    "항상 선수가 메달을 따면 지도자는 뒤에 물러나 있다. 펜싱은 내가 하지만 준비 중에 나보다 많이 고생한 플뢰레 이정현 선생님께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나를 잘 끌어주셨고 가장 고생이 많으셨다."

    -14-14에서 무슨 생각으로 임했나.

    "평소 같으면 뺏겼다는 느낌이 들었을 텐데 오늘은 그런 생각이 안 들었다. 희한하게 편했다. 1분 휴식하는 동안 이정현 선생님이 기합을 넣어 주시고 한 가지만 생각하라고 좋은 말을 해주셨다."

    - 동메달로 분위기도 좋아질 것 같은데.

    "기대도 많이 하고 유력한 메달 종목인 펜싱에서 메달이 안 나왔는데 분위기가 조금 침체였다. 내일도 있고 단체전도 있다. 내가 땄으니 다 잘 할 것이다. 모두 연습한대로만 하면 될 것이다. 내일부터는 좋은 성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신아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네가 이겼어. 누구나 아는 거야'인데 내가 직접 하겠다. 아직 못 만났다."

    - 얼마나 열심히 운동을 했나.

    "오늘이 7월31일인데 올해 집에 3번 정도 갔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쉬지 않고 태릉에서 훈련만 했다. 그래서인지 (신)아람이 경기에서 억울하게 판정이 나왔을 때, 혼자 방에서 봤는데 나도 막 눈물이 나더라."

    - 이제 뭐하고 싶나.

    "쉬고 싶다."

    ero0204@newsis.com

    <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