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스크랩] 귀거래사 해설

含閒 2007. 9. 18. 13:49
 

歸去來辭 解說    ― 陶淵明 


歸去來兮여 田園이 將蕪하니 胡不歸오.

돌아가자! 전원이 장차 황폐해지려 하거늘 어찌 돌아가 않으리요?


旣自以心爲形役하니 奚惆悵而獨悲오.

이제껏 내 마음 몸뚱이에 부림 받아 왔거늘, 어찌 낙담하여 홀로 슬퍼하는가?


悟已往之不諫하고 知來者之可追로다.

지난 일은 돌이킬 수 없음을 깨달았고, 다가 올 일은 올바로 할 수 있음을 알았으니,


實迷塗其未遠하니 覺今是而昨非로다.

실로 길 잘못 들어 더 멀어지기 전에 지금이 옳고 어제가 글렀음을 깨달았네.


舟搖搖以輕颺하고 風飄飄而吹衣로다.

배는 흔들흔들 가벼이 출렁이고, 바람은 표표히 옷자락을 날리네


問征夫以前路하니 恨晨光之熹微로다.

길가는 사람에게 갈 길 물으며 새벽 빛 흐림을 한하네.


乃瞻衡宇하고 載欣載奔하니

이내, 멀리 내 집을 바라보고는 기쁨에 달려가니,


僮僕歡迎하고 稚子는 候門이라.

하인들이 반겨 맞아주고, 어린 자식들 문앞에서 기다리네.


三徑就荒호대 松菊猶存이라.

뜨락은 잡풀로 우거졌으나, 소나무와 국화는 여전하네.


携幼入室하니 有酒盈樽이라.

아이들 데리고 방에 들어가니 술통엔 술이 가득하네.


引壺觴以自酌하고 眄庭柯以怡顔이라.

술병과 술잔 가져다가 자작하면서 뜨락의 나뭇가지 바라보며 기쁜 얼굴 짓고


倚南窓以寄傲하니 審容膝之易安하니

남창에 기대어 거리낌 없는 마음 푸니 좁은 방에 무릎 굽혀 앉아도 편안하네.


園日涉以成趣하고 門雖設而相關이라.

뜰은 날마다 걸어다니니 마당이 돼 버리고, 문은 있을망정 항상 빗장 걸려있네.


策扶老以流憩하여 時矯首而遐觀하니

지팡이 짚고 다니다 아무데서나 쉬면서, 때때로 고개 들어 멀리 바라보니


雲無心以出峀하고 鳥倦飛而知還이라.

구름은 무심히 산골짜기에 피어 오르고, 새들은 날기에 지쳐 둥우리로 돌아오네.


景翳翳以將入하니 撫孤松而盤桓이라.

해는 어둑어둑 지려 하는데도 못내 아쉬어 외로운 소나무 어루만지며 머뭇거리네.


歸去來兮여 請息交以絶游라.

돌아가자! 세상 사람들과 사귐을 끊자.


世與我而相違하니 復駕言兮焉求이오.

세상과 나는 서로 어긋나니, 다시 수레 몰고 나가야 무얼 얻겠는가?


悅親戚之情話하고 樂琴書以消憂로다.

친척들과의 정담을 즐기고, 거문고 타고 글 읽으며 즐기니 시름 사라지네.


農人이 告余以春及하니 將有事于西疇라.

농군들이 내게 봄 온 것을 일러 주면, 서쪽 밭에 씨뿌릴 채비하네.


或命巾車하며 或棹孤舟하여

포장친 수레 몰기도 하고, 조각배 노젓기도 하며,


旣窈窕以尋壑하고 亦崎嶇而經丘하니

깊숙히 골짜기 찾아가기도 하고, 또 울퉁불퉁한 언덕 오르기도 하네.


木欣欣以向榮하고 泉涓涓而始流라.

나무들은 싱싱하게 자라나고 샘물은 졸졸 흘러 내리니


羨萬物之得時하고 感吾生之行休로다.

만물이 철 따라 변함을 부러워하며 내 삶의 동정(動靜)을 배우게 되네.


已矣乎라. 寓形宇內復幾時오.

아서라! 천지간에 몸 담았으되 다시 얼마나 더 살랴?


曷不委心任去留하고 胡爲乎、遑遑欲何之오.

어찌 마음따라 가고 머무름을 맡기지 않고 무얼 위해 어디로 허겁지겁 가려하는가?


富貴는 非吾願이요, 帝鄕는 不可期라.

부귀는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니요, 천당은 기약할 수 없는 것!


懷良辰以孤往하며 或植杖而耘耔로다.

좋은 철 품으며 홀로 나서서, 지팡이 꽂아 놓고 풀 뽑고 김매기 하고,


登東皐以舒嘯하고 臨淸流而賦詩로다.

동쪽 언덕에 올라 긴 휘파람 불어 보고 맑은 시냇물 마주하여 시를 읊기도 하네.


