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여성
피의자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은 혐의(뇌물수수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기소된 '성추문 검사' 전재몽(31)씨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판사 조용현)는 12일 전씨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를 유죄로 인정,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우선 전씨가 사건 피의자와 성관계를 맺은 행위에 대해 뇌물 공여자로부터 성적이익을 제공받은 것이기 때문에
뇌물수수죄가 성립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뇌물이 반드시 경제적 가치와 금전적 이익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것에만 한정된다고 볼 수
없다"며 "무형적 성적이익인 성행위도 뇌물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당시 사건을 수사하던 주임검사로 피의자와
관계를 볼 때 두말할 여지도 없이 직접적이 고 고도의 직무 연관성이 있다"며 "피의자에게 직무 수행의 연장선상에서 여러가지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한 점 등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대가를 넘어선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대가 관계가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비록 자신의 잘못된
처신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지만 검사의 지위와 의무를 망각한 채 대담하게도 검사실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이로 인해 대다수의 검사를 비롯한
검찰 조직의 사기는 크게 저하됐고, 국민들의 신뢰성이 크게 침해된 점을 볼 때 엄중한 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씨가
피의자를 검찰청사 인근으로 불러내 모텔로 데려간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에 대해서는 "피의자가 당시 피고인의 차에 자발적으로 탄 점 등을 볼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검사로서의 직권을 남용했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로 인정했다.
선고 직후
재판부가 '변명의 기회를 주겠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전씨는 고개를 숙인 채 "없습니다"라고만 짧게 말했다.
전씨는
지난해 11월 절도 피의자인 A(44·여)씨를 서울동부지검 청사로 소환해 조사하던 중 유사 성행위와 성관계를 맺고 같은 달 한 차례 더 불러내
왕십리 숙박업소에서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전씨는 로스쿨 1기를 수료한 뒤 검사로 발령받아 서울동부지검에서
2개월간 검사 실무수습을 받고있던 중이었다.
성추문 논란이 확산되자 감찰본부는 전씨에 대해 해임 권고 결정을 내렸고, 법무부는
지난 2월 5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전씨를 해임했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전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전씨는 "검사로서
최선을 다해 국가와 나라에 헌신하기로 결심했지만 어리석은 행동으로 검찰 조직에 큰 실망을 안긴 점에 대해 사과한다"며 "앞으로 평생 반성하며
살겠다"며 선처를 호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