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우승(高尔夫球冠軍)

한국 낭자들, US오픈 또 하나의 명장면 만들다 / 유 소연

含閒 2011. 7. 13. 13:56


한국 낭자들, US오픈 또 하나의 명장면 만들다

유소연 ‘행운의 18번홀’ 연장 우승의 발판

경향신문 하재천 선임기자 입력 2011.07.12 22:09 | 수정 2011.07.13 10:33

 




유소연(21·한화)이 올 시즌 세 번째 여자골프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유소연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 골프장 동코스(파71·7047야드)에서 재개된 대회 4라운드에서 합계 3언더파 281타를 쳐 서희경(25·하이트)과 동타를 이룬 뒤 3개 홀에서 벌인 연장전에서 역전 우승을 거뒀다. 

유소연은 연장전 16번홀(파3)에서 파를 잡은 뒤 17번홀(파5)과 18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로 2언더파를 기록해 파-보기-파를 적어낸 서희경을 3타 차로 따돌렸다. 작년 KLPGA 상금랭킹 4위를 차지해 이번 대회 출전권을 얻은 유소연은 미국 무대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장식하는 기쁨을 누렸다. 

US오픈 사상 첫 한국인끼리 연장승부였다. 1998년 박세리의 맨발투혼, 2005년 김주연의 마지막 우승 벙커샷 등 숱한 명승부를 연출한 US여자오픈에 유소연과 서희경은 또 한 장면을 보탰다. 

행운의 18번홀 

유소연에게 브로드무어 골프장 동코스 18번홀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18번홀의 극적인 버디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고, 짜릿했던 연장승부를 깔끔하게 버디로 마무리한 우승홀이다. 

3홀을 남기고 서희경에 1타 뒤진 채 일몰로 4라운드를 채 끝내지 못한 유소연. 남은 3홀에서 1타만 줄이면 연장, 2타 이상 줄이면 우승이지만 심적 부담은 클 수밖에 없었다. 유소연은 인터뷰에서 4라운드 잔여경기 시작에 앞서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다고 말했다. 

긴장한 탓에 잠도 설친 유소연은 16번홀 티샷부터 벙커에 빠져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다행히 환상적인 벙커샷으로 파를 지켜 위기를 탈출한 유소연은 비교적 쉬워 반드시 버디를 잡아야 할 17번홀(파5)에서 버디퍼팅을 놓쳤다. 사실상 우승은 물건너가는 듯한 상황. 

18번홀은 파4지만 433야드로 길고 대회 기간 내내 가장 어렵게 플레이돼 버디 잡기가 쉽지 않은 홀이었다. 그러나 3라운드에서 버디를 잡은 기억이 있는 유소연은 공격적으로 플레이했고, 6번 아이언으로 볼을 홀컵 2m 지점에 떨궈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가는 버디를 잡았다. 

서희경을 거부한 17번홀 

서희경에겐 비교적 쉬운 17번홀에서 두 번 발목 잡혀 우승컵을 내줬다. 서희경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연장전 17번홀 티샷 실수보다 4라운드 17번홀에서 놓친 짧은 파퍼팅이 패인이라고 말했다. 서희경의 말처럼 4라운드에서 파를 지켰으면 연장승부는 없었다. 결국 서희경은 4라운드에서의 안좋은 기억이 뇌리에 새겨졌고, 연장전 중압감이 더해지며 티샷을 오른쪽 벙커로 날려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그래도 4온한 뒤 길지만 파퍼팅이 들어갔다면 승부는 또다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변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서희경의 긴 파퍼팅은 홀컵을 스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