聊乘化以歸盡하니 樂夫天命復奚疑오.

이렇게 자연 변화 따르다 목숨 다할 것이니 주어진 운명 즐기는데 또 무얼 의심하랴?


(字義) *이 문장은 賦(부)라는 문체에 따라 지은 글이다. 제가 賦의 구체적인 작법은 모르겠으나 아무튼, 내용뿐 아니라 그 형식도 아울러 즐기면 글을 읽는 맛이 배가되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각 댓구의 마지막 글자는 운(韻)을 맞춘 글자들로서 읽을 때 리듬감을 준다. 이 글은 도연명이 41세 되던 해 팽택령(彭澤令)이란 마지막 벼슬을 80여일만에 내던지고 고향의 전원으로 돌아오면서 지은 賦이다. 그는 관리 생활이란 입과 배를 위하여 살아가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였다. 그 때 마침 군(郡)에서 행정 시찰을 위해 독우(督郵)를 파견해 오자, 현리로서는 관복을 차려 입고 나가 그를 맞이해야 할 처지가 되었었다. 도연명은 "나는 오두미(五斗米)의 녹(祿)을 위해 허리를 굽히며 시골 소인(小人)을 섬길 수는 없다"하고 마침내 벼슬을 내던졌던 것이다.


*歸去來에서 歸去는 돌아간다는 뜻이고, 來는 흔히 리듬감을 주기 위해 어조사로 쓰인다. *兮는 감탄형 어조사. *胡는 어찌 호. 무엇 호. *以心爲形役: 心役은 흔히 쓰이는 표현이고, 이 문장은 以心爲形所役이라고 하면 뜻이 더 뚜렷해질 듯하다. "마음이 몸의 부리는 바가 되었기에" *奚는 어찌 해. *(心+周)는 섭섭할 추. 실심할 추. *(心+長)은 섭섭할 창. 슬플 창. *實(실)은 부사로 "실로" *(風+揚)은 날릴 양. 揚과 통한다. *征夫는 먼길 가는 사람. 征은 갈 정. *熹는 빛날 희. *瞻은 볼 첨. *衡宇는 초라한 집. *載(재)는 어조사. *欣은 기쁠 흔. *奔은 달릴 분. *(人+童)은 아이 동. 아이종 동. *稚는 어릴 치. *候는 기다릴 후. *三逕은 옛날 장허(蔣許)라는 사람이 집의 대나무 밭 사이로 세가닥의 오솔길을 내어 놓고 구중(求仲), 양중(羊仲)이란 두 사람과만 사귀면서 숨어 살았다. 이에서 후세사람들은 은사(隱士)까 사는 곳을 삼경이라 하였다. 逕은 좁은길 경. *就는 이를 취. 이룰 취. *猶(유)는 부사로 아직도, 여전히. 오히려. *携는 끌 휴. *樽은 술동이 준. 위의 글자와 같은 글자이다. *壺는 항아리병(酒器) 호. *觴은 잔 상. *眄은 곁눈질해볼 면. 눈굴릴 면. *怡는 기쁠 이. 화(和)할 이. *寄傲는 오만한 마음을 기탁하다. *容膝은 무릎을 용납하다. 방이 협소함을 비유한 말이다. *趣(추)는 여기서는 문밖의 마당을 뜻한다. *策은 지팡이를 짚는다는 뜻. *扶老는 지팡이의 별칭. 扶는 붙들 부. *遐는 멀 하. *岫는 산구멍(山穴) 수. *(醫+羽) "예예"는 어둑 어둑한 모양. *盤桓(반환)은 한단어로 머뭇거리다. 주저하다. 우물쭈물하다의 뜻.


*息은 끊는다. 絶과 같음. *駕言에서 言은 어조사. *巾車는 포장친 수레. *棹는 노 도. *窈窕는 깊숙한 모양. *涓은 졸졸흐를 연. *善은 좋게 여기다. *行休는 행동과 휴식. 움직이고 멈추는 것. 動靜. 行止. *已는 그칠 이. 寓는 붙어살 우. 타동사로도 잘 쓰이며 "~을 두다."의 뜻. *宇內는 우주 안. 천지간. *曷은 어찌 갈. *委心은 자기 본심대로 맡기는 것. *去留는 가고 머무는 것. 죽고 사는 것. *遑은 급할 황. *帝鄕은 천국. *耘은 김맬 운. (+子)는 붇독을 자. 김맬 자. *植은 심을 치. 植杖은 논어(論語)에서 은자(隱者)들이 지팡이를 땅에 꽂아놓고 김매는 모습을 서술한 것을 연상시킨다. *舒는 펼 서. *乘化는 자연의 변화를 탄다. *歸盡은 다함으로 돌아가다. 즉, 죽는다는 뜻.

출처 : 상현서당/일암학회
글쓴이 : 금수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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