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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여왕' 김연아 우승이 각별한 세 가지 이유

含閒 2013. 3. 18. 09:48

[김희선의 작전타임] '돌아온 여왕' 김연아 우승이 각별한 세 가지 이유


▲ 2년의 공백, 하지만 녹슬지 않은 여왕의 기량

 

은반 위에서의 균형감, 음악과의 조화, 스케이트를 신고도 자유자재로 움직여야 하는 피겨스케이팅은 한 번 은반을 떠나면 쉽게 돌아오기 힘든 스포츠 중 하나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 등 '월드클래스'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경우는 더욱 그렇다. 목표로 했던 것을 이룬 후 찾아오는 극심한 허탈감과 공허를 극복하고 새롭게 동기를 부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김연아 역시 이 부분에 대해 "모든 선수들이 목표로 했던 것을 이룬 후에는 허탈함과 공허를 느꼈을 것이다. 특히 여자 선수들은 몸관리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연아는 "쉬었다가 바로 돌아오지 않고 생각할 시간과 몸을 만들 여유를 가진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약 2년의 공백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쉬면서 많이 생각했다. 그 결과 내가 가장 오랫동안 해온 것, 그리고 가장 잘하는 것을 한 번 더 해보자고 결심했다"고 은반에 돌아온 이유를 밝힌 김연아는 녹슬지 않은 기량을 발휘하며 단숨에 정상의 자리를 차지했다. 타고난 재능과 실력만으로 공백을 메웠다는 동화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공백기의 부담을 지워버릴 정도로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한 결과다. 복귀 결정 이후 매일같이 피나는 연습을 반복한 여왕의 노력은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다시 꽃피었다.

▲ "올림픽 출전권 2장 이상" 후배 위한 값진 목표

김연아의 우승으로 한국은 피겨스케이팅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1968년 그레노블 동계올림픽에 첫 출전한 이후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 한 종목 3명의 선수를 내보낼 수 있게된 것.

당초 김연아의 목표는 올림픽 티켓 2장 이상이였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 후배와 같이 출전했던 것처럼, 올림픽 경험이 없는 후배들과 함께 출전해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는 것이 프리스케이팅을 앞둔 김연아의 각오였다.

그리고 자신의 각오대로, 김연아는 4년 만의 대회 우승을 이뤄내면서 목표했던 2장 이상을 거뜬히 달성하는 수확을 올렸다. 이로써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는 은반에 선 한국 여자 싱글 선수 세 명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김연아 키즈'가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또 한 번 경험할 수 있게된 것이다.


▲ '상대적 차별'도 이겨낸 압도적 실력

사람이 하는 일이 모두 완벽할 수는 없는 법이며, 심판 역시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서 김연아의 트리플 플립 점프 롱에지 판정이 국내외 언론의 잇딴 비난을 받은 것은 이제까지 축적되어 온 판정에 대한 불신감 때문이었다.

특히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가 연달아 점프에서 착지 실수를 범하고도 66.86점을 받았고, 아사다 마오(일본) 역시 트리플 악셀에서 두 발로 착지했는데도 불구하고 가산점까지 받았다는 점이 판정에 대한 의혹을 부채질했다. 이들이 받은 점수에 비하면 김연아가 받은 69.97점은 너무 박하다는 것이다.

자연히 프리스케이팅을 앞두고 김연아가 '상대적 차별' 때문에 불리한 판정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마지막 순서로 은반 위에 선 김연아는 훌륭한 연기로 이 모든 우려를 불식시켰다. 쇼트프로그램 트리플 플립에서 석연찮은 롱에지 판정을 받은 것이 오히려 김연아를 자극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공백기 없이 시즌을 치른 선수들도 버거워하는 프리스케이팅을 실수 하나 없이 깔끔하게 소화한 김연아는 클린으로 연기를 마무리하며 우레와 같은 기립박수를 받았다. 프리스케이팅에 들어가는 7개의 점프 구성요소 하나하나가 모두 완벽했다. 플립과 러츠는 교본을 옮겨다놓은 듯 했고, 연결점프도 완벽했다. 석연찮은 판정도 어쩔 수 없었던 여왕의 연기가 더욱 특별했던 이유다.

costball@osen.co.kr

 

 

 

김연아 애국가, 다시없을 ‘감동 3분’ 역사의 현장
2013-03-17 20:30:53

 

 
김연아 애국가 시상식이 경기 후에도 끊임없이 화제 선상에 오르고 있다.

