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의 아침편지(Go Dowon早上信)

2021년 4월

含閒 2021. 3. 31. 09:58

2021년 4월 29일

구두를 만드는 사람의 '사명'



"젊을 때는
아주 발이 건강했죠.
최전방에서 복무할 때도 10킬로미터
행군을 거뜬히 해냈습니다. 완전 군장을 한 채로요.
등산도 줄곧 해와서 튼튼하게 단련된 발이었어요.
그러다가 2016년 12월부터 반년이 넘도록 일주일에
스무시간 이상을 꼬박 서서 강의를 계속하다 보니
발바닥 근육에 손상을 입었습니다." 그 말대로
발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통증을 넘어
발 모양에도 변형이 심하게
와 있었다.


- 아지오의《꿈꾸는 구둣방》중에서 -


* 아무리 건강했던 발도
살다 보면 틀어지고 통증도 생깁니다.
틀어진 발을 바로잡아주고 통증을 없애주는 일이
구두를 만드는 사람의 '사명'입니다. 그에게는 구두가
곧 사람을 살리는 치유의 도구가 되는 것입니다. 누구나
자기만의 치유의 도구가 있습니다. 음악가는 음악으로,
작가는 글로, 건축가는 공간을 통해 다른 사람의
틀어진 삶과 통증을 치유해줍니다. 툭 던지는
말 한마디에도 사명이 있습니다.
치유의 사명!

 

2021년 4월 23일

 

사랑도 기적이다



나는 여러 가지의
작은 기적을 경험한다. 아침에
왼쪽 다리를 침대 바닥에 내려놓을 때
고통이 느껴지지 않을 때, 그것은 작은 기적이다.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부엌으로 들어가면서도
고통을 느끼지 않는 것, 그 또한 작은 기적이다.
수영장으로 들어가 느긋하게 수영을 즐기는 것,
사실상 커다란 기적이다. 한동안 그 어떤 것도
가능하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 메흐틸트 그로스만의《늦게라도 시작하는 게
훨씬 낫지》중에서 -


* 눈을 뜨는 것,
시각장애인에게는 그 자체가 기적입니다.
새소리를 듣는 것, 청각장애인에게는 세상이 바뀌는
기적입니다. 대다수 사람에게는 그 기적이 매일매일
일상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놓치고 살 뿐입니다.
기적은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다쳐서, 아파서,
슬퍼서, 어제까지 불가능했던 일들이 다시
가능하게 되면 그것이 기적입니다.
미워했다가 다시 사랑하면
그것도 기적입니다.

 

2021년 4월 22일

 

1년 내내 같은 옷



2학년이 된 그는
캠퍼스에서 친숙한 인물이 되어 있었다.
계절과 상관없이 그의 옷차림은 언제나 똑같은
검은색 브로드클로스 양복, 하얀 셔츠, 스트링 타이였다.
재킷 소매가 짧아서 손목이 불쑥 튀어나와 있고,
바지 자락도 어색하게 겉돌았다. 마치
다른 사람의 제복을 빌려다
입은 것 같은 몰골이었다.


- 존 윌리암스의《스토너》중에서 -


* 저도 옛날 생각이 납니다.
대학 시절 같은 옷을 계절도 없이
1년 내내 입고 다녔는데, 지금의 제 아내는
그게 컨셉인 줄 알았다고 했습니다. 단벌 신사도
당당하게 굴면 더러는 '멋'으로 여기는 연인도
만나게 됩니다. 옷차림보다 중요한 것이
기운입니다. 옷 때문에 몰골이
상하면 안 됩니다.

 

2021년 4월 20일

'용서의 언덕'을 오르며

용서에 대한
상념의 실타래는 끝이 없었다.
나는 다른 사람을 용서했는가.
아니 그보다 먼저, 나는 내 잘못에 대해
제대로 사과하고 용서를 빌었는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자기 십자가는 누가
대신 짊어질 수 없다. 자기 자신이 묵묵히
짊어지고 가야 하는 것이 우리 인생이다.
용서의 언덕을 향해 한발 한발
내디디면서 마음속으로
주기도문을 외웠다.


- 김인식의《자유로운 영혼으로 혼자서 걸었습니다》중에서 -


* 산티아고 순례길에
'용서의 언덕'이 있습니다.
옹달샘에도 '용서의 길'이 있습니다.
이 길을 걸으며 많은 사람들이 '용서'에 대해
다시금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얻는 결론은
용서는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입니다.
내가 나의 십자가를 지는 것입니다.
나는 고통스럽지만, 그것이 나를
살리고 다른 사람을 살립니다.

 

2021년 4월 17일

나 때문에 다른 사람이 행복할 때



강은
자신의 물을 마시지 않고,
나무는 자신의 열매를 먹지 않으며,
태양은 스스로를 비추지 않고,
꽃은 자신을 위해 향기를 퍼트리지 않습니다.
남을 위해 사는 것이 자연의 법칙입니다. 우리 모두는
서로를 돕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말입니다. 인생은 당신이 행복할 때 좋습니다.
그러나 더 좋은 것은 당신 때문에
다른 사람이 행복할 때입니다.


