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北京奧林匹克)

권투, 김정주

含閒 2008. 8. 23. 22:46

김정주 ‘동’…도전하는 주먹은 아름다웠다
카자흐 바키트 맞선 준결승전서 6-10 ‘분패’
아테네 이어 또 3위…20년 ‘금 숙원’ 4년 뒤로
 
» 김정주가 22일 웰터급(69㎏) 준결승에서 코피를 흘리며 상대 바히트 사르세크바예프(카자흐스탄)에게 주먹을 날리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불빛은 사각링에만 떨어진다. 그곳에 1남2녀 막내가 물 한 모금 마시고 링에 올라섰다. 큰누나 정애씨가 어두운 관중석에 앉았다. 누나는 지난해 12월 태어난 아들 중혁이를 시댁에 맡겼다. 누나에겐 친정이 없다. 막내 남동생 열두 살에 아버지를 간암으로, 막내 열여섯 살에 어머니를 심장마비로 잃었다. 누나도 나이가 많아봐야 막내보다 7살 위다. 감당하기 힘든 슬픔은 누나도 마찬가지였지만, 누나는 동생 둘을 거둬들였다. 막내 정주는 준결승 앞두고 “누나, 빨리 와요”라고 했고, 누나는 그 말에 이끌려왔다. 2002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포상금을 큰 누나 결혼 밑천으로 내놓았던 고마운 동생이다.

상대는 주먹이 빨랐고, 3cm가 더 컸다. 몸을 좌우로 움직이며 기다리던 상대는 스트레이트를 툭, 툭 던지며 점수를 쌓아갔다. 1라운드부터 0-3으로 벌어졌다. 2라운드에서 2-5까지 쫓아가고, 3라운드 종료 직전까지 5-6까지 따라붙었다. 3라운드 종이 울리기 전, 바닥에 물기가 있는지 잠시 미끄러지며 몸이 흐트러졌고, 몸을 추슬렀으나 종료버저와 함께 상대의 스트레이트에 얼굴을 맞았다. 5-7. 웰터급 출전 선수 중 가장 키(1m70)가 작은 그는 왼손을 잘 쓰지 못했다. 대회 직전 훈련을 하다 왼손 등뼈에 실금이 갔고, 대회 1회전에서 상대에게 잽을 달리다 그 통증이 다시 찾아왔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도 대회 직전 갈비뼈에 실금이 가는 부상을 당했고, 그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4라운드 1분16초를 남기고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켰다. 그의 왼쪽 코에서 피가 나오고 있었다. 피를 닦고 링 중앙으로 나왔으나, 얼굴을 상대 주먹에 더 열어줬다. 마지막 4라운드 2분은 6-10에서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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