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종주국 자존심 되찾은 태권도
(베이징=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한국의 국기(國技)인 태권도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모처럼 활짝 웃었다.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출전 네 체급 모두 금메달을 쓸어 담는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한국은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금 3, 은 1개,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는 금 2개, 동 2개를 획득했다.
임수정(경희대)의 여자 57㎏급과 차동민(한국체대)의 남자 80㎏이상급은 올림픽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남자 68㎏급에서는 손태진(삼성에스원)이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여자 67㎏급의 황경선(한국체대)은 2004년 동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태권도 선수로는 처음으로 2회 연속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2004년 아테네 대회 남자 80㎏이상급 금메달리스트인 문대성(동아대 교수)은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당선되며 '장외 금메달'을 따는 등 한국 태권도는 베이징에서 한바탕 잔치를 벌였다.
◇종가의 명예 회복
한국 태권도는 지난해 베이징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자존심을 크게 구겼다.
간신히 종합우승은 지켜냈지만 남자부에서 8체급 중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4개로 역대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였다.
지난 4월에는 더 큰 충격이 찾아왔다.
중국 허난성 뤄양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총 16체급(남녀 8체급씩) 중 12체급(남녀 6체급씩)에 출전한 한국은 남자가 금메달 1개(은메달 1, 동메달 2개), 여자가 금메달 2개(은메달 1, 동메달 2개)를 따며 각각 3위에 그쳐 종합순위에서 4위로 주저 앉았다.
18회째를 맞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이 종합우승을 놓친 적은 처음이었다.
일각에서는 "다른 참가국들은 베이징올림픽 대표들이 대부분 나왔지만 우리는 올림픽에 나서지 않는 선수들이 출전했다. 게다가 협회장 사퇴 등 안팎으로 어수선한 상황이라 대회 준비에 소홀한 면이 있었다"며 애써 위안거리를 찾았지만 아시아 무대에서조차 정상 자리를 내준 데 대한 쇼크는 쉽게 가시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받아 들며 바닥에 떨어졌던 종주국의 위상을 되찾아 왔다. 무엇보다 값진 성과다.
◇책임코치제.맞춤형 훈련 효과 '톡톡'
최근 잇따라 국제 무대에서 망신을 당한 대한태권도협회는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의미 있는 변화를 시도했다.
대표적인 것이 '책임 코치제'. 이전까지 올림픽 대표팀은 감독-코치-트레이너 체제로 주로 협회에서 선임한 지도자들이 이끌었다. 개인적 명예는 물론 포상금 등도 걸려 있어 사실상 파벌 간 돌아가면서 맡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출전 선수의 소속팀 지도자 세 명을 모두 코칭스태프로 합류시켜 해당 선수를 맡겼다.
선수 각자에게 필요한 '맞춤형 훈련'도 가능하게 됐다.
대표 선발전이 끝나 올림픽 출전 선수가 확정된 뒤 차동민과 황경선은 네덜란드를 거점으로 유럽에서, 손태진과 임수정은 태백선수촌에서 각각 2주 정도 따로 훈련했다.
차동민과 황경선은 체격조건과 힘이 좋은 유럽 선수들에 대한 적응력을 키웠고, 국내에도 세계적 기량의 훈련 상대가 많은 손태진과 임수정은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대표선수들의 '금메달 도우미'인 훈련파트너도 이전과는 달랐다. 과거에는 대표 선발전에서 차순위에 올랐던 선수들을 훈련파트너로 붙여줬지만 이번에는 소속팀 동료를 선수촌에 불러들여 함께 훈련하게 했다.
소속팀이 달라 훈련코치가 지휘하기 쉽지 않았고, 이미 목표를 상실한 선수들에게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파트너로서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었던 경험 때문이다.
준비과정에서 새로운 실험들은 금빛 발차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새로운 시작은 이제부터
양진방 대한태권도협회 전무는 "국제 대회에 나가면 '이래선 안 된다'고 반성을 하면서도 막상 인천공항에 내리는 순간 다 잊어버리는 것 같다. 또 다시 작은 것을 놓고 양보 없는 주장만 하며 큰 것은 내다 보지 못한다"면서 "이번 대회에서도 결코 만만한 선수는 없었다. 아직도 우리가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어리석은 고집은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어렵게 중흥의 기회를 되찾은 만큼 한국 태권도는 이제부터 다시 뛰어야 한다.
