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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살인 행위"라 했는데… 靑 김종천 의전비서관 만취운전

含閒 2018. 11. 27. 09:19



대통령이 "살인 행위"라 했는데… 靑 김종천 의전비서관 만취운전

             

입력 2018.11.24 03:00

文대통령 "단호 대처" 직권면직
경찰, 동승 2명 방조죄 조사안해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
김종천〈사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23일 청와대 인근에서 면허 취소 수준(혈중알코올농도 0.12%)의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청와대 회의에서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니라 살인 행위"라며 처벌 강화를 지시한 지 40여일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 비서관을 직권 면직키로 했다. 그러나 경찰은 김 비서관의 차에 동승한 청와대 행정관 등 여직원 2명에 대해 음주운전 방조 여부를 조사하지 않고 귀가시켜 부실 조사 논란이 제기됐다.

김 비서관은 23일 오전 0시 35분쯤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차를 100여m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비서관이 운전했던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관용차였다. 차는 청와대에서 200m 떨어진 청운동 주민센터 사거리에서 평창동 방향으로 직진한 후 건널목 앞에 멈췄다.
당시 청와대 외곽 경비를 맡은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이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며 경찰 교통센터에 신고했다. 경찰이 차 조수석 창문에 다가가 "무슨 일로 오셨냐"고 묻자 김 비서관이 창문을 내리고 "대리기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순찰차가 도착해 김 비서관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했다.

김종천 비서관은 "효자동의 한 음식점에서 술을 마시고 대리 기사를 기다리기 위해 운전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에게 자신이 청와대 비서관이라는 사실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이름과 주소 등이 확인돼 경찰은 김 비서관을 추후 조사하기로 하고 집으로 보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의전비서관실 부서 회식을 마치고 대리 기사를 불렀는데, 주차장 위치를 찾지 못해 대리 기사를 찾아 나가는 길이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 비서관은 이날 직원들과 청와대 앞 한정식집에서 1차 회식을 하고 술집으로 자리를 옮겨 2차를 했다고 한다. 당시 차 뒷자리에는 여성 2명이 타고 있었지만 경찰은 이들을 별도로 조사하지 않았다. 음주 운전자와 함께 탄 사람은 음주운전 방조죄가 적용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안내를 받아 평양 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하고 있다.
文대통령 평양 선언 서명때 바로 옆에서 의전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안내를 받아 평양 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하고 있다. 김 비서관은 23일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됐다. 문 대통령은 그를 직권 면직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통령이 직접 음주운전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준수해야 할 청와대 직원들이 이를 어겼다는 점에서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동승한 여직원 2명에 대해 문 대통령은 "경찰 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징계 절차 착수 여부를 결정하라"고 지시했다. 김 비서관은 징계 심사위 결정에 따라 해임 또는 파면 여부가 결정된다. 의전비서관은 대통령을 가장 많이 그리고 가까이서 접하는 비서관 중 한 명이다.

청와대에서는 직원들의 공직 기강 사건이 최근 이어지고 있다. 이달 10일에는 청와대 경호처 5급 공무원이 술집에서 시민을 때렸다. 경호처에선 작년 9월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 때 현지 채용 인턴 직원을 성희롱한 사건도 있었다. 지난 8월 지방 공공기관 직원과 통화 중 고압적인 언사로 '갑질 논란'을 빚었던 청와대 일자리수석실의 행정관도 당시에는 대기발령 조치를 했지만 최근 다시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청와대의 기강이 '만취 상태'인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했다.

이날 음주운전을 한 김종천 의전 비서관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핵심 측근이다. 임 실장의 한양대 1년 후배로 학생운동을 함께했고, 임 실장의 국회의원 시절은 물론 야인(野人) 때에도 그의 곁에서 정무 업무를 담당했다. 청와대 입성 직후에는 비서실장실 선임 행정관으로 일했고, 지난 6월 의전비서관으로 승진했다. 지난 정부 때 의전비서관은 보통 외교관들이 담당했지만, 문 대통령은 조한기 현 1부속실장과 김 비서관 등 측근들을 의전비서관에 임명했다. 김 비서관은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등 핵심 행사를 주도했고, 북한 방송에서는 비서관급에서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과 함께 김 비서관을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비서관은 남북 정상들의 합의문 서명식 때 문 대통령에게 '네임펜'을 건네고, 10월 ASEM(아셈·아시아유럽정상회의) 정상들 간 사진 촬영 때는 의전 실수로 문 대통령이 촬영을 못하는 일도 벌어졌다. 지난 9월 '포용 국가 전략회의' 때는 동선(動線) 실수로 문 대통령이 책상을 넘어가게 하는 등 의전 분야 전문성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었다. 김 비서관의 후임은 정 해지지 않은 채 당분간 의전비서관실 홍상우 선임행정관이 업무를 맡기로 했다. 그만두겠다는 말을 여러 번 공개적으로 해왔던 탁현민 의전비서관실 행정관의 승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김 비서관도 행사 및 이벤트 분야에선 탁 행정관에 크게 의지했다고 한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탁 행정관은 김정은 위원장 서울 답방 이후 청와대를 나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24/201811240024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