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우승(高尔夫球冠軍)

롯데마트 여자오픈(총상금 5억원)은 '김효주를 위한, 김효주의 대회'

含閒 2012. 4. 15. 23:57

 

'괴물 소녀' 엄청난 실력에 깜짝 놀랐다

서울경제 | 박민영기자 | 입력 2012.04.15 17:17 | 수정 2012.04.15 19:21 |

 

한국 여자골프에 '괴물' 소녀가 떴다. 2012시즌 한국프로골프(KLPGA) 투어 국내 첫 대회인 롯데마트 여자오픈(총상금 5억원)은 '김효주를 위한, 김효주의 대회'였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김효주(17ㆍ대원외고2)는 15일 제주 롯데스카이힐CC 스카이ㆍ오션 코스(파72ㆍ6,238야드)에서 끝난 이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쟁쟁한 프로 선수들을 따돌리고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6언더파 66타(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뿜어낸 김효주는 2위 문현희(30ㆍ호반건설)를 무려 총 9타 차로 제쳤다.

최종 라운드의 관심사는 '누가'가 아니라 '어떻게' 우승하느냐였다. 3라운드까지 7타를 리드한 김효주는 프로 언니들의 추격에도, 우승을 앞둔 긴장감에도 꿈쩍하지 않았다.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이날 전체 선수 중 최소타(데일리 베스트)를 몰아쳐 2위와의 거리를 더 벌리며 정상까지 치달았다.

완벽한 우승인 만큼 풍성한 기록도 쏟아냈다. 첫날 공동 선두에 나섰던 김효주는 이후 한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아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 우승을 차지했다. 9타 차 우승 역시 기록적이다. 아마추어 선수의 최다 타수 차 우승 기록은 1995년 6월 크리스탄디올 여자오픈에서 당시 18세 나이로 박세리(35ㆍKDB산은금융그룹)가 세웠던 10타 차였다. 현재의 선수 층을 감안하면 김효주의 9타 차 우승은 그에 못잖은 성적으로 평가된다. 지난주 열렸던 제주도지사배 아마추어선수권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우승이기도 하다.

'초(超) 아마추어' 김효주는 지난해 송암배 등 굵직한 대회에서만 5승 올려 통산 14승을 쓸어 담는 등 아마 무대에서는 적수가 없다는 평가다. 2010년 KLPGA 러시앤캐시 클래식에서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중3 때부터 국가대표로 발탁돼 아시아ㆍ태평양 선수권 등 국제대회 우승 경험도 많다. 키 165㎝인 김효주는 시속 160㎞에 육박하는 헤드스피드로 260야드 이상의 평균 드라이버 샷을 날리고 탄탄한 쇼트게임 기량과 침착함도 갖췄다.

김효주는 "프로 대회 우승 꿈을 이뤄 기쁘다"면서 "US 여자아마선수권과 오는 9월 세계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뒤 프로로 전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효주는 오는 18일(현지시간) 하와이에서 개막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도 초청을 받아 세계랭킹 1위 청야니(23ㆍ대만) 등과 대결한다. "LPGA 대회는 처음이라 걱정 반, 기대 반"이라는 그는 "많이 배우면서 나름의 좋은 성적도 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아마추어 김효주가 우승함에 따라 1억원의 우승상금은 2위 문현희에게 돌아갔다. 김하늘(24ㆍ비씨카드)은 홍란(26ㆍ메리츠금융)과 함께 공동 3위(3언더파)로 마쳤다.

한편 김효주의 스승인 한연희 전 골프 국가대표 감독은 "김효주는 스윙 리듬과 파워가 뛰어나 박세리의 뒤를 이을 대형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한 선수"라고 평가했다.