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가면서(在生活裏)

어느 유언장

含閒 2009. 1. 12. 15:57

이 시형 선생의 '내 안에는 해피니스폴더가 있다'에 있는 내용입니다.

너무 마음에 들어 소개합니다.

 

어느 유언장

 

'소생할 가망이 없거든 미련 없이 장기를 기증토록 해라. 다 떼어내고 더 쓸 게 없거든 가까운 의과대학에 시체를 기증해라. 장례는 따로 없다. 바쁜 사람들 불러 모아

폐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해라. 시체 해부가 끝나면 해부제를 지낸다.

 

 재 한 줌 얻어다 산에 뿌려라. 너희들이 정 서운하거든 작은 나무패에 이름을 새겨라. 산짐승들이 걸려 넘어지지 않게 작게 만들어라. 너희들도 세상을 뜰 즈음이면 목패도 썩어 흙으로 돌아 가겠지.

 

 낙엽이 지면 썩어 뿌리로 가듯, 그리고 이듬해 새 싹을 위한 거름이 되게.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윤회요.부활이다.그리하여 작은 小我를 떠나 대우주의 생명 창조를 위한 大我로 승화되게. 세상에 큰 빚을 지고 살았느니라.

 

 내 한 목숨 부지하기 위해 자연 파괴도 서슴지 않았으니 죽어서까지 묘 터를 만들고 싶진않다. 그간 나를 이만큼이라도 키워준 인류 사회에 모두 돌려드려라.

'살아 가면서(在生活裏)'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아있다는 게 축복입니다   (0) 2009.01.18
남편의 국화꽃  (0) 2009.01.13
아빠하고 나하고  (0) 2009.01.09
다~ 그렇게 살아들 갑디다..   (0) 2009.01.05
삼성테스코 이승한 회장  (0) 2009.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