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산책(漢詩散步)

絶句 杜甫

含閒 2013. 1. 10. 17:14

絶句      杜甫(두보, 712~770)

兩箇黃鳴翠柳  (양개황리명취류)

꾀꼬리 두 마리 푸른 버들 숲에서 울고


一行白鷺上靑天  (일행백로상청천)

백로는 한 줄로 파란 하늘에 높이 난다


窓含西嶺千秋雪  (창함서령천추설)

창문에 머금은 서쪽 준령의 천년설


門泊東吳萬里船  (문박동오만리선)

문 앞에 정박한 수만 리 동쪽에서 온 배

혹독했던 추위가 끝나고 꾀꼬리가 노래하는 봄이 왔다.

두보도 오랜 피난살이를 끝내고 모처럼 이 곳 성도에서 안정된 생활을 되찾았다.

친구인 엄무(嚴茂)가 관찰사여서 돌봐주었기 때문이다.

두보가 기거하는 초당의 창문을 통해 만년설을 머리에 인 산봉우리가 그림처럼 펼쳐있다.

문 밖에는 멀리 동쪽 오나라 땅에서 온 배가 닻을 내리고 정박해 있다.건강이 좋지 못해 청명한 봄날인데도 방안에 있는 두보는 마음이 답답하다. 백로처럼 날아 북쪽으로 갈까, 배를 타고 동쪽 오나라 땅으로 갈까. 마음은 이미 훨훨 날아 멀리 떠난다.

 

한시의 맛은 아무래도 이 시처럼 대구(對句)의 어울림에 있다.

,  白鷺,  翠柳 靑天,   ,  西 ,

千秋雪 萬里船  이들 모두가 댓구다.

 

*() ; 꾀꼬리 *() ; 배를 물가에 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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