김연아 애국가 시상식은 3월17일 오전(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열린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김연아를 위해 캐나다 여성합창단이 직접 피겨 경기장에서 한국어로 열창한 것을 말한다.

 


자국이 아닌 타국에서 타국 합창단이 불러주는 라이브 애국가는 여왕 김연아를 뭉클하게 만들었고 방송을 시청한 한국 국민들은 물론, 외국 시청자들의 관심까지 불러 일으켰다. 그간 시상식에서는 녹음된 국가를 틀어주는 것이 당연하듯 여겨졌다. 하지만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다소 특별한 방법으로 선수의 노력을 치하했다.

김연아 애국가 시상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보고 또 봐도 눈물이 나네요. 김연아 선수가 정말 많은 일을 해낸 것 같습니다", "저 현장에 있던 김연아 선수는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대단하다", "한국말로 애국가를 불러주다니. 상상도 못했던 시상식이다", "경기 시작 전부터 끝날 때까지 감동 또 감동이다" 등 반응을 나타냈다.

또 "합창단 최고다. 얼마나 연습했을까. 당연히 애국가만 연습한건 아닐텐데ㅎㅎ", "다른 국가 들었으면 왠지 마음미어졌을 뜻. 선수들 되게 부러웠을 것 같다", "대회 측에서 1위를 어느 정도 예상한 듯", "영상 저장했다. 경기 영상과 함께 매일 한 번씩 보면서 마음 다져야지" 등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김연아는 이번 경기에서 프리 프로그램 148.34점, 쇼트 프로그램 69.97점을 획득해 총점 218.34점으로 2등과 약 20점차를 기록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연아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지난 2009년 미국 LA 대회 이후 4년 만이자 역대 통산 두 번째다.(사진=김연아 시상식, SBS 캡처)

[뉴스엔 스포츠팀]

 

2위 코스트너 "김연아는 외계인" 클래스 차이 직접 인정

스포츠조선 | 이재훈 | 입력 2013.03.22 09:25 | 수정 2013.03.22 13:43

 "

김연아는 외계인이에요."
'피겨여왕' 김연아의 세계선수권 우승의 여운이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김연아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이탈리아카롤리나 코스트너가 김연아에 대한 평가가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 스포츠잡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칼럼니스트 브라이언 케이즈뇌브는 20일(이하 한국시각) '인사이드 올림픽 스포츠' 제하의 칼럼에서 김연아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설명하면서 코스트너가 2위를 차지한 후 김연아를 언급한 말을 처음으로 전했다.





자존심이 강하기로 유명한 코스트너는 "김연아는 현재 다른 세계에 속해 있다"면서 혀를 내둘렀다.

김연아는 지난 17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끝난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시니어 여자 싱글에서 쇼트프로그램 69.97점과 프리스케이팅 148.34점을 받아 종합 218.31점으로 197.89점의 코스트너를 압도적으로 따돌리고 4년 만에 왕좌에 복귀했다. 일본의 에이스 아사다 마오는 쇼트프로그램 6위 부진을 프리스케이팅에서 만회하며 196.47점으로 3위를 했다.

이 잡지는 "이렇게 말한 코스트너가 풋내기 출전자가 아니라 김연아가 쉬고 있던 지난해 월드챔피언이었다"면서 코스트너의 발언이 단순한 감탄에서 나온 감상적인 평가가 아님을 강조했다. 칼럼에 따르면 5위를 차지한 전미 챔피언 애슐리 바그너 역시 "김연아는 보는 이가 빠져들게끔 스토리를 전달하는 능력이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흠결이 없다"고 감탄했다.

