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봄 편지 / 황금찬

含閒 2010. 3. 17. 09:08

봄 편지

봄을 기다림이
손 끝에 닿았다기에
입춘 날 아침에
편지 한 통을 보내노라

바람 부는 사연은
다 묻어 두고
물 오르는 가지에
터져 나오는
봄 눈을
소중한 보석처럼 담아 드리노라.

계곡에 얼음이 풀리고
흐르는 물소리
남국에서 편지에 담아
보내노라.
하루 낮 하루의 밤을 지내며

사랑은
꽃 같은 마음에서 오고
인정은
향기에서 오느니
이 시대에
꽃과 향기가 되라

그리하여 사랑이 없는 마음에도
꽃이 피고
인정이 없는 이 들판에서
짙은 향기가 풍겨라.
나는 봄을 기다리고 있다.
봄 편지를
기다리고 있다.

꽃 같은 마음을 기다리고
향기의 인정을
기다린다.

이 지구촌에
행복을 실어오라
평화를 가져오라
미워하는 마음도
저주하는 마음도
사라지리라.

나는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봄 편지 2

 

              황금찬

 

남국에서

편지가 왔습니다.

하얀 행복

꽃이 피었다고

 

하늘 빛

풀잎들이

피아노 이중주로

연주하고

 

알바트로스

잊고 있던 하늘의

무지개를

새롭게

날개로 얹어봅니다.

아! 새 하늘이여

 

다시 불러야 할

새 노래는

이 봄 편지에 실려 오는가

 

바라거니

사랑의 노래를

부르게 하라

이 하늘과 이 나라의

거리들은

모두 우리들의 장미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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