태권전사들이 세계 정상의 자리에는 올라섰지만 한두 점 차 승부가 많았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순 없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경쟁자들을 압도하고 공격성을 강조하는 세계적 흐름에 부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 개발은 물론 치밀한 정보수집 및 분석, 대표 선발 기준의 국제화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과 실행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한국은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금 3, 은 1개,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는 금 2개, 동 2개를 획득했다.
임수정(경희대)의 여자 57㎏급과 차동민(한국체대)의 남자 80㎏이상급은 올림픽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남자 68㎏급에서는 손태진(삼성에스원)이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2004년 아테네 대회 남자 80㎏이상급 금메달리스트인 문대성(동아대 교수)은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당선되며 '장외 금메달'을 따는 등 한국 태권도는 베이징에서 한바탕 잔치를 벌였다.
◇종가의 명예 회복
한국 태권도는 지난해 베이징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자존심을 크게 구겼다.
간신히 종합우승은 지켜냈지만 남자부에서 8체급 중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4개로 역대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였다.
지난 4월에는 더 큰 충격이 찾아왔다.
중국 허난성 뤄양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총 16체급(남녀 8체급씩) 중 12체급(남녀 6체급씩)에 출전한 한국은 남자가 금메달 1개(은메달 1, 동메달 2개), 여자가 금메달 2개(은메달 1, 동메달 2개)를 따며 각각 3위에 그쳐 종합순위에서 4위로 주저 앉았다.
18회째를 맞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이 종합우승을 놓친 적은 처음이었다.
일각에서는 "다른 참가국들은 베이징올림픽 대표들이 대부분 나왔지만 우리는 올림픽에 나서지 않는 선수들이 출전했다. 게다가 협회장 사퇴 등 안팎으로 어수선한 상황이라 대회 준비에 소홀한 면이 있었다"며 애써 위안거리를 찾았지만 아시아 무대에서조차 정상 자리를 내준 데 대한 쇼크는 쉽게 가시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받아 들며 바닥에 떨어졌던 종주국의 위상을 되찾아 왔다. 무엇보다 값진 성과다.
◇책임코치제.맞춤형 훈련 효과 '톡톡'
최근 잇따라 국제 무대에서 망신을 당한 대한태권도협회는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의미 있는 변화를 시도했다.
대표적인 것이 '책임 코치제'. 이전까지 올림픽 대표팀은 감독-코치-트레이너 체제로 주로 협회에서 선임한 지도자들이 이끌었다. 개인적 명예는 물론 포상금 등도 걸려 있어 사실상 파벌 간 돌아가면서 맡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출전 선수의 소속팀 지도자 세 명을 모두 코칭스태프로 합류시켜 해당 선수를 맡겼다.
선수 각자에게 필요한 '맞춤형 훈련'도 가능하게 됐다.
대표 선발전이 끝나 올림픽 출전 선수가 확정된 뒤 차동민과 황경선은 네덜란드를 거점으로 유럽에서, 손태진과 임수정은 태백선수촌에서 각각 2주 정도 따로 훈련했다.
차동민과 황경선은 체격조건과 힘이 좋은 유럽 선수들에 대한 적응력을 키웠고, 국내에도 세계적 기량의 훈련 상대가 많은 손태진과 임수정은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대표선수들의 '금메달 도우미'인 훈련파트너도 이전과는 달랐다. 과거에는 대표 선발전에서 차순위에 올랐던 선수들을 훈련파트너로 붙여줬지만 이번에는 소속팀 동료를 선수촌에 불러들여 함께 훈련하게 했다.
소속팀이 달라 훈련코치가 지휘하기 쉽지 않았고, 이미 목표를 상실한 선수들에게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파트너로서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었던 경험 때문이다.
준비과정에서 새로운 실험들은 금빛 발차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새로운 시작은 이제부터
양진방 대한태권도협회 전무는 "국제 대회에 나가면 '이래선 안 된다'고 반성을 하면서도 막상 인천공항에 내리는 순간 다 잊어버리는 것 같다. 또 다시 작은 것을 놓고 양보 없는 주장만 하며 큰 것은 내다 보지 못한다"면서 "이번 대회에서도 결코 만만한 선수는 없었다. 아직도 우리가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어리석은 고집은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어렵게 중흥의 기회를 되찾은 만큼 한국 태권도는 이제부터 다시 뛰어야 한다.
태권전사들이 세계 정상의 자리에는 올라섰지만 한두 점 차 승부가 많았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순 없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경쟁자들을 압도하고 공격성을 강조하는 세계적 흐름에 부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 개발은 물론 치밀한 정보수집 및 분석, 대표 선발 기준의 국제화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과 실행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