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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칼럼] 청년 일자리 못 푸는 진짜 이유

含閒 2018. 4. 2. 17:44

[김세형 칼럼] 청년 일자리 못 푸는 진짜 이유

  • 김세형
  • 입력 : 2018.04.02 14:17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김세형 칼럼] 이스라엘 3.11명, 한국 1.05명-양국 간 놀라운 출산율 차이다. 왜 이스라엘은 3이고 한국은 1인가.

한국이 가장 못하는 것이 일자리 창출과 저출산 대책이다. 10년 동안 저출산에 100조원, 일자리 창출에 200조원 등 총 300조원을 처박았을 텐데 이 모양이다. 만약 제갈량이나 클라우제비츠 같은 명전략가가 나타났다면 이 300조원을 말아잡순 인간들을 어떻게 했을까? 무인도에 유배형을 보내거나 더 심한 벌로 다스리지 않았을까.

이 놀라운 실패를 보고 당신이 느끼는 생각은 뭔가. 늘 실패하는 공무원들에게 맡기느니, 차라리 제로투원의 마법을 펼치는 피터 틸(P. Thiel)같은 이에게 맡겨보고 싶지 않은가.

이번에 추경으로 중소기업 취업 시 1000만원을 얹어주는 정부의 해법을 보고 국민은 이제는 해결됐다고 말할까. 미래의 아이들 돈을 훔쳐 언발에 오줌누기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러시아 수학자 그레고리 페렐만이 102년 만에 풀어낸 '푸앵카레 추측' 같은 어려운 수수께끼는 실생활에는 없다. 분명 실업자 해법은 있다. 미국 독일 일본은 지금 실업자가 거의 없는 천국이다. 우리보다 인구가 훨씬 많은 나라인데도 이 문제를 해결했는데 한국은 왜 못하겠는가.

머리 좋은 공무원들이 놀다보니 방법을 모르거나 뻔히 알면서도 시민단체가 겁나거나 청와대 눈치 보느라 외면하기 때문이다. 후자일 가능성이 더 높다.

노사정 대타협을 한 게 10년도 훨씬 넘는다. 이 자리에서 모든 문제를 정부와 기업 측 노동계 인사들이 모인 가운데 풀어봤다. 2016년 말께 명쾌한 결론에 도달했다. 한국은 기업주가 무서워서 고용을 꺼리도록 한 애로 부문을 해소하면 된다는 거였다. 뭐가 무서워서 채용을 못하나. 하나는 선진국에 비해 대졸 초임이 너무 높고, 대기업이 하도급 업체에 납품단가를 후려치지 않아서 그들이 중소기업 월급을 올려주고 기술 개발을 하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민노총과 한노총도 당시 이 문제점에 동의했다고 전 노동부 장관은 말한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일본과 독일은 대기업 vs 중소기업(하도급 업체) 급여가 100대80~85다. 벤츠 같은 초일류 기업의 하도급 업체는 90%까지 올라간다. 그런데 한국은 53% 수준이다. 그러니까 졸업자가 중소기업에 안 가려고 한다. 그 자리를 동남아 노무자들이 와서 메운다. 배가 불러서 안 간다고 비난하면 나쁜 사람이다. 그 연봉으로는 집 사고 결혼하고 애를 낳을 수 없고 출발부터 패자이기 때문이다.

이 언저리에 일자리 해답의 절반이 있다. 일본에 취직하러 간 청년들이 2만명 넘는데 초봉이 200만엔(연봉 2000만원)인 매경 보도(3월 8일자 1면)를 봤을 것이다. 한국처럼 걸핏하면 4000만원 넘으면 기업은 해외로 나가 공장을 짓거나 경기에 따라 고용 인원을 늘였다 줄였다를 쉽게 해줘야 한다. 바로 이게 안 된다.

하도급 업체 임금을 독일처럼 대기업의 85%로 높이려면 민노총이 자신들 기득권을 양보해야 한다. 대졸 초봉을 3000만원 밑으로 동의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민노총의 신세를 많이 져서 이들의 심기를 거스르려 하지 않는다.

이 두 가지 문제가 안 풀리니 일자리 문제의 3분의 1이 달아난다.

평창올림픽 때 환상적인 드론의 군무를 한국에서 벌여 나는 처음에 홀딱 반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미국 인텔이 지휘하고 제조업체도 미국 기업이었다. 왜 한국은 이런 기업을 못 만드는가. 규제 때문이다. 혁신성장이라고 창업 분야가 살아나야 일자리가 풀리는데 이게 일자리 문제의 또 다른 30%는 될 것이다. 탈규제, 의료등 서비스 산업 육성은 현 정부는 말만 하고 실행은 없다.

마지막 30%는 경제정책을 올바로 써야 한다는 점이다. 소득 주도 성장론 1년을 해보니 틀렸으면 정책도 장관들도 바꿔줄 때다. 전 세계가 모두 경기가 좋은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여기다 마크롱이나 모디 같이 해외 투자도 끌고 들어오면 좋다. 정반대로 한국은 작년 해외 투자 473억달러에 일자리 13만개가 외국으로 날아갔다. 위에 지적한 3가지 일자리 문제점을 외면한 채 다른 걸 해봐야 일자리 정책은 효과 없다.

추경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경제위기 때나 위급 재정정책이다. G20 국가 중 한국 말고 하는 나라가 있을까? 작년에 11조원, 이번에 또 4조원(3년간 12조원)을 하는데 나라 금고 열어 돈 퍼주기지 경제 실력이 좋아져 고용하는 건 아니다. 더욱이 이 정권 3년만 하고 그다음엔 나몰라라 하니 속 들여다보이는 행위다. 한 가지 위안이라면 공무원 17만명 늘리기를 더 이상 안 하는 것인데, 17만명 증원도 다시 생각해서 가급적 폐지해야 한다. 일자리가 오는 원천은 기업 투자와 창업, 서비스다. 이것 외에 나머지는 모두 거짓말이다.

[김세형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