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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 리본에서 韓리듬체조 사상 최초 은메달 획득

含閒 2013. 4. 29. 09:27

손연재, 리본에서 韓리듬체조 사상 최초 은메달 획득

엑스포츠뉴스 | 입력 2013.04.29 00:22 | 수정 2013.04.29 00:43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 연세대)가 올 시즌 두 번째로 출전한 월드컵 대회 종목별 결선 리본에서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리듬체조 선수가 국제체조연맹(FIG)이 주관하는 월드컵 대회 종목별 결선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고 곤봉에서는 5위에 올랐다.

손연재는 28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페사로에서 열린 '2013 FIG 리듬체조 월드컵시리즈 페사로대회' 종목별 결선 리본과 곤봉에 출전했다. 전날 열린 개인종합에서 손연재는 두 종목에서 모두 5위에 올라 8위까지 주어지는 종목별 결선 출전을 확정지었다.

리본 결선 진출자 중 손연재는 8번 째로 매트에 등장했다. 올 시즌 자신의 리본 프로그램 곡인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그녀는 '흑조'를 연상시키는 검은색 코스튬을 입고 나타났다. 손연재는 '백조' 오데뜨가 아닌 악녀이자 '흑조'인 오딜로 변신했다.

아름다움과 동시에 한층 강렬한 연기를 펼치기 위해 '흑조'를 선택한 그녀는 음악의 선율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발로 리본을 공중으로 던져 잡아내는 기술고 시작해 자신의 장기인 피에테 피봇을 능숙하게 구사했다. 특히, 손연재가 시도한 '9회전 포에테 피봇'은 자신만의 '필살기'가 됐다. 올 시즌 새롭게 가미된 댄스 스텝도 무난하게 소화했고 전체적으로 큰 실수가 없었다.

전광판에 나온 점수는 17.483점 개인종합에서 받은 17.233점 보다 더욱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종목 우승을 차지한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 17.850)에 이어 2위에 오른 그녀는 월드컵시리즈 종목별 결선에서 처음으로 은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올렸다.

리본에 앞서 열린 곤봉 종목에 출전한 손연재는 결선 진출자 8명 중 가장 첫 번째로 메트에 등장했다. 경쾌한 음악에 맞춰 곤봉을 머리 위에 올리고 스텝을 밟는 루틴을 보였지만 자잘한 실수를 범했다. 17.067점을 받은 그녀는 개인종합 곤봉에서 받은 17.600점에 미치지 못했다.

전날 막을 내린 이번 대회 개인종합에서 손연재는 후프(16.650), 볼(16.217), 곤봉(17.600), 리본(17.233) 점수를 합산한 최종합계 67.700점으로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손연재는 이달 초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리스본 월드컵에서도 개인종합 9위에 올랐다. 개인종합 상위권에는 진입하지 못했지만 리본 결선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은메달을 획득해내는 쾌거를 올렸다.

한편 이번 대회 개인종합 우승자인 스타니우타는 리본은 물론 곤봉 종목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손연재 은메달, 헤치고 나간 '흑조의 비행'

데일리안 | 입력 2013.04.29 09:37 | 수정 2013.04.29 09:44

[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칼럼니스트]

'한국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연세대)가 생애 첫 국제대회 은메달을 획득, 한국 리듬체조 역사에 또 하나의 금자탑을 세웠다.

손연재는 29일(한국시각) 이탈리아 페사로서 열린 '2013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 개인 종목별 결선 리본 종목에서 17.483점을 기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듬체조 월드컵에서 수확한 한국 선수 최초의 은메달이다. 이날 리본 점수는 전날 개인종합 경기에서 획득한 17.233점을 0.25점 넘어선 것이다. 1위는 17.850점의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로 손연재와 0.367점 차이.



◇ 손연재 은메달은 한국 리듬체조 사상 최초의 쾌거다. ⓒ 연합뉴스

번외 선수로 출전한 대회 주최국 이탈리아 출신 선수 포함 총 9명의 선수가 나선 이날 리본 결선에서 8번째로 포디움에 등장한 손연재는 올 시즌 자신의 리본 프로그램 배경음악인 차이코프스키 '백조의 호수'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한 마리 '흑조'로 변신한 손연재는 발로 리본을 공중으로 던져 잡아내는 기술부터 장기인 피에테 피봇을 능숙하게 구사하는 등 1분30초 연기 동안 이렇다 할 실수 없이 기술적으로 원숙한 연기를 펼쳐 관중들의 크나큰 갈채를 이끌어냈다. 역경과 불운을 이겨낸 아름다운 비행이었다.

