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산책(漢詩散步)

박상의 하첩(삼도헌의 한시산책 415)

含閒 2017. 7. 25. 00:17

박상의 하첩(삼도헌의 한시산책 415)



선교장의 연꽃


하첩(夏帖)/박상(朴祥)

 

樹雲幽境報南訛(수운유경보남와)

休說東風捲物華(휴설동풍권물화)

紅綻綠荷千萬柄(홍탄녹하천만병)

却疑天雨寶蓮花(각의천우보련화)

 

숲과 구름 그윽한 곳에 여름 소식 알려도

봄바람이 좋은 경치 걷어갔다고 말하지 말라.

푸른 연잎 천만 자루 붉은 꽃이 터지니

하늘에서 보련화를 뿌린 줄로 알았네.

 

삼도헌과 함께 맛보기

바햐흐로 낮 기온이 20도 후반을 오르내린다봄이 어제 같은데 순식간에 계절이 바뀐듯하다이 작품은 <題叔保令公四時圖小屛>이란 명제 아래 봄·여름·가을·겨울의 계절적 특징을 읊조리고 있다그 가운데 여름을 기린 <하첩>이란 이 시의 앞구절을 소개한다작자는 앞에서 동풍이 봄을 물러가게 하고 여름이 다가왔다고 말한다여기에서 남와(南訛)는 염제(炎帝)로서 여름을 맡은 신의 이름이다즉 여름에 사물이 성장하고 변화함을 가리키며여름 자체를 이르기도 한다이즈음에 주변을 둘러보면 숲은 녹음으로 뒤덮히고 봄꽃들은 어느새 사라진다연못에는 천만 자루의 연꽃이 피어오른다마치 하늘에서 꽃비를 내려 연꽃을 뿌려 놓은듯 그렇게 계절은 소리없이 바뀌고 있다애련설에서 연꽃은 군자의 꽃이라고 하여 예로부터 많은 문인묵객들이 좋아했던 꽃이다올 여름 전국의 연꽃명소를 찾아 더위를 식혀 보는 것도 좋은 피서방법일 것이다.

 

박상(朴祥, 1474(성종 5)1530(중종 25)

조선 중기의 문신본관은 충주(忠州). 자는 창세(昌世), 호는 눌재(訥齋). 박광리(朴光理)의 증손으로할아버지는 선천군수 박소(朴蘇)이고아버지는 진사 박지흥(朴智興)이며,어머니는 생원 서종하(徐宗夏)의 딸이다. 1496(연산군 2) 진사가 되고, 1501년 식년 문과에 을과로 급제교서관정자(校書館正字)로 보임받고박사를 역임하였다승문원교검(承文院校檢시강원사서(侍講院司書병조좌랑을 지내고, 1505년 외직으로 전라도사(全羅都事)를 지냈다. 1521년상주와 충주의 목사를 지내고만기가 되자 사도시부정(司䆃寺副正)이 되었다. 1526년 문과 중시에 장원하고 이듬해 작은 죄목으로 나주목사로 좌천되었고당국자의 미움을 사서 1529년 병으로 사직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청백리(淸白吏)에 녹선(錄選)되었으며성현(成俔신광한(申光漢황정욱(黃廷彧등과 함께 서거정(徐居正이후 4(四家)로 칭송된다또한 조광조(趙光祖)는 박상의 1515년 단경왕후 신씨 복위 상소가 강상(綱常)을 바로잡은 충언이었다고 극구 칭찬하였다저서로는눌재집(訥齋集)이 있다광주(光州)의 월봉서원(月峰書院)에 제향되었고, 1688(숙종14) 이조판서에 추증되었다시호는 문간(文簡)이다.


서예세상 삼도헌글방(http://cafe.daum.net/callipia)

2017년 7월 23일 발송(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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