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재웅기자]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이 자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순탄치 않았던 말년을 보내긴 했지만 대기업 총수까지 지낸 인물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살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해석이 분분하지만 대체적으로 두 가지 정도로 압축되고 있다.
우선 지난 2008년 인수한 성지건설(005980)(4,015원 50 -1.23%)의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추측이다. 박용오 전 회장은 지난 2005년 '형제의 난'으로 두산家에서 제명당한 뒤, 두산그룹과는 담을 쌓고 살아왔다. 이후 성지건설을 인수, 재기에 나섰다.
당시 업계는 그가 재기의 발판으로 '건설'부문을 택한 것을 두고 이런 저런 추측들이 난무했다. '형제의 난'을 촉발했던 회사가 두산건설(011160)(7,300원 30 +0.41%)이었던 만큼 건설부문을 통해 명예회복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보였기 때문이다.
또 박 전 회장과 두 아들이 모두 두산산업개발(현 두산건설)에서 근무했던 만큼, 경영일선 복귀가 수월할 것이라는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즉 박 전 회장은 '와신상담'의 계기로 성지건설을 택한 셈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지난해 말 세계를 강타한 경기침체로 건설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중견 건설사인 성지건설도 이런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실제로 성지건설은 여의도 파크센터, 영화산업, 마산 아울렛 사업 등 사업을 확장하면서 지난 2007년말부터 경영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오 전 회장과 장남 박경원씨가 성지건설 경영에 참여하면서 토목 분야, 아파트형공장, 타운하우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지만 경영실적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성지건설은 올해 1분기에 6억9000만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이 2분기에는 43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영업이익도 1분기 9억2000만원에 이어 2분기에도 18억5000만원에 그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따라서 건설부문을 통해 재기를 노렸던 그에게 이같은 실적은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아울러 차남인 박중원씨의 구속수감 사실도 그에게 큰 스트레스였던 것으로 보인다. 구치소를 자주 찾을 만큼 자식사랑이 남달랐던 그였기에 아들의 수감은 더욱 큰 고통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 전 회장의 차남인 박중원씨는 지난 2007년 2월 뉴월코프 주식 130만주를 사들여 경영권을 인수하고 같은 해 7월 유상증자를 통해 380여만주를 인수했다.
하지만 인수 과정에서 실제로 주식을 인수한 사실이 없음에도 자기 자본으로 주식을 매입한 것처럼 허위 공시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았다.
박중원씨는 현재 아버지의 사망으로 구속집행정지 신청을 냈고 법원에서 이를 받아들여 오는 13일까지 일시석방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운영하던 회사의 실적부진으로 재기에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자괴감에 아들의 수감사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아니겠느냐"며 "최근 심장수술 등으로 심신이 지쳐있는 상태였기에 이런 사실이 더욱 크게 다가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오 전 두산 회장, 왜 자살했나
경영복귀 계기였던 성지건설 실적 악화 부담
차남의 구속수감도 큰 스트레스로 작용한 듯 입력
차남의 구속수감도 큰 스트레스로 작용한 듯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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