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본점/뉴스1 DB © News1 황기선 기자 |
국민은행 신입사원 채용과정에서 남녀 채용비율 기준을 조작해 고의로 남성 지원자 100여명을 더 뽑은 혐의를 받는 국민은행 전 인사부장이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 이환승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일 오후 9시20분쯤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KB금융지주 HR 총괄 상무 A씨(52)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달 6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된 전 인사팀장 오모씨(45)에 이어 '국민은행 채용비리' 사건에 연루돼 구속된 두 번째 인물이 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종오)는 지난 2일 업무방해·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A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구속된 전 인사팀장 오씨의 상사로서 지난 2015년 상반기 신입행원 채용과정에 개입해 고의로 남녀 채용비율 기준을 조작, 서류평가 단계에서 110명의 남성 지원자를 더 선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씨가 '윗선'의 지시를 받고 남녀 채용비율을 조작했는지, 부하직원 오씨에게 남녀 채용비율을 조작하도록 지시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국내 11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벌인 검사에서 국민은행의 채용비리 의심사례 3건을 적발해 대검찰청에 수사의뢰했다.
검찰과 금감원에 따르면 윤종규 KB 금융지주 회장(63)의 종손녀는 2015년 신입행원 채용 과정에서 840명 중 813등, 1차 면접에서 300명 중 273등에 그쳤지만 2차면접에서 경영지원그룹 부행장과 인력지원부 직원이 최고등급을 줘 120명 중 4등으로 합격했다.
전 사외이사 자녀 A씨는 서류전형점수가 840등으로 최하위였으나 서류전형을 무사히 통과해 최종합격자로 선정됐고, 최고경영진의 조카는 서류전형과 1차 면접에서 하위권이었으나 2차 면접 당시 최고등급을 받고 최종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전 인사팀장 오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하는 한편 윤 회장의 집무실과 자택 등 관련자 10명의 사무실과 자택을 3차례에 걸쳐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와 메모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디지털 자료를 확보하는 등 수사를 확대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