- 프란체스코 교황의《교황의 메세지》중에서 -


* '나쁜 사람'이라는 말의 어원은
'나뿐인 사람'이라고 합니다. 요즘 우리 세상은
'나만 좋으면, 우리끼리만 좋으면 그만이다'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처럼 자신만을
생각하며 계속 살아간다면 그 사람은 결국 큰 기쁨,
깊은 행복감을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채
이 생을 마감하고 말 것입니다.
불행한 일생입니다.

 

 

2021년 4월 16일

'액티브 시니어' 김형석 교수의 충고



만 101세인
김형석 연세대 명예 교수는
'액티브 시니어'의 대명사이다. 그는
80대 중반이 되면 대개 혼자가 되는데
홀로 남은 이에게 재혼을 권한다고 말했다.
재혼이 어려우면 연애라도 하라고 했다. 그는
80대 중반까지는 남성성을 유지한다고 털어놓았다.
90세가 되면 그마저 잃게 된다고 덧붙였다. 100세
시대, 곱게 나이 들어가는 건 누구에게나 만만치
않은 과제다. 무엇보다 노인 빈곤의 나락에
떨어지지 않아야 할 것이다. 더불어
노욕과 노추를 피해야 한다.


- 이필재의《진보적 노인》중에서 -


* 장수 시대입니다.
그 대표적인 상징 인물이 김형석 교수입니다.
그로부터 배울 점은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입니다.
육체의 건강도 중요하지만 정신의 건강은 더 중요합니다.
홀로되었을 때 재혼도 하고 연애도 하라는 충고는
나이 들수록 더 젊고 활기차게 살라는 뜻입니다.
그러면서 노욕과 노추를 조심하라 말합니다.
명예롭고 아름답게 늙어가는 것, 본받을
액티브 시니어의 모습입니다.

 

2021년 4월 13일

뭔가 다르게 사는 것

인생의 목적은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다.
의미 있게 사는 것, 명예롭게 사는 것,
연민하며 사는 것, 그리고 자신이
살아온 것과 뭔가 다르게
사는 것이다.
(랠프 왈도 에머슨)


- 제이크 듀시의《오늘부터 다르게 살기로 했다》 중에서 -


* 사람마다 사는 목적이 있습니다.
다 다르지만 저마다 의미가 있습니다
행복하게 사는 것도 좋은 목적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그에 이르는 길, 곧 그 방법과 과정이
무엇이냐도 중요합니다. 의미, 명예, 연민을
마음에 품고 행복을 찾아가는 것이
뭔가 다르게 사는 것입니다.

 

2021년 4월 12일

텅 빈 안부 편지



시인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가
1822년에 레이크 지방에서 산책을 하다가 경험했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던 어느 날에 나는 작은 시골집을
지나가고 있었다. 배달부가 이 집 여자에게 우편요금으로
1실링을 요구했지만 여자는 지불할 의사가 없어보였다.
그리고 결국에는 편지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 내가
요금을 지불하고, 배달부가 시야에서 사라졌을 때
여자는 내게 아들이 안부를 전해주기 위해 보낸
편지이며 돈을 지불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나는 봉투를 열어보았고,
안은 텅 비어 있었다!


- 클라이브 윌스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 중에서 -


* 일자리를 찾아 멀리 집을 떠난 아들이
어머니에게 보낸 '텅 빈 안부편지'가 많은 것을
말해 줍니다. 당시 영국의 비싼 우편 배달비(1실링은
현재의 40파운드, 약6만원)는 수신자가 요금을 지불했기
때문에 '잘 있음'을 알리기 위해 종종 빈 편지를 보내는
일이 흔했다고 합니다. 보고싶은 어머니에게 안부를
전하고는 싶고, 그렇다고 어머니가 비싼 배달비를
내는 것은 원치 않은 아들의 애틋한 마음이
슬프고도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2021년 4월 10일

남의 말을 잘 듣는 법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상대방이 나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무엇인가?' 이렇게 살펴보면
상대방의 동기가 보입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면 바르게 응할 수 있습니다. 말의 형태에서
핵심을 놓치지 마세요. 그러면 남의 말을
잘 듣고 소통할 수 있습니다.


- 용수 스님의《사자》중에서 -


*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때
그 마음을 그대로 읽기 전 내 생각으로 판단하고
분석해서 읽고 있는 자신을 돌이켜봅니다. 남의 말을
잘 듣는 것은 결국 마음과 마음의 소통과 공감이라는 것을
배웁니다. 바쁠수록 생각의 먼지를 털어내고
미소를 지으며 마음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을
키워야겠습니다.

