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과 死

정선희 “A4용지 4장에 모든 것을 정리” 자살충동 눈물고백

含閒 2009. 12. 23. 16:26

정선희 “A4용지 4장에 모든 것을 정리” 자살충동 눈물고백 [2009-12-23 16:12:30]

개그우먼 정선희가 자살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심경을 고백했다.

정선희는 23일 방송된 SBS '배기완 최영아 조형기의 좋은 아침'(이하 '좋은아침')을 통해 1년3개월 만에 TV프로그램에 출연해 그동안 마음고생을 밝혔다.

정선희는 2007년 11월 탤런트 故 안재환과 결혼했지만 10개월 만인 2008년 9월 남편을 자살로 떠나 보내고 10월엔 절친한 동료 故 최진실 마저 자살로 하늘나라로 보냈다.

정선희는 '삶을 포기하려 한 적이 있었는가'란 질문에 "정말 A4용지 4장에 모든 것을 남기고 어느 누구도 의혹을 제기하지 못하도록 '내가 이래서 갑니다'고 남기고 갈 생각까지 했다"고 자살충동에 대해 말했다.

정선희는 "어느 순간 디테일하게 '밥을 먹고 방을 정리하고 전화 한번 하고 행동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적이 있다"고 매순간 자살충동과 싸워왔다는 점을 드러냈다.

정선희는 "첫번째는 '도대체 내 인생에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라는 생각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공허함과 내 인생 전부가 의미가 잃은 것만 같았다"며 "두번째는 너무 억측들을 많이 하시니깐 숨이 막혔다" 고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정선희가 자살이란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은 것은 부모님들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선희는 "제가 연속해 두번이나 겪어봤잖아요. 이런 식의 일들은 남아있는 사람들이 가는 것 이상의 아픔을 겪으며 물음표와 의혹의 화살을 다 받는다"며 "직접 겪어보니깐 이렇게 힘든 일을 우리 부모님들께 못하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자살을 못한 것이 아니라 안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정선희는 "우울한 생각에 몰입을 하면 거기에만 계속 빠진다. 생각을 바꾸고 나서 걸레질, 방 청소, 옷 정리를 하면서 육체를 혹사시켰다"며 "이전에는 밖에 못나갔지만 생각을 바꾸고 나서 주위 신경쓰지 않고 길거리를 미친 듯이 걸어 다녔다"고 자살충동을 극복한 배경을 밝혔다.

정선희는 당시 故 안재환이 사망하자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던 사실이 밝혀져 곤욕을 치뤘다. 이와 관련, 정선희는 "연애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결혼생활이 마치 연애하는 것 같았다"며 "혼인신고의 필요성을 실감하지 못햇다"고 심경을 고백하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정선희는 "만약에 남편이 살아 있다면 혼인신고 이야기는 어느 토크 프로그램에 나가서 우스갯소리로 할 수 있는 애기다"며 "이런 일이 벌어지니깐 정말 시커멓게 저를 덮치더라. 하나 하나 갈고리처럼 제살을 파고 들었다"고 말했다.

정선희는 "나중에서야 깊게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아차 싶었다"며 가볍게 생각했던 문제들이 뒤늦게 덫으로 다가와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정선희는 아직도 남편 故 안재환을 사랑한다며 남편에 대한 사랑만은 변함이 없다는 점을 내비쳤다.

한편 정선희는 지난 4월 SBS 러브FM(103.5Mhz) '정선희의 러브FM' 진행자로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