손연재 연기가 끝난 뒤 마지막 결선진출자인 스타니우타가 등장했고, 스타니우타 연기가 끝났을 때 손연재 점수가 발표됐다. 손연재 리본 결선 점수는 17.483점으로 스타니우타의 점수가 발표되기 전까지 선두였다.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최초의 금메달리스트 탄생을 기대하던 찰나 스타니우타의 점수가 발표됐다. 17.850점. 손연재 메달 색깔이 은색으로 정해지는 순간이었다. 아쉬움이 남는 결과였지만 그와 같은 아쉬움은 그야말로 잠시였다. 한국 리듬체조 최초의 국제대회 은메달리스트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부상과 컨디션 난조를 딛고 볼 종목에서 동메달을 따낸 지난 리스본 월드컵과는 또 다르게 개인종합 경기에서 겪은 불운을 딛고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높게 평가할 만하다.

손연재는 대회 첫 날인 지난 26일 볼 종목 경기를 펼치다 황당한 일을 당했다. 연기를 펼치던 도중 갑자기 음악이 끊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 손연재는 음악이 없는 상황에서도 관중들 박수에 맞춰 연기를 끝까지 소화했지만 점수가 제대로 나왔을 리 없다. 과거 연기 도중 슈즈가 벗겨지고 리본의 끈이 끊어지는 등 좀처럼 일어나기 힘든 돌발 상황 때문에 겪었던 불운이 이번에도 찾아오고 만 것이다.

대회조직위원회는 곧바로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음악이 나오지 못했다고 밝혔다. 선수가 원할 경우, 다른 선수들의 경기가 모두 끝난 뒤 다시 연기를 펼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손연재는 모든 선수들의 연기가 끝난 다음 볼 연기를 펼쳤지만 체력이 소진된 상태에서 연기를 펼치다 보니 정상적인 수준의 연기를 펼치는 데 실패했다.

그 결과 손연재는 볼 종목에서 16.217점의 비교적 낮은 점수를 받는 데 그쳐 종목 순위 17위에 머물며 상위 8명이 나서는 종목별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손연재는 이날 펼친 후프에서도 16.650점을 얻는 데 그치며 13위에 랭크, 이 종목 결선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 결과 대회 첫 날 손연재의 개인종합 중간 순위는 13위에 그쳤다.

리스본 월드컵 당시 대회 첫날 후프와 볼에서 각각 16.900점, 17.200점으로 두 종목 모두 종목별 결선행에 성공하며 개인종합 중간 순위에서도 메달권에 근접한 4위에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저조한 순위였다. 이쯤 되면 첫 날의 경기내용과 결과가 둘째 날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나머지 리본과 곤봉 경기에서도 큰 기대를 품기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올 법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둘째 날 경기에 나선 손연재는 불운에 의기소침한 모습이 아니었다. 오히려 특유의 승부근성과 집중력을 발휘, 리본과 곤봉에서 각각 17.233점과 17.600점을 획득하고 각각 종목별 순위 5위를 차지하며 종목별 결선행에 성공했고, 개인종합 순위도 13위에서 4계단 상승한 9위에 올랐다.

특히, 2012 런던올림픽에서 다 잡았던 메달을 놓치게 만들었고, 최근까지도 취약종목으로 지적 받던 곤봉에서 17.600점이라는 최고의 점수를 받은 점은 무척이나 인상 깊은 장면이다. 결국, 대회 첫날 돌발적인 해프닝으로 겪은 불운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집중력을 더 강하게 발휘한 결과 이틀째 경기에서는 기대했던 고득점에 성공하며 앞선 리스본 대회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더 나아가 한국 리듬체조 역사에 첫 은메달을 안기는 쾌거를 이뤄냈다.

손연재는 아직 시즌 초반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작년 11월에 확정한 새 프로그램을 원숙하게 연기하는 단계가 아니라 월드컵 시리즈 출전을 통해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는 단계다. 따라서 아직 손연재 연기는 완성된 것이 아니다. 아시아선수권, 하계유니버시아드, 그리고 세계선수권까지 하반기에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주요 국제대회에서 스스로 만족할 만한 연기를 펼치려면 아직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손연재는 이번 시즌 두 차례 월드컵을 통해 선수로서 컨디션 조절 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고, 불운에 굴하지 않는 용기를 얻었다.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최초의 은메달 획득을 통해 세계 정상을 향한 자신감도 충전했다. 지난 시즌보다 한층 향상된 기량과 강인한 정신력을 앞세운 손연재의 쉼 없는 도전이 또 어떤 감동적인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스포츠 객원기자-넷포터 지원하기 김태훈 기자[ktwsc28@daili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