八月十五夜月(팔월십오야월)
杜甫(두보)
팔월 보름달
其一
滿月飛明鏡(만월비명경)
歸心折大刀(귀심절대도)
轉蓬行地遠(전봉행지원)
攀桂仰天高(반계앙천고)
水路疑霜雪(수로의상설)
林棲見羽毛(임서견우모)
此時瞻白兎(차시첨백토)
直欲數秋毫(직욕수추호)
하늘에 뜬 둥근 달이 거울 속에도 비치는데
고향 생각에 가슴이 저미듯이 아프네
이리저리 떠돌다가 너무 멀리 왔나 싶어
계수나무 붙잡고 올라 높은 하늘 바라보네
물이 흘러 가는 길 눈서리 내린 것 같고
둥지에 깃든 새들은 깃을 다듬네
하늘에 뜬 달 속에 흰 토끼를 보니
한가하게 새로 난 털 세어보고 있네
其二
稍下巫山峽(초하무산협)
猶銜白帝城(유함백제성)
氣沉全浦暗(기침전포암)
輪仄半樓明(윤측반루명)
刁斗皆催曉(조두개최효)
蟾蜍且自傾(섬서차자경)
張弓倚殘魄(장궁의잔백)
不獨漢家營(부독한가영)
무산의 깊은 골로 조금씩 지는 달이
여전히 백제성을 머금고 있네
운무 짙은 강가 포구 어둠 속에 있지만
지는 달빛에 누각은 반 남짓 밝네
새벽을 재촉하는 병영의 조두소리
월궁의 두꺼비도 알아서 기울어가네
둥근 달 모양 마치 크게 당긴 활줄처럼
흰 얼굴로 군영 밖까지 비춰주고 있네
▶ 歸心(귀심): 집으로 돌아갈 생각. 왕찬王贊은 「雜詩」에서 ‘朔風動秋草, 邊馬有歸心(찬바람이 가을 풀을 흔들어대면 / 변경에서 풀을 뜯던 말로 고향집을 떠올리네)’라고 읊었다.
‘歸心折大刀’는 ‘오강벌계吳剛伐桂’라는 전설 속 고사를 인용한 것이다. 오강吳剛이라는 견습선인이 배움을 게을리하다가 상제의 노여움을 사서 달에 있는 계수나무를 베라는 벌을 받았는데 아무리 도끼질을 해도 나무를 베어내지 못해 달에서 나올 수 없었고 그는 끝내 선인이 되는 바람을 이룰 수 없었다. 오강의 전설은 여러 종류가 전한다.
▶ 轉蓬(전봉): (바람에 민망초가 날리는 것처럼) 떠돌아다니다. 잠참 岑參은 「送祇樂歸河東」이란 시에서 ‘鳥且不敢飛, 子行如轉蓬(새들조차 날아가려 하지 않는데 / 그대는 민망초처럼 떠돌아다니네)’이라고 읊었다.
▶ 攀桂(반계): 달 속에 있는 계수나무를 붙잡고 오르다. 과거에 급제하는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 秋毫(추호): 가을이 되면 길짐승이나 날짐승에게서 나는 가는 털을 가리킨다. 셀 수 없이 많은 것 중에 하나를 가리키기도 한다. ‘直’은 ‘特’과 통하여 ‘일일이’, ‘하나하나’와 같은 뜻을 갖는다.
▶ 巫山(무산): 산 이름. 쓰촨四川과 후베이湖北의 접경에 있으며 생긴 모양이 ‘巫’ 자를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장강長江이 이 산을 흐르며 삼협三峽을 형성한다.
▶ 白帝城(백제성): 스촨성四川省 봉절현奉節縣 백제산白帝山에 있다.
▶ 輪仄(윤측): 수레의 바퀴처럼 기울어진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을 가리킨다.
▶ 刁斗(조두): 옛날 군대에서 낮에는 밥을 짓고 밤에는 순찰을 돌 때 소리를 내던 구리로 만든 도구를 가리킨다. 이기李頎는 「古從軍行」에서 ‘行人刁斗風沙暗, 公主琵琶幽怨多(행인의 경계소리, 사막은 바람 불어 어둡고 / 공주의 비파소리, 속에 든 원망도 많네)’라고 읊었다.
▶ 張弓(장궁): 시위를 당기다. 시위를 당겨 팽팽해진 활처럼 둥근 모양을 가리킨다.
▶ 殘魄(잔백): 아직 지지 않은 달을 가리킨다.
▶ 漢家(한가): 여기서는 (한漢나라) 군영軍營을 가리킨다.
※ 杜甫(두보,712~770)
자는 자미(子美), 호는 소릉야로(少陵野老), 두릉야로(杜陵野老), 두릉포의(杜陵布衣) 등이 있다. 하남(河南)의 공현(鞏縣)에서 태어났다. 짧았지만 좌습유(左拾遺)와 검교공부원외랑(檢校工部員外郞)을 지낸 적이 있어서 사람들이 그를 두습유, 두공부 등으로 불렀고, 또 장안성 밖 소릉(少陵)의 초당에서 지낸 적이 있기 때문에 두소릉, 두초당으로 부르기도 했다. 그는 시선(詩仙) 이백(李白)과 함께 이두(李杜)로 불렸는데, 두목과 이상은의 합칭, 소이두(小李杜)와 구별하기 위해 대이두(大李杜)라고도 부른다. 두보와 두목은 종친이기도 했는데, 두보는 진조(晉朝)에서 손오(孫吳)를 멸한 장군 두예(杜預)의 후예였다. 그러나 문학을 발판 삼아 벼슬로 나아가려던 그의 꿈이 큰 성취를 이루지 못함으로써 짧은 한때를 빼고는 평생을 가난과 병으로 고생을 겪어야 했다. 벼슬살이와 달리 문학, 특히 시에서 이룬 성취가 대단하여 동아시아 한문문화권에서 그의 시가 끼친 영향력이 지대하였다. 남긴 시가 1500여 수에 달하며 작품집으로 《두공부집(杜工部集)》이 있다. 후세 사람들에게 그 자신은 시성(詩聖)으로, 또 그의 시는 시사(詩史)라는 영예로운 칭호를 얻었다.
八月十五夜月二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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