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역주는 빛났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비록 올림픽 3연패에 도전했던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최종 목표를 이루진 못했지만 최고의 레이스를 펼쳤다.
또 하나의 메달이 기대됐던 쇼트트랙 남자 500m에서 황대헌이 결승 진출 문턱에서 탈락했지만 한국이 여전히 쇼트트랙 강국임을 증명해냈다.
◆한국 여자 계주 3,000m 값진 은메달
최민정(성남시청)-이유빈(연세대)-김아랑(고양시청)-서휘민(고려대)이 나선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13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인도어스타디움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03초63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부터 이 종목 금메달을 따낸 한국은 3연속 우승에 도전했지만 눈앞에서 아쉽게 목표가 불발됐다.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치열한 승부였다. 한국은 3개 대회 연속 계주 금메달을 노리는 김아랑이 1번 주자로 나섰다. 레이스 초반 맨 뒤에서 서서히 기회를 엿보며 체력을 비축했다.
김아랑을 시작으로 최민정, 이유빈, 서휘민 순으로 배턴을 터치하며 침착하게 2, 3위 자리에서 앞서가는 중국과 네덜란드 빈틈을 주시했다.
5바퀴가 남은 상황. 서서히 피치를 올린 한국은 최민정이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혼신의 역주를 펼치며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금메달은 4분03초40을 기록한 네덜란드, 동메달은 4분04초34를 거둔 캐나다가 차지했다.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는 한국의 대표적인 '효자종목'이었다. 1994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이후 단 한 번(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을 제외하고 모두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후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까지 4회 연속 이 종목 세계 정상에 올랐고 최근 다시 2연패에 성공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오는 16일 여자 1,500m 준준결승에 나서 메달을 노린다.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준결승 2조 경기에서 레이스를 마친 후 캐나다의 스티븐 뒤부아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황대헌 아쉬운 레이스, 500m 레이스 페널티
베이징 동계올림픽 첫 금메달을 선사했던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간판 황대헌이 쇼트트랙 남자 500m 메달 획득까지 한걸음을 남겨두고 아쉽게 패했다.
황대헌은 13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준결승 2조에서 레이스 막판 추월하는 과정에서 페널티를 받아 실격됐다.
다소 불리한 인코스에서 먼 4번째 자리에서 출발한 황대헌은 4위로 레이스를 시작했다.
그는 계속 4위 자리를 지키다가 결승선 2바퀴를 남기고 속도를 올렸다. 마지막 바퀴에서 중국 우다징을 제친 뒤 결승선을 눈앞에 두고 인코스를 노렸지만 앞서가던 스티븐 뒤부아(캐나다)를 추월하려다 부딪히면서 뒤로 밀려났다.
황대헌은 가장 뒤늦게 결승선을 끊었고, 심판은 비디오 판독을 한 뒤 황대헌에게 페널티를 주고 뒤부아에게 결승전 진출 어드밴스를 부여했다.
앞서 황대헌은 준결승에 극적으로 진출하면서 메달 획득에 기대감을 높였다. 황대헌은 마지막 바퀴에서 인코스에 파고들었고, 마지막 곡선 주로에서 콘스탄틴 이블리예프(러시아올림픽위원회)를 제외한 모든 선수를 제치면서 스케이트 날을 밀어 넣어 40초636의 기록으로 아브잘 아즈할리예프(카자흐스탄·40초643)을 간발의 차이로 따돌리고 준결승 진출권을 따냈었다.
하지만 준결승에서 무리한 추월을 시도하다 페널티를 부여받고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