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과 死

"헤밍웨이 자살, FBI 때문"

含閒 2011. 7. 4. 09:34

 

"헤밍웨이 자살, FBI 때문"

쿠바 정부와 가까워서 FBI가 40년대초부터 감시
헤밍웨이의 오래된 지인 "스트레스 받아 극단적 선택"

조선일보 | 김재곤 기자 | 입력 2011.07.04 03:36 | 수정 2011.07.04 03:37 |

 
노벨문학상 수상자(1954년)이자 미국 의 대표적 소설가인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의 자살은 미 연방수사국(FBI)의 집요한 감시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조선일보]어니스트 헤밍웨이

그동안 헤밍웨이의 자살을 놓고 건강과 재정 상태 문제부터 부부 간의 불화, 좋은 작품을 더 이상 못 쓸 것이란 중압감 등이 그 원인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헤밍웨이의 작품을 영화 등으로 제작하며 친분을 쌓았던 AE 호치너는 헤밍웨이 서거 50주년을 맞아 지난 1일 게재된 뉴욕 타임스 기고에서 "헤밍웨이가 (FBI의) 감시를 감지했고 그것이 그를 고통스럽게 했고 자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호치너는 헤밍웨이가 사망하기 약 8개월 전 그를 찾아갔던 일화를 소개했다. 1960년 11월 방문 당시 여느 때처럼 기차역으로 마중을 나온 헤밍웨이가 평소와 달리 역 건너편 술집에 들르지 않고 차에 타더니 "FBI가 우리를 미행하고 있다"고 말하더라는 것이다. 특히 집 근처에 와서는 불 켜진 은행을 가리키며 "FBI에서 나온 감사가 내 계좌를 뒤지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한밤중에 누가 은행에서 일을 하고 있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정신병원과 집을 오가며 치료를 받았던 헤밍웨이는 결국 그해 7월 2일 자택에서 총기를 격발해 생을 마감했다. FBI가 헤밍웨이를 감시해왔다는 사실은 1980년대 FBI가 정보자유법에 따라 '헤밍웨이 파일'을 공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공개된 문건에 따르면 에드가 후버 당시 FBI 국장이 헤밍웨이가 쿠바 정부와 가까웠다는 점 등을 이유로 1940년대 초부터 헤밍웨이를 감시 대상에 올려놓고 도청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