 

 

2021년 4월 9일

벚꽃이 눈부시다



수줍게 핀 수선화가 보인다
신작로 길 개나리도 보인다
군락을 이룬 벚꽃이 보인다

손길 닿지 않아도
발길 닿지 않아도
봐주는 이 없어도

본분 다하며
말 없는 몸짓으로 피워내는
그대는 나의 스승입니다


- 이영월의 시집《하늘길 열리면 눈물의 방》에 실린
시〈해미천을 걷다가〉(전문)에서 -


* 세상은 힘들어도
봄은 어김없이 다시 오고
형형색색 꽃들도 어김없이 피었습니다.
곳곳에 벚꽃이 만개해 눈이 부십니다.
우리가 물을 준 것도, 다듬어 준 것도
아닌데 아이처럼 스승처럼 다가와
아픈 마음을 어루만집니다.

 

2021년 4월 8일

어느 날은 해가 나고, 어느 날은 비가 오고



"냄새날 때가 있는가
하면 목욕할 때도 있는 거지.
삶은 늘 새로운 찰나의 연속이야.
누가 공을 던져주는 때가 있는가 하면
그러지 않는 때도 있어. 어느 날은 해가 나고
어느 날은 비가 와서 다 젖게 되는 게 삶이야.
그렇게 변하는 삶에서 변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괴로워지게 되어 있어.
그럴 필요가 없는데 말이야."


- 디르크 그로서의《우리가 알고 싶은 삶의 모든 답은
한 마리 개 안에 있다》중에서 -


* 날씨는 늘 변합니다.
하루하루, 순간순간, 변화무쌍합니다.
그야말로 '늘 새로운 찰나의 연속'입니다.
우리의 삶도 찰나마다 빚어내는 변화의 연속입니다.
그 변화를 고통으로 받아들이면 삶이 힘들어집니다.
반드시 그만한 이유와 뜻이 있기 때문이라 믿고
긍정의 힘으로 다시 출발해야 합니다.
해가 나든, 비가 오든, 새출발은
언제나 가능합니다.

 

2021년 4월 7일

세상에서 가장 인내심이 강한 사람



만약 어머니가
세상에서 가장 인내심이 강한 분이
아니라면 나는 학교 문턱도 밟지 못했을
것이다. 주변에서 모두들 나를 정신과에
한 번 데려가보라고 권했지만 어머니는 그저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얼마나 오래 걸리든
내가 세상을 편하게 받아들이게 될 때까지
무한한 애정으로 감싸며 말이다.


- 벤 호로위츠의《하드씽》중에서 -


* '어머니'는 특별한 존재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하나밖에 없는 존재이고
무한한 애정으로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존재입니다.
누구에게나 어머니에 대한 기억들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인내심이 강한 사람'이었다는
기억은 어머니가 안겨준 최고의 유산입니다.
많은 어머니에게 돌려줄 찬사입니다.
어머니의 특별함은 인내심에서,
그 인내심을 가능하게 하는
사랑에서 나옵니다.

 

2021년 4월 6일

'진정한 자유'는...



진정한 자유는
자신의 전 존재를 두고
헌신할 새로운 가치, 새로운 목적,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새로운 사회적
관계로 나아갈 때 비로소 완성된다.


- 길희성의《종교에서 영성으로》중에서 -


* '자유'에 대한
놀랍고도 새로운 정의입니다.
그렇습니다. 자유는 개인적인 것이면서
동시에 사회적인 것입니다. 한 사람의 인격체가
모든 것을 걸고 헌신할 만한 가치와 목표, 이것이
사회적 관계로 이어질 때 누릴 수 있는 자유가
진정한 의미의 성숙된 자유입니다.

 

2021년 4월 3일

헬퍼스 하이(Helper's High)



남을 돕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몸과 마음의 긍정적인 변화를
헬퍼스 하이(Helper's High)라고 한다.
우울감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미소를 짓건,
작은 선물을 하건, 짐을 들어주건,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건, 이야기 상대가 되어주건...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작은 일 한 가지를 하라.

- 이민규의《생각의 각도》중에서 -


* 저자는, 남에게 친절을 베풀면
초점이 자기 내부에서 외부로 향하게 되고,
통제감을 경험하기 때문에 무력감이 줄어든다고
말합니다. 자신이 의미있는 존재임을 확인하게 되므로
기분도 좋아진다고 합니다. 일상의 무력감을 떨쳐내고
나를 사랑하게 되는 방법! 지금 옆 사람에게
내가 베풀 수 있는 작은 친절은 무엇일까요?
작은 것부터 찾아 실천해 가야겠습니다.

 

 

 

2021년 4월 1일

'위대한 혼'의 힘



그럼 폭력이 아니면
무슨 힘인가? 혼의 힘이다.
사람들이 그를 높이어 '마하트마',
곧 위대한 혼이라 부르는 것은 이 때문이다.
혼의 힘을 가지고 모든 폭력 곧
물력으로 되는 옳지 않음을
싸워 이기자는 것이다.


- 함석헌의《간디 자서전》중에서 -


* 우리에게도
'위대한 혼'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그 위대한 혼의 힘이 작동하는
세상이어야 합니다. 온갖 형태의 폭력이
난무하는 곳에서 '위대함'은 탄생되지 않습니다.
혼의 힘으로 물리적 폭력을 넘어서야
세계를 이끄는 문화 선진사회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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