이 잡지는 "김연아와 2위 코스트너의 점수 차이가 코스트너와 7위인 중국의 리지준(183.85점)의 점수 차이보다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연아야말로 동계올림픽 개인 종목 사상 가장 지배적인(dominant) 선수일지 모른다"면서 올림픽 2관왕의 '피겨 전설' 카타리나 비트(독일)도 듣지 못했던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김연아는 2010년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세계신기록인 228.56점을 받았으며, 2위 아사다 마오(205.50점)를 이번 세계선수권보다 더 큰 23.06점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스포츠조선닷컴 >

日피겨 전문기자 “김연아, 충격과 공포…日 어쩌나”

스포츠조선 | 입력 2013.03.29 09:05 | 수정 2013.03.29 13:57

"이젠 아무도 김연아를 이길 수 없다."

일본 피겨 전문기자 아오시마 히로노(靑嶋ひろの)가 '피겨 퀸' 김연아의 연기를 '공포'라고 표현했다.

아오시마 히로노는 26일 일본 아사히 신문에 기고한 '2013 세계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리포트' 칼럼을 통해 대회에 출전한 주요 선수들을 평가했다.

그 중 우승을 차지한 김연아에 대해 아오시마는 "여자 싱글 프리뿐만 아니라 2013 세계선수권을 모두 혼자 가져가 버린 선수는 마지막에 출전한 한국의 김연아였다"며 "이미 혼자 공식 연습에서 다른 기운을 내뿜고 있었고, 강렬하게 시선을 모았다"고 운을 뗐다.



< 사진=스포츠조선DB >

이번 대회에서 자국 선수들을 제외하고 2위를 차지한 카롤리나 코스트너(캐나다)와 첫 출전에 7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둔 리지준(중국)을 가장 강렬한 선수로 꼽았던 아오시마는 "김연아는 나머지 선수들과는 전혀 다른 목적을 가지고 이 자리에 등장한 것 같았다. 단지 이 링크에 군림하기 위해서. 자신의 스케이팅으로 이 자리를 제압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김연아의 점프와 관련해서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씩씩하게 날아오른 초반의 트리플 러츠, 트리플 토룹. 거기에 트리플 플립까지. 이후의 점프들은 더는 실패할 기색조차 없었다"며 "이 모든 점프를 빼고 프로그램을 연기했어도 김연아는 여왕이었을 것이다"라고 평했다.

다른 선수들은 물론 대회 자체를 압도하는 김연아의 존재감에 아오시마는 "경기 전 김연아의 경기가 기다려진다고 말했던 것조차 나 자신이 너무 태평하지 않았나 싶었다"며 "이 선수가 이 정도로 대단했었나. 입이 쩍 벌어지는 여왕의 품격이었다"고 극찬했다.

또 김연아의 프리 스케이팅 당시 현장의 분위기도 생생하게 전했다. 그는 "김연아의 마지막 스핀에서 이미 시야에 들어온 모든 사람은 기립했다. 연기가 끝난 후에는 많은 사람이 이상할 정도로 말이 없었다. 낯선 사람들끼리 말없이 서로 끄덕이며 지금 눈앞에서 본 김연아의 연기를 보고 느끼는 감정이 통하는 것이 전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경기가 끝난 후 기자실에서 '이젠 아무도 연아를 이길 수 없다', '어떻게 하지? 소치는 연아로 결정 난 거잖아', '일본이든 러시아든 누가 나오든 간에 연아의 상대가 될 리 없다'등 각 나라 기자들의 한숨 섞인 속삭임이 퍼지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오시마는 "10년 간 일본선수를 중심으로 피겨스케이팅을 취재했고, 언제나 시상대에는 일본 선수가 서는 것을 바라왔다. 또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은 코스트너나 일본 선수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하지만 그런 시점을 가진 사람 입장에서 본 김연아의 연기는 '공포'에 가까웠다. '안 봤어야 했는데...'라고 느낄 정도였지만 그럼에도 그 감정은 '쾌감'이었다"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또한 "'멋진 연기를 보게 돼서 좋았다'는 것과는 또 다른 감정이 든다. 억울하지만 지금은 말문이 막히고 방심하지 않을 수 없는 정도의 충격이다. 피겨 스케이팅에서 이런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할 수도 있는 것일까?"라고 감탄했다.

아오시마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일본 대표 선수들과 관계자들에게도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다. "1년 후 일본 선수가 김연아를 이기는 게 과연 가능할까. 앞으로 1년간 실컷 논의되겠지만 우선은 일본 대표 3인의 스케이팅을 되돌아보자" < 스포츠조선닷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