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프랑스의 독특한 스타일로 파리를 밝힌 올림픽 개막식

含閒 2024. 7. 27. 23:41

프랑스의 독특한 스타일로 파리를 밝힌 올림픽 개막식

조회수 282024. 7. 27. 13:00 수정
 
제33회 하계올림픽이 2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막을 올렸다. 파리에서는 선수 수천 명이 센강 위에서 배를 이용해 진행됐다. 다리, 강둑, 주변 건물 옥상에서는 무용수들이 춤과 악기를 선보였다.
공개된 성화대는 바로 프랑스의 발명품인 열기구였다. 성화대는 하늘 위로 떠오르며 올림픽 시작을 알렸다

제33회 하계올림픽이 2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막을 올렸다. 나라별 선수 입장은 센강 위에서 배를 이용해 진행됐다. 다리, 강둑, 주변 건물 옥상에서는 무용수들이 춤과 악기를 선보였다.

사상 처음으로 경기장이 아닌 강 위에서 열린 '지상 최고의 쇼'의 개막식은 약 4시간 동안 진행됐다.

프랑스 파리에서 근대 올림픽이 개최된 것은 1900년 제2회 대회와 1924년 8회 대회에 이어 올해가 세 번째이자 100년 만이다. 한 도시에서 하계올림픽을 세 번 여는 것은 영국 런던(1908년·1948년·2012년)에 이어 파리가 두 번째다.

프랑스 국기를 상징하는 붉은색, 흰색, 파란색 연기가 피어오르는 가운데 개막식은 오스테를리츠 다리를 출발해 에펠탑 인근 트로카데로 광장까지 펼쳐졌다. 205개국에서 온 6800명의 선수들이 85개의 배를 타고 프랑스 수도의 유명 명소들을 지나갔다.

개막식 내내 깜짝 공연이 이어졌으며,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레이디 가가의 공연과 캐나다의 아이콘인 셀린 디옹의 감동적인 복귀 공연도 있었다.

개막식 날은 프랑스 고속철도에서 방화 사건이 발생하면서 혼란 가운데 시작됐다. 여기에 폭우가 내리면서 개폐회식 연출을 맡은 예술 감독 토마스 졸리의 계획에 약간 차질이 있기도 했다. 그는 파리의 태양을 이용해 "물을 반짝이게 만들겠다"는 포부를 보인 바 있다.

거센 비로 인해 선수들은 단복 위로 비옷을 입거나 우산을 쓴 모습이었다.

하지만 약 2000명의 뮤지션, 댄서 등 여러 아티스트들이 전하는 프랑스 역사, 예술, 스포츠 이야기가 담긴 개막식의 여정은 그대로 연출됐다.

프랑스 올림픽 개막식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

배 퍼레이드의 가장 마지막 순번은 미국과 프랑스였다.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여는 미국은 204번째, 개최국인 프랑스는 마지막 순번인 205번이었다.

제33회 하계 올림픽을 개막하면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어려운 국제 및 국내 정치적 배경 속에서도 선수들이 "세계를 평화롭게 하나로 묶는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평했다.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는 희소병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프랑스어권의 캐나다 퀘백 출신 팝스타셀린 디옹의 감동적인 복귀 공연도 있었다

최초의 수상 개회식 '파격'...앞선 우려도

조직위가 개막식을 올림픽 스타디움이 아닌 도시 중심부 강에서 열 계획을 처음 발표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보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서 지적이 나왔다.

센강 자체의 수질 문제도 논란이 됐고, 리허설 없이 수천 명의 선수들을 6km 강 구간을 따라 이동시키는 것 또한 무모한 계획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27일 저녁, 수만 명의 경찰이 동원된 보안 작전 속에서 파리는 이 계획을 화려하고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개막식은 때로는 독특한 순간도 있었다. 레이디 가가가 분홍색과 검은색 깃털에 둘러싸여 프랑스어로 노래를 부르다가 다음 순간에는 방글라데시 선수들이 배 위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발레, 캉캉, 오페라, 유명한 예술 작품들이 펼쳐지기도 했고 애니메이션 캐릭터 미니언즈까지 등장했다. 중간중간 마스크를 쓴 성화봉송자가 옥상에서 달리거나 심지어 집라인을 타는 모습을 비롯해, 함대가 오스테를리츠 다리에서 퐁 드 리에나까지 이동하는 장면도 있었다.

자국 국기를 흔드는 운동선수들을 태운 배들은 루브르 박물관, 에펠탑, 그랑 팔레, 개선문과 같은 잘 알려진 명소들을 지나갔고 12개 구간별로 프랑스의 이야기가 전달됐다.

그중 하나는 2019년 화재로 손상된 노트르담 대성당을 재건하는 데 중점을 뒀다. 대규모 무용단이 대성당의 재건과 연관된 사운드를 사용해 만든 음악과 함께 등장했다.

프랑스 역사를 표현한 부분도 있었는데 레미제라블 음악이 연주됐고, 잘려진 머리를 들고 있는 마리 앙투아네트 합창단이 나오기도 했다.

개회식에선 복면을 쓴 여인이 성화를 들고 파리 센강을 누비며 전체 행사를 전개했다. 이후 스포츠계의 거장 지네딘 지단에게 성화가 옮겨졌다

개회식에선 복면을 쓴 여인이 성화를 들고 파리 센강을 누비며 전체 행사를 전개했다. 이후 스포츠계의 거장 지네딘 지단에게 성화가 옮겨졌다. 스페인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 루마니아 체조 요정 나디아 코마네치, 미국 테니스 스타 세레나 윌리엄스도 등장해 성화를 넘겨받았다.

이들 모두 프랑스 국적이 아니다. 개최국 스타만이 개회식 성화 주자로 등장한다는 관념을 깼다.

이후 성화는 휠체어에 앉아 있는 한 노인에게 전달됐다. 1948년 올림픽 사이클 종목에서 금메달리스트 찰스 코스테였다. 코스테는 현재 100살로 생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중 최연장자다.

이어 프랑스 유도 전설 테디 리네르와 육상 전설 마리-조제 페레크가 성화 최종 주자로 나섰다. 공개된 성화대는 바로 프랑스의 발명품인 열기구였다. 성화대는 하늘 위로 떠오르며 올림픽 시작을 알렸다.

한편, 행사에서는 올림픽기가 거꾸로 게양되고, 한국 선수단 소개가 '북한'으로 잘못 나오는 등 행사 진행에 크고 작은 실수들이 나오는 일도 발생했다.

이번 올림픽에는 32개의 종목에서 1만500명 이상의 선수가 참가하며 대회는 8월 11일에 막을 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