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과 死

사위를 하늘나라로 보내고

含閒 2010. 1. 7. 09:20

사위를 하늘나라로 보내고

경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 '사랑밭 새벽편지' 보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러다 오늘 처음으로 새벽편지에
노크를 해봅니다.

2009년은 저에게 있어
어느 해보다 가슴 아팠던 해입니다.

24살인 저의 딸은
7살 많은 남자를 중매로 만나 결혼하여,
3명의 예쁜 딸을 낳고 미국에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습니다.

결혼 후, 현지 교회 목사가 된 저의 사위와
제 딸은 6년 동안 한 번도 다투지 않아
잉꼬부부로 소문까지 났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런 비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사위가 미국 LA 길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어린 딸들이 보는 가운데 갑자기 쓰러졌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 소식에 곧장 미국으로 간 저는
눈앞에 벌어진 현실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전날까지만 해도 전화로 서로 안부를 물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낯선 미국 땅에서 쓸쓸히 숨을 거두어
관속에 누워있는 사위를 보고
저는 너무 기가 막히고, 말문이 막혀
얼마나 목 놓아 울었는지요.

사위를 죽음으로 몰고 간 원인은
심장 '대동맥 파열' 이였습니다.
작별할 시간도 기회도 주지 않고
갑자기 가버린 사위가 야속하기만 했습니다.

이제 막 태어난 갓난아이,
그리고 그토록 애지중지 하던 부인과 딸들을
생각하며 어찌 눈을 감았을지,,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은 멈출 줄을 몰랐습니다.
사랑하는 남편을 먼저 보내야하는
제 딸은 통곡하며 이미 싸늘하게 식어버린
신랑 손을 붙잡고 목 놓아 울고 또 울었습니다.

이제 사위가 사랑하는 가족의 곁을 떠난 지
3개월이 지났습니다.
남겨진 제 딸은 올해로 30세,
어린 손녀들은 5세, 3세, 백일 된 갓난아기까지
이렇게 네 식구가 되었습니다.

이제 내 나이 60세를 바라보면서
살아도 사는 것 같지도 않고,
따라 죽고만 싶은 심정이었으나
남겨진 어린 아이들을 생각하니
한없이 불쌍해 아빠가 없는 빈자리를
메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가족 모두 한국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하늘의 뜻이고,
믿음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하지만
정말 간절히 하늘에 묻고 싶습니다.

왜, 한 없이 착하기만 했던 우리사위를
그렇게 빨리 데려가야만 했는지...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슬퍼만 하고
있을 순 없겠죠,
남겨진 가족들을 생각해서
그리고 하늘에서 우리를 향해
응원하고 있을 사위를 위해서
더욱 열심히 살아갈 것입니다.

- 바 다 (새벽편지 가족) -



불의의 사고로, 또 불치병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안타까운 사연들이 참 많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참 하늘이 원망스럽고
왜 나에게만..하는 생각에
삶을 포기하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살아가는 동안
넘어야 할 큰 산 중 하나입니다.

나를 사랑했던 사람, 내가 사랑했던 사람,
분명 그들은 내가 행복하길 바랄 겁니다.
힘내세요, 지금처럼 사랑하며 살아가세요


-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하나의 문이 열립니다. 반드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